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예금계약이 진의아닌 의사표시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본 사례
판결요지
많은 재산을 상속받아 단자회사에서 기업어음을 매입하는 등의 방법으로 재산을 증식하여 왔고, 이 사건 거래에 있어서도 예금할 돈을 가명을 사용하여 여러 구좌로 나누어 거래하는등 금융거래에 전혀 문외한은 아니라고 보여지는 자로서는 이 사건 예금거래에 있어서 정상적인 예금거래와는 달리 왜 은행의 예금이자 이외에 별도의 이자가 선지급되는 것인가, 그들은 누가 어떠한 이유로 사채중개인을 통하여 지급하는가, 왜 하필 피고은행의 특정지점에서 그것도 정기예금중에서 이률이 가장 낮은 3개월 만기의 정기예금으로 거래하여야 하는가, 왜 수기식 통장이 교부되는가 하는 점등 거래의 방식이나 내용에 대하여 약간의 의심이라도 가지고 캐어 물어 보았더라면 위 은행원의 진의를 충분히 알 수 있었을 것임에도 위와 같은 의문점을 덮어 두고 이를 물어 보지 아니한 과실로 위 은행원의 진의를 알지 못하였다면 결국 위 예금계약은 비진의 의식표시에 기한 것으로서 무효이다.
참조조문
원고
원고
피고
주식회사 한국상업은행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돈 470,000,000원 및 그중 돈 270,000,000원에 대하여는 1983. 7. 25.부터 돈 200,000,000원에 대하여는 같은해 6. 23.부터 각 이 사건 소장이 송달된 날까지는 연 7푼 6리의, 그 다음날부터 다갚는 날까지는 연 2할 5푼의 각 비율에 따른 돈을 지급하라.
소송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라는 판결 및 가집행의 선고
이유
1. 성립에 다툼이 없는 갑 제1 내지 7호증의 각 1(각 정기예금 통장표지), 각 2(각 정기예금 통장내용), 인영의 성립에 다툼이 없으므로 문서전체의 진정성립이 추정되는 갑 제1 내지 7호증의 각 3(각 정기예금통장 내용), 원본의 존재와 성립에 다툼이 없는 을 제3호증의 7(판결사본)의 기재와 변론의 전취지에 의하여 진정성립이 인정되는 갑 제1 내지 7호증의 각 4, 6(각 정기예금통장 내용)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모아보면 원고가 별지일람표 예금일자란 기재 각 일자에 피고은행의 거래시간내에 피고은행 혜화동지점의 정기예금 담당창구에서 같은 일람표 예금명의란 기재와 같은 각 명의로 같은 일람표 예금액란 기재의 각 금액에 대하여 기간은 3개월, 이율은 연 7푼 6리로 된 정기예금을 신청하면서 같은 일람표 예금액란 기재의 각 돈을 위 창구에 교부하고, 이를 확인한 위 창구직원으로부터 피고은행에서 통상 사용하는 양식의 정기예금통장에 각 그 금액이 예금된 것으로 기재된 통장들[다만 같은 일람표 순번(2), (3)과 순번(4), (5)의 예금에 대하여는 각기 1개의 통장이 이용되었고, 각 그 통장번호는 같은 일람표 통장번호란 기재와 같다]을 교부받은 사실, 그후 원고는 각 그 정기예금의 만기무렵 위 창구로부터 이자소득세 등의 세금을 공제한 각 만기까지의 이자만을 지급받고 각 그 정기예금의 만기를 3개월씩 연장하여 각 그 최종만기가 같은 일람표 최종만기란 기재와 같이 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달리 위 인정을 뒤집을 증거가 없다.
2. 이에 원고는 피고와 사이에 위 각 예금계약이 유효하게 성립되었음을 전제로 하여 피고에 대하여 위 예금 합계 돈 470,000,000원 및 그 중 별지일람표 순번 (1) 내지 (5)의 각 예금에 대하여는 각 그 최종이자 수령일 다음날인 1983. 7. 25.부터 같은 일람표 순번 (6) 내지 (9)의 각 예금에 대하여는 각 그 최종이자 수령일 다음날인 1983. 7. 25.부터 같은 일람표 순번 (6) 내지 (9)의 각 예금에 대하여는 각 그 최종이자 수령일 다음날인 같은해 6. 23.부터 각 이 사건 소장이 송달된 날까지는 약정이율인 연 7푼 6리의 비율에 따른 약정이자의, 그 다음날부터는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등에 관한 특례법에 정한 이율인 연 2할 5푼의 비율에 따른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한다고 주장하고, 이에 대하여 피고는, 피고은행, 혜화동지점의 대리인 소외 1이 소외 회사등 21개 업체를 그 산하에 두고 있는 (명칭 생략)그룹의 회장인 소외 2로부터 (명칭 생략)그룹에서 사용할 사채자금을 조달하여 달라는 부탁을 받고 사채중개인인 소외 3등의 협조로 은행예금의 형식을 빌어 사채자금을 모아 이를 소외 2에게 조달하여 주었는데, 원고의 이 사건 거래도 소외 1과 소외 3을 통한 거래이었는 바, 소외 1은 원고와 이사건 거래를 함에 있어서 형식적으로는 정기예금계약을 체결하는듯이 가장하였으나 실은 소외 2에 대한 사채를 제공받는 의사로서 이 사건 거래를 한 것이고, 또한 이 사건 거래에 있어서는 정상적인 예금이자 이외에 별도의 선이자가 수수된 점, 정상적인 예금거래에 있어서는 콤퓨터에 의하여 통장의 금액이 기재되는데도 이 사건 거래에는 수기로 금액이 기재된 통장이 작성되어 교부된 점, 원고가 사채중개인의 제의를 받고 그 주소지에서 멀리 떨어진 피고은행 혜화동지점과 이 사건 거래를 하게 된 점, 원고가 거래과정에서 소외 1이라는 특정인을 찾아서 “3개월짜리 통장식 정기예금하러 왔읍니다”라는 암호를 사용한 점, 원고가 그 어머니인 소외 4, 동생인 소외 5와 함께 거액을 장기간에 걸쳐 거래하면서 그 예금액을 여러구좌로 나누어 모두 가명으로 거래하였고 수기통장을 신고함에 있어서도 각기 그 내용이 다르게 신고한 점 등의 비정상적인 특징에 비추어 볼때 원고 또는 그의 대리인인 소외 3도 소외 1의 의사를 알아차리고 그와 통정하여 그에게 사채를 제공할 의사였고 형식상으로만 정기예금계약을 체결하는 듯이 은행창구를 통하여 돈을 교부하고 통장을 교부받은 것이므로 이 사건 각 예금계약은 통정한 허위표시로서 무효이며,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원고나 그의 대리인인 소외 3은 소외 1의 예금의 의사표시가 그의 진의가 아님을 알았거나 적어도 원고로서는 정상적인 은행거래가 아니라는 의심이 가므로 위와 같은 거래의 방식이나 내용에 대하여 캐어 물어 보았더라면 소외 1의 예금의 의사표시가 그의 진의가 아님을 알 수 있었을 것이므로 이 사건 각 예금계약은 진의아닌 의사표시로서 무효라고 주장하므로, 먼저 원고와 피고은행 사이의 예금계약이 유효하게 성립하였는가 하는 점에 관하여 살펴 보기로 한다.
앞서 든 증거들과 성립에 다툼이 없는 을 제1호증의 1, 2, 을 제5호증의 1 내지 4, 을 제6호증의 1, 2(각 신고서), 을 제7호증의 1(호적등본), 을 제7호증이 2(주민등록표등본), 을 제9호증의 2, 을 제10호증의 2(각 소장), 을 제11호증(서증제출증명원), 을 제12호증(증인신문조서등본), 원본의 존재와 성립에 다툼이 없는 을 제3호증의 2(공판조서사본), 을 제3호증의 7(판결사본), 을 제3호증의 3, 5, 을 제4호증의 3, 21, 23(각 소외 1의 자술서사본), 을 제4호증의 10, 11, 15(각 소외 1의 지술서 사본), 을 제4호증의 4( 소외 1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사본, 갑 제11호증의 2와 같다), 을 제4호증의 5(수사보고사본), 을 제4호증의 8( 소외 6에 대한 진술조서사본, 갑 제11호증의 4와 같다), 갑 제11호증의 3( 소외 7에 대한 진술조서사본), 원본의 존재에 관하여는 다툼이 없고 진정성립은 위 을 제4호증의 5, 갑 제11호증의 3의 기재와 변론의 전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을 제4호증의 6(비밀노트사본)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모아보면 소외 1은 1978. 1. 23.경부터 피고은행 혜화동지점의 대리로 근무하였는데 1979. 4월경 당좌거래를 통하여 알게 된 소외 2로부터 그의 사업체인 (명칭 생략)그룹에서 사용할 사채자금을 조달하여 달라는 부탁을 받고, 그 과정에서 자신에게 돌아올 이득금을 탐내어 사채자금을 예금의 형식으로 모집하여 조달하기로 마음먹고, 사채중개인들에게 사채를 은행의 예금의 형식으로 조성하여 주면 은행금리 이외에 별도의 이자(사채이자와 은행에서 예금만기시 지급되는 이자와의 차액)를 선지급하여 주겠다고 제의하여 이에 응한 사채중개인의 협조로 예금을 조성하여온 사실, 소외 1은 위 그룹의 사채를 조달함에 있어서 1979. 4월경부터 같은해 8월경까지는 보통예금을, 같은해 9월경부터 1982. 6월경까지는 통지예금을, 그 이후 1983. 7월말경까지는 정기예금을 각 이용하였으며, 사채중개인인 소외 8과는 1979. 4월경부터 같은해 8월경까지, 소외 3, 9와는 1979. 9월경부터 1983. 7월말까지, 소외 10(성명이 확실하지 아니하다)과는 1982. 6월경부터 1983. 7월말경까지 각 거래한 사실, 소외 1은 소외 3과는 매일 은행 출근전에 당일의 신규 가입분, 해약분 및 소요자금에 대한 정보교환을 하고 퇴근 후에는 당일분의 별도의 이자를 결산하여 전달하는등 조직적인 연락체제를 갖추어 자금을 조달하였는데, 정기예금을 이용하는 경우 소외 3, 9, 10이나 그들 아래의 사채중개인들로부터 피고은행 혜화동지점에 가서 만기 3개월의 정기예금을 하면 은행금리 이외에 별도의 이자를 더 지급하여 주겠다는 제의를 받은 예금주들이 피고은행 혜화동지점에 와서 정기예금 창구에 돈을 제시하면, 그 예금주가 사채중개인의 소개로 온 것임을 알아차린(이때 예금주들이 “3개월짜리 통장식 정기예금하러 왔읍니다”라는 암호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소외 1이나 그의 지시를 받은 그 창구직원인 소외 7 또는 소외 6(1983. 5. 10.경 이전은 소외 7이고 그 이후는 소외 6이다)이 정기예금에는 주로 예금증서가 교부되는데도 증서를 교부하지 아니하고 금액란을 수기(일반적인 예금의 경우 통장의 금액은 컴퓨터 단말기로 처리된다)로 작성한 예금통장을 예금주에게 교부하고, 예금주는 교부받은 위 수기식 통장을 사채중개인에게 제시하여 그들 사이에 약정된 별도의 이자를 지급받는 사실, 한편 소외 1은 위와 같은 방법으로 조성된 예금을 창구에서 그대로 빼돌려 착복하거나, 예금주가 작성하고 인감을 날인하여 제출한 거래신청서의 금액란에는 돈 1,000,000원만 기재하여 자신의 돈 1,000,000원과 함께 비망록으로 사용하는 자신의 통장을 기장계로 넘겨 그 통장에 여러 구좌를 연속적으로 처리하는 방법으로 입금처리하되 예금주 명의로 된 별도의 거래신청서 1매를 따로 만들어 예금주로부터 교부받은 돈을 정상 입금처리하면서 예금주의 실인감이 아닌 자기가 임의로 조각한 도장을 사용하여 언제든지 인출할 수 있는 상태에 두어 착복하거나 또는 예금주로부터 받은 돈을 정상예금한 후 피고은행을 위하여 이를 관리 보관하면서 거래원장을 취소시키고 즉시 인출하거나, 신규 예금시나 이자지급청구시 거래신청서 또는 이자전표에 자기가 인감을 대신 찍어주면서 예금주 몰래 백지의 예금지급청구서에 재빨리 예금주의 도장을 찍어 두었다가 자금이 필요할 때 그 예금지급청구서를 사용하여 필요한 금액을 수시로 인출 착복하여, 그 중 일부는 자신의 몫으로 떼고, 일부는 그와 사채중개인 사이에 미리 약정한 이율인 월 1.5퍼센트의 비율에 따른 별도의 이자 및 예금만기시에 지급되는 이자의 지급에 사용하고, 나머지는 소외 2에게 어음결제금액 및 사업자금으로 직접 교부하여 주거나 그룹계열회사가 개설한 당좌 또는 보통예금구좌에 입금하는 데 사용한 사실, 소외 3등 사채중개인들은 소외 1로부터 그날 예금된 총액에 대한 미리 합의된 위 월 1.5퍼센트의 비율에 따른 돈을 지급받아 그 중 그들의 몫(소위 수수료 또는 구전)을 떼고 나머지를 예금주에게 별도의 이자조로 지급한 사실(이 과정에서 몇 단계의 사채중개인을 거치는 경우가 있다), 원고는 소외 11주식회사의 상무이사로 근무하면서 그의 어머니인 소외 4, 동생인 소외 5와 더불어 증권회사 사장이었던 아버지 망 소외 12로부터 많은 재산을 상속받아 단자회사에서 기업어음을 매입하는등의 방법으로 그 재산을 증식하여 오다가 소외 3 계열의 성명불상의 사채중개인으로부터 피고은행 혜화동지점에 3개월 만기의 정기예금을 하면 은행이자외에 별도의 이자를 선지급하여 주겠다는 제의를 받고 그의 주소지인 서울 강남구 (상세주소 생략) 이나 근무처인 서울 중구 (이하 생략)에서 비교적 멀리 떨어진 피고은행 혜화동지점에 이 사건 각 정기예금을 하게 되었는데, 각 그 예금시에 창구로부터 예금액이 볼펜으로 기재된 수기식 통장을 각 교부받았고, 각 그 예금시와 예금기간 연장시마다 그 수기식 통자을 위 성명불상의 사채중개인에게 보이고 그로부터 별도의 이자를 선지급받은 사실, 원고의 이 사건 각 예금은 소외 1에 의하여 그가 비망록으로 사용하는 연속기재 통장에 각 돈 1,000,000원만 입금된 것으로 처리되고 소외 1이 임의로 조각한 도장에 의한 별도의 각 예금주 명의의 거래신청서가 만들어져 전액 입금되는 방법으로 착복된 사실, 원고는 이 사건 각 거래를 함에 있어 같은날 예금하는 경우에도 모두 서로 다른 가명을 사용하고 그 예금액도 주로 돈 50,000,000원 단위로 나누어 거래하였으며, 원고의 어머니인 소외 4도 합계 돈 900,000,000원을 피고은행 혜화동지점에 예금하면서 모두 서로 다른 16명의 가명을 사용하여 그 예금액도 각 돈 50,000,000원씩 나누어 거래하였고, 원고의 동생인 소외 5도 1982. 7. 24. 한꺼번에 합계 돈 400,000,000원을 피고은행 혜화동지점에 예금하면서 모두 서로 다른 4명의 가명을 사용하여 그 예금액도 각 돈 100,000,000원(50,00,000원씩 두구좌로 한통장으로 거래하였다)씩 나누어 거래한 사실, 한편 세칭 “ (명칭 생략)그룹사건”의 전모가 세상에 밝혀진 후 피고은행에 수기식 통장거래를 신고함에 있어, 원고는 별지 일람표 순번(6) 내지 (9)의 각 예금에 대하여는 1983. 8. 25.에 신고를 하면서 피고은행 혜화동지점앞 제과점에서 처음 만난 “이씨”의 중개로 거래하였고, 예금액 50,000,000원짜리 1구좌에 대하여 3개월마다 돈 250,000원씩의 별도의 이자를 지급받았다고 신고하였고, 같은 일람표 순번(1) 내지 (5)의 각 예금에 대하여는 같은해 8. 29.에 신고를 하면서 같은지점 근처 풍년제과에서 4-5년전 알던 “이씨”의 중개로 거래하였고 예금액 50,000,000원짜리 1구좌에 대하여 3개월마다 돈 400,000원씩의 별도의 이자를 지급받았다고 신고하였으며, 소외 4는 같은해 8. 29.에 신고를 하면서 명동빵집에서 “김씨”의 중개로 거래하였고 예금액 50,000,000원짜리 1구좌에 대하여 3개월마다 돈 350,000원씩의 별도의 이자를 지급받았다고 신고하였고, 소외 5는 같은해 8. 29.에 신고를 하면서 “곽씨”의 중개로 거래하였고 예금액 50,000,000원짜리 1구좌에 대하여 3개월마다 돈 400,000원씩을 별도의 이자로 지급받았다고 신고함으로써 원고의 2차례에 걸친 신고내용이 서로 틀리고, 소외 4, 5의 신고내용과도 서로 틀리게 신고되어 있는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고, 달리 위 인정을 뒤집을 증거가 없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소외 1로서는 이 사건 각 거래당시 실제로는 소외 2에 대한 사채를 제공받는 의사로 돈을 교부받으면서도 형식상으로는 정기예금계약을 체결하는 듯이 가장하였고, 또한 예금계약을 체결할 의사로 원고로부터 돈을 교부받은 것이 아니므로 그 예금의 의사표시는 그의 진의가 아니라고 할 것인바, 먼저 소외 3이 원고의 대리인이라는 점에 관하여는 위 을 제3호증의 2, 을 제4호증의 4의 각 기재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 다음으로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원고가 소외 1의 의사를 알아차리고 그와 통정하여 사채거래를 하면서 허위로 예금계약의 형식을 빌었다거나 또한 소외 1의 예금의 의사표시가 그의 진의가 아님을 알았다고 단정할 수는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나, 한편 위에서 인정한 바와 같이 원고가 사채중개인의 권유를 받아 그 주소지 및 근무처로부터 비교적 멀리 떨어진 피고은행 혜화동지점에 이 사건 거래를 하면서 같은 지점으로부터 수기식 통장을 교부받고, 이를 사채중개인에게 보이고 그로부터 정상적인 은행이자 이외에 많은 별도의 이자를 여러번에 걸쳐 선지급받아온 점, 원고, 소외 4, 5 3모자가 한결같이 서로 다른 가명을 사용하고 그 예금액도 나누어 여러개의 구좌로 적어도 1년이 넘는 기간동안 거래하였고, 각 그 예금거래액이 모두 거액이었으며, 또한 위 3모자가 피고은행에 수기식 통장거래를 신고함에 있어서 사채중개인을 서로 다르게 성씨만을 표시하고, 또 수령한 별도의 이자를 터무니 없이 적은 액수로 [ 소외 1이 이 사건 예금거래와 관련하여 소외 3에게 지급한 별도의 이자는 예금액 50,000,000원짜리 1구좌당 돈 2,250,000원(50,000,000×(1.5/100)×3)이다], 그것도 각자가 서로 틀리게 신고한 점 등의 비정상적인 사정이 있고 보면, 비록 이 사건 각 거래가 정상적인 피고은행의 거래시간과 장소에서 이루어졌고, 피고은행에서 통상 사용하는 양식의 정기예금통장이 교부되었으며, 원고가 위 각 예금의 만기시마다 피고은행 혜화동지점의 창구직원으로부터 은행이자에서 이자소득세등의 세금을 공제한 나머지 금액을 수령하는등 정상적인 은행거래와 유사한 외관이 있다고 하더라도, 많은 재산을 증식하여 왔고, 이 사건 거래에 있어서도 예금할 돈을 가명을 사용하여 여러구좌로 나누어 거래하는등 금융거래에 전혀 문외한은 아니라고 보여지는 원고로서는 이 사건 예금거래에 있어서 정상적인 예금거래와는 달리 왜 은행의 예금이자 이외에 별도의 이자가 선지급되는 것인가, 그 돈은 누가 어떠한 이유로 위 사채중 개인을 통하여 지급하는가, 왜 하필 피고은행 혜화동지점에 그것도 정기예금중에서 이율이 가장 낮은 3개월 만기의 정기예금으로 거래하여야 하는가, 왜 수기식 통장이 교부되는가 하는 점등에 대하여 약간의 의심이라도 가지고 예금을 권유한 사채중개인이나 피고은행에 대하여 위 거래의 방식이나 내용에 관하여 캐어 물어 보았더라면 소외 1의 진의를 충분히 알 수 있었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위 별도의 이자를 받으려는 욕심과 피고은행으로부터 예금통장을 교부받았으니 별일이 없을 것이라는 안이한 생각에서 이 사건 거래에서 나타난 위와 같은 의문점을 애써 덮어두고 이를 캐어 물어보지 아니한 과실로 소외 1의 진의를 알지 못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결국 원고가 주장하는 이 사건 각 예금계약은 민법 제107조 제1항 의 진의아닌 의사표시에 기한 것으로서 무효라고 할 것이다.
3. 그렇다면 이 사건 각 예금계약이 유효하게 성립되었음을 전제로 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없이 이유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고, 소송비용의 부담에 관하여는 민사소송법 제89조 를 적용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