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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4. 6. 24. 선고 2004도2003 판결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미간행]
판시사항

[1] 자수의 성립요건으로서 '자신의 범죄사실'의 의미 및 자백과의 구별

[2] 수사기관에 뇌물수수의 범죄사실을 자발적으로 신고하였으나 그 수뢰액을 실제보다 적게 신고함으로써 적용법조와 법정형이 달라지게 된 경우, 자수의 성립을 부인한 사례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변호인

변호사 김광석 외 15인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 후의 구금일수 중 90일을 피고인에 대한 본형에 산입한다.

이유

피고인의 변호인들의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 경과 후에 제출된 보충상고이유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본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인은 2002. 1. 1.부터 2002. 10. 21.까지 서울지방국세청 (국명 생략)국 (과명 생략)과장으로 재직하던 자로서, 2002. 7. 중순경 서울 강남구 삼성동 (번지 생략)소재 공소외 1 세무회계사무소에서 서울지방국세청 (국명 생략)국 (과명 생략)과 (계명 생략)계에서 담당한 (이름 생략)그룹에 대한 특별세무조사와 관련하여 이를 무마해 달라는 위 그룹 회장 공소외 2와 부회장 공소외 3으로부터 순차적으로 부탁을 받은 공소외 1로부터 "지금까지 위 특별세무조사를 잘 처리해 주어 고맙고, 앞으로 확정될 (이름 생략)그룹에 대한 추징세액도 가능한 한 적게 나올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취지로 전달하는 정을 알면서도 그 사례금 명목으로 현금 5,000만 원을 교부받아 공무원이 그 직무에 관하여 뇌물을 수수하였다는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2조 제1항 제1호 , 형법 제129조 를 적용하여 유죄로 처단한 제1심판결을 유지하였는바,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인정과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법률적용의 잘못, 뇌물죄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형법 제52조 제1항 소정의 자수란 범인이 자발적으로 자신의 범죄사실을 수사기관에 신고하여 그 소추를 구하는 의사표시를 함으로써 성립하는 것이고( 대법원 1999. 7. 9. 선고 99도1695 판결 참조), 여기서 신고의 내용이 되는 '자신의 범죄사실'이란 자기의 범행으로서 범죄성립요건을 갖춘 객관적 사실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위와 같은 객관적 사실을 자발적으로 수사기관에 신고하여 그 처분에 맡기는 의사표시를 함으로써 자수는 성립하게 되는 것이므로, 수사기관에의 신고가 자발적이라고 하더라도 그 신고의 내용이 자기의 범행을 부인하는 등의 내용으로 자기의 범행으로서 범죄성립요건을 갖추지 아니한 사실일 경우에는 자수는 성립하지 아니하며( 대법원 1999. 9. 21. 선고 99도2443 판결 참조), 수사기관의 직무상의 질문 또는 조사에 응하여 범죄사실을 진술하는 것은 자백일 뿐 자수로는 되지 않는다 ( 대법원 2002. 6. 25. 선고 2002도1893 판결 참조).

기록에 의하면, 검찰은 2003. 5.경부터 (이름 생략)그룹에 대한 특별세무조사와 관련하여 공소외 1이 위 그룹의 부회장 공소외 3으로부터 건네받은 2억 5,000만 원의 사용처를 조사하기 시작하였는데, 공소외 1은 2003. 6. 2. 위 금원 중 5,000만 원을 피고인에게 뇌물로 전달하였다고 진술한 사실,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된 피고인은 2003. 6. 3. 검찰에 ' (이름 생략)사건과 관련하여 잘못한 죄를 뉘우치고 사실 그대로 조사를 받기 위하여 자수하고자 한다.'는 내용의 자수서를 제출하고 자진출석한 다음 제1회 피의자신문을 받으면서 공소외 1로부터 3,000만 원을 받았지 5,000만 원을 받은 것은 아니라고 진술하였고 그 이후에도 계속하여 3,000만 원을 초과하는 금원의 수수사실을 완강히 부인한 사실, 이에 검찰이 공소외 1에 대하여 추가조사를 하고 피고인 및 처에 대한 금융자료를 조사하여 계속 추궁하자, 피고인은 2003. 6. 17. 제5회 피의자신문 이후에는 공소외 1로부터 5,000만 원을 받았다고 자백하면서 그 동안 3,000만 원을 받았다고 극구 주장했던 것은 죄를 적게 받기 위하여 그랬던 것이라고 진술한 사실, 검찰이 피고인을 수뢰액이 5,000만 원 이상인 때에 해당하는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2조 제1항 제1호 , 형법 제129조 위반죄로 기소하자, 피고인은 제1심 제1차 공판에서 다시 공소외 1로부터 받은 금원이 3,000만 원이라고 진술하면서 나머지 2,000만 원의 수수사실을 부인하였고 그 이후 원심까지 그 주장을 유지하다가 원심이 변론을 종결한 제5차 공판기일에 이르러 공소외 1로부터 5,000만 원을 받았다고 다시 시인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사정이 이와 같다면, 피고인이 2003. 6. 3. 검찰에 자수서를 제출하고 제1회 피의자신문을 받으면서 5,000만 원이 아닌 3,000만 원만을 받았다고 신고하고 이를 초과하는 금원의 수수사실을 부인한 이 사건의 경우, 비록 당시의 신고가 자발적이라고 하더라도 이는 그 신고된 내용에 해당하는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2조 제1항 제2호 , 형법 제129조 위반죄에 비하여 뇌물죄의 보호법익에 대한 침해 또는 침해 위험의 정도 및 그 위법성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적용법조와 법정형을 달리하는 이 사건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2조 제1항 제1호 , 형법 제129조 위반죄의 범죄성립요건에 관하여 신고한 것이라고 할 수 없으므로 이 사건 죄에 관한 자수가 성립하였다고 할 수 없고, 그 이후 검찰에 의한 보강수사와 추궁에 따라 5,000만 원을 받은 사실을 자백하였다고 하더라도 달리 볼 수는 없으며, 나아가 이 사건 죄 중 피고인이 당초부터 시인한 3,000만 원 부분에 한하여 자수의 효력을 인정하여 그 부분에 관하여 법률상 감경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같은 취지에서 피고인의 자수 주장을 배척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자수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고, 상고 후의 구금일수 중 일부를 피고인에 대한 본형에 산입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재윤(재판장) 조무제 이용우(주심) 이규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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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2004.3.23.선고 2003노28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