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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방법원 2011.11.3.선고 2010구합2235 판결
해임처분취소
사건

2010구합2235 해임처분취소

원고

1. 서○○

2. 남○○

3. 강○○

원고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변영철

피고

부산광역시 교육감

소송대리인 변호사 조봉국

변론종결

2011. 10. 13.

판결선고

2011. 11. 3.

주문

1. 피고가 2009. 12. 21. 원고 서○○에 대하여 한 해임처분을 취소한다. 2. 원고 남00, 강00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원고 서OO과 피고 사이에 생긴 부분은 피고가 부담하고, 원고 남이○, 강○○과 피고 사이에 생긴 부분은 원고 남○○, 강○○이 부담한다.

청구취지

주문 제1항 및 피고가 2009. 12. 21. 원고 남○○, 강○○에 대하여 한 각 정직 1월의 처분을 모두 취소한다(원고 남○○, 강○○은 청구취지변경 신청서에서 2010. 4. 21.자 각 정직 1월 처분의 취소를 구하였으나, 위 일자는 아래 이유란 기재와 같이 원처분에 대한 교원소청심사위원회의 변경 결정을 피고가 통지해 준 일자에 불과하므로, 위 원고들이 원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것으로 선해하여, 2009. 12. 21.로 기재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들의 지위 및 신분

1) 원고 서○○은 1985. 3. 24. 경남 ○○초등학교 교사로 임용되어 2009. 3. 1.부터 부산 ○○초등학교 교사로 근무하면서 2009. 3. 1.부터 노조 전임휴직을 한 전국교 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라고 한다) 부산○○○이다.

2) 원고 남○○는 1999.11.23. 부산 ****상업고등학교 교사로 임용되어 2008. 3. 1.부터 부산 ○○고등학교 교사로 근무하면서 2009. 3. 1.부터 노조 전임휴직을 한 전교조 부산지부 ○○○○이다.

3) 원고 강○○은 1989. 9. 1. 부산 ○○고등학교 교사로 임용되어 2007. 3. 1.부터 부산○○고등학교 교사로 근무하면서 2009.3.1.부터 노조 전임휴직을 한 전교조 부산지부 0000이다.

나. 징계처분 피고는 2009. 12. 21. "원고들이 아래와 같은 사유로 국가공무원법 제56조(성실의 무), 제57조(복종의 의무), 제63조(품위 유지의 의무), 제66조(집단행위의 금지) 및 교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이하 '교원노조법'이라 한다) 제3조(정치 활동의 금지)를 위반하였고, 이는 국가공무원법 제78조 제1항 제1호의 징계사유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원고 서00에 대하여 해임처분을, 원고 남00, 강00에 대하여 각 정직 2월의 처분(이하 '이 사건 각 처분'이라 한다)을 하였다.

징계사유

원고 서○○은 전교조 부산지부 ○○장, 원고 남○○은 위 지부 사무처장, 원고 강○○은 위 지부 ○○○○인데, 부산광역시 교육청에서 4회에 걸쳐 교사들이 시국선언에 서명·참여하지 않도록 하고, 복무를 철저히 하도록 공문으로 당부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원고 서OO, 남○○는 2009. 6. 18. 전교조가 발표한 1차 시국선언에 서명 · 참여하고 전교조 교사들이 시국선언에 참여하도록 주도·독려하여 부산지방검찰청에 고발되었을 뿐만 아니라, 2차 시국선언에도 교사들이 참여하도록 하는 공문을 생산하여 각 전교조 분회에 발송하는 등 서명운동을 주도 · 독려하였고,

② 원고 강○○은 2009. 6. 18. 전교조가 발표한 1차 시국선언에 서명 · 참여하였고, 2차 시국선언에도 교사들이 동참하도록 전교조 부산지부 홈페이지에 참여를 독려·주도한 행위로 부산지방검찰청에 고발되었다.

다. 행정심판 원고들은 이에 불복하여 2011. 1. 13.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소청심사를 청구하였고, 교원소청심사위원회는 2010. 4. 5. 원고 서○○의 청구를 기각하였으나, 원고 남으 Q. 강○○에 대해서는 정직 2월의 징계처분을 정직 1월로 변경하는 결정을 하였고(이하, 이 사건 각 처분 중 원고 남○○, 강○○에 대한 징계처분은 위와 같은 일련의 절차에 의해 변경된 정직 1월의 징계처분을 의미한다), 피고는 2010. 4. 21. 원고 남○○, 강○○에게 정직 1월로 변경하여 통지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 4호증, 을 제1, 7, 8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각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들의 주장

1) 징계사유의 부존재

가) 국가공무원법 제66조 제1항(집단행위의 금지) 위반 사유 부존재

국가공무원법 제66조 제1항이 정한 '공무 외의 일을 위한 집단 행위'란 공익에 반하는 목적을 위하여 직무전념의무를 해태하는 등의 영향을 가져오는 집단적 행위를 의미한다. 그런데, 위 각 시국선언의 내용에 특정 정당을 지지 또는 반대하는 내용이 들어있지 않고, UN 부산광역시 교육감 규약과 ILO 151호 협약 등 국제규약상의 권리,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규정의 의미 등을 고려하면, 위 각 시국선언에 참여하는 것이 공익에 반하는 것이라 볼 수 없고, 위 시국선언이 모두 일요일에 이루어졌고, 표현의 자유는 헌법상의 권리로서 최대한 보호되어야 하며, 과거 정권에서 이루어진 시국선언으로 징계 처벌받은 자가 한명도 없는 점 등을 감안하면, 원고들이 위 시국선언에 참여함으로써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하는 등 공무원의 직무전념의무를 태만히 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원고들이 위 시국선언에 참여한 것을 두고 국가공무원법 제66조 제1항 이 정한 공무 이외의 일을 위한 집단행위를 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

나) 국가공무원법 제56조(성실의무), 제57조(복종의무), 제63조(품위유지의무) 위반사유 부존재

원고들의 위 시국선언은 앞서 본 바와 같이 법령을 위반한 행위가 아니고, 위 시국선언이 교사들의 직무수행과 아무런 관련도 없으므로, 위 시국선언에 대한 참여를 자제하라는 학교장 등의 지시는 '직무상 명령'이 아니어서 복종할 의무가 없을 뿐만 아니라 위 시국선언에 참여하는 것이 교사의 성실의무를 위반한 것이거나 품위를 손상시키는 것도 아니다.

다)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제3조 위반 사유 부존재

피고는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제3조(근무기강의 확립) 제2항, 즉 '공무원은 집단 · 연명으로 또는 단체의 명의를 사용하여 국가의 정책을 반대하거나 국가 정책의 수립·집행을 방해하여서는 아니된다'는 규정에 터잡아 원고들을 징계하였으나, 위 규정은 원고들의 위 시국선언 후인 2009. 11. 30. 신설된 것이므로, 원고들을 위 규정에 의해 징계하는 것은 소급처벌금지의 원칙에 위반된다.

2) 재량권의 남용 내지 재량권 한계의 일탈

가사 원고들에게 징계사유가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원고들이 위 시국선언에 이르게 된 경위 및 시국선언의 법규위반의 정도, 오랜 기간 교사로 근무하면서 수행한 공적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각 처분은 비례의 원칙이나 평등의 원칙에 위반하여 징계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

나. 관련 법령

별지 관련 법령 기재와 같다.

다. 인정사실

1) 제1차 시국선언

가) 전교조는 2009. 6. 9. 전교조 본부 사무실에서 개최된 제360차 중앙집행위원회 회의에서 현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고 국정쇄신을 요구하는 내용의 '6월 교사 시국선언'을 하기로 결의하였고, 이 자리에는 원고 서OO도 참석하여 결의에 참여하였다. 나) 원고들은 2009. 6. 10.부터 2009. 6. 17.까지 교사들의 시국선언을 위한 서명운동을 주도하였는데, 특히 원고 서00, 남00는 2009. 6. 12. 전교조 부산지부 홈페이지를 통하여 '시국선언 참여하기 안내글을 게재하여 교사들이 시국선언 참여를 독려한 후 같은 달 17. 그 명단을 전교조 본부에 송부하였고, 원고 강○○은 같은 달 18. 위 홈페이지에 '교사 시국선언 대응지침'을 게재하였으며, 원고들은 위 시국선언에도 직접 서명하는 방법으로 참여하였다.

다) 교육과학기술부는 2009. 6. 17. 각 시·도 교육청에 시국선언 추진 및 서명운동에 참여하는 것을 자제하여 줄 것을 요청하는 내용의 공문을 시달하였고, 이에 따라 피고는 각급 학교와 지역 교육청에 '교원의 시국선언 및 서명운동 관련 복무 관리철저'라는 공문을 보냈다.

라) 전교조 위원장 정○○ 등은 2009. 6. 18. 11:15경부터 같은 날 11:25 경까지 서울 중구 00 소재 000000 앞에서 제1차 시국선언문을 발표하였는데, 원고들은 모두 위 자리에 참석하였다.

제1차 시국선언문의 주요 내용은 '촛불시위 수사', 'PD수첩 수사', '용산 화재사건', '비정규직 문제', '남북관계 경색' 등을 언급하면서 현 정권의 공권력 남용으로 기본적 인권이 심각하게 훼손되어 민주주의 위기가 초래되었으며, 이는 현 정부의 독선적 정국운영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취지로 비판하고, 대통령 사과, 국정쇄신, 언론· 집회·인권 및 양심의 자유 철저 보장, 사회적 약자 배려, 미디어법 강행 중단, 대운하재추진 의혹 해소, 경쟁만능 학교정책 중단 등을 요구하는 것으로 근로조건의 향상과 직접적 관련이 없는 것이었다.

2) 제2차 시국선언

가) 교육과학기술부의 시국선언 참여행위 자제 요청에도 불구하고, 전교조가 전교조 위원장인 정○○ 등 전교조 간부 등이 참가한 가운데 위와 같이 제1차 시국선언문을 발표하자, 교육과학기술부는 2009. 6. 26. 시·도부교육감 회의를 개최하여 위 정○○를 포함한 간부 88명을 검찰에 고발하고, 시·도교육청에 중징계 등의 조치를 취하도록 요청하였고, 이에 반발한 전교조는 2009. 6. 28. 제361차 임시 중앙집행위원회를 개최하여 제2차 교사 시국선언을 하기로 결정하였다.

나) 원고들을 비롯한 전교조 부산지부는 2009. 7. 1.경 전교조 부산지부 홈페이지에 제2차 시국선언 추진을 위한 '민주주의 수호 교사선언(제2차)' 참가 등록코너를 개설·운영하면서 교사들의 참가를 주도한 후 2009. 7. 중순경 전교조 본부에 참여 교사 명단을 송부하였다.

다) 전교조 위원장 정○○ 등은 2009. 7. 19. 14:00경부터 같은 날 14:20경까지 서울 중구 ○○○ 소재 ○○○○에서 "계엄령을 방불케 하는 정부의 무자비한 탄압도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교사들의 양심과 실천 의지를 막지 못했다", "아이들에게 민주주의를 가르치는 교육자로서 양심과 표현의 자유라는 신성불가침한 권리를 지키기 위해 부당한 공권력의 탄압에 당당히 맞서겠다", "전교조는 시국선언의 정당함을 확인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과 고발 및 징계를 철회하기 위한 강력한 투쟁을 전개할 것이다"라는 내용이 포함된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정○○ 외 28,634명의 교사 명의로 된 '민주주의 수호교사 선언'이라는 제목의 제2차 시국선언문을 발표하였다.

라) 원고들은 제2차 시국선언 발표에 뒤이어 2009. 7. 19. 16:00부터 17:00까지 서울역 광장에서 개최된 '교사 · 공무원 시국선언 탄압대회(이하 '이 사건 규탄대회'라고 한다)'에 참가하였고, 위 규탄대회에는 '온 국민의 시국선언으로 MB악법 저지하자', '시 국선언 탄압중단', '4대강 죽이기 절대 안 돼' 및 '언론악법 저지', '비정규직 해고 중단' 등의 구호를 외치거나 피켓, 깃발 등으로 위 내용을 표출하였다.

3) 원고들에 대한 형사 사건 원고들은 위와 같이 이 사건 시국선언 및 규탄대회에 참여함으로써 공무 외의 일을 위한 집단행위를 하였다는 이유로 국가공무원법위반죄 등으로 기소되었고, 부산지방법원은 2010. 5. 3. 원고 서00에 대해서는 벌금 100만 원을, 원고 남00, 강00에 대해서는 각 벌금 50만 원을 선고하였고[2009고단4546, 6729(병합), 2009 고정 8213 (병합), 이하 '이 사건 판결'이라 한다], 위 사건은 현재 부산지방법원 2010노1648호로 항소심 계속 중이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당원에 현저한 사실, 갑 제4호증, 을 제2 내지 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라. 판단

1) 징계사유의 존부에 관하여

가) 국가공무원법 제66조 제1항(집단행위의 금지) 위반 여부에 관하여

(1) 국가공무원법 제66조 제1항 본문은 '공무원은 노동운동이나 그 밖에 공무외의 일을 위한 집단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바, 여기에서의 '공무 외의 일을 위한 집단행위'라 함은 공무가 아닌 어떤 일을 위하여 공무원들이 하는 모든 집단적 행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언론, 출판, 집회, 결사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는 헌법 제21조 제1항, 헌법상의 원리, 국가공무원법의 취지, 국가공무원법상의 성실의무 및 직무전념의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공익에 반하는 목적을 위하여 직무전념의무를 해태하는 등의 영향을 가져오는 집단적 행위'라고 축소 해석하여야 한다(대 법원 2005. 4. 15. 선고 2003도2960 판결, 대법원 2004. 10. 15. 선고 2004도5035 판결 등 참조).

(2) 이러한 법리에 따라 이 사건에 관하여 본다.

앞서 본 제2. 다. 항의 인정사실을 종합하면, 제1차 시국선언문에는 일부 교육정책에 관한 부분(교육복지의 확대, 학교운영의 민주화, 학생인권의 보장 등)이 포함되어 있지만, 미디어법 개정과 4대강 개발사업 추진 등 정부정책, 촛불집회와 피디수첩 관계자에 대한 수사, 용산화재 참사의 발생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등 다양한 집단의 정치적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되어 있는 특정 정책 내지 사건에 관한 일방적 견해가 표출되어 있고, 현 정권을 비민주적인 군사정권에 비유하면서 제1차 시국선언이 그에 대항하는 진정한 민주적 저항정신의 발로라고 주장하는 내용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점, 제2차 시국선언문에는 당시 정국을 과거 군사독재 시절에 비유하면서 교과부의 징계, 고발방침을 '민주주의의 기본 질서를 파괴하는 위헌적인 공권력 남용'이라고 비판하면서 제1차 시국선언의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는 점, 제2차 시국선언에 뒤이어 공무원 등과 공조하여 개최된 이 사건 규탄대회의 내용은 대부분 현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거나 반대하는 내용의 정치적 주장으로 이루어진 점, 제1, 2차 시국선언 및 이 사건 규탄대회는 모두 교육정책 내지 교원의 근무환경 개선과는 무관한 내용인 점 등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제1, 2 시국선언은 현 정부의 정책을 반대하면서 이를 비판하고 나아가 그 정책을 반대하는 정당 등의 정치세력과 연계하여 정부를 압박하면서 정책 결정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한 정치적 의사를 표현하는 행위로서 집단적 정치활동임과 동시에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을 침해하는 것으로 '공익에 반하는 목적을 위하여 직무전념의무를 해태하는 등의 영향을 가져오는 집단행위'에 해당한다.

또한, 정치세력들 사이에 그 견해가 대립되는 정부정책과 관련하여 노동조합이라는 단결체를 통하여 특정 정치세력과 연계하여 정부정책 결정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것은 사회의 갈등과 혼란을 가중시킬 우려가 크고, 교원의 정치적 중립성에 대한 국민의 신뢰, 특히 교사의 정치적 중립에 대한 학생 및 학부모의 신뢰에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음을 부정하기는 어려운 점까지 고려하면, 위와 같이 특정정당 또는 정치세력과 연계하여 정부를 압박하면서 정부정책 결정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한 정치적 의사를 표현하는 행위는 교원노조법 제3조가 금지하고 있는 '정치활 동'에도 포함된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위 시국선언에 참여하였을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다른 교원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주도한 원고들의 행위는 결국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침해하는 것으로서 공익에 반하는 목적을 위한 집단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들이 국가공무원법 제66조 제1항을 위반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국가공무원법 제56조(성실의무), 제57조(복종의무), 제63조(품위유지의무) 위반 여부에 관하여

(1) 성실의무 위반 여부

국가공무원법 제56조는 '모든 공무원은 법령을 준수하며 성실히 직무를 수행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바, 원고들이 위 시국선언에 참여함으로써 교원노조법 제3조국가공무원법 제66조 제1항을 위반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위와 같이 법령 위반행위를 한 이상 원고들이 성실히 직무를 수행하였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는 국가공무원법 제56조에 저촉된다 할 것이다.

(2) 복종의무 위반 여부

국가공무원법 제57조는 '공무원은 직무를 수행할 때 소속 상관의 직무상 명령에 복종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바,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들은 소속 상관인 피고로부터 사전에 명시적으로 시국선언 서명운동 및 시국선언 참여 행위를 자제하라는 명령을 받았고, 제1차 시국선언 후에는 교육과학기술부가 전교조 간부 등에 대하여 고발 및 중징계 방침을 밝혔음에도, 원고들은 위와 같은 직무상 명령 및 정부의 방침을 무시하고 위 시국선언에 참여하였으므로, 원고들이 행위가 위 규정 위반에 해당

함은 분명하다 할 것이다.

(3) 품위유지의무 위반 여부

국가공무원법 제63조는 '공무원은 직무의 내외를 불문하고 그 품위가 손상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이러한 품위유지의무는 국민으로부터 널리 공무를 수탁하여 국민 전체를 위해 근무하는 공무원의 지위에 비추어 공무원

의 품위손상행위는 본인은 물론 공직사회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실추시킬 우려가 있으므로 공무원에게 직무와 관련된 부분은 물론 사적인 부분에서도 건실한 생활을 할 것을 요구하는 것이고, 여기서 '품위'라 함은 주권자인 국민의 수임자로서 직책을 맡아 수행해 나가기에 손색이 없는 인품을 말하는 것이라 할 것이므로, 특정 정당 또는 정치세력과 연계하여 정부를 압박하면서 정부정책 결정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한 정치적 의사표현 행위에 해당하는 원고들의 행위는 공무원의 품위유지의 의무를 위반한 것에 해당한다.

(4) 따라서, 원고들이 위 의무들을 위반한 사실이 없다는 취지의 주장도 모두 이유 없다.

다)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제3조 위반 여부에 관하여

원고들은, 피고가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제3조 제2항에 근거하여 원고들을 징계하였다고 주장하나,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가 원고들을 징계하면서 위 규정을 근거로 든 적이 없으므로, 원고들에 대한 징계가 위 규정에 근거한 것이라는 전제에서 출발한 원고들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라) 소결론

따라서, 원고들이 제1, 2차 시국선언에 참여하거나 이를 주도한 행위는 국가공무원법 제56, 57, 63, 66조, 교원노조법 제3조를 위반하였고, 이는 국가공무원법 제78조 제1항 제1호의 징계사유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각 처분은 징계사유가 모두 존재하는 적법한 처분이라 할 것이다.

2) 징계양정의 적정성에 관하여

가) 공무원인 피징계자에게 징계사유가 있어서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가는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진 것이고, 다만 징계권자가 재량권의 행사로서 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처분을 위법하다고 할 수 있으며, 공무원에 대한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고 하려면 구체적인 사례에 따라 징계의 원인이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려고 하는 행정목적, 징계 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할 때 그 징계 내용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하고, 징계권의 행사가 임용권자의 재량에 맡겨진 것이라고 하여도 공익적 목적을 위하여 징계권을 행사하여야 할 공익의 원칙에 반하거나 일반적으로 징계사유로 삼은 비행의 정도에 비하여 균형을 잃은 과중한 징계처분을 선택함으로써 비례의 원칙에 위반하거나 또는 합리적인 사유 없이 같은 정도의 비행에 대하여 일반적으로 적용하여 온 기준과 어긋나게 공평을 잃은 징계처분을 선택함으로써 평등의 원칙에 위반한 경우에 이러한 징계처분은 재량권의 한계를 벗어난 처분으로서 위법하다(대법원 2006. 5. 11. 선고 2004두5546 판결, 2007. 4. 13. 선고 2006두16991 판결 등 참조).

나) 이러한 법리에 따라 이 사건에 관하여 본다.

(1) 원고 서○○ 갑 제9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 서○○은 2000. 5. 15. 부산광역시 교육감 표창, 2003. 12. 26. 부산동부교육청 교육장, 2005. 4. 21. 과학 기술부장관 표창 등을 수상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여기에 앞서 든 증거 및 인정사실에 의하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국가공무원이 징계에 의하여 해임된 경우에는 공무원의 신분을 박탈당함은 물론 국가공무원법 제33조의 규정에 의하여 해임처분을 받은 때로부터 3년이 경과하지 아니하면 공무원에 임용될 수 없는 불이익까지 입게 되는 점, ② 위 각 시국선언이 그 자체로 위헌적이거나 반사회적인 것은 아닌 점, ③ 시국선언 추진이나 발표 과정에서 학생들에 대한 수업결손이나 제3자에 대한 피해가 발생한 사실은 없는 점, ④ 공무원이 국민으로서 누리는 표현의 자유가 국민전체 봉사자로서 갖춰야 할 정치적 중립성과 충돌할 때 어떠한 범위에서 허용될 것인지에 대해서 다양한 견해가 있어 위 원고들과 같은 수범자로서는 법적으로 허용되는 행위가 어디까지인지 명료하게 판단을 내릴 수 없는 어려움이 있다고 보이는 점 등을 더하여 보면, 제1, 2차 시국선언 참여 내지 주도 등의 사유만으로 교사의 신분을 박탈하는 해임처분을 한 것은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의 한계를 벗어난 것으로 위법하다.

(2) 원고 남○○, 강○○ 앞서 든 증거 및 인정사실에 의하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① 위 원고들은 제1, 2차 시국선언의 추진에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하였던 점, ② 위 원고들의 행위로 인하여 공무원의 직무공정성 및 국민들에 대한 신뢰에 미치는 악영향이 결코 적다고 할 수 없는 점, ③ 위 원고들에 대한 정직 2월의 징계처분이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서 정직 1월로 감경된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 남00, 강00에 대한 각 정직 1월의 징계처분이 위 원고들이 수행하는 직무의 특성과 징계의 원인이 된 비위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에 의하여 달성하고자 하는 목적 등에 비추어 객관적으로 명백하게 부당한 것으로서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 재량권의 범위를 일탈하였거나 남용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3. 결 론

그렇다면, 원고 서OO의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고, 원고 남00, 강00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재판장판사고규정

판사김현덕

판사정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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