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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9. 9. 24. 선고 2009다37831 판결
[지분이전등기등말소][공2009하,1747]
판시사항

[1] 등기명의인이 아닌 제3자가 개입된 처분행위에 의하여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진 경우, 등기의 추정력을 번복하기 위하여 필요한 증명사실 및 증명책임자

[2] 작성명의인의 인장이 날인된 문서에 관하여 다른 사람이 날인한 사실이 밝혀진 경우, 문서의 진정성립이 인정되기 위하여 필요한 증명사실 및 증명책임자

[3] 무권대리행위나 무효행위를 묵시적으로 추인하였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방법

[4] 민법 제555조 의 ‘서면에 의한 증여’의 의미

[5] 증여자의 의사에 기하지 아니한 원인무효의 등기가 마쳐진 경우, 서면에 의하지 아니한 증여자의 증여계약의 해제에 대해 수증자가 실체관계에 부합한다는 주장으로 대항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6] 민법 제555조 에서 말하는 ‘증여계약의 해제’의 법적 성질(=철회) 및 제척기간의 적용 여부(소극)

[7] 갑과 을이 토지를 병 교회의 신축 건물 부지로 제공하면서 이를 증여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하였음에도 약속과 달리 그 소유권을 병 교회로 넘기지 않고 있던 중, 병 교회가 을의 도움을 받아 갑이 보관하고 있던 토지의 등기필증에 갈음하여 갑 본인 확인서면, 갑과 병 교회 사이의 증여계약서 및 같은 취지의 교회 이사회결의서를 작성, 제출하여 병 교회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사안에서, 갑이 을의 증여분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자신의 증여분에 한하여 사정변화를 이유로 위 증여계약을 해제하는 것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소유권이전등기가 전 등기명의인의 직접적인 처분행위에 의한 것이 아니라 제3자가 그 처분행위에 개입된 경우 현 등기명의인이 그 제3자가 전 등기명의인의 대리인이라고 주장하더라도 현 소유명의인의 등기가 적법히 이루어진 것으로 추정되므로, 그 등기가 원인무효임을 이유로 그 말소를 청구하는 전 소유명의인으로서는 반대사실, 즉 그 제3자에게 전 소유명의인을 대리할 권한이 없었다든가 또는 제3자가 전 소유명의인의 등기서류를 위조하는 등 등기절차가 적법하게 진행되지 아니한 것으로 의심할 만한 사정이 있다는 등의 무효사실에 대한 증명책임을 진다.

[2] 문서에 날인된 작성명의인의 인영이 그의 인장에 의하여 현출된 것이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인영의 진정성립, 즉 날인행위가 작성명의인의 의사에 기한 것임이 사실상 추정되고, 일단 인영의 진정성립이 추정되면 그 문서 전체의 진정성립이 추정되나, 위와 같은 사실상 추정은 날인행위가 작성명의인 이외의 자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임이 밝혀진 경우에는 깨어지는 것이므로, 문서제출자는 그 날인행위가 작성명의인으로부터 위임받은 정당한 권원에 의한 것이라는 사실까지 증명할 책임이 있다.

[3] 무권대리행위나 무효행위의 추인은 무권대리행위 등이 있음을 알고 그 행위의 효과를 자기에게 귀속시키도록 하는 단독행위로서 그 의사표시의 방법에 관하여 일정한 방식이 요구되는 것이 아니므로 명시적이든 묵시적이든 묻지 않는다 할 것이지만, 묵시적 추인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본인이 그 행위로 처하게 된 법적 지위를 충분히 이해하고 그럼에도 진의에 기하여 그 행위의 결과가 자기에게 귀속된다는 것을 승인한 것으로 볼 만한 사정이 있어야 할 것이므로 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관계되는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신중하게 하여야 할 것이다.

[4] 민법 제555조 에서 서면에 의한 증여에 한하여 증여자의 해제권을 제한하고 있는 입법취지는 증여자가 경솔하게 증여하는 것을 방지함과 동시에 증여자의 의사를 명확히 하여 후일에 분쟁이 생기는 것을 피하려는 데 있다 할 것인바, 비록 서면의 문언 자체는 증여계약서로 되어 있지 않더라도 그 서면의 작성에 이르게 된 경위를 아울러 고려할 때 그 서면이 바로 증여의사를 표시한 서면이라고 인정되면 위 서면에 해당하고, 나아가 증여 당시가 아닌 그 이후에 작성된 서면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볼 수 있다 할 것이나, 이러한 서면에 의한 증여란 증여계약 당사자 사이에 있어서 증여자가 자기의 재산을 상대방에게 준다는 취지의 증여의사가 문서를 통하여 확실히 알 수 있는 정도로 서면에 나타난 것을 말하는 것으로, 이는 수증자에 대하여 서면으로 표시되어야 한다.

[5] 서면에 의하지 아니한 증여의 경우에도 그 이행을 완료한 경우에는 해제로서 수증자에게 대항할 수 없다 할 것인바, 토지에 대한 증여는 증여자의 의사에 기하여 그 소유권이전등기에 필요한 서류가 제공되고 수증자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됨으로써 이행이 완료되는 것이므로, 증여자가 그러한 이행 후 증여계약을 해제하였다고 하더라도 증여계약이나 그에 의한 소유권이전등기의 효력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 할 것이지만, 이와는 달리 증여자의 의사에 기하지 아니한 원인무효의 등기가 경료된 경우에는 증여계약의 적법한 이행이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서면에 의하지 아니한 증여자의 증여계약의 해제에 대해 수증자가 실체관계에 부합한다는 주장으로 대항할 수 없다.

[6] 민법 제555조 에서 말하는 증여계약의 해제는 민법 제543조 이하에서 규정한 본래 의미의 해제와는 달리 형성권의 제척기간의 적용을 받지 않는 특수한 철회로서, 10년이 경과한 후에 이루어졌다 하더라도 원칙적으로 적법하다.

[7] 갑과 을이 A 토지를 병 교회의 신축 건물 부지로 제공하면서 이를 증여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하였음에도 약속과 달리 그 소유권을 병 교회로 넘기지 않고 있던 중 병 교회가 을의 도움을 받아 갑이 보관하고 있던 A 토지의 등기필증에 갈음하여 갑 본인 확인서면, 갑과 병 교회 사이의 증여계약서 및 같은 취지의 교회 이사회결의서를 작성, 제출하여 병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한 사안에서, 토지증여자 가운데 을의 증여분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갑이 자신의 증여분에 한하여 사정변화를 이유로 위 증여계약을 해제하는 것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한 사례.

참조판례
원고, 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대륙아주 담당변호사 이재구외 1인)

피고, 상고인

피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한승 담당변호사 송기홍외 3인)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나서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 및 준비서면의 기재는 상고이유서를 보충하는 범위 안에서)를 본다.

1. 상고이유 제1, 2점에 대하여

가. 소유권이전등기가 전 등기명의인의 직접적인 처분행위에 의한 것이 아니라 제3자가 그 처분행위에 개입된 경우 현 등기명의인이 그 제3자가 전 등기명의인의 대리인이라고 주장하더라도 현 소유명의인의 등기가 적법히 이루어진 것으로 추정되므로, 그 등기가 원인무효임을 이유로 그 말소를 청구하는 전 소유명의인으로서는 반대사실, 즉 그 제3자에게 전 소유명의인을 대리할 권한이 없었다든가 또는 제3자가 전 소유명의인의 등기서류를 위조하는 등 등기절차가 적법하게 진행되지 아니한 것으로 의심할 만한 사정이 있다는 등의 무효사실에 대한 증명책임을 진다 ( 대법원 1997. 4. 8. 선고 97다416 판결 , 대법원 2003. 1. 24. 선고 2002다27811 판결 , 대법원 2003. 2. 28. 선고 2002다46256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를 위와 같은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채택증거를 종합하여, 피고 교회의 최초 설립자이자 그 장로직에 있던 원고와 원고의 처 소외인이 이 사건 토지를 피고 교회의 신축 건물 부지로 제공하면서 이를 증여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하였음에도 약속과 달리 그 소유권을 피고에게 넘기지 않고 있던 중 피고가 피고에게 협조적인 소외인의 도움을 받아 원고가 보관하고 있던 이 사건 토지의 등기필증에 갈음하여 원고 본인 확인서면, 원고와 피고 사이의 증여계약서 및 같은 취지의 교회 이사회결의서를 작성, 제출하여 피고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함에 있어서 위 각 서류상 원고의 무인 및 서명 부분을 사실과 달리 허위로 작성한 사실이 인정되고, 위 인정사실에다가 원고가 그처럼 비정상적인 방법으로 이 사건 토지를 피고에게 급히 넘겨주어야 할 별다른 이유가 없는 등 그 판시 각 사정들에 비추어, 이 사건 토지 중 그 소유권이전등기의 효력에 다툼이 없는 소외인 소유의 1/2 지분을 제외한 나머지 1/2 지분에 관한 피고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는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것일 뿐 아니라 전 소유자인 원고의 진정한 의사에 부합하지 않는 것이어서 무효의 등기라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다고 수긍할 수 있다.

나. 문서에 날인된 작성명의인의 인영이 그의 인장에 의하여 현출된 것이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인영의 진정성립, 즉 날인행위가 작성명의인의 의사에 기한 것임이 사실상 추정되고, 일단 인영의 진정성립이 추정되면 그 문서 전체의 진정성립이 추정되나, 위와 같은 사실상 추정은 날인행위가 작성명의인 이외의 자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임이 밝혀진 경우에는 깨어지는 것이므로, 문서제출자는 그 날인행위가 작성명의인으로부터 위임받은 정당한 권원에 의한 것이라는 사실까지 증명할 책임이 있다 할 것인바( 대법원 2003. 4. 8. 선고 2002다69686 판결 등 참조), 위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 명의의 이 사건 소유권이전등기를 함에 있어 그 등기필증에 갈음하여 작성, 제출된 원고 본인 확인서면과 증여계약서 및 이사회결의서에 기입된 원고 명의의 무인과 서명이 모두 원고의 것이 아님이 밝혀진 이상 비록 위 증여계약서 및 이사회결의서상 원고 명의의 인영의 동일성 여부에 대해서는 다툼이 없다 하더라도 위 각 서류는 모두 원고 이외의 자에 의하여 작성된 것으로 볼 수 있고, 나아가 위 등기의무자 본인 확인서면이 소유권이전등기절차에 있어 지니는 중요성에 비추어 그 작성권한의 위임 기타 원고의 의사에 기하여 작성된 것이라고 볼 수도 없다 할 것이니, 위 각 문서의 진정성립을 전제로 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없다.

다.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가 소외인에게 이 사건 토지 중 원고 지분의 소유권이전에 관한 대리권 또는 재산의 관리처분권을 부여한 사실이 있다거나 소외인의 일상가사대리권 중에 그와 같은 권한이 들어 있다고 볼 수 없고, 나아가 피고가 소외인에게 그와 같은 권한이 있다고 믿을 만한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볼 수도 없다고 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고 수긍할 수 있으며, 또한 상고이유에서 들고 있는 사정들만으로는 소외인이 위 대리권 등을 가진다고 하는 피고의 주장에 대하여 원고가 이를 자백한 것으로 볼 수도 없으므로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도 이유 없다.

라. 무권대리행위나 무효행위의 추인은 무권대리행위 등이 있음을 알고 그 행위의 효과를 자기에게 귀속시키도록 하는 단독행위로서 그 의사표시의 방법에 관하여 일정한 방식이 요구되는 것이 아니므로 명시적이든 묵시적이든 묻지 않는다 할 것이지만 ( 대법원 2002. 12. 10. 선고 2002다36488 판결 등 참조), 묵시적 추인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본인이 그 행위로 처하게 된 법적 지위를 충분히 이해하고 그럼에도 진의에 기하여 그 행위의 결과가 자기에게 귀속된다는 것을 승인한 것으로 볼 만한 사정이 있어야 할 것이므로 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관계되는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신중하게 하여야 할 것 인바( 대법원 2002. 10. 11. 선고 2001다59217 판결 등 참조),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 명의의 이 사건 무효의 소유권이전등기 혹은 그에 관한 소외인의 무권대리행위를 원고가 추인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한 원심의 판단도 정당하다고 수긍할 수 있다.

위에서 살펴본 이 부분 각 원심판결에는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처분문서의 증명력, 자백의 구속력, 문서위조의 의미, 증명책임의 소재, 대리권 및 표현대리, 무효행위나 무권대리행위의 추인 등에 관한 각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이 부분 상고이유 중 나머지 주장의 취지는 결국 사실심인 원심의 전권사항에 속하는 증거의 취사선택이나 사실의 인정에 잘못이 있다거나 원심이 인정한 사실과 다른 사실을 전제로 원심 판단에 법리오해 혹은 심리미진의 위법이 있다는 것에 불과하여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하거나 원심판결의 결론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일부 지엽적인 사정에 관한 주장에 불과하여 이유 없다.

2.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민법 제555조 에서 서면에 의한 증여에 한하여 증여자의 해제권을 제한하고 있는 입법취지는 증여자가 경솔하게 증여하는 것을 방지함과 동시에 증여자의 의사를 명확히 하여 후일에 분쟁이 생기는 것을 피하려는 데 있다 할 것인바 ( 대법원 1988. 9. 27. 선고 86다카2634 판결 등 참조), 비록 서면의 문언 자체는 증여계약서로 되어 있지 않더라도 그 서면의 작성에 이르게 된 경위를 아울러 고려할 때 그 서면이 바로 증여의사를 표시한 서면이라고 인정되면 위 서면에 해당하고, 나아가 증여 당시가 아닌 그 이후에 작성된 서면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볼 수 있다 할 것이나 ( 대법원 1989. 5. 9. 선고 88다카2271 판결 등 참조), 이러한 서면에 의한 증여란 증여계약 당사자 사이에 있어서 증여자가 자기의 재산을 상대방에게 준다는 취지의 증여의사가 문서를 통하여 확실히 알 수 있는 정도로 서면에 나타난 것을 말하는 것으로, 이는 수증자에 대하여 서면으로 표시되어야 한다 ( 대법원 1996. 3. 8. 선고 95다54006 판결 , 대법원 1998. 9. 25. 선고 98다22543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를 위와 같은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가 원고의 이 사건 증여가 서면에 의하여 이루어진 근거로서 들고 있는 을 제1호증, 을제2호증의 1, 2, 을제13호증 등은 비록 회장인 담임목사와 서기인 원고 2인이 참석한 피고 교회의 당회의에서 이 사건 토지를 피고 교회 측으로 이전하는 것을 결의하는 내용으로 되어 있기는 하지만, 그 서류의 형식상 어디까지나 피고 교회의 예배 혹은 회의의 경과나 참석자 총원의 결의사항을 기록한 서류에 담임목사와 원고가 피고 교회의 회장 및 서기 자격으로 서명날인한 것이 분명할 뿐만 아니라, 그 결의사항을 전체적으로 보더라도 원고가 증여의 약속에도 불구하고 소유권이전등기에 필요한 원인서면(증여서면) 등을 제공하지 아니하여 등기절차가 이루어지지 아니하고 있음을 전제로 누차에 걸쳐 원고에게 그 이행을 촉구하고 원고가 그 증여의 약속을 확인하는 취지의 결의로 볼 수 있는 점, 이 사건 증여 직전에 원고가 서울신학대학교에 토지를 증여한 적이 있는데, 그때에는 정식으로 원고 명의의 증여계약서가 작성된 바가 있으므로 이러한 증여계약서 방식에 의한 종교단체 기부행위가 이례적이거나 어려운 일이라고 할 수도 없는 점, 종교단체에 대한 기부행위는 통상 반대급부의 제공 기타 그 행위의 합리성에 대한 고려 없이 종교적 신심을 근거로 즉흥적·충동적으로 이루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어서 증여의사의 명확성, 신중성 및 후일의 분쟁 방지라고 하는 서면에 의한 증여제도의 입법취지상 위 서면에 의한 증여 요건의 구비 여부에 대한 판단은 엄격히 할 필요가 있다는 점 등의 사정에 비추어, 위 각 서류가 민법 제555조 에서 말하는 증여계약 당사자 사이에 증여의 의사표시가 담긴 서면이라고 보기 어렵다 할 것이다. 같은 취지의 원심판단은 정당하다.

위 서면에 의한 증여의 또다른 근거로서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이 사건 등기필증에 첨부된 증여계약서 및 이사회결의서는 앞서 본 바와 같이 위 각 문서의 진정성립이 인정되지 아니한다고 한 원심의 판단이 정당하다고 보는 이상 이를 위 증여의 의사표시가 담긴 서면이라고 할 수 없고, 위 각 문서의 진정성립을 부정한 원심판단에는 이러한 피고의 주장을 배척하는 취지가 포함되어 있다고 볼 것이다.

한편 서면에 의하지 아니한 증여의 경우에도 그 이행을 완료한 경우에는 해제로서 수증자에게 대항할 수 없다 할 것인바, 토지에 대한 증여는 증여자의 의사에 기하여 그 소유권이전등기에 필요한 서류가 제공되고 수증자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됨으로써 이행이 완료되는 것이므로, 증여자가 그러한 이행 후 증여계약을 해제하였다고 하더라도 증여계약이나 그에 의한 소유권이전등기의 효력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 할 것이지만 ( 대법원 2001. 9. 18. 선고 2001다29643 판결 , 대법원 2005. 5. 12. 선고 2004다63484 판결 등 참조), 이와는 달리 증여자의 의사에 기하지 아니한 원인무효의 등기가 경료된 경우에는 증여계약의 적법한 이행이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서면에 의하지 아니한 증여자의 증여계약의 해제에 대해 수증자가 실체관계에 부합한다는 주장으로 대항할 수 없다 할 것인바, 그렇다면 원고가 서면에 의한 증여가 아닌 이 사건 증여계약의 해제를 원인으로 피고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를 구함에 대하여, 원인무효의 방법에 의한 피고 명의의 위 소유권이전등기의 경료사실을 들어 실체관계에 부합하여 유효하다고 하는 피고의 주장을 배척한 원심판단도 정당하다.

이 부분 각 원심판결에는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서면에 의한 증여, 실체적 법률관계에 부합하는 등기 등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이 부분 상고이유 중 나머지 주장의 취지는 결국 사실심인 원심의 전권사항에 속하는 증거의 취사선택이나 사실의 인정에 잘못이 있다거나 원심이 인정한 사실과 다른 사실을 전제로 원심 판단에 법리오해 혹은 심리미진의 위법이 있다는 것에 불과하여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

3. 상고이유 제4점에 대하여

민법 제555조 에서 말하는 증여계약의 해제는 민법 제543조 이하에서 규정한 본래 의미의 해제와는 달리 형성권의 제척기간의 적용을 받지 않는 특수한 철회로서, 10년이 경과한 후에 이루어졌다 하더라도 원칙적으로 적법하다 할 것인바( 대법원 2003. 4. 11. 선고 2003다1755 판결 참조), 비록 이 사건 증여계약의 해제가 최초 증여약정일 혹은 원인무효의 이전등기가 경료된 날부터 10년 혹은 그 이상 경과한 후에 이루어진 것이고, 피고 교회의 건물 및 부지 수용보상금의 귀속이 주된 다툼의 대상이긴 하지만, 원고가 제공한 이 사건 토지상에 역시 원고의 절대적 기여에 의해 신축된 피고 교회의 건물 및 그 부지인 위 토지가 수용되어 그 토지보상금으로 약 15억 5천만 원, 건물보상금으로 약 3억 7천만 원이 피고 교회의 대표인 담임목사에게 지급되고 피고의 해명에 의하더라도 그 중 일부로서 피고 등 개인 명의의 농지 등을 구입하는가 하면 신도 개인에게 거액을 대여하고, 위 수용을 전후하여 이 사건 증여 당시에 비해 교회 신도수가 대폭 줄어드는 등 원심의 채택증거에 나타나는 여러 사정들에 비추어, 이 사건 토지의 증여자인 원고 부부 중 처인 소외인의 증여분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원고가 자신의 증여분에 한하여 사정변화를 이유로 위 증여계약을 해제하는 것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볼 수도 없다.

같은 취지로 이 부분 피고의 주장을 배척한 원심판단도 정당하다.

원심판결에는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신의칙에 대한 법리오해, 판단누락, 심리미진 등으로 판결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4.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양창수(재판장) 양승태 김지형(주심) 전수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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