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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5.12.23.선고 2015다230136 판결
구상금
사건

2015다230136 구상금

원고상고인

삼성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

피고피상고인

1. A

2. B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5. 7. 10. 선고 2014나48445 판결

판결선고

2015. 12. 23.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채택 증거에 의하여 피고 B이 건설기계인 천공기를 운전하여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천공작업을 하면서 천공을 위한 세부조정 작업을 진행하던 중 연약지반과 그 상단에 깔아놓은 철판이 50cm 정도 침하되어 무너져 내리면서 천공기가 담장 쪽으로 전도되는 사고가 발생하여 인적·물적 손해를 입힌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공사 시공자인 주식회사 건도와 토공사 하수급자인 봉명토 건은 천공작업 전날 이 사건 공사현장의 지반에서 건축폐기물을 파낸 후 되메우기를 하고 지반 다지기 작업을 하였던 점, 통상 연약지반인지 여부는 평판재하시험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으로 천공기의 60톤 무게와 전날 내린 비 때문에 형성된 연약지반이 만나면서 갑자기 침하된 이 사안의 경우 천공기 운전사인 피고 B이 육안 또는 발로 지반을 확인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침하 가능성을 예견하여 사고를 방지할 수 있었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사고는 불가항력적인 것이거나 시공자와 하수급자의 책임 영역에서 발생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므로, 이 사건 사고가 피고 B의 과실로 발생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는 이유로 원고의 구상금 청구를 기각하였다.

2. 그러나 이러한 원심의 판단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기록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1) 피고 B은 이 사건 사고 전날 위 시공자와 하수급자가 공사현장의 지반에서 건축폐기물을 파낸 후 되메우기 작업을 한 사실과 전날 밤부터 많은 비가 내린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2) 피고 B은 위 형사사건의 조사 과정에서 위와 같은 지반 매립과 우천 등 위험요. 소가 있었음에도 지반이 침하될 가능성을 세밀히 관찰 · 점검하지 못하고 그대로 그 위에 철판을 깔고 천공기를 운행한 것은 자신의 잘못이라고 인정하였다.

(3) 원심의 사단법인 한국지반공학회에 대한 사실조회결과에 따르면, 사고현장과 같이 일부를 토사로 매립한 특수한 지반조건에서는 경험적인 판단이 어렵고 평판재하시험 등을 통하여 확인할 수 있겠지만, 그러한 토사 매립의 특수한 사정을 천공기 조종사가 인지하고 있었다면 이를 감안하여 경험적으로 매립지반의 상태를 작업 전에 확인해 볼 필요가 있고, 그 위치를 감안하여 전도사고의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천공기 거치작업 등을 하여야 한다.

(4) 피고 B은 보조기사인 X와 함께 자신들의 장비로 직접 철판을 천공기가 이동할 위치 부근으로 옮겨 놓았고, 이 사건 천공기가 전도된 지점은 공사현장의 가장자리 부분이자 미리 깔아놓은 철판의 가장자리 부분이었으며, 피고 B이 천공기의 상단 부분을 회전시키는 중에 갑자기 무게 중심을 잃고 전도되었다. 위 사실관계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이 사건 사고 당시의 정황과 사고 경위 등에 의하면, 피고 B으로서는 사고 전날 지반 매립 공사가 있었고 비도 많이 내렸으므로 천공작업에 앞서 작업할 부분의 지반이 견고한지 여부를 다양한 방법으로 세밀하게 점검하고일 작업에 충분할 정도로 견고하지 않다고 판단되면 시공자 등의 협조를 얻어 지반을 다진 후에 작업을 하였어야 할 뿐 아니라, 작업위치에 철판을 수평을 유지한 채 바르게 놓고 그 철판 위에서 천공기의 무게중심을 바로잡은 상태에서 천공의 위치조정 및 천공작업을 진행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제대로 하지 않는 등 사고방지를 위한 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은 과실이 이 사건 사고 발생의 한 원인이 되었다고 볼 여지가 크다고 할 것이다.

3. 그럼에도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피고 B에게 이 사건 사고 발생과 관련하여 아무런 과실이 없다고 인정한 원심의 판단에는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 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불법행위 손해배상책임에서의 과실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재판장대법관이인복

대법관고영한

주심대법관김소영

대법관이기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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