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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5. 11. 16.자 2003마1419 결정
[징계및임명효력정지가처][미간행]
판시사항

불교 종단에 등록을 마친 사찰의 법적 지위 및 그 사찰 주지의 지위에 관한 소의 적법성

신청인, 재항고인

신청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용태영)

피신청인, 상대방

한국불교태고종 외 1인

주문

원심결정 중 피신청인 한국불교태고종의 2003. 3. 24.자 제적처분의 효력정지 및 주지직무방해금지 신청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나머지 재항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원심의 판단

신청인은 이 사건 신청원인으로, 신청인은 1997. 11. 11. 피신청인 한국불교태고종(이하 ‘피신청인 종단’이라고 한다) 총무원장으로부터 제주시 건입동 소재 보림사의 주지로 임명되어, 2002. 7. 4. 임기를 2006. 7. 3.까지로 하여 연임되었는데, 피신청인 종단의 제주교구 호법위원회는 2002. 12. 24. 신청인이 보림사 사찰부지를 무단으로 매각하였다는 등의 사유로 신청인에 대하여 멸빈의 징계판결을 하였고, 같은 날 피신청인 종단의 제주교구 종무원장인 피신청인 2가 신청인에게 이를 통보하고, 이에 대하여 신청인이 항소하자, 피신청인 종단의 중앙호법위원회는 2003. 3. 21. 신청인의 사찰부지 무단매각만을 인정하여 멸빈에서 한 단계 낮은 등급인 제적의 징계판결을 하였고, 이에 따라 피신청인 종단은 2003. 3. 24. 신청인에 대하여 제적처분을 하였는바, 위 징계결의 및 처분 등은 모두 사실오인에 기한 것이거나, 절차에 위반되어 무효이고, 이로 인하여 신청인이 보림사 주지로서의 권리를 박탈당하는 등 현저한 손해를 입고 있으므로, 이로 인한 손해를 방지하기 위하여 이 사건 신청을 한다고 주장하였는데, 이에 대하여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신청인에 대한 징계처분을 무효라고 볼 수 없으므로, 위 징계처분이 무효임을 전제로 하는 이 사건 신청은 그 피보전권리가 소명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보전의 필요성에 관한 소명도 부족하다는 이유로 신청인의 이 사건 신청을 기각한 제1심결정을 유지하였다.

2. 대법원의 판단

가. 그러나 위와 같은 원심의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수긍하기 어렵다.

일반적으로 사설 사찰이 아닌 불교 종단에 등록을 마친 사찰은 독자적인 권리능력과 당사자능력을 가진 법인격 없는 사단이나 재단이라 할 것이고( 대법원 1996. 1. 26. 선고 94다45562 판결 , 대법원 2005. 9. 30. 선고 2004다9190 판결 참조), 그러한 사찰의 주지는 종교상의 지위와 아울러 비법인 사단 또는 단체인 당해 사찰의 대표자로서의 지위를 겸유하면서 사찰 재산의 관리처분권 등을 갖게 되는 것이므로, 그 주지 지위의 확인이나 주지해임무효확인 등을 구하는 것이 구체적인 권리 또는 법률관계와는 무관한 단순한 종교상의 자격에 관한 시비에 불과하다고 볼 수는 없는 것이다 ( 대법원 2005. 6. 24. 선고 2005다10388 판결 참조).

위와 같은 법리 및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신청인이 사찰부지 매각에 관하여 2002. 5. 26. 피신청인 종단 총무원장의 구두승인을 받은 사실, 피신청인 종단의 종헌·종법에는 사찰재산의 처분에 관하여 반드시 서면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규정은 없는 사실, 신청인에 대한 제적의 징계처분은 승려신분상의 일체의 자격을 상실케 하는 징계처분인 사실, 피신청인 종단은 피신청인 2를 2003. 2. 13. 보림사의 주지로 임명하였다가 2003. 3. 24. 해임하였는데, 피신청인 2는 2003. 3. 11. 보림사의 주지직인을 개인공고까지 한 사실, 피신청인 종단은 2003. 3. 25. 피신청인 2에게 신청인에 대한 제적의 징계처분을 집행하라고 통지하고, 이에 따라 피신청인 2는 신청인에게 보림사로부터 퇴거하고, 임명장, 주지직인, 승려증 등을 반환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사실이 소명되는바, 위 소명사실에 의하면, 신청인에 대한 이 사건 제적처분은 징계원인을 흠결한 것이거나 재량권행사의 범위를 일탈하여 무효라고 볼 여지가 충분하므로, 이 사건 신청의 피보전권리는 소명이 되었다고 할 것이고, 보전의 필요성도 소명되었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이 사건 신청의 피보전권리 및 보전의 필요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단정하여 이 사건 신청을 기각한 제1심결정을 유지한 조치에는 결정에 영향을 미친 법령 위반 등의 위법이 있다.

나. 다만, 징계처분 등의 효력정지를 구함에 있어서 신청인은 피신청인 종단의 2003. 3. 24.자 제적의 징계처분뿐만 아니라 그 선행절차인 중앙호법위원회의 2003. 3. 21.자 제적의 징계판결과, 그 원심에 해당하는 제주교구 호법위원회의 멸빈의 징계판결의 결과통보와 위 징계판결에 기한 징계처분의 효력정지까지 아울러 구하고 있으나, 기록에 의하면, 중앙호법위원회의 제적의 징계판결에 의하여 제주교구 호법위원회의 멸빈의 징계판결은 실효되었고, 그 결과통보 등도 마찬가지라고 할 것이고, 중앙호법위원회의 제적의 징계판결은 피신청인 종단의 2003. 3. 24.자 제적의 징계처분의 선행절차에 지나지 않는 이상, 위 중앙호법위원회의 징계판결 등은 신청인의 권리관계에 직접적인 법률효과를 미치는 것은 아니므로, 결국 이 부분은 피보전권리 및 보전의 필요성이 없다고 할 것이므로, 이 부분에 관한 항고를 기각한 원심결정은 결과적으로 정당하다고 할 것이다.

3. 결 론

그러므로 원심결정 중 피신청인 종단의 2003. 3. 24.자 제적처분의 효력정지 및 주지직무방해금지 신청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고, 나머지 재항고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대법관 김용담(재판장) 배기원 이강국(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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