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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8. 5. 15. 선고 2016다211620 판결
[대여금][공2018상,1056]
판시사항

[1] 주채무에 대한 소멸시효가 완성된 경우, 보증채무의 부종성에 따라 보증채무 역시 당연히 소멸하는지 여부(원칙적 적극) / 이때 예외적으로 보증채무의 부종성을 부정하기 위한 요건 및 보증인이 주채무의 시효소멸에 원인을 제공하였다는 것만으로 보증채무의 부종성을 부정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2] 상가 분양자인 갑 주식회사가 을 은행과 수분양자들에 대한 중도금 대출에 관하여 대출업무약정을 체결하면서 수분양자들의 대출금 채무를 연대보증하기로 하였고, 이에 따라 수분양자인 병의 을 은행에 대한 대출금 채무의 연대보증인이 되었는데, 갑 회사가 을 은행에 주채무자인 수분양자들의 개별 동의 없이 대출의 만기연장을 요청하면서 그로 인하여 발생하는 모든 문제를 책임지기로 하였고, 그 후 갑 회사가 병과 분양계약을 합의해제하면서 대출금의 상환을 책임지기로 약정하였으나, 대출금을 상환하지 아니한 채 계속하여 만기를 연장하면서 이자만을 납부하였으며, 을 은행은 병에 대하여 시효중단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여 병의 대출금 채무가 시효완성된 사안에서, 보증채무의 부종성을 부정하여야 할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보아 갑 회사가 주채무의 시효소멸을 이유로 보증채무의 소멸을 주장할 수 없다고 본 원심판결에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보증채무에 대한 소멸시효가 중단되는 등의 사유로 완성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주채무에 대한 소멸시효가 완성된 경우에는 시효완성의 사실로 주채무가 소멸되므로 보증채무의 부종성에 따라 보증채무 역시 당연히 소멸되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보증채무의 부종성을 부정하여야 할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보증인은 주채무의 시효소멸을 이유로 보증채무의 소멸을 주장할 수 없으나, 특별한 사정을 인정하여 보증채무의 본질적인 속성에 해당하는 부종성을 부정하려면 보증인이 주채무의 시효소멸에도 불구하고 보증채무를 이행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하거나 채권자와 그러한 내용의 약정을 하였어야 하고, 단지 보증인이 주채무의 시효소멸에 원인을 제공하였다는 것만으로는 보증채무의 부종성을 부정할 수 없다.

[2] 상가 분양자인 갑 주식회사가 을 은행과 수분양자들에 대한 중도금 대출에 관하여 대출업무약정을 체결하면서 수분양자들의 대출금 채무를 연대보증하기로 하였고, 이에 따라 수분양자인 병의 을 은행에 대한 대출금 채무의 연대보증인이 되었는데, 갑 회사가 을 은행에 주채무자인 수분양자들의 개별 동의 없이 대출의 만기연장을 요청하면서 그로 인하여 발생하는 모든 문제를 책임지기로 하였고, 그 후 갑 회사가 병과 분양계약을 합의해제하면서 대출금의 상환을 책임지기로 약정하였으나, 대출금을 상환하지 아니한 채 계속하여 만기를 연장하면서 이자만을 납부하였으며, 을 은행은 병에 대하여 시효중단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여 병의 대출금 채무가 시효완성된 사안에서, 갑 회사는 수분양자들과 다수의 분양계약을 체결하고 수분양자들이 주채무자인 대출금 채무에 관하여 연대보증을 하였으므로, 갑 회사가 을 은행과 주채무자의 동의를 받지 아니한 채 대출만기를 연장하면서 그로 인하여 발생한 문제에 대하여 책임지기로 한 것은 주채무가 시효소멸해도 보증채무를 이행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것이라기보다는 일괄적인 업무처리의 편의를 위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고, 갑 회사가 분양계약을 해제하면서 병에 대하여 대출금의 상환을 책임지기로 한 것을 채권자인 을 은행에 대한 의사표시로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그 밖에 갑 회사가 을 은행에 병의 동의 없는 대출만기의 연장을 요청하였고, 분양계약이 해제된 후에도 계속하여 만기를 연장하면서 대출금의 이자를 납부하였으며, 이에 따라 을 은행이 병에 대하여 채권회수 등을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여 주채무의 소멸시효가 완성되는 등으로 갑 회사가 주채무의 시효소멸에 원인을 제공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보증채무의 부종성을 부정할 수 없는데도, 보증채무의 부종성을 부정하여야 할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보아 갑 회사가 주채무의 시효소멸을 이유로 보증채무의 소멸을 주장할 수 없다고 본 원심판결에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참조판례
원고, 피상고인

파산자 주식회사 서울상호저축은행의 파산관재인 예금보험공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랜드마크 담당변호사 윤서욱 외 1인)

피고, 상고인

주식회사 지엠이엔디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사랑 담당변호사 김대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보증채무에 대한 소멸시효가 중단되는 등의 사유로 완성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주채무에 대한 소멸시효가 완성된 경우에는 시효완성의 사실로 주채무가 소멸되므로 보증채무의 부종성에 따라 보증채무 역시 당연히 소멸되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보증채무의 부종성을 부정하여야 할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보증인은 주채무의 시효소멸을 이유로 보증채무의 소멸을 주장할 수 없으나( 대법원 2012. 7. 12. 선고 2010다51192 판결 등 참조), 특별한 사정을 인정하여 보증채무의 본질적인 속성에 해당하는 부종성을 부정하려면 보증인이 주채무의 시효소멸에도 불구하고 보증채무를 이행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하거나 채권자와 그러한 내용의 약정을 하였어야 하고, 단지 보증인이 주채무의 시효소멸에 원인을 제공하였다는 것만으로는 보증채무의 부종성을 부정할 수 없다.

2. 원심은 증거에 의하여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하였다.

가. 피고는 이 사건 상가를 신축하여 분양하는 사업을 시행하기 위하여 2004. 3. 5. 주식회사 서울상호저축은행(이하 ‘서울상호저축은행’이라고 한다) 등 대출금융기관과 수분양자들에 대한 중도금 대출에 관하여 대출업무약정을 체결하면서, 수분양자들의 서울상호저축은행에 대한 대출금 채무를 연대보증하기로 하였다.

나. 소외인은 2004. 8. 13. 및 2004. 9. 1. 수분양자로서 서울상호저축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거나 2006. 4. 5. 수분양자의 지위를 인수하면서 서울상호저축은행에 대한 대출금 채무를 면책적으로 인수함으로써 이 사건 각 대출의 주채무자가 되었다.

다. 피고는 2005. 7. 28.부터 6개월마다 서울상호저축은행에 이 사건 상가에 관한 중도금 대출의 만기연장을 요청하면서, 주채무자인 수분양자들로부터 개별적으로 동의를 받지 아니하고 그에 갈음하여 만기연장을 통보함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모든 문제를 책임지기로 하였고, 이에 따라 서울상호저축은행은 주채무자인 소외인의 동의를 받지 아니한 채 이 사건 각 대출의 만기를 2009. 8. 13. 및 2009. 9. 1.까지로 계속하여 연장하였다.

라. 피고는 소외인과 이 사건 각 분양계약을 합의해제하면서 이 사건 각 대출금의 상환을 책임지기로 약정하였고, 2007. 4. 17. 서울상호저축은행에 소외인과의 각 분양계약이 해제되었음을 통보하였다.

마. 이 사건 대출업무약정에는 분양계약이 해제되는 경우 대출금에 관한 기한의 이익이 상실되고 피고가 수분양자들에게 반환할 분양대금을 서울상호저축은행에 대한 대출금 채무에 우선하여 충당하기로 되어 있었으나, 피고는 이 사건 각 분양계약이 해제된 후에도 이 사건 각 대출금을 상환하지 아니한 채 서울상호저축은행과 계속하여 만기를 연장하면서 그 이자만을 납부하였다.

바. 한편 서울상호저축은행은 피고로부터 이 사건 각 분양계약이 해제된 사실을 통보받고도 피고에게만 만기연장에 따른 책임부담을 요구하였을 뿐, 소외인에 대하여 시효중단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다. 이에 따라 2012. 8. 13. 및 2012. 9. 1. 소외인의 이 사건 각 대출금 채무가 시효완성되었다.

3. 원심은 이러한 사실관계를 기초로 하여, ① 피고가 소외인의 동의를 받지 아니한 채 서울상호저축은행과 이 사건 각 대출의 만기를 연장하면서 그로 인하여 발생할 모든 문제에 대하여 책임지기로 한 점, ② 피고의 요청으로 이 사건 각 대출의 만기가 소외인의 동의 없이 연장되는 바람에 주채무의 소멸시효가 완성된 점, ③ 피고가 이 사건 각 대출금의 상환을 책임지기로 하면서 소외인과 이 사건 각 분양계약을 합의해제하였고, 이에 따라 소외인에게 반환할 분양대금을 이 사건 각 대출채무의 변제에 우선하여 충당하지 않고 계속하여 만기를 연장하면서 그 이자만을 납부한 점, ④ 서울상호저축은행이 소외인에 대하여는 채권회수 등을 위한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피고에게만 대출만기 연장에 따른 책임부담을 요구한 점 등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들어, 피고는 서울상호저축은행에 주채무의 시효소멸 등과 상관없이 보증채무를 이행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서 피고의 보증채무에 관하여는 그 부종성을 부정하여야 할 특별한 사정이 있으므로, 피고는 주채무의 시효소멸을 이유로 보증채무의 소멸을 주장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4.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수긍하기 어렵다.

가. 위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는 수분양자들과 다수의 분양계약을 체결하고 그 수분양자들이 주채무자인 대출금 채무에 관하여 연대보증을 하였으므로, 피고가 서울상호저축은행과 주채무자의 동의를 받지 아니한 채 대출만기를 연장하면서 그로 인하여 발생한 문제에 대하여 책임지기로 한 것은 주채무가 시효소멸해도 보증채무를 이행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것이라기보다는 일괄적인 업무처리의 편의를 위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고, 피고가 이 사건 각 분양계약을 해제하면서 소외인에 대하여 이 사건 각 대출금의 상환을 책임지기로 한 것을 채권자인 서울상호저축은행에 대한 의사표시로 보기 어렵다.

나. 그 밖에 피고가 서울상호저축은행에 소외인의 동의 없는 대출만기의 연장을 요청하였고, 분양계약이 해제된 후에도 계속하여 만기를 연장하면서 이 사건 각 대출금의 이자를 납부하였으며, 이에 따라 서울상호저축은행이 소외인에 대하여 채권회수 등을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여 주채무의 소멸시효가 완성되는 등으로 피고가 주채무의 시효소멸에 원인을 제공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보증채무의 부종성을 부정할 수 없다.

다. 따라서 원심으로서는 그 판시와 같은 사정만으로 보증채무의 부종성을 부정할 것이 아니라, 피고의 만기연장 요청에 일괄적인 업무처리의 편의 외에 다른 목적이 있었는지, 피고가 소외인과 이 사건 각 분양계약을 합의해제하면서 이 사건 각 대출금의 상환을 책임지기로 약정한 사실을 서울상호저축은행이 알고 있었는지, 서울상호저축은행이 이 사건 각 분양계약의 해제에 따라 이 사건 각 대출금 채무의 기한이익이 상실되었음에도 계속하여 만기를 연장하고 기한이익 상실에 따른 연체이자가 아니라 종래의 대출이자만을 납부받게 된 경위는 어떠한지 등을 심리한 다음, 피고가 서울상호저축은행에 주채무가 소멸해도 보증채무를 이행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에 따라 보증채무의 부종성을 부정하여야 할 특별한 사정의 유무를 판단하였어야 했다.

라. 그런데도 원심은 위와 같은 사정에 관하여 심리하지 아니한 채 보증채무의 부종성을 부정하여야 할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보아 피고가 주채무의 시효소멸을 이유로 보증채무의 소멸을 주장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보증채무의 부종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5.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기택(재판장) 김신(주심) 박상옥 박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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