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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등법원 2015. 10. 21. 선고 2014누7123 판결
[요양불승인처분취소][미간행]
AI 판결요지
[1] 교대 근무, 초과 근무 등으로 다소 많은 양의 업무를 담당하기도 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하나, 검사 업무의 특성상 높은 수준의 집중력이 요구되는 탓에 통상적인 근로자가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 생리적 변화를 초래할 수 있을 정도의 만성적인 과로나 스트레스에 시달렸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그러나 자외선 노출 부족이 상병의 발병 원인 중 하나라고 인정할 만한 객관적인 의학적 연구결과가 크게 부족할 뿐 아니라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근로자가 상병을 발병시킬 정도로 자외선에 적게 노출되어 비타민 디(D) 합성 장애를 겪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한편, 근로자는 육안으로 LCD 패널의 화질을 검사하였으므로 원칙적으로 업무 수행 과정에서 화학물질을 취급하지 않는다. 다만 LCD 패널에 오염된 부분이 있는 경우 면포에 이소프로필알코올을 묻혀 오염된 부분을 닦아 내는 작업을 하였으나, 그러한 작업이 필요한 경우가 많지 않아 이소프로필알코올에 대한 노출 정도는 그다지 심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근로자가 개방된 공간에서 근무하였고, 그 주변에서 고온테스트가 이루어지는 에이징(ageing) 공정 등이 진행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하나, 근로자는 발병 원인 물질에 일정 기간 노출되었을 수도 있다는 막연한 개연성만을 주장하고 있을 뿐이다. 업무환경적 요인과 상병 사이의 상당인과관계에 관하여 근로자가 증명할 수 있는 한계를 감안하더라도, 근로자가 어떠한 유해물질에 어느 정도로 노출되었는지를 전혀 알 수 없는 상병에서 유해물질 노출이 발병의 한 원인이 되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2] 상병은 신경섬유의 파괴 및 혈관 주위 염증을 동반하는 중추신경계의 대표적인 탈수초성 질환의 하나로서 그 발병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희귀 질환이다. 비록 상당인과관계에 관한 근로자의 주장에 들어맞는 의학적 견해가 일부 존재하기도 하나, 이를 뒷받침하는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근거가 충분히 제시되지 않아 섣불리 증명력을 인정하기 어렵다. 오히려 한국산업안전보건연구원에서는 다각도로 역학조사를 실시했으나 상당인과관계의 존부에 관하여 평가위원들의 팽팽하게 나뉘어 결국 ‘판정 불가’의 결론에 이르렀다.
원고, 항소인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다산 외 1인)

피고, 피항소인

근로복지공단

변론종결

2015. 9. 23.

주문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피고가 2011. 2. 7. 원고에게 한 요양불승인처분을 취소한다.

이유

1. 제1심판결의 인용

이 법원이 이 사건에 관하여 적을 이유는, 원고의 주장에 대하여 아래와 같은 판단을 추가하는 외에는 제1심판결의 이유와 같다. 따라서 행정소송법 제8조 제2항 , 민사소송법 제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추가 판단]

“원고는 당심에서도 원고의 업무와 이 사건 상병(다발성 경화증)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있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고 거듭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인용한 제1심이 인정한 사실과 채택한 증거, 을나 제1, 2호증의 각 기재, 제1심 증인 소외 1의 증언 및 제1심 법원의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산업안전보건연구원장에 대한 사실조회결과를 통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할 때,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원고의 업무로 말미암아 이 사건 상병이 비로소 발병하였다거나 기존 질환이 자연적인 진행 경과를 넘어서 급격하게 악화되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① 원고는 2002. 11. 18. 삼성전자 주식회사(이하 ‘삼성전자’라 한다)에 입사한 이래 2007. 2. 5. 퇴사할 때까지 액정표시장치(Liquid Crystal Display, 이하 ‘LCD'라 한다) 패널의 화질을 검사하는 업무를 계속 담당하였고, 근무기간 중 업무방식이나 환경이 크게 바뀐 사실이 없다.

② 원고가 교대 근무, 초과 근무 등으로 다소 많은 양의 업무를 담당하기도 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또 검사 업무의 특성상 높은 수준의 집중력이 요구되는 탓에 원고가 자신의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어느 정도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원고가 통상적인 근로자가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 생리적 변화를 초래할 수 있을 정도의 만성적인 과로나 스트레스에 시달렸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③ 원고는 이 사건 상병의 발병 원인으로 자외선 노출 부족, 유해물질 노출과 같은 업무환경적 요인을 들기도 한다.

그러나 자외선 노출 부족이 이 사건 상병의 발병 원인 중 하나라고 인정할 만한 객관적인 의학적 연구결과가 크게 부족할 뿐 아니라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원고가 그 주장과 같이 삼성전자에 근무하면서 이 사건 상병을 발병시킬 정도로 자외선에 적게 노출되어 비타민 디(D) 합성 장애를 겪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한편, 원고는 육안으로 LCD 패널의 화질을 검사하였으므로 원칙적으로 업무 수행 과정에서 화학물질을 취급하지 않는다. 다만 원고는 LCD 패널에 오염된 부분이 있는 경우 면포에 이소프로필알코올을 묻혀 오염된 부분을 닦아 내는 작업을 하였으나, 그러한 작업이 필요한 경우가 많지 않아 이소프로필알코올에 대한 노출 정도는 그다지 심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원고가 개방된 공간에서 근무하였고, 그 주변에서 고온테스트가 이루어지는 에이징(ageing) 공정 등이 진행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하나, 원고는 발병 원인 물질에 일정 기간 노출되었을 수도 있다는 막연한 개연성만을 주장하고 있을 뿐이다. 업무환경적 요인과 상병 사이의 상당인과관계에 관하여 근로자인 원고가 증명할 수 있는 한계를 감안하더라도, 원고가 어떠한 유해물질에 어느 정도로 노출되었는지를 전혀 알 수 없는 이 사건에서 유해물질 노출이 이 사건 발병의 한 원인이 되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④ 이 사건 상병은 신경섬유의 파괴 및 혈관 주위 염증을 동반하는 중추신경계의 대표적인 탈수초성 질환의 하나로서 그 발병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희귀 질환이다. 비록 상당인과관계에 관한 원고의 주장에 들어맞는 의학적 견해가 일부 존재하기도 하나, 이를 뒷받침하는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근거가 충분히 제시되지 않아 섣불리 그 증명력을 인정하기 어렵다. 오히려 한국산업안전공단 산업안전보건연구원에서는 다각도로 역학조사를 실시했으나 상당인과관계의 존부에 관하여 평가위원들의 의견이 팽팽하게 나뉘어 결국 ‘판정 불가’의 결론에 이르렀다.

⑤ 이 사건 상병은 청소년기부터 35세에 이를 때까지 사이에 가장 빈번하게 발병하는데, 원고는 1984년생으로서 이 사건 상병이 발병할 당시 이 사건 상병의 호발(호발) 연령에 속했다. 여기에다가 원고는 하루에 반 갑 정도 흡연하였는데, 흡연자의 경우 이 사건 상병의 발병률이 증가한다는 의학적 연구결과가 있는 점을 더하여 볼 때, 이 사건 상병은 업무와 무관한 원고의 개인적 요인으로 말미암아 발병하였을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

2.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한다.

판사 김광태(재판장) 손철우 윤정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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