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해소송
사건 창원지방법원 94가단16574 손해배상(산)
【심판대상조문】
회사정리법(會社整理法) 제149조(이의 있는 정리채권 또는 정리담보권에 관한 소송의 수계)
① 제147조 제1항에 게기한 정리채권 또는 정리담보권에 관하여 정리절차개시결정 당시 소송이 계속하는 경우에 정리채권자 또는 정리담보권자가 그 권리의 확정을 청구하고자 할 때에는 이의자를 상대로 하여 소송을 수계하여야 한다.
② 제147조 제2항 내지 제4항의 규정은 전항의 경우에 준용한다.
【참조 조문】
【참조 판례】
1992.6.26. 선고, 91헌가8 ·9(병합) 결정
1996.1.25. 선고, 93헌바5 ·58(병합) 결정
1993.12.23. 선고, 92헌바11 결정
1993.12.23. 선고, 92헌가12 결정
주문
회사정리법(1962. 12. 12. 법률 제1214호) 제149조는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유
1. 사건의 개요 및 심판의 대상
가. 사건의 개요
(1) 제청신청인 조○제와 그의 처자인 나머지 제청신청인들은, 제청신청인 조○제가 1992. 3. 10. 신청외 주식회사 ○○공영(이하 "○○공영")에 근무하던 중 ○○공영의 피용자의 과실로 인하여 상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면서, 1994. 9. 23. ○○공영을 피고로 하여 이 사건 당해소송인 창원지방법원 94가단16574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여 그 절차가 진행중에 있었다.
1994. 11. 17. 인천지방법원이 같은 법원 93파466호로 ○○공영에 대하여 회사정리절차개시결정을 내리자, 이에 따라 제청신청인들과 ○○공영 사이의 이 사건 당해소송은 회사정리법 제68조에 의하여 절차가 중단되었다.
제청신청인들은 1995. 1. 14.의 정리채권조사기일에 출석하여 이 사건 당해소송에서 구하는 손해배상청구권을 정리채권으로 신고하였는데, 정리회사 ○○공영의 관리인은 이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였다. 제청신청인들은 위 이의에 대하여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다가 1995. 5. 9.에 이르러 비로소 이의자인 정리회사 ○○공영의 관리인을 상대로 하여 이 사건 당해소송의 수계신청을 하였다.
(2) 수계신청의 상대방인 정리회사 ○○공영의 관리인이, 회사정리법 제149조 제1항, 제2항 및 제147조 제2항에 의하여 제청신청인들의 위 수계신청을 각하하여 줄 것을 항변으로 제출하자, 수계신청인들은 위 규정에 대한 위헌제청을 신청하였고, 이에 따라 창원지방법원은 헌법재판소법 제41조 제1항에 의하여 위헌여부의 심판을 제청하였다.
나. 관련 규정 및 심판의 대상
(1) 회사정리법(1962. 12. 12. 법률 제1214호) 제149조 【이의 있는 정리채권 또는 정리담보권에 관한 소송의 수계】① 제147조 제1항에 게기한 정리채권 또는 정리담보권에 관하여 정리절차개시결정 당시 소송이 계속하는 경우에 정리채권자 또는 정리담보권자가 그 권리의 확정을 청구하고자 할 때에는 이의자를 상대로 하여 소송을 수계하여야 한다.
② 제147조 제2항 내지 제4항의 규정은 전항의 경우에 준용한다.
제147조【정리채권 또는 정리담보권 확정의 소】① 이의(회사의 이의는 제외한다) 있는 정리채권 또는 정리담보권에 관하여는 그 권리자는 그 이의자에 대하여 소로써 그 권리의 확정을 청구할 수 있다.
② 전항의 소는 그 권리의 조사가 있은 날로부터 1월내에 제기하여야 한다.
③ 이의자가 수인 있을 때에는 이를 공동피고로 한다.
④ 법원은 정리채권자 또는 정리담보권자의 청구에 의하여 그 권리에 관한 정리채권자표 또는 정리담보권자표의 초본을 교부하여야 한다.
(2) 제청법원은 위헌제청결정의 주문에서 회사정리법 제149조를 위헌여부 심판의 대상으로 특정하였다. 그러나 제청이유와 관련하여 실제 위헌여부의 판단의 대상이 되는 것은 첫째, 정리채권자에게만 수계신청의 의무를 부과한 회사정리법 제149조 제1항, 둘째, 수계신청의 기간을 조사기일로부터 1개월 내로 정한 회사정리법 제149조 제2항 중 제147조 제2항을 준용하는 부분이라 할 수 있다.
2. 제청이유 및 관계인의 의견
가. 제청법원의 위헌심판제청이유의 요지
이미 제기되어 계속중이고, 다만 회사정리절차개시결정에 의하여 정지되어 있는 상태에 있는 소송의 한 절차에 지나지 아니하는 수계신청의 기간을 출소기간과 동일하게 취급하여, 이를 해태한 경우 실권시키는 것은 이로써 보호하려는 법익에 비하여 너무 큰 불이익을 주는 것으로 국민의 재판을 받을 권리를 필요 이상으로 제한하고 있는 것이다.
정리채권자에 대하여만 회사정리절차개시결정에 의하여 정지되어 있는 소송의 수계신청의무를 부담시키고, 정리회사 관리인에게는 아무런 의무를 부담시키지 아니하는 것은 평등의 원칙에 어긋난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있다.
소송수계의 기간을 제한하고, 이를 도과하였을 경우 실권이라는 불이익을 가하려면, 법률에 사전에 이를 필요적으로 경고하거나 통지하도록 함이 합리적인 입법의 방법이라 할 것인
데, 이러한 사전 경고 내지 통지의 규정이 없다.
나. 제청신청인들 대리인의 의견요지
다. 법무부 장관의 의견요지
회사정리절차는 공익상의 필요에 의하여 재정적 궁핍으로 파탄에 직면한 회사의 정리재건이라는 목적을 이루기 위하여 회사가 부담하고 있는 채무 또는 책임을 감소시켜 되도록 부담이 가벼워진 상태에서 회사가 영업을 계속하여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자는 것이므로, 회사에 대한 채권자 등 이해관계인의 권리에 대하여는 면책 등 광범위한 변경을 가하여 그 이해를 조정하지 아니할 수 없다.
회사정리법상 이의가 있는 채권의 신속한 확정을 위하여 출소기간 및 소송수계신청기간을 1개월로 설정한 것은 회사정리제도의 취지 및 입법목적달성을 위하여 필요하고도 합리적인 제한이다. 그러므로 소송수계신청기간이 도과하여 정리회사에 대한 정리채권자의 권리가 상실되는 결과 정리채권자의 청구가 법원에 의하여 받아들여지지 아니하여 승소판결을 받을 수 없게 되었다 하더라도, 이를 들어 정리채권자의 재판을 받을 권 리 자체가 제한되거나 박탈된 것이라고 볼 수 없고, 회사정리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하려는 회사정리제도의 취지 및 입법 목적에 비추어 볼 때 국민의 재판을 받을 권리를 필요 이상으로 제한하는 것이라고도 할 수 없을 것이다.
정리채권자에게 수계신청의무를 부담시켜 정리채권자로 하여금 소송의 수계신청을 하도록 한 이유는 정리채권 등의 신속한 확정을 기하여 종국적으로 기업의 정리재건을 도모하여 채권자와 주주 등 모든 관련자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 할 것이므로, 합리적인 이유 없이 차별대우하는 것이라 할 수 없다.
소송수계기간을 명시적으로 통지하는 규정을 두지 아니한 것을 들어 헌법상의 재산권을 침해하거나 재판 받을 권리를 침해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
3. 판단
가. 당해소송 사건에 대한 법률적 검토 및 쟁점의 정리
(1) 회사정리절차개시결정과 정리채권에 관한 관련규정의 검토
회사에 대하여 정리절차개시전의 원인으로 생긴 재산상의 청구권을 정리채권이라 한다(제102조). 정리절차개시결정 전에 회사를 상대로 하여 정리채권의 이행을 구하는 소가 제기된 경우, 그후 정리절차개시의 결정이 있은 때에는 그 소송절차는 중단한다(제68조).
정리절차개시결정이 내려진 경우, 정리채권자는 그가 가진 정리채권으로 정리절차에 참가할 수 있는데(제113조), 정리절차에 참가하기 위하여는, 법원이 정한 신고기간내에 성명, 주소, 채권의 내용 등을 신고하고(제125조 제1항), 그 밖에도 정리채권에 관하여 정리절차개시 당시 소송이 계속하는 때에는 법원, 당사자, 건명과 번호를 신고하여야 한다(제125조 제3항).
이와 같이 신고된 정리채권에 대하여는, 조사기일을 열어 정리채권의 내용과 원인 등을 조사하게 되는데(135조), 신고된 정리채권에 관하여 관리인, 정리채권자, 정리담보권자와 주주의 이의가 없는 경우에는 확정되어(제143조), 정리채권자표에 기재됨으로써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을 갖게 된다(145조). 정리채권에 대하여 관리인, 다른 정리채권자, 정리담보권자 또는 주주로부터 이의가 제기된 경우에는 정리채권확정의 소를 통하여 확정하도록 하고 있다. 즉, 회사정리절차개시결정 당시 아직 회사를 상대로 하여 그 정리채권에 관한 소송을 제기하지 아니한 정리채권자는 조사기일로부터 1월내에 그 이의자를 상대로 그 권리의 확정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여야 하고(제147조 제1항, 제2항), 회사정리절차개시결정 당시 회사를 상대로 하여 그 정리채권에 관한 소송이 계속중인 정리채권자는 조사기일로부터 1월내에 이의자를 상대로 하여 계속중인 소송의 수계를 신청하여야 한다(제149조 제1항, 제2항, 제147조 제2항).
(2) 회사정리법의 관련규정에 의한 당해소송 사건의 검토
제청신청인들이 ○○공영에 대하여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는 손해배상청구권은 제청신청인 조동제가 1992. 3. 10. ○○공영의 사업장에서 입은 상해로 인하여 발생한 것이라고 하고 있으므로(즉, 회사정리절차개시결정이 내려진 1994. 11. 17. 전에 발생한 것이다), 정리채권에 해당한다. 제청신청인들은 1994. 9. 23. ○○공영을 상대로 이 사건 당해소송을 제기하여 소송이 계속중 1994. 11. 17. 회사정리개시결정이 내려짐에 따라 그 소송절차가 중단되었다. 제청신청인들이 위 손해배상청구권을 신고하고, 1995. 1. 14. 조사기일에 출석하였는바, 관리인은 위 손해배상채권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였다. 따라서 제청신청인들로서는 이의를 받은 날로부터 1월내에 관리인을 상대로 하여 위 절차가 중단된 소송의 수계를 신청하여야 하는 면 데, 이를 도과하여 1995. 5. 9.에 이르러 비로소 수계신청을 하였다.
회사정리법 제149조 제2항에 의하여 준용되는 제147조 제2항의 수계신청기간은 불변기간으로, 기간경과후 수계신청이 제출된 경우 그 신청을 각하하여야 한다(대법원 1989. 4. 11. 89다카4113 결정 참조). 물론 이로 인하여 손해배상청구권이라는 실체적 권리가 소멸하는 것은 아니고, 다만 정리절차참가자격이 부정되는데 그치는 것이나(위 대법원 결정 참조), 결과적으로 강제이행을 구할 수 없다는 점에서 일종의 자연채무로 남게 된다.
(3) 쟁점의 정리
이 사건 심판대상의 규정은 수계신청의무를 정리채권자에게 부담시키고, 수계신청기간을 이의가 있은 날로부터 1월로 제한하고 있으며, 또한 실권의 위험에 대한 별도의 사전 경고절차조항을 두고 있지 아니하다. 제청신청인들 및 제청법원은 헌법이 보장하는 재판청구권, 평등권 및 재산권의 관점에서 이 사건 심판대상 규정의 합헌성에 대하여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즉, 첫째, 수계신청의무자를 정리채권자로 한정한 것이 평등의 원칙에 부합하는가? 둘째, 1개월의 수계신청기간이 부당하게 짧아 헌법이 보장하는 재판청구권 또는 재산권을 위헌적으로 침해하는 것은 아닌가? 셋째, 사전에 제소기간에 관한 경고 내지 통지를 하도록 하지 아니한 것이 재판청구권 또는 재산권에 대한 위헌적인 침해가 아닌가? 하는 것이다.
나. 쟁점에 대한 판단
(1) 회사정리법의 목적과 특색
회사정리법은 재정적 궁핍으로 파산에 직면하였으나 갱생의 가망이 있는 주식회사에 관하여 채권자, 주주 기타 이해관계인의 이 해를 조정하며 그 사업의 정리재건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한다(제1조). 주식회사는 산업과 경제발전에 크게 기여하는 사회적 가치를 가지고 있으므로, 재정적 궁핍으로 사업에 차질이 생긴 경우 곧 바로 파산절차 등에 따라 이를 해체하게 되면 주주나 종업원은 물론 채권자 등에게 반드시 유리한 것도 아니고, 사회경제적 손실 또한 크게 따르게 되므로, 그러한 사회적 손실을 방지하려는 공익적 필요성도 인정된다{헌법재판소 1992. 6. 26. 선고, 91헌가8 ·9(병합) 결정 참조}. 정리계획에 따른 일련의 회사정리절차가 이러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기 위하여는 정리채권자 등 이해관계인의 존부와 그 권리의 범위에 대한 정확하고 또 확정적인 파악이 무엇보다도 긴요한 선결과제라 할 것이며{헌법재판소 1996. 1. 25. 선고, 93헌바5 ·58(병합) 결정 참조}, 채권자, 담보권자, 주주 등 다수의 이해관계인의 이해관계를 조정하기 위하여 법원이 적극적으로 이에 관여하게 되며, 한편으로 절차의 간이·신속성이 요구된다(대법원 1984. 10. 5. 84마카42 결정 참조).
(2) 수계신청의무자와 관련하여
회사정리법은 이의가 제기된 정리채권의 확정을 위한 제소의무를 다음과 같이 구분하여 규정하고 있다. 우선, 집행력 있는 채무명의 또는 종국판결이 있는 정리채권 등에 대하여는 이의자에게 제소책임을 지우고 있다(제152조). 이와 같은 경우에는 권리자에게 더 이상의 제소책임을 지우는 것이 부당하다고 보는 것이다. 집행력이 있는 채무명의나 종국판결이 없는 정리채권 등에 대하여는 관리인이 이의를 하였는지의 여부에 따라 구분하여 취급하고 있다. 관리인이 아닌 다른 정리채권자, 정리담보권자 또는 주주가 이의를 한 경우에는 그 이의자에게 제소책임을 부담시키고 있다(제151조). 관리인 또는 관리인과 다른 이해관계인이 이의한 경우에 관하여는 그 권리자가 이의자에 대하여 소로써 그 권리의 확정을 청구하도록 하고 있다(제147조 제1항).
회사정리절차에 있어서는 모든 정리채권, 정리담보권 및 주식이 정리계획에 따라 한꺼번에 처리되어야 한다. 또한 회사정리법상의 관리인은 정리회사의 기관이거나 그 대표자가 아니고 정리회사와 그 채권자 및 주주로 구성되는 소위 이해관계인 단체의 관리자로서 일종의 공적 수탁자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집행력 있는 채무명의 또는 종국판결이 있는 정리채권에 대하여 이의가 있거나, 혹은 집행력 있는 채무명의 또는 종국판결이 없는 정리채권에 대하여 관리인이 아닌 자만이 이의를 한 경우와 구별하여, 아직 집행력 있는 채무명의나 종국판결이 없는 정리채권에 대하여 관리인이 이의를 한 경우에 그 권리를 주장하는 자에게 제소의 의무를 부담시킨 것은 회사정리절차의 공익적 목적에 봉사하기 위하여 합리적으로 구분하여 제소의무를 분배한 것이라 할 수 있다.
회사정리절차개시결정 전에 정리채권에 관하여 이미 소송이 제기되어 계속중인 경우에는 회사정리절차개시결정과 동시에 그 절차는 중단된다. 중단된 소송이 다시 계속되기 위하여는 회사정리법의 다른 규정과의 조화를 위하여 소송의 주관적·객관적 변경이 요구된다. 즉, 피고가 회사에서 관리인으로, 청구의 내용이 통상의 이행의 소 등에서 정리채권확정의 소로 바뀌어져야 한다. 이러한 변경은 사실상 새로운 제소나 다름이 없기 때문에 그 권리자에게 수계신청의 의무를 부담시킨 것이라 할 수 있고, 이 것은 위에서 본 회사정리절차의 공익적 목적과 간이·신속성의 요구에 비추어 그 합리성을 부인하기 어렵다. 파산법(1962. 1.
20. 법률 제998호) 제219조 제1항이 "이의 있는 채권에 관하여 파산선고당시에 소송이 계속하는 경우에 채권자가 그 채권의 확정을 요구하려고 할 때에는 이의자를 상대방으로 하여 소송을 수계하여야 한다."고 규정한 것도 같은 취지에서 나온 것이라 할 수 있다.
결국 회사정리절차개시결정으로 중단된 소송의 수계의무를 그 권리자에게 부담시킨 것은 위에서 본 바와 같은 회사정리법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합리적인 고려에서 나온 것이므로, 정리채권자에 대하여만 회사, 관리인 또는 다른 이해관계인과 비교하여 합리적인 사유 없이 자의적으로 차별적인 대우를 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
(3) 수계신청기간의 제한과 관련하여
헌법 제27조 제1항의 규정에 의한 재판청구권은, 헌법과 법률이 정한 법관에 의하여 법률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의미하는 것일 뿐 구체적 소송에 있어서 특정의 당사자가 승소의 판결을 받을 권리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헌법재판소 1996.1.25. 선고, 93헌바5 · 58(병합) 결정}. 출소기간의 제한은 재판청구권에 대하여 직접적인 제한을 가하는 것이지만, 그 제한이 재판청구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지 아니하는 한, 각 구체적 법률관계의 성질에 비추어 그 법률관계를 조속히 확정할 합리적인 필요가 인정되는 경우에는 헌법 제37조 제2항에 따라 상당한 범위내에서 입법재량으로 허용되는 것이라 할 것이다. 즉 특별히 법률관계를 조속히 확정할 필요가 없음에도 그 권리의 행사여부 및 시기를 실체적 권리자의 선택에 맡기지 아니하고 합리적 이유없이 출소기간을 설정하여 실체적 권리의 행 사를 부당하게 제한하거나 법률관계의 조속한 확정의 필요가 인정되는 경우라도 그 출소기간을 지나치게 단기간으로 하여 출소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거나 매우 어렵게 되는 등 출소기간이 현저히 불합리하여 '사실상 재판의 거부'라고 볼 수 있는 경우가 아닌한 출소기간의 제한은 입법재량으로 허용되는 것이라 할 것이다.
이 사건 심판대상규정을 보면 '권리의 조사가 있은 날로부터 1월내'라고 수계신청기간을 제한하고 있으나, 그 1개월이 중단된 소송절차의 수계를 신청하기에 비교적 충분한 기간으로서 '사실상 재판의 거부'라고 볼 수 있는 경우로는 보이지 아니하며, 앞서 본 바와 같이 회사정리절차가 다수관계인의 이해관계가 한꺼번에 조정되어야 할 필요가 있고 절차의 간이·신속성이 요구된다는 점에 비추어 합리적인 범위내의 제한이라고 볼 수 있으므로, 이 제한은 재판청구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한 것이라고는 볼 수 없다.
(4) 사전경고절차와 관련하여
법률에 제소기간 또는 그와 동일한 법적 효과를 갖는 수계신청기간이 명시되어 있는 경우에는 그 자체가 실권에 대한 경고로서의 의미를 갖는 것이므로, 별도로 그 기간을 해태할 경우 소권을 상실한다고 사전에 통지 내지 경고하는 절차 규정을 두지 아니하였다 하여 재판청구권 또는 재산권을 위헌적으로 침해한 것이라고는 할 수 없다. 다만, 제소기간과 같은 불변기간은 국민의 기본권인 재판을 받을 권리행사와 직접 관련되기 때문에 그 기간계산에 있어서 나무랄 수 없는 법의 오해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상실하는 일이 없도록 쉽사리 이해되게, 그리고 명확하게 규정되어야 한다{헌법재판소 1992. 7. 23. 선고, 90헌바2 , 92헌바2 , 92헌바2 5(병합) 결정; 1993. 12. 23. 선고, 92헌바11 결정; 1993. 12. 23. 선고, 92헌가12 결정 등 참조}. 그런데 이 사건 심판대상 규정은 "권리의 조사가 있은 날로부터 1월내에" "소송을 수계하여야" 함을 그 문언상으로 이를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법률의 규정 그 자체로서 사전경고의 기능을 충분히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 사건 당해소송의 경우에도 관련 법조문을 확인하여 보는 것만에 의하여 조사기일로부터 1월내에 수계신청을 하여야 하는 것을 아는데 어떠한 지장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그러므로, 이 사건 심판대상 규정에 의한 수계신청기간에 관하여 별도의 경고절차규정이 없다 하여 재판청구권이나 재산권을 위헌적으로 침해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4. 그렇다면 이 사건 심판대상 규정인 회사정리법 제149조는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할 것이므로,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결정한다.
1996. 8. 29.
재판관
재판장 재판관 김용준
재판관 김진우
재판관 김문희
재판관 황도연
재판관 이재화
주심재판관 조승형
재판관 정경식
재판관 고중석
재판관 신창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