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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지방법원 2015. 10. 14. 선고 2015노671 판결
[위계공무집행방해][미간행]
피 고 인

피고인 1 외 1인

항 소 인

피고인

검사

김정선(기소), 이경선(공판)

변 호 인

변호사 김민석

주문

피고인들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법리오해

1) 등기관의 형식적 심사권 등에 비추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가 성립할 수 없다.

2) 피고인들의 행위는 정당행위에 해당한다.

나. 양형부당

원심판결의 형(벌금 100만 원)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가. 피고인들은 원심에서 이 부분 항소이유와 같은 취지의 주장을 하여 원심은 이에 관한 판단을 자세하게 설시하여 위 주장을 배척하였는바, 원심이 인정한 사정들에다가 원심에서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의 사정들을 보태어 보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가 성립한다고 할 것이다. 피고인들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① 등기의무자인 공소외인이 등기필증을 멸실하였기 때문에 공소외인 소유의 부동산에 관하여 피고인 1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 신청을 하기 위하여는 공소외인이 등기소에 출석하거나 변호사 또는 법무사가 등기의무자인 공소외인으로부터 위임을 받아 이를 확인하는 서면을 등기신청서에 첨부하여야 한다. 등기관은 법무사 등이 작성한 확인서면을 제출받는 경우 그 확인서면의 하자까지 심사할 의무는 없고, 위와 같은 확인서면이 적법하게 작성된 확인서면임을 전제로 등기신청절차를 진행하면 족하다고 할 것이다. 이 사건과 같이 법무사가 등기의무자인 공소외인으로부터 위임받았음을 확인하는 서면을 제출하였으므로 피고인들의 위계행위에 의하여 등기관이 등기신청을 수리하게 된 이상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가 성립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② 피고인들은 등기공무원에게는 형식적 심사권한만이 있을 뿐 실질적 심사권한이 없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에서의 공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변소하나, 형식적 심사권한을 가진 등기공무원으로서는 필요한 서류의 구비 여부 및 제출된 서류의 형식적인 진정성 여부만을 심사할 의무가 있다고 하더라도, 등기신청에 첨부된 서류가 위조되었다는 것을 알게된 경우 등기관은 등기신청을 각하하여야 할 직무상의 심사의무가 있으므로, 등기관의 업무는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에서의 직무에 해당한다고 판단된다.

③ 피고인들은, 이 사건 소유권이전등기는 실체관계에 부합하고, 등기가 실체관계에 부합하는 경우 공정증서원본불실기재죄가 성립하지 않는 점에 비추어 등기를 신청할 때의 경미한 위반행위는 가벌성이 없다고 주장하나, 공정증서원본불실기재죄와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는 그 보호법익 및 형태를 달리하는 별개의 범죄이므로 위와 같이 이 사건 소유권이전등기가 실체적 권리관계에 부합한다는 사정만으로 피고인들이 위 행위가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볼 수 없다.

④ 피고인들은, 법무사가 본인을 확인하는 방법으로 운전면허증도 가능하고, 법무사에게 본인 확인 과정에서의 주의의무를 규정한 취지는 신청인에게 심리적 억제효과를 주기 위한 것이므로 피고인들이 확인서면에 공소외인의 우무인이 아닌 피고인 1의 우무인을 찍었다고 하더라도 법무사의 주의의무를 해태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나, 법무사가 등기의무자로부터 위임을 받는 경우 본인을 확인할 때 우무인을 대조할 주의의무까지는 없다고 하더라도 등기의무자가 아님을 알면서도 적극적으로 타인의 우무인을 찍도록 하는 행위까지 가능하다는 취지는 아니므로, 이 사건의 경우와 같이 법무사인 피고인 김재권이 등기의무자가 아닌 자의 우무인을 찍어 확인서면을 작성한 경우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가 성립한다.

나. 형법 제20조 소정의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라 함은 법질서 전체의 정신이나 그 배후에 놓여 있는 사회윤리 내지 사회통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있는 행위를 말하고, 어떠한 행위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정당한 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되는 것인지는 구체적인 사정 아래서 합목적적, 합리적으로 고찰하여 개별적으로 판단되어야 하므로, 이와 같은 정당행위를 인정하려면 첫째 그 행위의 동기나 목적의 정당성, 둘째 행위의 수단이나 방법의 상당성, 셋째 보호이익과 침해이익과의 법익 균형성, 넷째 긴급성, 다섯째 그 행위 외에 다른 수단이나 방법이 없다는 보충성 등의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 대법원 2008. 10. 23. 선고 2008도6999 판결 ).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들이 공모하여 등기의무자인 공소외인의 무인 대신 피고인 1의 무인을 날인하여 확인서면을 작성한 행위가 위와 같은 정당행위의 요건을 갖추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피고인들의 위 주장 역시 받아들이지 않는다.

3.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인들이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에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고, 피고인 김재권이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으며, 피고인 1은 집행유예 이상의 전과가 없으나, 원심은 위와 같은 유리한 정상들을 이미 고려하여 형을 정한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들은 확인서면에 피고인 1의 무인을 찍는 적극적인 방법을 사용하여 등기신청서에 첨부서류를 제출하여 등기관 업무의 공정성을 저해한 점, 그 밖에 피고인들의 나이, 전과, 성행, 환경, 가족관계, 범행의 동기와 경위,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 조건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이 피고인들에게 선고한 형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는 할 수 없다.

4. 결론

따라서 피고인들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 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다만, 형사소송규칙 제25조 에 의하여, 원심 판결문 제3면 제14행 ‘피고인들 : 각 형법 제70조 제1항 , 제69조 제2항 ’을 ‘피고인들 : 각 구 형법(2014. 5. 14. 법률 제1257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70조 , 제69조 제2항 ’으로 경정한다].

판사 방창현(재판장) 임경옥 강인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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