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2018고정2739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공중밀집장
소에서의추행)
피고인
A
검사
우옥영(기소), 임지수(공판)
변호인
변호사 김준희(국선)
판결선고
2020. 3. 4.
주문
피고인은 무죄
이유
1. 공소사실
피고인은 2018. 7. 31. 18:48경 서울 서초구 신반포로 188에 있는 지하철 9호선 고속터미널역에서 노량진역 방향으로 운행 중인 전동차 안에서 피해자 B(여, 23세)의 뒤에 밀착하여 서서 손등과 성기를 피해자의 엉덩이에 갖다 대는 방법으로 약 10분 동안 대중교통수단에서 피해자를 추행하였다.
2. 판단
이 사건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증거로는 C 소속 경찰관인 D의 법정진술, 동료경찰관 이 촬영한 동영상 및 캡처 사진이 있다. 그러나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위 증거만으로는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피해자를 추행하였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이 없을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볼 수 없다.
가. D은 법정에서 '피고인이 피해자의 뒤에 붙어 서 전동차에 탑승하였고, 전동차 내에서 피해자의 바로 뒤에 서서 한 몸처럼 붙어 있었으며, 피고인이 손등을 피해자의 엉덩이에 대고 있었다'고 진술하였다.
나. 그러나 D은 당시 피고인의 좌측 뒤에 약간 떨어져 있었고, 피고인과 D 사이에는 2~3명 정도가 있었으며, 그 자리에서는 피고인의 추행 장면을 보기는 힘들었다는 것이고, 따라서 '피고인이 손등을 피해자의 엉덩이에 대고 있었다'는 부분은 동료 경찰관으로부터 들은 내용이거나 추측한 진술일 가능성이 있다. 또한 피고인의 성기가 피해자의 엉덩이에 닿았다는 점은 D의 진술에 따르더라도 직접 본 것이 아니라 상체의 밀착정도에 비추어 당연히 접촉하였을 것이라는 내용으로 추측 진술에 불과하다다. 당시 촬영한 동영상에는 피고인이 피해자의 바로 뒤에 서서 전동차에 탑승하는 장면, 전동차 내에서 피고인이 피해자의 바로 뒤에 같은 방향으로 서 있으며, 두 사람의 상체가 상당히 밀착되어 있는 장면, 피고인이 왼쪽 팔을 아래로 내리고 있는 장면과 피고인과 피해자의 하체 부위가 활영되어 있기는 하다. 그러나 당시 전동차 내에는 매우 많은 사람들이 있어 다른 사람들도 상당히 밀착한 상태로 탑승하고 있었고, 위 동영상만으로 피고인의 손등이나 성기가 피해자의 엉덩이에 닿았다고 단정할 수 없다. 라. D은 법정에서 '피해자가 동작역에서 몸을 비틀고 뒤를 돌아보면서 싫은 내색을 했으며, 피하려면 피할 공간이 있었음에도 피고인은 계속 허리를 앞으로 내밀면서 피해 여성에 밀착하였다'고 진술하였고, 위 동영상에는 피해자가 뒤에 있는 피고인을 의식하고 돌아보는 것 같은 장면과 위치를 변경하는 장면이 촬영되어 있기는 하다. 그러나 이성과의 단순한 신체접촉도 불쾌감을 유발할 수 있고 이를 피하려는 행동을 할 수 있으므로, 접촉 경위, 접촉 부위와 정도 등에 대한 피해자의 구체적인 진술이 없는 이 사건에서 피해자가 피고인의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추행으로 인해 위와 같은 행위를 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다.
마. 또한 동영상에 따르면, 피고인이 신체접촉을 피하기 위해 자세나 위치를 변경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이나, 나아가 위 동영상이나 캡처 사진만으로 피고인이 피해자와의 신체접촉을 피할 공간이 있었음에도 피하지 않았다거나, 피고인이 고의로 허리를 앞으로 내밀어 피해자와 밀착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 단서에 따라 무죄판결의 요지를 공시하지 않는다.
판사
판사박영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