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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등법원 2006.7.13.선고 2005나35150 판결
양수금
사건

2005나35150 양수금

원고,항소인

OOOO 유케이 리미티드

영국 슈레이

대표이사 박○○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

담당변호사

피고,피항소인

현대건설 주식회사

서울 종로구 계동

대표이사 이○○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

담당변호사

변론종결

2006. 4. 27 .

판결선고

2006. 7. 13 .

주문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

2.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

청구취지및항소취지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주위적 및 예비적으로, 피고는 원고에게 미화 1억 달러 ( 이하

‘ 미화 ' 는 생략한다 ) 및 이에 대하여 2000. 6. 10. 부터 2003. 5. 31. 까지는 연 6 % 의 ,

그 다음 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연 20 % 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의 관계

원고는 주식회사 하이닉스반도체 ( 변경 전 상호 : 현대전자산업 주식회사, 이하 편의상 종전 상호대로 ' 현대전자 ' 라고만 한다 ) 의 영국 현지법인이고, 하이닉스 아메리카는 현대전자의 미국 현지법인이며, 하이닉스 재팬은 현대전자의 일본국 현지법인이고 , 피고는 건설업 등을 영위하기 위하여 설립된 법인이며, 현대 알카파지는 피고의 아랍 에미리트국 현지법인이다 .

나. 1억 달러의 송금 2000. 6. 9. 하이닉스 아메리카는 8, 000만 달러를, 하이닉스 재팬은 2, 000만 달러를 피고의 런던지사 거래계좌로 각 송금하였고, 피고의 런던지사는 Raiffcisen Zentral Bank의 Wien지점 등에 개설된 북한 측 아태위원회가 지정한 3개의 예금계좌로 2000. 6. 9. 에 2, 000만 달러, 같은 달 12. 에 8, 000만 달러를 각 송금함으로써 합계 1억 달러를 북한 측에 송금하였다 .

다. 대여계약서 및 채권양도계약서의 작성

한편, “ 대여자 하이닉스 아메리카, 차용자 현대 알카파지, 계약체결일 2000. 6 .

7., 대여금액 8, 000만 달러 ” 라는 내용으로 된 하이닉스 아메리카와 현대 알카파지 사이의 대여계약서 ( 갑 제8호증의 2 ) 와 “ 대여자 하이닉스 재팬, 차용자 현대 알카파지, 계약 체결일 2000. 6. 7., 대여금액 2, 000만 달러 ” 라는 내용으로 된 하이닉스 재팬과 현대알카파지 사이의 대여계약서 ( 갑 제8호증의 1 ), “ 하이닉스 아메리카와 하이닉스 재팬 ( 이하 위 회사들을 통칭할 때 소외 회사들 ' 이라고 한다 ) 이 2000. 7. 12. 자로 원고에게 현대 알카파지에 대한 각 대여금채권과 관련된 모든 권리, 소유권 및 이권을 양도한다 ” 라는 내용으로 된 원고와 소외 회사들 사이의 각 채권양도계약서 ( 갑 제9호증의 1. 2 ) 가작성되었다 .

[ 인정 근거 ]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8, 9호증의 각 1 · 2, 갑 제3호증, 변론 전체의 취지

2. 주위적 청구에 관한 판단

가. 당사자의 주장 ( 1 ) 원고의 주장 ( 가 ) 피고가 2000. 6. 경 자금 부족으로 유동성 위기를 겪게 되자, 피고의 대표이사 김○○와 현대그룹 최고경영자 망 정몽헌은 현대전자의 대표이사 박○○에게 1억 달러의 긴급 자금 지원을 요청하였다 .

( 내 위 요청을 받아들인 박소의 지시에 따라, 2000. 6. 9. 하이닉스 아메리카는 8, 000만 달러를, 하이닉스 재팬은 2, 000만 달러를 피고의 런던지사 거래계좌로 각 송금함으로써 합계 1억 달러를 피고에게 대여하였고, 소외 회사들은 2000. 7. 12. 원고에게 위 각 대여금채권을 양도하였으며, 소회 회사들은 2002. 12. 9. 피고에게 위 채권양도 사실을 통지하였다 .

( 다 ) 다만, 소외 회사들은 긴박하게 1억 달러를 송금하였던 관계로 피고와 사이에 대여계약서를 작성하지 못하였고, 피고는 현대전자의 계속적인 요청에도 불구하고 대여계약서 작성을 미루다가 2000. 9. 25. 경에 이르러서야 차용자 명의를 현대 알카파지로 한 이 사건 각 대여계약서를 작성 · 교부하였다 .

라 ) 따라서 피고는 위 대여금채권을 적법하게 양도받은 원고에게 대여원금 1억 달러 및 이에 대한 법정이자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 . ( 2 ) 피고의 주장 ( 가 ) 소외 회사들이 피고의 거래계좌에 송금한 1억 달러는 정몽헌의 지시에 따른 대북송금 자금 중 현대그룹의 계열사인 현대전자의 분담부분이고, 피고는 그 송금과정에서 현대전자 측의 요청에 따라 거래계좌만을 빌려주었을 뿐, 1억 달러를 차용한 사실이 없다 .

나 또한, 이 사건 각 대여계약서는 현대전자의 대북송금 자금 분담분인 1억 달러가 북한으로 송금된 사실이 드러나지 않도록 외형을 갖출 목적으로 현대전자 측의 요청에 따라 소외 회사들의 회계처리를 위하여 청산을 앞둔 현대 알카파지를 차용자로하여 작성된 것이다 .

나. 판단

( 1 ) 먼저, 소외 회사들이 피고에게 송금한 1억 달러가 원고의 주장과 같이 대여금인지에 관하여 살피건대, 다음의 ( 2 ), ( 3 ) 항에서 인정하는 사실관계에 비추어 볼 때, 원고의 위 주장에 부합하는 듯한 갑 제4, 34호증의 각 1 · 2, 갑 제6호증, 갑 제10호증의 2 ( 일부 ) · 29. 31, 갑 제29호증의 1, 갑 제32호증의 각 기재와 제1심 증인 정□□, 전미 □, 당심 증인 이□□의 각 일부 증언은 그대로 믿기 어렵고, 갑 제1, 8호증의 각 1 . 2 갑 제8호증의 1 · 2 ( 각 대여계약서 ) 는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금원을 대여한 사실이 없음에도 단지 현대전자의 대북송금 자금 분담분인 1억 달러가 북한으로 송금된 사실이 드러나지 않도록 외형을 갖출 목적으로 현대전자 측의 요청에 따라 소외 회사들의 회계처리만을 목적으로 작성된 것이어서 그에 터잡은 각 대여계약은 피고의 주장과 같이 통정한 허위표시에 해당하여 무효라 할 것이므로, 이를 대여사실의 존재에 관한 증거로는 삼을 수 없다, 갑 제5호증의 1 내지 10, 갑 제10호증의 2 ( 일부 ), 갑 제30, 31 , 37호증, 을 제1호증의 150의 각 기재와 제1심 증인 정□□의 일부 증언, 제1심 증인 정미, 김□□의 각 증언에 의하면, 2000. 5. ~ 6. 경 피고가 자금 부족으로 유동성 위기에 처해 있었던 사실, 소외 회사들이 피고의 거래계좌로 합계 1억 달러를 송금한 사실, 소외 회사들과 피고의 계열사인 현대 알카파지 명의로 이 사건 각 대여계약서가 작성된 사실, 소외 회사들의 송금증빙자료에 ‘ 송금목적 ' 이 ' 계열회사 간 단기대여금으로 기재되어 있고, 하이닉스 아메리카가 작성한 송금신청서에 ‘ 차용자 ' 가 ' 피고 ’ 로 기재되어 있는 사실, 피고 측에서 박소소에게는 북한 측 계좌번호를 알려준 적이 없는 사실, 현대전자가 2000. 11. 경 채권은행단에게 제출한 ' 기업정보자료 ' 와 2001. 6. 경 해외 주식예탁증서를 발행할 때 배포한 ' 투자제안서 ' 에 위 1억 달러가 피고에 대한 대여금으로 기재되어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나, 그러한 사정들과 갑 제1호증의 3, 갑 제2 , 9, 27호증의 각 1. 2 { 피고는 갑 제9호증의 1 · 2 ( 각 채권양도계약서 ) 도 원고와 소외 회사들의 회계처리를 위하여 작성된 것이어서 그에 터잡은 각 채권양도계약은 통정한 허위표시나 비진의 의사표시로서 무효라는 취지의 주장을 하나,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위 각 채권양도계약서는 소외 회사들이 피고의 거래계좌로 송금한 합계 1억 달러를 메워주기 위하여 현대전자의 지시에 따라 원고가 실제로 소외 회사들에게 합계 1억 달러를 지급하고 소외 회사들로부터 작성받은 것이어서 비록 그 작성 목적 중에 회계처리를 위한 목적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위 각 채권양도계약이 통정한 허위표시나 비진의 의사표시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할 수는 없다 ), 갑 제7호증의 1, 갑 제28호증, 을 제1호증의 36. 37의 각 기재 및 당심 증인 임□□의 증언만으로는 소외 회사들이 피고에게 1억 달러를 대여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

( 2 ) 오히려,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2, 4, 7, 8, 9, 27호증의 각 1 · 2 , 갑 제6, 24, 28호증, 갑 제10호증의 3 내지 7 · 10 · 18 · 21. 26 - 28. 32 - 42 - 43 44 48 - 50, 을 제1 호증의 4 · 30 · 46. 47. 48. 73 · 122 내지 143 · 148 · 150 · 151. 176 · 179. 182, 을 제2, 4, 8호증, 을 제5, 6호증의 각 1 · 2 · 3의 각 기재와 제1심 증인 정□□ ( 일부 ), 전□O ( 일부 ), 정, 김□□, 당심 증인 김▣▣, 임□□, 이□□ ( 일부 ) 의 각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 ( 가 ) 현대그룹의 대북사업과 대북송금에 대한 합의1 ) 현대그룹은 망 정주영 명예회장 ( 2001. 3. 21. 사망 ) 이 1989. 경 민간 기업인으로서는 최초로 북한을 방문하여 금강산 관광사업 등을 협의한 이후로 지속적으로 남북경제협력사업에 관심을 둬 왔고, 1999. 2. 경 대북사업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현대상선 주식회사 ( 이하 ' 현대상선 ’ 이라고 한다 ), 피고 등 8개의 현대 계열사들이 출자하여 현대아산 주식회사를 설립하였으며, 정주영의 아들인 정몽헌이 그 대표이사로 취임하여 대북사업을 총괄하게 하였다 .

2 ) 정몽헌은 남북한 관계의 획기적인 진전을 위하여 남북 정상 간의 직접 만남이 절실하다는 판단을 하게 되었고, 당시 김대중 대통령 정부도 정부 출범 초기부터 대북 포용 정책을 추진하자, 2000. 초순경 조총련계 일본인 사업가 요소를 통하여 북한 측에 남북정상회담 가능성을 타진하여, 북한 측으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게 되었다 .

3 ) 이후 남북정상회담을 개최하기 위한 남북한 대표의 접촉과정에서, 북한 측이 2000. 4. 8. 현대그룹에게 대북사업권에 대가로 7억 달러를 요구하면서 그 같은 제안을 거부하면 정상회담을 하지 않겠다고 하자, 현대그룹은 4억 달러를 지급하기로 최종 합의하면서 3억 5, 000만 달러는 현금으로 지급하고, 나머지 5, 000만 달러는 평양체 육관 건립 등으로 그 지급에 갈음하기로 하되, 다만 북한 측의 긴급한 자금필요 등을 이유로 3억 5, 000만 달러를 정상회담 전에 송금해주기로 하였으며, 이에 북한 측은 우리 정부 측과의 협상을 재개하여 남북정상회담 개최 전에 우리 정부도 북한 측에 1억 달러를 지원하기로 합의하였다 .

4 ) 현대아산 주식회사는 2000. 5. 3. 북한 측과 사이에, 북한의 모든 사회간 접자본시설과 기간산업시설에 대한 개발, 건설 및 운영 등에 관한 사업권을 30년간 현대그룹에게만 부여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 경제협력사업권에 관한 합의 ” 를 체결함과 동시에 그에 포함하여 그동안 양측이 협의해 온 철도, 통신, 전력 등 이른바 7대 사업에 관한 ‘ 잠정합의서 ' 를 작성하였다 .

5 ) 그 당시 문화부장관이던 박지원은 2000. 5. 중순경 정몽헌에게 우리 정부에서 부담하기로 약속한 1억 달러를 조달하는 데 어려움이 있으니 현대그룹에서 이를 대신 지급해달라고 요청했고, 정몽헌은 이를 수락했다 . ( 나 ) 현대전자의 대북송금 경위 1 ) 정몽헌은 2000. 5. 31. 부터 2000. 6. 1. 사이에 현대상선 대표이사 김 , 피고 대표이사 김소, 현대전자 대표이사 박을 개별적으로 불러 남북정상회담을 앞둔 상황에서 현대그룹의 대북사업에 필요하니 현대상선은 2억 달러, 피고는 1억 5, 000만 달러, 현대전자는 1억 달러를 마련하여 북한 측 아태위원회가 지정한 계좌로 송금하도록 지시했다 .

2 ) 박소은 피고의 관리본부장인 김▣▣에게 제조업체인 현대전자에 비해 거액의 국외자금 입 · 송금이 자유로운 피고가 현대전자를 대신하여 1억 달러를 북한 측에 송금해 줄 것을 요청하였고, 이에 피고는 피고 런던지사의 거래계좌를 경유계좌로하여 현대전자의 송금 편의를 봐 주기로 하였다 .

3 ) 박소은 2000. 6. 8. 경 현대전자 재정담당 상무인 정□□를 통하여, 현대전자의 외국법인들 중 소외 회사들이 합계 1억 달러의 여유 자금을 가지고 있음을 확인하고, 하이닉스 아메리카는 8, 000만 달러를, 하이닉스 재팬은 2, 000만 달러를 피고의 위 거래계좌에 송금하도록 지시하였으며, 이에 소외 회사들은 피고의 위 거래계좌로 위 돈을 각 송금하였다 .

다 대여계약서와 채권양도계약서 ( 갑 제8, 9호증의 각 1 · 2 ) 의 작성 경위 1 ) 정□□는 위와 같이 대북송금이 이루어진 후 2000. 6. 중순경 피고의 국외 공사 관리부 책임자인 김□□에게 현대전자의 대북송금자금 1억 달러의 회계처리를 위한 대여계약서 작성에 협조해 줄 것을 요청하였다 .

2 ) 이에 김□□는 피고의 세무회계팀장인 정▣▣에게 현대전자의 회계처리에 필요한 대여계약서 작성에 협조해 주는 방안을 검토하도록 지시하였고, 정▣▣은 청산을 앞두고 있는 사실상의 휴면회사인 현대 알카파지를 차용인으로 하여 대여계약서를 작성해 주기로 하고, 현대전자 실무자인 강 부장과 협의하여 대여계약서 작성에 필요한 ‘ 대출조건개요서 ( 갑 제6호증 ) ' 를 작성하여 현대전자에 교부하였다 . 3 ) 현대전자는 피고에게, ① 2000. 6. 23. 경 위 ' 대출조건개요서 ’ 에 따라 차용자를 현대 알카파지, 이자율을 리보금리 + 3. 5 %, 만기 및 이자계산기간을 3개월로 한 대여계약서 초안을 작성 · 교부하였다가, ② 2000. 7. 21. 경 다시 이자율을 리보금리 + 2. 5 % 로, 만기 및 이자계산기간을 6개월로 수정한 대여계약서 수정본을 보내 주면서 ' 현대 알카파지 대표자의 서명 · 날인을 받은 후, 사본은 현대전자로, 원본 1부씩은 소 외 회사들에게 보내 줄 것을 요청하였다 .

4 ) 이에 피고는 2000. 8. 경 위 대여계약서 수정본을 현대 알카파지에 보내어 그 대표자의 서명을 받아 두었으나, 김▣▣의 대여계약서 작성 협조 중단 지시에 의하여 대여계약서 작성 작업이 잠시 중단되었다가, 2000. 9. 25. 경 위와 같이 서명을 받아 놓은 이 사건 각 대여계약서 ( 갑 제8호증의 1. 2 ) 를 현대전자에 교부하였다 . 5 ) 한편, 현대전자는 2000. 7. 10. 1억 7, 000만 달러에 달하는 하이닉스 아메 리카의 변동금리부채권의 상환 만기가 도래하자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2000. 7. 20 .

원고의 자회사인 하이닉스 스코틀랜드 현지법인 소유의 공장 매각대금 ( 그 매각협상이 2000. 초부터 진행되어 오다가 2000. 7. 20. 매매계약 체결과 동시에 매각대금을 지급받았다 ) 으로 모□□□에게서 지급받은 1억 6, 250만 달러 중 8, 000만 달러를 하이닉스 아메리카에게, 2, 000만 달러를 하이닉스 재팬에게 송금해 주었고, 그 회계처리를 위하여 2000. 10. 12. 원고와 소외 회사들 사이의 2000. 7. 12. 자 채권양도계약서 ( 갑 제9호증의 1. 2 ) 를 각 작성하였다 .

6 ) 현대전자 상무이사 임□□는 2001. 3. 경 피고에게 원고의 회계감사에 필요한 자료를 요청하였고, 이에 피고는 현대 알카파지 명의의 채무확인서 ( 을 제5호증의 2 ), 만기연장 요청서 ( 갑 제28호증 ( 을 제6호증의 2와 같다 ), 을 제6호증의 3 등을 작성하여 원고에게 교부하였다 .

( 라 ) 그 이후의 경과1 ) 원 · 피고의 회계처리 내용

원고는 2001. 3. 경 외부 회계감사를 받는 과정에서 이 사건 각 대여계약서에 따른 양수금채권을 회수불능채권으로 보고 대손충당금으로 처리하였고, 2002. 3. 경에는 그 대손충당금으로 위 양수금채권 전액을 대손상각 처리하였으며, 한편 피고와 현대 알카파지는 소외 회사들이 피고에게 송금한 1억 달러에 대해서는 전혀 회계처리를 하지 않았고, 피고는 자신의 대북송금 자금 분담액인 1억 5, 000만 달러에 대하여만 국내 공사비와 특별손실 항목으로 회계 처리하였다 .

2 ) 현대 알카파지의 청산

현대 알카파지는 2000. 초경부터 청산대상 법인으로 지정되어 있다가 2001. 9. 11. 그 이사회의 청산결의에 따라 2002. 12. 14. 자로 청산되었다 . 3 ) 채권양도 통지 및 이 사건 소의 제기

소외 회사들은 2002. 12. 9. 에 이르러 피고에게 이 사건 각 대여계약서에 기한 대여금채권 등을 원고에게 양도하였다는 내용의 채권양도 사실을 통지하였고, 원고의 모회사인 현대전자는 2002. 12. 10. 과 2003. 1. 10. 피고에게 원고에 대한 채권양수금 및 이에 대한 상사법정이자의 지급을 요청하였으며, 원고는 2003. 2. 5.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

4 ) 남북정상회담의 개최와 현대그룹의 대북사업 진전

한편, 현대그룹이 4억 5, 000만 달러를 모두 북한 측에 송금한 후 2000. 6 .

13. 부터 2000. 6. 15. 까지 평양에서 남북정상회담이 개최되었고, 그 후 현대그룹은 대북사업권 협상을 본격적으로 진행시켜 2000. 8. 22. 북한 측과 사이에 공업지구 건설 및 북쪽 사회간접자본시설사업 등에 관한 포괄적인 합의를 함과 동시에 이를 구체화하는 부속 합의서 등을 작성하여 남북경제협력사업을 구체화했다 . ( 3 ) 살피건대, 위에서 살핀 현대그룹의 대북송금 합의 및 현대전자의 대북송금 경위, 현대전자와 소외 회사들 간의 관계, 이 사건 각 대여계약서와 채권양도계약서 작성 경위, 그 이후의 원고 및 현대전자와 피고의 대북송금자금에 대한 회계처리 내용, 뒤늦은 소외 회사들의 채권양도 통지와 원고의 채권양수금 지급청구 및 이 사건 소 제기

경위 등에 비추어 볼 때, 소외 회사들이 피고 거래계좌에 송금한 1억 달러는 정몽헌의 지시에 따른 대북송금 자금 중 현대그룹의 계열사인 현대전자의 분담부분으로서 소외 회사들은 그러한 사정을 알지 못한 채 단지 현대전자의 대표이사 박소의 지시에 따라 1억 달러를 피고의 거래계좌에 송금하였을 뿐이고, 피고는 그 송금과정에서 현대전자의 요청에 따라 거래계좌만을 빌려주었을 뿐이라고 봄이 상당하므로, 결국 소외 회사들이 피고에게 송금한 1억 달러는 정몽헌의 지시에 따라 현대전자가 북한 측에 지급한 돈으로서 현대전자나 소외 회사들이 피고에게 대여한 돈이라고 볼 수는 없다 .

따라서 위 1억 달러가 피고에 대한 대여금임을 전제로 그 채권양수금의 지급을 구하는 원고의 주위적 주장은 나머지 점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

3. 예비적 청구에 관한 판단

가. 부당이득반환청구에 관한 판단 ( 1 ) 계약 불성립에 기한 부당이득반환청구에 관하여 ( 가 ) 원고의 주장

박◇◇으로부터 1억 달러가 대북송금용 자금의 일부임을 고지받지 못한 소외 회사들은 ' 대여의 의사 ' 로 위 돈을 피고에게 송금하였는데, 피고는 박소의 요청에 따라 1억 달러를 현대전자 대신 북한 측에 송금하는 ' 위임사무 처리의 의사 ' 로 자신의 거래계좌로 송금받음으로써 결국 소외 회사들과 피고 사이의 위임계약 ( 이하 ' 이 사건 위 임계약 ' 이라고 한다 ) 은 당사자 간의 의사불일치로 성립조차 되지 못했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는 위 1억 달러와 관련된 소외 회사들의 피고에 대한 일체의 채권을 양수한 원고에게 1억 달러를 부당이득으로서 반환할 의무가 있다 . ( 나 ) 판단

위 제2. 의 나. ( 2 ) 항에서 살펴본 사실관계 및 갑 제10호증의 2의 일부 기재 , 제1심 증인 정□□ ( 일부 ), 전□□ ( 일부 ), 당심 증인 임□□, 이□□ ( 일부 ) 의 각 일부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와 소외 회사들은 모두 현대전자가 설립한 국외 현지법인으로서 현대전자의 지시와 감독을 받고 있는 점 ( 원고와 하이닉스 재팬은 현대전자가 그 자본금의 100 % 를 출자한 회사들이고, 하이닉스 아메리카는 현대전자가 자본금의 86. 3 % 를 출자한 회사이다 ), ② 하이닉스 아메리카의 이사회는 4명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대표자는 현대전자의 이사 전□□이 , 이사 중 1인은 박○○이 각 겸직하고 있었고, 정몽헌이 2000. 6. 1. 까지 현대전자의 이사직을 겸직하고 있었던 점, ③ 정몽헌으로부터 송금요청을 받은 상대방은 현대전자의 대표이사 박소이었고, 소외 회사들은 그 돈이 대북송금용 자금임을 알지 못한 채 박의 지시에 따라 송금하였을 뿐인 점, ④ 소외 회사들과 현대 알카파지 사이의 이 사건 각 대여계약서 작성에 대한 협조요청, 합의 과정, 대여계약서 교부 등은 모두 현대전자를 통하여 이루어진 점, ⑤ 원고와 소외 회사들을 비롯한 현대전자의 계열사 전체의 자금 관리는 현대전자 본사 차원에서 이루어지고 있었던 점, ⑥ 실제로 피고는 자신의 거래계좌에 입금된 현대전자의 분담액인 1억 달러를 북한 측 계좌로 송금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소외 회사들은 현대전자의 대표이사인 박소의 지시에 따라 대북송금용 자금임을 알지 못한 채 1억 달러를 송금하였을 뿐이어서 이 사건 위임계약의 실질적인 계약당사자는 소외 회사들의 모회사인 현대전자와 피고라 할 것이고, 현대전자의 대표이사 박소은 피고와 사이에 정몽헌의 대북송금 지시에 따라 1억 달러를 송금하는 과정에서 피고의 거래계좌를 이용하기로 하고, 실제로 피고는 자신의 거래계좌로 입금된 현대전자의 분담액 1억 달러를 북한 측 계좌로 송금함으로써 박소의 위임취지에 따라 위임사무를 처리하였으므로, 이 사건 위임계약의 당사자인 현대전자의 의사는 피고의 의사와 일치하고 또 그 내용대로 위임사무가 처리되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

따라서 이 사건 위임계약의 당사자가 소외 회사들임을 전제로 계약당사자 간의 의사가 일치하지 않는다는 원고의 위 주장도 더 살필 필요 없이 그 이유 없다 . ( 2 ) 계약 무효에 기한 부당이득반환청구에 관하여 ( 가 ) 원고의 주장

소외 회사들의 이 사건 대북송금행위는 이사회 결의 사항인데, 피고는 이 사건 위임계약 당시 소외 회사들 또는 현대전자의 이사회 결의가 없었음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으므로 결국 이사회 결의 없이 이루어진 이 사건 위임계약은 무효이고, 따라서 피고는 소외 회사들의 피고에 대한 일체의 채권을 양수한 원고에게 1억 달러를 부당이득으로서 반환할 의무가 있다 .

나 판단 .

주식회사의 이사회는 회사의 업무집행에 관한 의사결정권한이 있고 ( 상법 제393조 제1항 ), 법률 또는 정관 등의 규정에 의하여 주주총회 또는 이사회의 결의를 필요로 하는 것으로 되어 있지 아니한 업무 중 이사회가 일반적 · 구체적으로 대표이사에게 위임하지 않은 업무로서 일상 업무에 속하지 아니한 중요한 업무에 대하여는 이사회에 그 의사결정권한이 있다 ( 대법원 1997. 6. 13. 선고 96다48282 판결 등 참조 ) .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현대전자와 소외 회사들이 ' 대북사업권 등의 대가로 북한 측에 1억 달러나 되는 거액을 송금할 것인지 여부는 대표이사의 일상 업무에 속하지 아니한 중요한 업무라 할 것이어서 위 각 회사의 이사회 결의를 거쳐야 할 사항이라고 할 것이나, 반면에 ' 대북송금과정에서 피고와 사이에 이 사건 위임계약을 체결할 것인지 여부 ( 즉 어느 계좌를 이용하여 북한 측에게 송금할 것인가의 문제 ) ' 는 대북송금의 의사결정에 따르는 ' 송금 방법 ’ 에 관한 부차적인 문제일 뿐이어서 대표이사의 일상적인 업무의 범위 내에 속하는 것이라 할 것이고, 달리 이 사건 위임계약 내용이 현대전자나 소외 회사들의 이사회 결의 사항이라는 점을 인정할 만한 아무런 증거도 엿보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대북송금의 상대방은 북한 측이므로 원고로서는 대북송금에 관한 이사회 결의의 부존재를 이유로 북한 측에 대하여 그 유효성을 여부를 다투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피고에 대하여 이 사건 위임계약의 무효를 주장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

따라서 이 사건 위임계약이 이사회 결의 사항임을 전제로 한 원고의 위 주장 역시 나머지 점에 관하여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

나.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에 관한 판단 ( 1 ) 기망에 의한 불법행위 주장에 관하여 ( 가 ) 원고의 주장

정몽헌과 피고의 대표이사 김소, 관리본부장 김▣▣, 국외 공사 관리책임자 김□□ 등은 공모하여 1억 달러를 상환할 의사 없이 마치 피고의 긴박한 유동성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하여 돈을 차용하는 것처럼 박을 기망하여 소외 회사들로 하여 금 피고에게 1억 달러를 송금하게 함으로써 이를 편취하였으므로, 피고는 그 대표이사인 김소의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 ( 민법 제35조 ) 내지 그 피용자인 김OO, 김미의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 ( 민법 제756조 ) 으로서 소외 회사들로부터 그 채권을 양수한 원고에게 1억 달러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 .

( 나 ) 판단

그러나 정몽헌, 김소, 김, 김□□ 등이 공모하여 박을 위와 같이 기망하였다는 점에 부합하는 듯한 갑 제10호증의 2 ( 일부 ) · 29. 31, 갑 제29호증의 1 , 갑 제32호증의 각 기재와 증인 정□□, 전□□의 각 일부 증언은 믿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 오히려 박소이 정몽헌의 대북송금 지시에 따라 그 내용을 알고 1억 달러를 송금한 사실은 앞서 살펴본 바와 같다 ),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소외 회사들에게 어떠한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할 수도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도 이유 없다 .

( 2 ) 업무상 배임에 의한 불법행위 주장에 관하여 ( 가 원고의 주장

박소은 현대전자의 대표이사 및 하이닉스 아메리카의 이사로서 이사회 결의 없이 정몽헌의 대북송금 지시에 따라 소외 회사들로 하여금 1억 달러를 북한 측에 송금하게 함으로써 소외 회사들에 대하여 업무상 배임행위를 하였고, 정몽헌, 김소 , 김▣▣, 김□□ 등 피고의 임원들은 박◇◇과 공모하거나 박소의 업무상 배임행위를 교사 또는 방조함으로써 소외 회사들로 하여금 1억 달러 상당의 손해를 입게 하였으므로, 피고는 공동불법행위자인 피고의 임원들의 행위에 대하여 민법 제35조 내지 민법 제756조에 따라 소외 회사들로부터 일체의 채권을 양수한 원고에게 위 손해액 상당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

( 나 ) 판단

먼저, 박소의 1억 달러 대북송금 지시 행위가 소외 회사들에 대한 불법행위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소외 회사들은 대북송금용 자금임을 알지 못한 채 모회사인 현대전자의 대표이사 박소의 지시에 따라 1억 달러를 송금하였을 뿐인 사실은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고, 당시 소외 회사들은 모회사인 현대전자 대표이사의 지시였고 이는 정몽헌을 비롯한 현대그룹 내 최고 경영층에서 결정한 사안일 뿐만 아니라 , 돈의 회수 문제도 본사 ( 현대전자 ) 차원에서 충분히 검토되고 대책이 마련되어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아무런 이의 제기 없이 그 지시에 따라 송금하였으며 ( 제1심 증인 정미 □, 전□□, 당심 증인 이□□의 각 일부 증언 ), 그로부터 약 1개월 남짓 지난 후인 2000. 7. 20. 경 현대전자는 원고의 자회사인 스코틀랜드 현지법인 소유의 공장 매각대 금 중 일부로 소외 회사들에게 합계 1억 달러를 지급함으로써 소외 회사들이 지출한 대북송금 자금을 모두 보충하여 준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소외 회사들에게 어떠한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할 수는 없다 .

나아가 법인의 대표자나 피용자의 불법행위가 외관상 사무집행의 범위 내에 속하는 것으로 보이는 경우에도 법인의 대표자나 피용자의 행위가 법인 또는 사용자의 사무집행행위에 해당하지 않음을 피해자 자신이 알았거나 또는 중대한 과실로 알지 못한 경우에는 법인 또는 사용자에게 손해배상책임을 물을 수 없는 것이고, 여기서 중대한 과실이라 함은 거래의 상대방이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더라면 대표자나 피용자의 행위가 그 직무권한 내에서 적법하게 행하여진 것이 아니라는 사정을 알 수 있었음에도 만연히 이를 직무권한 내의 행위라고 믿음으로써 일반인에게 요구되는 주의의무에 현저히 위반하는 것으로 거의 고의에 가까운 정도의 주의를 결여하고, 공평의 관점에서 상대방을 구태여 보호할 필요가 없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상태를 말한다고 할 것인데 ( 대법원 2005. 12. 23. 선고 2003다30159 판결, 대법원 2004. 3. 26. 선고 2003다 .

34045 판결 등 참조 ), 설사 박소의 송금 지시 행위가 업무상 배임행위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박소이 송금을 지시한 돈의 규모가 합계 1억 달러나 되는 거금이고 그것도 아무런 이유도 밝히지 않은 채 바로 그 다음 날 송금하도록 지시한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소외 회사들은 비록 그 돈이 대북송금 자금이라는 사실은 몰랐더라도 위와 같은 박소의 송금 지시 행위가 대단히 이례적이고 비정상적인 조치여서 박소의 직무권한 내에서 적법하게 행하여진 것이 아님을 알고 있었거나 또는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더라면 박소의 위와 같은 송금 지시 행위가 직무권한 내에서 적법하게 행하여진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었음에도 이를 게을리함으로써 일반인에게 요구되는 주의의무에 현저히 위반한 채 모회사인 현대전자 대표이사의 지시라는 사실만으로 박소의 위와 같은 업무상 배임행위에 편승하여 위와 같이 송금을 하였다고 보이고, 공평의 관점에서 보더라도 박소의 송금 지시행위에 대하여 정몽헌을 비롯한 현대그룹 내 최고 경영층에서 결정한 사안이라는 사정만으로 아무런 이의 제기도 하지 않았고 소외 회사들 내부적으로도 구체적인 자금회수 대책이 전혀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사회 결의 등의 절차도 거치지 않은 채 ( 제1심 증인 정□□, 전□□, 당심 증인 이□□의 각 일부 증언 ) 박소의 위와 같은 업무상 배임행위에 편승한 소외 회사들을 구태여 보호할 필요가 없다고 봄이 상당하다. 그렇다면, 이와 같은 경우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소외 회사들로서는 피고에 대하여 민법 제35조 또는 민법 제756조에 따른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 .

따라서 박소의 송금 지시 행위가 소외 회사들에 대하여 불법행위가 되고 , 피고가 소외 회사들에 대하여 불법행위책임을 부담함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위 주장도 그 이유 없다 .

4.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주위적 및 예비적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바 이와 결론을 같이한 제1심 판결은 정당하고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

판사

재판장 판사 김수형

판사 유상재

판사 박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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