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beta
텍스트 조절
arrow
arrow
대법원 1985. 5. 28. 선고 84도2999 판결
[횡령(변경된죄명:절도)·사문서부정행사·사기미수][공1985.7.15.(756),965]
판시사항

증거로서 사문서를 법원에 제출하는 행위가 사문서의 부정행사에 해당되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사문서부정행사죄에 있어서의 부정사용이란 사문서를 사용할 권원없는 자가 그 문서명의자로 가장행세하여 이를 사용하거나 또는 사용할 권원이 있다 하더라도 문서를 본래의 작성 목적 이외의 다른 사실을 직접 증명하는 용도에 이를 사용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므로 현금보관증이 자기 수중에 있다는 사실 자체를 증명키 위하여 증거로서 법원에 제출하는 행위는 사문서의 부정행사에 해당되지 아니한다.

참조조문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검사 및 피고인

주문

원심판결중 유죄부분을 파기하고, 그 부분 사건을 부산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검사의 상고는 기각한다.

이유

1. 피고인의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원심판결에 의하면, 원심은 검사의 공소사실중 피고인은 피해자 유복경으로부터 대여금채권을 받지 못하여 부심하던중 판시 일시 장소에서 동녀에게 동녀가 계주인 공소외 박경애로부터 환수받아 가지고 오는 동녀의 부친 공소외 유연근 명의의 판시 현금보관증을 좀 보자고 하여 건너받은 다음 그대로 가지고 감으로서 이를 절취하였다는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고 그 증거로 피고인의 원심법정 및 검찰에서의 진술, 참고인 유연근, 유복경, 정덕순의 원심 및 1심과 경찰, 검찰에서의 진술, 참고인 박경애의 경찰진술을 열거하고 있는 바, 위 채증의 과정을 기록과 대조하여 살펴보면 먼저 판시증거에 의하면 피고인이 피해자 유복경으로부터 판시 현금보관증을 건너받아 이를 소지하고 있는 사실은 인정할 수 있다.

그런데 절도죄에 있어서 절취란 타인이 소지하는 재물을 그의 의사에 반하여 자기 또는 제3자의 소지로 옮기는 것을 말하는 것이므로, 피고인이 판시와 같이 피해자 유복경으로부터 판시 현금보관증을 건너받아 소지하게 된 것이 그의 의사에 반하는 것이었는지의 점에 관하여 보건대, 피고인은 경찰이래 원심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하여 위 공소사실을 부인하면서 피고인이 판시 현금보관증을 소지하게 된 것은 1980.3.경 위 유복경이 자기의 아버지 유연근이 집을 짓는데 필요하다면서 30만원을 차용해갔고, 같은해 5.26에는 위 유복경이 다시 120만원을 빌려달라고 하면서, 판시 현금보관증을 내보이고 우선 이것을 담보로 잡고 빌려주면 전에 빌려간 돈과 합하여 아버지로부터 150만원의 차용증을 받아다 주겠다고 하기에 위 120만원을 빌려주고서 받은 것이라고 변소하고 있으므로 판시 범죄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되지 못한다 할 것이고 참고인 유연근, 정덕순의 원심 및 1심과 경찰, 검찰에서의 각 진술은 동인들이 딸 유복경에게 계가 무사히 끝났으니 계주인 박경애로부터 판시 현금보관증을 찾아다 찢어버리라고 하였을 뿐 어떻게 하여 그 보관증이 피고인 수중에 가 있었는지 모른다는 것이고 참고인 박경애의 경찰진술은 판시 일시경 유복경에게 판시 현금보관증을 주었을 뿐 그 이후는 모른다는 것이므로, 위 각 참고인들의 진술은 피고인이 유복경의 의사에 반하여 판시 현금보관증을 가져갔는지에 대한 증거는 되지 못한다 할 것이다. 따라서 판시 현금보관증을 피고인에게 직접 건너준 유복경의 진술을 살펴보면 동인은 판시 일시경 계주인 박경애로부터 판시 현금보관증을 받아 가지고 오는데 피고인이 집 앞에 있다가 손에 들고 있는 것이 무엇이냐고 묻기에 사실대로 말하였더니 좀 보자고 하여 건너 주었더니 돌려주지 않고 하는 말이 “전에 빌려준 돈대신 자기가 보관하겠다고 말하기에 부친의 현금보관증은 필요없는 것이니 돌려주면 제가 차용증을 써주겠다고 하여도 필요없는 것인줄은 아나 자기가 보관하겠다고 하면서 가지고 가 돌려주지 않했다”는 것이고, 그후 1980.12.30에는 피고인이 “부친의 각서(판시 현금보관증을 말함)는 필요없다 하더라. 시집간 딸과는 아무 상관없으니 저의 차용증을 써달라”고 하기에 당시 차용금의 원리합계가 250만원이어서 제 명의로 250만원의 차용증에 도장을 찍어 주었다는 것이며 (경찰 3회 진술 수사기록 51정 이하) 현금보관증을 빼앗긴 후 아버지에게 말을 하지 않은 이유에 관하여는 “제가 남에게 돈을 빌리고 갚지 못하였기 때문에 아버지가 알면 혼이 날까봐 말하지 않았다”는 것이고(검찰 1회 진술 수사기록 86정 이하) 피고인의 1982.9.28자 가압류신청에 대하여는 “자기가 가지고 있겠다고 해놓고는 저의 부친의 재산을 압류하는 행위를 하였다”는 것인바 (경찰 2회 진술 수사기록 26정 이하) 위의 각 진술을 종합하여 보면 위 유복경은 피고인으로부터 차용증도 없이 금원을 차용하고서도(그 액수에 관하여는 피고인의 진술과 일치되지 아니한다) 이를 갚지 못하고 있었으며 아버지 유연근으로부터 판시 현금보관증을 찾아다 찢어버리라는 부탁을 받아 그 처분의 기회가 있었던 점. 피고인에게 위 현금보관증을 건너준 후 피고인이 위 현금보관증은 필요없으니 차용증을 써달라고 요청하자 비로서 자기 명의의 차용증을 작성해 주었으며 피고인이 1982.9.28자로 가압류신청을 할 때까지 3년동안이나 아버지인 유연근에게 판시 현금보관증을 피고인에게 건너 주었다는 말을 하지 않았고, 그동안 피고인의 집에 세들어 살면서 위 현금보관증의 반환을 요구한 사실이 없는 점 등으로 미루어 보면 위 유복경이 자신의 말대로 자기가 피고인으로부터 금원을 차용하고서 아버지의 명의의 현금보관증을 담보로 제공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드는 반면, 피고인의 말대로 위 유복경이 아버지 유연근의 이름으로 금원을 차용하면서 아버지 명의의 판시 현금보관증을 준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도 드는바, 이러한 합리적인 의심을 해소시킬만한 확증도 없이 위 유복경의 진술만으로, 피고인이 유복경으로부터 그의 의사에 반하여 판시 현금보관증을 가져 갔다고 인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원심은 공소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음에도 증거의 가치판단을 그르친 나머지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다 할 것이고 이는 판결결과에 영향을 미쳤음이 분명하므로 이 점을 지적한 논지는 이유있다.

2. 검사의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가) 사문서 부정행사의 점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거시증거에 의하여 피고인이 판시 민사소송의 변론기일에 공소외 유연근 명의의 판시 현금보관증을 서증(갑 제1호증)으로 제시한 것은 그 현금보관증에 기재된 내용대로의 법률행위가 있었다는 점을 증명하기 위한 자료로서 제시된 것이 아니라, 피고인이 위 유연근 명의의 현금보관증을 소지하고 있는 사실을 증명하기 위한 자료 즉 위 현금보관증의 본래의 용도는 위 유연근이 계주에 대하여 차후 계불입금 채무의 이행을 책임지겠다는 것을 담보하기 위한 것이므로, 정상적인 경우라면 본래의 사명을 다한 후에 작성명의자인 유연근에게 환수되었거나 폐기되었어야 할 것인데 그렇지 아니하고 피고인의 수중에 남아 있다는 이례적인 사실(따라서 유연근이 피고인으로부터 유복경을 통하여 금전을 차용하였다는 피고인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셈이 된다)을 증명하기 위한 자료로서 제시된 것이라고 인정하고 위 인정에 반하는 증거를 배척한 다음 피고인이 위 민사소송에서 위 현금보관증을 서증으로 제출한 행위는 사문서의 부정행사라고는 볼 수 없다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는바, 원심이 위와 같은 사실인정과 증거의 취사과정을 기록과 대조하여 보아도 정당하고 거기에 논지와 같은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고 사문서부정행사죄에 있어서의 부정사용이란 사문서를 사용할 권한없는 자가 그 문서명의자로 가장 행세하여 이를 사용하거나 또는 사용한 권한이 있다 하더라도 문서를 본래의 작성목적이외의 다른 사실을 직접 증명하는 용도에 이를 사용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므로( 당원 1978.2.14. 선고 77도2645 판결 참조) 피고인이 원심판시와 같이 판시 현금보관증이 피고인 수중에 있다는 사실자체를 증명키 위하여 증거로서 법원에 제출하는 행위는 사문서의 부정행사에 해당되지 아니한다 할 것이므로 같은 취지의 원심판결은 정당하고 거기에 논지와 같은 사문서부정행사죄에 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나) 사기의 점에 대하여,

원심판결에 의하면, 원심은 거시증거에 의하여 피고인이 공소외 유복경에게 금원을 대여하고, 동인을 상대로 판시와 같이 대여금 청구소송을 제기함에 있어서 동인의 부모들인 유연근, 정덕순을 공동피고로 하여 제소한 것은 그들과 채무자 유복경과의 신분관계 및 그들의 위 금전대여행위 전후에 걸친 피고인에 대한 언동으로 미루어 보아 그들도 피고인에 대한 위 유복경의 채무에 대하여 법률상 책임이 있는 것으로 속단한 나머지 비법률전문가로서의 소박한 생각에서 법원의 판결을 받아 보자는 의미에서 그들까지 공동피고로 삼아 제소한 것으로 인정하고 위 인정에 반하는 증거를 배척한 다음 위와 같은 사정하에서의 피고인의 유연근, 정덕순에 대한 제소행위는 법원을 기망하여 위 유연근, 정덕순의 재물을 편취한다거나 또는 재산상 이익을 취득할 범의가 있었다고는 볼 수 없다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는바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과 증거취사과정을 기록과 대조하여 보아도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논지와 같은 채증법칙을 위반하고 증거없이 사실을 인정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논지는 이유없다.

3. 따라서 원심판결중 유죄부분을 파기하여 그 부분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고, 무죄부분에 대한 검사의 상고를 기각하기로 관여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정태균(재판장) 이정우 신정철 김형기

arrow
참조조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