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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등법원 2015. 6. 12. 선고 2014누54440 판결
[이행강제금부과처분무효확인등][미간행]
원고, 항소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성섭 외 1인)

피고, 피항소인

서울특별시 동작구청장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서초 담당변호사 박상기)

변론종결

2015. 5. 8.

주문

제1심판결을 다음과 같이 변경한다.

피고가 2011. 12. 22. 원고에게 한 이행강제금 부과처분 중 2008년, 2009년, 2010년분은 무효임을 확인한다.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총비용 중 1/4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피고가 2011. 12. 22. 원고에게 한 이행강제금 부과처분(2008년, 2009년, 2010년, 2011년)은 무효임을 확인한다는 판결.

이유

1. 처분의 경위

이 법원이 이 부분에서 설시할 이유는 제1심판결 이유 중 ‘1. 기초사실 및 처분의 경위’의 기재와 같으므로 행정소송법 8조 2항 , 민사소송법 420조 본문에 의하여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2. 처분의 무효 여부

가. 원고의 주장

피고의 이행강제금 부과처분에는 다음과 같은 중대하고 명백한 하자가 있으므로 무효이다.

1) 건축법상의 이행강제금은 1회분씩 부과하여야 하고, 부과 시마다 별도의 시정명령을 하여야 한다. 그런데도 피고는 소급적으로 4년분의 이행강제금을 한꺼번에 부과함으로써 시정기한의 이익을 박탈하였다. 한편 원고는 건물의 임차인들을 퇴거시키고 건물을 자진 철거하려고 노력했으나 임차인들이 임대기간이 종료되었음에도 인도를 하지 않아 시정명령을 준수하지 못하였다.

2) 원고의 토지 위에는 1967년부터 2층 건물이 건축되어 있었는데, 원고는 2005년 당시 기존 건물을 철거하고 건물을 새로 신축한 것이 아니라 기존 건물의 옥상 위에 지붕을 덮어 3층을 만들어 합계 190㎡를 증축하였다. 또한 원고의 건물은 철근콘크리트 건물이고, 건축물대장에도 명시되어 있다. 그런데도 피고는 실제보다 넓은 면적에 대하여 철근콘크리트 건물이 아니라 철골콘크리트 건물에 대한 요율을 적용하여 이행강제금의 액수를 산정하였다.

3) 원고가 2차 부과처분에 따른 이행강제금을 납부하고 건물의 철거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수용보상금이 조속히 지급되었어야 했다. 그런데 도시계획사업의 진행이 지연되어 보상금 지급이 늦어짐으로 인하여 원고의 자진시정도 지연되었다. 원고의 건물은 도시계획사업에 포함되어 있어 조만간 녹지나 공원으로 조성될 예정이어서 피고가 최종 시정기한으로 정한 2011. 12. 10.까지 철거해야 할 공익적 요청이 없었다. 따라서 피고의 처분을 통해 달성될 공익에 비하여 원고가 입게 되는 불이익이 지나치게 크므로 비례의 원칙에 위배된다.

나. 판단

1) 2008년, 2009년, 2010년 이행강제금 부분

건축법 80조 1항 은 ‘허가권자는 79조 1항 에 따라 시정명령을 받은 후 시정기간 내에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아니한 건축주 등에 대하여는 그 시정명령의 이행에 필요한 상당한 이행기한을 정하여 그 기한까지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아니하면 다음 각 호의 이행강제금을 부과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한 건축법 80조 4항 은 ‘허가권자는 최초의 시정명령이 있었던 날을 기준으로 하여 1년에 2회 이내의 범위에서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로 정하는 횟수만큼 그 시정명령이 이행될 때까지 반복하여 1항 에 따른 이행강제금을 부과·징수할 수 있다. 다만, 1항 각 호 외의 부분 단서에 해당하면 총 부과 횟수가 5회를 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로 부과 횟수를 따로 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건축법 80조 5항 은 시정명령을 받은 자가 이를 이행하면 새로운 이행강제금의 부과를 즉시 중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일정한 기한까지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경우에 일정한 금전적 부담을 부과할 뜻을 미리 계고하여 의무자에게 심리적 압박을 가함으로써 장래에 그 의무를 이행하게 하려는 간접적인 강제집행 수단의 하나인 건축법상의 이행강제금 부과처분이 법정된 처분요건을 갖추지 못한 경우에는 행정상의 불복신청을 하거나 해당 처분의 취소를 소구하여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행정상 또는 사법상의 구제절차의 어느 쪽도 그 불복신청에 관해서는 법정기간의 준수를 요구하고 있으며, 그 정해진 기간이 지난 후에는 더는 해당 처분의 내용상의 과오를 이유로 하여 그 효력을 다툴 수 없게 되어 있다. 이행강제금 부과처분에 대한 불복신청에 관한 이러한 원칙은 원래 비교적 짧은 기간에 행정의 편의상 적지 않게 이루어지는 이행강제금 부과처분을 가급적 신속하게 확정시킴으로써 행정상 의무이행의 신속과 원활한 운영을 확보하려고 하는 요청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원칙은 통상적으로 예측할 수 있는 사태를 제도적으로 예정한 것이고 법은 이러한 원칙에 대하여 이행강제금 부과처분에 대하여도 행정상의 불복신청기간이나 사법상의 출소기간의 준수를 요구하지 아니하고 해당 처분의 효력을 다툴 수 있는 예외적인 경우가 있는 것을 부정하고 있지는 않다. 즉 이행강제금 부과처분에 대하여도 당연하게 이를 무효로 하여야 할 경우가 있을 수 있고, 그러한 처분에 대하여는 이행강제금에 기초하여 지방세 외 수입금의 징수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른 체납처분절차가 이루어질 우려가 있는 경우에 그 무효확인을 구하는 소송으로 이를 다툴 수 있는 길이 열려 있다. 이처럼 이행강제금 부과처분에 관해서 당연 무효가 되는 경우를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당연 무효의 처분에 대해서는 출소기간의 제한을 받지 아니하고 언제든지 다툴 수 있게 되므로 이러한 예외를 인정함에 신중하여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이행강제금 부과처분이 부과 행정청과 피부과자 사이에만 존재하는 것이므로 처분의 존재를 신뢰하는 제3자의 보호를 고려할 필요가 없다는 등의 사정을 감안하면 해당 처분에서 내용상의 과오가 이행강제금 부과요건의 근간을 이루는 부분에 관한 것이고, 이행강제금 부과행정의 안정과 그 원활한 운영의 요청을 참작하더라도 불복신청기간의 경과로 그 처분의 효과를 사인이 더는 다툴 수 없게 되는 형식적 확정력(불가쟁력)의 발생을 이유로 하여 이행강제금 부과처분을 받은 자에게 그 처분에 의한 불이익을 감수하도록 하는 것이 현저하게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예외적인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위와 같은 과오에 의한 하자는 해당 처분을 당연 무효로 하게 한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행정처분이 당연무효라고 하기 위하여는 처분에 위법사유가 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하자가 법규의 중요한 부분을 위반한 중대한 것으로서 객관적으로 명백한 것이어야 하며,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한 것인지 여부를 판별함에 있어서는 그 법규의 목적, 의미, 기능 등을 목적론적으로 고찰함과 동시에 구체적 사안 자체의 특수성에 관하여도 합리적으로 고찰하여야 한다( 대법원 1995. 7. 11. 선고 94누4615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행정청이 어느 법률관계나 사실관계에 대하여 어느 법률의 규정을 적용하여 행정처분을 한 경우에 그 법률관계나 사실관계에 대하여는 그 법률의 규정을 적용할 수 없다는 법리가 명백히 밝혀지지 아니하여 그 해석에 다툼의 여지가 있는 때에는 행정청이 이를 잘못 해석하여 행정처분을 하였더라도 이는 그 처분 요건사실을 오인한 것에 불과하여 그 하자가 명백하다고 할 수 없다( 대법원 2004. 10. 15. 선고 2002다68485 판결 , 대법원 2012. 10. 25. 선고 2010두25107 판결 등 참조). 하지만 법령 규정의 문언상 처분 요건의 의미가 분명함에도 행정청이 합리적인 근거 없이 그 의미를 잘못 해석한 결과, 처분 요건이 충족되지 아니한 상태에서 해당 처분을 한 경우에는 법리가 명백히 밝혀지지 아니하여 그 해석에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볼 수는 없다( 대법원 2014. 5. 16. 선고 2011두27094 판결 , 대법원 2015. 3. 20. 선고 2011두3746 판결 등 참조).

⑵ 이 사건에서, 피고가 2006. 10. 12. 원고에게 건물의 자진철거를 명하는 시정명령을 하였고, 2007. 11. 9. 원고에게 이행강제금 284,255,000원을 부과하였으며, 원고가 위 각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여 대법원에서 2008. 9. 17. 및 2009. 12. 14. 모두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 판결이 확정되었다( 대법원 2008두10881호 2009두17667호 ). 피고는 2011. 3. 8. 시정기한을 2011. 6. 30.로 하여 원고에 대하여 자진철거를 명하는 시정명령을 하며 2008년, 2009년, 2010년 이행강제금이 부과될 수 있음을 예고하였고, 2011. 6. 30. 시정기한을 2011. 8. 30.로 정하여 시정명령을 하며 2008년, 2009년, 2010년 이행강제금이 부과될 수 있음을 예고하였으며, 2011. 11. 9. 시정기한을 2011. 12. 10.로 하여 시정명령을 하며 2011년 이행강제금이 부과될 수 있음을 예고하였다. 피고는 2011. 12. 9. 이행강제금 부과내역을 고지하며 의견제출의 기회를 부여한 후, 2011. 12. 22. 당해 연도인 2011년 이행강제금뿐 아니라 2008년, 2009년, 2010년에 부과했어야 할 이행강제금까지 포함하여 4회분 이행강제금을 부과하였다.

⑶ 피고가 2011년분 이행강제금에 대하여 부과요건을 갖춘 상태에서 2008년, 2009년, 2010년분 이행강제금까지 소급하여 3년분의 이행강제금을 추가로 부과한 것은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그 내용상의 과오가 이행강제금 부과요건의 근간을 이루는 부분에 관한 것이고, 이행강제금 부과행정의 안정과 그 원활한 운영의 요청을 참작하더라도 불복신청기간의 경과에 따른 형식적 확정력(불가쟁력)의 발생을 이유로 하여 원고에게 그 처분에 의한 불이익을 감수하도록 하는 것이 현저하게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예외적인 사정이 있으며, 이행강제금 부과처분이 피고와 원고 사이에만 존재하는 것이므로 처분의 존재를 신뢰하는 제3자의 보호를 고려할 필요가 없으므로 위와 같은 과오에 의한 하자로 인하여 피고의 이 부분 처분이 당연 무효가 된다고 볼 수 있다. 그렇지 않다고 하더라도 피고의 이 부분 처분은 당사자의 권익을 침해하고 건축법 80조 1 , 4항 의 본질적이고 중요한 부분을 위반한 것으로 그 하자가 중대하며 위 각 규정의 해석상 명백하여 당연 무효가 된다고 볼 수 있다. 결국, 피고의 처분 중 2008년, 2009년, 2010년 이행강제금 부분은 원고의 나머지 주장을 살펴볼 필요 없이 무효가 된다.

건축법 80조 1 , 4항 은 이행강제금을 부과·징수할 때마다 그에 앞서 매번 시정명령을 다시 하지는 않더라도( 대법원 2013. 12. 12. 선고 2012두20397 판결 참조) 이행강제금 부과에 앞서 1년을 기준으로 자진시정할 수 있는 기간을 부여하도록 규정함으로써 이행에 필요한 기간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고 있다. 4년분의 이행강제금을 일시에 부과할 수 없음은 위 각 규정의 문언상 분명함에도 피고가 합리적인 근거 없이 그 의미를 잘못 해석하여 처분을 하였으므로 그 하자가 객관적으로 명백한 것으로 볼 수 있다.

② 의무위반행위에 대하여 제재로서 가하여지는 행정벌과 달리, 이행강제금은 의무의 이행을 명하고 그 이행기간 내에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이행강제금이 부과된다는 사실을 고지함으로써 의무자에게 심리적 압박을 주어 의무의 이행을 간접적으로 강제하는 행정상 간접강제 수단으로 이행강제금 부과로 이행을 확보하고자 한 목적이 이미 실현된 경우에는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수 없고 설령 이행명령에서 정한 기간을 지나서 이행하였더라도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수 없다( 대법원 2014. 12. 11. 선고 2013두15750 판결 참조). 4년분의 이행강제금을 일시에 부과하는 처분은 이행강제금을 이행을 위한 간접강제 수단이 아니라 이행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한 제재 수단으로 운영하는 것과 다르지 않아 제도의 본질에 비추어 허용될 수 없다.

③ 이행강제금이 순차로 부과될 경우에는 의무자로서는 이행명령을 이행하여 장래 부여될 이행강제금을 면할 것인지를 매년 결정할 수 있으나, 4년분의 이행강제금을 일시에 부과할 경우에는 이러한 기회가 실질적으로 박탈된다.

④ 원고로서는 2007. 11. 9. 이행강제금 부과처분 및 이에 대한 불복의 소를 통하여 이행강제금이 매년 부과될 것이라는 사정과 그 금액을 예상할 수 있었고, 피고가 매년 이행강제금을 부과하지 않은 것은 소송을 제기한 원고의 이익을 위하여 2008년에 부과했어야 할 이행강제금부터 그 부과를 유보하고 소송결과를 기다린 것으로 선해할 여지도 있으나, 이러한 사정만으로 실질적으로 이행에 필요한 기간을 부여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행강제금을 부과하여 건축법 80조 1 , 4항 을 배제하는 것이 허용된다고 보기 어렵다.

2) 2011년 이행강제금 부분

가) 불충분한 시정기한의 부여

2011년 이행강제금에는 충분한 시정기한이 부여된 것으로 볼 수 있고, 그 밖에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 이 부분 이행강제금 부과처분이 무효라고 보기 어렵다.

나) 위반 면적 및 건물 구조의 오인

피고는 1차 시정명령과 1차 부과처분의 직권 취소 이후 무단건축된 부분의 면적을 다시 측정하여 이를 기초로 2차 시정명령과 2차 부과처분을 하였고, 2차 부과처분에 대한 소송에서 원고가 이행강제금 산정의 기초가 된 건물 구조(철골콘크리트)와 위반 면적(695.07㎡)에 대하여 다투지 않아 이를 기초로 한 2차 부과처분이 대법원에서 확정되었으며, 철골 구조의 일부도 육안으로 확인된다(을12-15).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가 건물의 구조나 위반 면적을 오인하였다고 보기 어렵고, 설령 이러한 위법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하자가 중대·명백하다고 보기 어렵다.

다) 비례원칙 위반

수용보상금 지급이 지연되거나 건물이 철거될 것이라는 사정이 피고의 처분에서 반드시 고려되어야 할 요소로 보기 어렵다. 따라서 이를 참작하지 않았다고 하여 피고의 처분이 비례의 원칙을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가 2011. 12. 22. 원고에게 한 이행강제금 부과처분 중 2008년, 2009년, 2010년분은 무효임을 확인하고, 원고의 나머지 청구는 기각하여야 한다.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한 제1심판결은 부당하므로 제1심판결을 변경하기로 하며, 소송총비용 중 1/4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하기로 한다.

판사 이균용(재판장) 정재훈 성충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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