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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86. 7. 8. 선고 85다카1743 판결
[손해배상][공1986.9.1.(783),1040]
판시사항

피해자가 고공공포증을 호소한다는 이유만으로 건축목공으로 부적격하다고 감정한 감정내용이 합리성과 보편타당성을 결한 것임에도 이를 증거로 삼은 채증법칙 위반의 위법이 있다고 원심판결을 파기한 예

판결요지

피해자가 고공공포증을 호소한다는 이유만으로 건축목공으로 부적격하다고 감정한 감정내용이 합리성과 보편타당성을 결한 것임에도 이를 증거로 삼은 채증법칙위배의 위법이 있다고 원심판결을 파기한 예

원고, 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정창훈

피고, 상고인

이창희 소송대리인 변호사 전병덕

주문

원심판결중 피고 패소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아파트신축공사장에서 건축목공으로 일하던 원고가 이 사건 교통사고로 두개골 골절등의 상해를 입어 그 상처부위는 완치되었으나 후유증으로 종전의 건축목공직에는 더 이상 종사할 수 없게 되었고 도시일용노동에 종사할 수 밖에 없이 되었는데 그 노동능력도 30퍼센트를 상실하였으므로 원고가 건축목공직에 종사하여 얻을 수 있는 장래의 수입(사고시부터 변론종결시까지는 매월 금 260,000원, 그후부터 55세가 끝나기까지는 매월 금 265,000원)은 모두 상실하게 된 반면에 도시일용노동에 종사하여 잔여노동능력 비율에 따른 수입밖에 얻을 수 없게 되었다는 사실을 인정하여 이를 기초로 불법행위자인 피고가 배상할 원고의 기대수입상실액을 산정하였다.

2. 살피건대, 원심이 그 사실인정에 인용한 증거중 원고가 이 사건 교통사고로 입은 상처의 후유증으로 말미암아 종전의 직업인 건축목공직에 더 이상 종사할 수 없게 되었다는 증거는 원심법원의 신체감정촉탁에 의한 서울대학교병원장의 감정회보 밖에 없는바, 그 내용에 의하면 감정의사는 원고가 감정당시에 두통, 좌측청력소실, 구토, 기억력장애, 좌측상하지의 감각이상을 호소하였다는 내용, 자각적 기억력소실이 인정된다는 내용, 좌측청력에 40데시벨정도의 소실이 있으나 어음판별력은 거의 정상이라는 내용, 향후치료는 필요치 않다는 내용을 각 기재한 후, 감정결과로서 고공공포증등을 호소하며, 건축목공으로 약 80퍼센트의 노동력 상실이 있고 건축목공으로 부적격이라는 내용을 기재하고 있다.

한편 원심이 배척한 제1심법원에서의 감정인 신광철의 신체감정결과에 의하면, 원고는 건축목공으로서 약 31퍼센트의 노동능력을 상실하였지만 향후 건축목공으로 재취업이 가능하다고 되어 있는바, 이 감정내용과 원심감정인의 위 감정내용을 비교하여 보면, 원고가 건축목공으로서 상실한 노동능력비율 및 건축목공으로 재취업이 가능한 여부를 판단하는 근거로 삼은 원고의 후유증세들은 원심감정인이 원고가 고공공포증을 호소하고 있다는 점을 들고 있는 이외에는 양자 모두 대동소이한 것들이므로 원심감정인이 제1심 법원에서의 감정인과 다르게 원고의 건축목공으로서의 노동능력상실율이 80퍼센트이고 건축목공으로 부적격자에 해당한다고 단정한 근거는 오로지 원고가 호소하는 고공공포증 밖에 없으며 이는 건축목공이라는 직종이 높은곳에만 올라가서 일을

하는 직종이라는 것을 전제로 한 감정으로 볼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모든 건축목공이 반드시 고공에서만 작업하게 되어있는 것은 아니고 지상 또는 고층건물의 내부에서 일을 하는 건축목공도 있다는 것은 우리의 경험상 명백한 사실이며, 이와 같은 경우에는 원고가 호소하는 고공공포증이 취업에 지장이 될 수 없을 것임은 사리상 당연하니 원심감정인이 만일 원고가 호소하는 고공공포증을 주된 근거로 하여 원고의 건축목공으로서의 노동능력상실율을 80퍼센트, 건축목공으로서 부적격자에 해당한다고 판정한 것이라면 그 감정내용은 감정의 근거에 합리성과 보편타당성을 인정할 수 없는 감정이라고 보아 마땅하다. 원심으로서는 그 감정의 근거를 따져 심리하여 본 연후에 그 채택여부를 결정하였어야 할 것이므로 이에 이르지 아니하고 위 감정내용을 증거로 삼아 원고가 이 사건 교통사고로 입은 상처의 후유증으로 종전의 직업인 건축목공으로 종사할 수 없게 되었다는 사실을 인정한 것은 증거에 대한 가치판단을 그르쳐 그 취사선택을 잘못한 채증법칙위배와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위법에 해당한다 할 것이고, 이와 같은 위법은 위 사실인정을 기초로 원고의 기대수입상실액을 산정하여 제1심판결보다 원고의 청구를 더 인용한 원심판결의 결과에 영향을 미쳤으므로 그 증거취사의 위법을 지적하고 있는 상고논지는 이유있다.

3. 그러므로 다른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에 들어갈 필요없이 소송촉진등에 관한 특례법 제12조 제2항 에 의하여 원심판결중 피고 패소부분을 파기하고,이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케 하고자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준승(재판장) 오성환 이병후 윤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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