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2019고정274 개인정보보호법위반
피고인
A (66-1)
판결선고
2020. 11. 20.
주문
피고인을 벌금 6,000,000원에 처한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아니하는 경우 100,000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피고인을 노역장에 유치한다.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이유
범죄사실
피고인은 원주시 면 리 번지의 소유자이고, 고소인 B은 인근 토지인 같은 리 번지 토지 및 지상 주택의 소유자이다.
영상정보처리기기를 설치 운영함에 있어 설치 목적과 다른 목적으로 임의로 조작하거나 다른 곳을 비춰서는 아니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18. 10. 14.경부터 2019. 2. 27.경까지 피고인 소유 위 토지에 농작물 보호 등 범죄 예방을 목적으로 설치해 둔 영상정보처리기기인 CCTV의 방향을 조작하여 고소인의 주택 내부가 촬영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영상정보처리기기를 설치 목적과 달리 다른 곳을 비추게 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은 공소사실을 부인하나, 위 각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공소사실 기재 CCTV(이하 '이 사건 CCTV라고 한다)를 설치 목적과 다른 목적으로 다른 곳을 비추게 한 사실을 넉넉히 인정할 수 있다.
① 피고인은 2017. 10. 3. 12:00경 고소인 소유의 토지를 통행하는 과정에서 고소인 및 고소인의 부인과 다툼을 하였고, 같은 날 15:40경 이 사건 CCTV의 설치 방향을 피고인의 토지 방향에서 고소인의 주택 방향으로 돌렸다. 고소인은 위 다툼 당시 피고인이 “너희 평생 이사 가지 마라. 내가 죽을 때까지 여기서 괴롭힐 테니까 평생 이사 가지마라.”고 하였다고 증언하였고, 이 사건 CCTV의 방향이 사생활을 침해한다는 고소인의 항의에 대하여는, “법대로 해라. 내가 법 공부를 20년 했는데, 니가 할대로 해 봐라.”는 식으로 답했다고 증언하였다.
② 이 사건 CCTV는 고소인의 주택을 향하고 있는데, CCTV와 고소인의 주택 사이에는 철제 펜스를 경계로 피고인이 경작하는 과수나무나 농작물이 존재하지 않는다. 피고인은 펜스로 등산객이 넘나드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이 사건 CCTV를 설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나, 펜스의 높이나 주변 지형의 형태 등을 고려할 때 등산객이 위 펜스를 넘나들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③ 이 법원의 검증결과 및 검증 현장에서의 피고인의 주장을 모두 고려하더라도, 고소인의 주택 부분을 향하도록 설치된 이 사건 CCTV의 목적이 농작물 보호나 범죄 예방에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 이 사건 CCTV는 각도에 따라 고소인의 주택 창문, 난간 등을 비추는데, 실제 주택 내부가 선명하게 보이는지와 관계없이 고소인의 입장에서는 자신 소유의 주택을 향하는 CCTV의 존재만으로도 사생활 침해의 불편을 겪었을 것이 분명해 보인다.
④ 이 사건 CCTV는 당초 고소인의 주택 창문이 보일 정도의 각도로 설치되어 있었는데, 피고인은 이 사건 수사가 개시되자 2019. 2. 27.경 이 사건 CCTV의 각도를 아래로 향하게 하였다.]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 법조 및 형의 선택
개인정보 보호법 제72조 제1호, 제25조 제5항(벌금형 선택)
1. 노역장유치
1. 가납명령
양형의 이유
고소인이나 그 가족을 괴롭힐 의도로 이 사건 CCTV의 방향을 조작한 것으로 보이는바, 죄질 매우 불량하다. 고소인이나 그 가족이 피고인의 행위로 상당한 고통을 겪었을 것으로 보인다. 증거관계 명확함에도 범행 부인하는 등 반성하지 않고 있다.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가족관계, 환경 등 이 사건 공판과정에 나타난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피고인에 대하여 약식명령에서 정한 형보다 무거운 주문과 같은 형을 선고한다.
판사
판사 이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