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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3. 4. 11. 선고 2001다20134 판결
[집행][집51(1)민,109;공2003.6.1.(179),1148]
판시사항

[1] 외국중재판정의 승인이나 집행의 거부사유인 외국중재판정의승인및집행에관한협약 제5조 제2항 (나)호 소정의 중재판정의 승인이나 집행이 그 국가의 공공질서에 반하는 경우에 대한 판단 기준

[2] 외국중재판정의 성립 후 청구이의의 사유가 발생한 경우, 집행재판의 단계에서 외국중재판정의승인및집행에관한협약 제5조 제2항 (나)호를 적용하여 그 중재판정의 집행을 거부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1] 외국중재판정의승인및집행에관한협약(뉴욕협약) 제5조에서는 집행의 거부사유를 제한적으로 열거하고 있는데, 그 중 제2항 (나)호에 의하면 중재판정의 승인이나 집행이 그 국가의 공공의 질서에 반하는 경우에는 집행국 법원은 중재판정의 승인이나 집행을 거부할 수 있는바, 이는 중재판정의 승인이나 집행이 집행국의 기본적인 도덕적 신념과 사회질서를 해하는 것을 방지하여 이를 보호하려는 데 그 취지가 있다 할 것이므로, 그 판단에 있어서는 국내적인 사정뿐만 아니라 국제적 거래질서의 안정이라는 측면도 함께 고려하여 제한적으로 해석하여야 할 것이고, 해당 중재판정을 인정할 경우 그 구체적 결과가 집행국의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할 때에 승인이나 집행을 거부할 수 있다.

[2] 집행판결은 외국중재판정에 대하여 집행력을 부여하여 우리 나라 법률상의 강제집행절차로 나아갈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으로서 그 변론종결시를 기준으로 하여 집행력의 유무를 판단하는 재판이므로, 중재판정의 성립 이후 채무의 소멸과 같은 집행법상 청구이의의 사유가 발생하여 중재판정문에 터잡아 강제집행절차를 밟아 나가도록 허용하는 것이 우리 법의 기본적 원리에 반한다는 사정이 집행재판의 변론과정에서 드러난 경우에는, 법원은 외국중재판정의승인및집행에관한협약(뉴욕협약) 제5조 제2항 (나)호의 공공질서 위반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아 그 중재판정의 집행을 거부할 수 있다.

참조조문

[1] 외국중재판정의승인및집행에관한협약 제5조 제2항 (나)호, 중재법 제37조 제1항 , 제39조 제1항 [2] 외국중재판정의승인및집행에관한협약 제5조 제2항 (나)호, 민사집행법 제26조

원고,상고인

케이앤드브이 인터내셔널 이엠비 씨오 엘티디 (K&V; International Emb. Co., Ltd.)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겨레 담당변호사 이경택 외 1인)

피고,피상고인

썬스타 특수정밀 주식회사 (변경 전 상호 : 한국특수정밀공업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용훈)

주문

원심판결 중 이 사건 중재판정의 주문 제1.1항에 관한 원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그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원고의 나머지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1. 원심판결의 요지

원심은 내세운 증거들을 종합하여, 피고가 제작하여 공급한 자수기에 하자가 있음을 원인으로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베트남 상사중재원에 제소한 이 사건 중재사건에서 1999. 2. 6., 피고는 원고에게 그 판정일로부터 30일 이내에 동일한 성능의 새로운 자수기를 교체·설치하고(주문 제1.1항), 손해배상으로 미화 17,010.88$를 지급하며, 기계교체의무와 배상금지급의무를 연체하는 경우 베트남 은행의 대출이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고(주문 제1.2항), 아울러 중재판정비용 미화 5,336$를 지급하라(주문 제2항)는 내용의 중재판정이 내려진 사실, 이에 따라 피고는 같은 해 3. 13. 원고에게 손해배상금 미화 17,010.88$ 및 중재판정비용 미화 5,336$ 합계 미화 22,346.88$를 송금하였고, 이어 교체용 자수기를 생산하여 같은 달 26. 베트남으로 수송한 다음 수입통관 절차를 밟고 나서 같은 해 5. 17. 자수기를 교체·설치하고자 교체용 자수기 및 소유권이전에 필요한 수입서류 등을 가지고 원고의 공장으로 찾아갔으나, 원고가 수입절차상의 하자 등을 문제삼아 기계의 교체·설치를 거절한 사실, 그 후로부터 현재까지 교체용 자수기는 소유권이전용 서류와 함께 피고가 지정한 베트남의 수입대행사가 보관중인 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고가 같은 해 5. 17. 이 사건 중재판정에 따라 적법하게 이행제공을 하였고 그 이후에도 수입대행사를 통하여 교체용 자수기 및 소유권이전용 서류를 계속 보관하고 있는 이상 피고는 이 사건 중재판정에 따른 기계교체의무를 이행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는 이유로, 중재판정 중 이행되지 아니한 부분, 즉 같은 해 3. 9. 이후 기계교체의무 및 손해배상금지급의무가 각 이행된 날까지의 지연손해금 부분이 포함된 중재판정문 제1.2항의 집행만을 허용하고, 이미 모두 이행된 제1.1항의 기계교체 부분 및 제2항의 중재판정비용 지급 부분에 대하여는, 중재판정 이후 청구이의의 사유가 발생하였고 중재판정의 성립 이후 집행에 이르기까지의 제반 사정에 비추어 그 집행이 권리의 남용으로서 뉴욕협약 제5조 제2항 (나)호의 공공질서 위반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허용하지 아니하였다.

2.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가. 이 사건 중재판정의 주문 제1.1항에 대하여

(1) 이 사건 중재판정은 외국중재판정의승인및집행에관한협약(이하 '뉴욕협약'이라 한다)의 적용을 받은 외국중재판정이므로, 중재법 제37조 제1항 , 제39조 제1항 에 따라 그 집행은 뉴욕협약을 적용하여 집행판결에 의하여야 한다. 뉴욕협약 제5조에서는 집행의 거부사유를 제한적으로 열거하고 있는데, 그 중 제2항 (나)호에 의하면 중재판정의 승인이나 집행이 그 국가의 공공의 질서에 반하는 경우에는 집행국 법원은 중재판정의 승인이나 집행을 거부할 수 있는바, 이는 중재판정의 승인이나 집행이 집행국의 기본적인 도덕적 신념과 사회질서를 해하는 것을 방지하여 이를 보호하려는 데 그 취지가 있다 할 것이므로, 그 판단에 있어서는 국내적인 사정뿐만 아니라 국제적 거래질서의 안정이라는 측면도 함께 고려하여 제한적으로 해석하여야 할 것이고, 해당 중재판정을 인정할 경우 그 구체적 결과가 집행국의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할 때에 승인이나 집행을 거부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 대법원 1990. 4. 10. 선고 89다카20252 판결 , 1995. 2. 14. 선고 93다53054 판결 참조).

그리고 집행판결은 외국중재판정에 대하여 집행력을 부여하여 우리 나라 법률상의 강제집행절차로 나아갈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으로서 그 변론종결시를 기준으로 하여 집행력의 유무를 판단하는 재판이므로, 중재판정의 성립 이후 채무의 소멸과 같은 집행법상 청구이의의 사유가 발생하여 중재판정문에 터잡아 강제집행절차를 밟아 나가도록 허용하는 것이 우리 법의 기본적 원리에 반한다는 사정이 집행재판의 변론과정에서 드러난 경우에는, 법원은 뉴욕협약 제5조 제2항 (나)호의 공공질서 위반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아 그 중재판정의 집행을 거부할 수 있다 할 것이다. 이와 같이 해석하는 것이 집행판결의 확정 이후에 별도의 청구이의 소송을 통하여 다투도록 하는 것보다 소송경제에 부합할 뿐만 아니라, 변론을 거친 판결의 형식에 의하여 집행판결을 하도록 정한 우리 법제에 비추어 타당하기 때문이다.

(2) 그런데 이 사건 중재판정 주문 제1.1항의 기계교체의무와 관련하여 살펴보면, 원심이 인정한 사실은 피고가 기계교체의무이행의 제공을 하였으나 원고의 수령거절로 이 사건 자수기가 교체·설치되지 못하였고 현재 수입대행사에 의해 보관되고 있다는 것인바, 이와 같은 사실만으로는 피고가 적법한 이행제공을 함으로써 원고를 수령지체에 빠뜨렸다고 볼 수 있을지는 별론으로 하고 이로써 기계교체의무의 이행이 완료되어 기계교체의무가 소멸하였다고 볼 수 없으니 청구이의 사유가 될 수 없고, 기록을 살펴보아도 달리 청구이의 사유가 발생하였다는 사실이 인정되지도 아니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이 사건 중재판정 주문 제1.1항의 기계교체의무와 관련하여 청구이의의 사유가 발생하였음을 전제로 하여 뉴욕협약 제5조 제2항 (나)호의 공공질서위반 조항을 적용하였는바, 거기에는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오인하고 뉴욕협약 제5조 제2항 (나)호의 '공공질서위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나. 원심판결 중 이 사건 중재판정의 주문 제2항에 대한 집행청구를 기각한 부분에 대하여는, 원고가 상고이유서 제출기간 내에 아무런 불복 사유를 적어 내지 아니하였다.

3.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 중 이 사건 중재판정의 주문 제1.1항에 관한 원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그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며, 원고의 나머지 상고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유지담(재판장) 조무제 이규홍 손지열(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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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인천지방법원 2000.4.25.선고 99가합6964
-서울고등법원 2004.3.26.선고 2003나29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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