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른 재요양 대상이 되기 위한 요건 / 그중 의학상 상당인과관계의 의미 및 그 증명의 방법과 정도
참조조문
참조판례
대법원 1997. 3. 28. 선고 96누18755 판결 (공1997상, 1263) 대법원 2002. 4. 26. 선고 2002두1762 판결 (공2002상, 1270) 대법원 2002. 12. 10. 선고 2002두8091 판결 대법원 2015. 3. 12. 선고 2014두14532 판결
원고, 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민영)
원고소송수계신청인
원고소송수계신청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민영)
피고, 상고인
근로복지공단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원고소송수계신청인의 소송수계신청을 기각한다. 소송수계신청으로 인한 비용은 원고소송수계신청인이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사실과 사정을 인정한 다음 이를 원심판시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이 사건 상병은 이 사건 최초 상병이 경험칙상 상대적으로 유력한 원인이 되어 발병한 것으로서, 이 사건 상병과 이 사건 최초 상병 사이에 의학상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인정되고, 이 사건 최초 상병에 대한 요양 종결 당시의 상병 상태보다 그 증상이 악화되어 이에 대한 적극적 치료가 필요하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의 경우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1조 에 정한 재요양 요건을 갖추었다고 봄이 타당하다는 이유로 원고의 재요양 신청을 불승인한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하였다.
2. 그러나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그대로 수긍하기 어렵다.
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의한 재요양은 일단 요양이 종결된 후에 당해 상병이 재발하거나 당해 상병에 기인한 합병증에 대하여 실시하는 요양이라는 점 외에는 최초의 요양과 그 성질이 같으므로, 재요양의 요건은 최초 요양이 종결된 후에 실시하는 요양이라는 점을 제외하고는 최초 요양의 요건과 다를 바가 없다. 따라서 재요양 대상이 되기 위해서는 요양의 요건 외에 당초의 상병과 재요양 신청한 상병과의 사이에 의학상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고, 당초 상병의 치료종결 시 또는 장해급여 지급 당시의 상병 상태보다 그 증상이 악화되어 재요양을 함으로써 치료 효과가 기대된다는 의학적 소견이 있어야 한다 ( 대법원 2002. 4. 26. 선고 2002두1762 판결 , 대법원 2015. 3. 12. 선고 2014두14532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여기서 말하는 의학상 상당인과관계란 의학적 측면에서 볼 때 최초의 상병이 요양 신청한 상병에 대하여 조건관계에 있을 뿐만 아니라, 경험칙상 상대적으로 유력한 원인이 되는 관계가 있다는 뜻이고, 그 입증의 방법 및 정도는 반드시 직접증거에 의하여 의학적, 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증명되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며, 당해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조건을 기준으로 간접사실에 의하여 추단될 정도로 입증되면 충분하고, 이 정도에 이르지 못한 채 단순히 최초의 상병이 일반적으로 재발 또는 악화되거나 다른 합병증이 발생될 가능성이 있는 것만으로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음은 물론, 최초의 상병과 요양 신청한 상병 사이에 조건적 인과관계가 의학적으로 명백히 부정되지 않는다고 하여 곧바로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도 없다 ( 대법원 1997. 3. 28. 선고 96누18755 판결 , 대법원 2002. 12. 10. 선고 2002두8091 판결 등 참조).
나. 원심이 인정한 사실관계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을 알 수 있다.
1) 뇌경색의 재발가능성이 있다는 의학적 소견이 제시되었으나, 여기서 ‘재발’은 뇌경색이 다른 부위에서 다시 발병할 수 있다는 의미일 뿐 이를 두고 요양의 대상이 되었던 ‘이 사건 최초 상병인 뇌경색의 재발’이라고 볼 수는 없다. 그런데 이 사건 최초 상병은 좌측 대뇌경색으로 대뇌에 생긴 경색이고, 이 사건 상병은 좌측 숨골 뇌경색으로 뇌간에 생긴 경색으로서 그 병명이 같을 뿐 각 발병 부위는 뇌 구조상 해부학적으로 다른 부위이며, 이 사건 최초 상병의 원인이 된 뇌경색과 이 사건 상병의 원인이 된 뇌혈관은 전혀 부위가 다른 혈관이라는 것인바, 그 발병 부위를 달리하는 이 사건 상병을 이 사건 최초 상병의 재발로 보기는 어렵다.
2) 뇌경색의 일반적인 원인은 고령,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비만, 심장질환, 혈액응고장애, 염증, 흡연, 음주 등 다양하며 한가지 위험인자가 원인이 될 수도 있지만 여러 가지 위험인자가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질환을 일으키기도 한다는 의학적 소견이 제시되었다. 그런데 이 사건 상병의 발병 원인과 관련하여, ① 원고는 기존에 고혈압이 있었기에 이 사건 상병의 발병 원인은 고혈압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② 2000년도 뇌경색과 9년이 지난 뒤 생긴 뇌경색과의 인과관계 유무보다는 기존에 있던 혈관 협착이 진행되어 기존에 있던 부위와 다른 부위에 뇌경색이 생겼을 가능성도 있다, ③ 이 사건 상병 발병의 주된 원인을 이 사건 최초 상병으로 볼 수도 있고 원고가 지닌 고혈압 등 고유한 위험요인으로 볼 수도 있다는 의학적 소견이 제시되었는바, 위와 같은 의학적 소견에 비추어 보면, 과거 대뇌경색의 병력이 있었던 것 자체로서 이 사건 상병에 아주 중요한 위험인자가 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의학적 소견만으로는 이 사건 최초 승인 상병이 이 사건 상병 발병에 대하여 경험칙상 상대적으로 유력한 원인이 되는 관계에 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3) 한편 이 사건 상병의 발병으로 ○○병원에 입원할 당시인 2011. 10. 19. 무렵 원고의 체중은 82kg, 혈압은 140/90mmHg 정도로 △△기계에서 고혈압, 비만으로 판명받을 당시의 체중 81kg, 혈압 140/90mmHg 정도와 별 차이가 없음을 알 수 있는바, 이 사건 상병 발병 당시 원고의 기존 질환인 고혈압이 적정하게 관리되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4) 이 사건 상병은 이 사건 최초 상병의 요양 종결 이후 약 9년 정도가 경과되어 발병하였고, 그 사이 원고는 업무를 수행하지 않았는바, 이 사건 최초 상병이 나이나 그 밖의 업무 외의 사유로 악화된 경우가 아니라고 보기도 어렵다.
다. 위와 같은 사실 또는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이 사건 상병은 이 사건 최초 상병의 재발 또는 악화로 발병하였다고 보기에 부족하므로 이 사건 최초 상병과 이 사건 상병 사이에 의학상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볼 수 없다. 결국, 이 사건 상병은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1조 에 따른 재요양의 대상이 되지 아니한다고 봄이 타당한바, 원고의 재요양 신청을 승인하지 아니한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
그런데도,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하였는바, 원심의 판단에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른 재요양의 요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고, 이를 지적하는 취지의 피고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3. 한편 원심판결에 대한 이 사건 상고가 제기된 이후 원고소송수계신청인은 원고가 사망하였다면서 2015. 11. 27. 이 사건 소송수계신청을 하였다.
그런데 기록에 의하면, 피고가 2014. 11. 5. 상고하면서 상고이유가 기재된 상고장을 제출하고, 2014. 12. 10. 상고보충이유서까지 제출한 이후인 2015. 11. 5. 원고가 사망한 사실을 알 수 있는바, 상고심의 소송절차가 이와 같은 단계에 이른 이상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의 보험급여 수급권을 승계한 유족이 소송을 수계할 필요성은 없다 할 것이므로( 대법원 2016. 4. 29. 선고 2014다210449 판결 , 대법원 2016. 11. 10. 선고 2014다225519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소송수계신청은 이유 없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이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며, 원고소송수계신청인의 소송수계신청은 기각하고, 소송수계신청으로 인한 비용은 원고소송수계신청인이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