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2011노772 가. 국가보안법위반(이적단체의 구성등)
나. 국가보안법위반(찬양·고무등)
다. 국가보안법위반(회합·통신등)
피고인
1.가.나.다. A
2.가.나. B
3.가.나. C.
항소인
피고인 A, C 및 검사(피고인들에 대하여)
검사
이성규
변호인
변호사 GD(피고인 A, B을 위한 국선)
변호사 GS(피고인 C를 위한 국선)
원심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1. 2. 23. 선고 2010고합1102, 2010고합
1208(병합) 판결
판결선고
2011. 9. 22.
주문
피고인 A, C의 항소 및 검사의 피고인들에 대한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
가.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 등
(1) 피고인 A, C
(가) 공통된 항소이유
1) 북한이 반국가단체가 아니라는 주장에 대하여
북한은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위한 대화와 협력의 동반자이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 남·북한 관계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적화통일노선을 고수하면서 우리의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전복하고자 획책하는 반국가단체로서의 성격도 아울러 가지고 있고, 그 때문에 반국가단체 등을 규율하는 국가보안법의 규범력도 계속 유효하다(대법원 2008. 4. 17. 선고 2003도758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10. 7. 23. 선고 2010도1189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10. 12. 9. 선고 2007도10121 판결, 대법원 2011. 7. 28.선고 2009도9152 판결 등 참조).
항소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이, 북한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는 이름으로 유엔에 가입하였다는 사실만으로는 유엔이라는 국제기구에 가입한 다른 가맹국에 대해서 당연히 상호간에 국가승인이 있었다고 볼 수는 없다는 것이 국제정치상 관례이자 국제법상 통설적인 입장이다. 그리고 기존의 남북합의서, 남북정상회담, 남북공동선언문 등과 남북회담과 경제협력 등의 현상들만으로 북한을 국제법과 국내법적으로 독립한 국가로 취급할 수 없다. 남·북한 사이의 법률관계는 우리의 헌법과 법률에 따라 판단해야 하며, 북한을 정치·경제·법률·군사·문화 등 모든 영역에서 우리와 대등한 별개의 독립된 국가로 볼 수 없다(위 대법원 2003도758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북한을 반국가단체라고 판단한 것은 옳고 거기에 항소이유의 주장과 같은 위법이 없다.
2) D가 이적단체가 아니라는 주장에 대하여
국가보안법 제7조 제1항, 제3항이 규정하는 이른바 '이적단체'라 함은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한다는 정을 알면서 반국가단체나 그 구성원 또는 그 지령을 받은 자(이하 '반국가단체 등'이라 한다)의 활동을 찬양·고무·선전 또는 이에 동조하거나 국가변란을 선전 · 선동하는 행위를 목적으로 하여 특정 다수인이 결성한 계속적이고 독자적인 결합체를 가리킨다. 이와 같은 이적단체 구성·가입죄의 구성요건을 해석할 때에는, "국가의 안전을 위태롭게 하는 반국가활동을 규제함으로써 국가의 안전과 국민의 생존 및 자유를 확보한다."는 국가보안법의 목적(같은 법 제1조 제1항)과 "이 법을 해석 · 적용함에 있어서는 이 법의 목적 달성을 위하여 필요한 최소한도에 그쳐야 하며 이를 확대해석하거나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기본적 인권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일이 있어서는 아니된다."는 국가보안법 해석 · 적용의 기본원칙(같은 법 제1 조 제2항), 유추해석이나 확대해석을 금지하는 죄형법정주의의 기본정신에 비추어서 엄격히 제한하여 해석하여야 한다. 다만, 어느 단체가 표면적으로는 강령·규약 등에 반국가단체 등의 활동을 찬양·고무·선전 · 동조하는 등의 활동을 목적으로 내걸지 않았더라도 그 단체가 주장하는 내용, 활동 내용, 반국가단체 등과 의사 연락을 통한 연계성 여부 등을 종합해 볼 때, 그 단체가 실질적으로 위와 같은 활동을 그 단체의 목적으로 삼았고 그 단체의 실제 활동에서 그 단체가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실질적 해악을 끼칠 위험성을 가지고 있다고 인정된다면 그 단체를 이적단체로 보아야 한다(위 대법원 2010도1189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국가보안법 제7조 제3항의 '제1항의 행위를 목적으로 하는 단체의 구성'이라 함은 그 구성원들이 그들이 하고자 하는 행위가 객관적으로 반국가단체의 이익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면서도 그와 같은 행위를 하기 위하여 단체를 구성하는 것을 말하며 이 경우에도 같은 조 제1항과 마찬가지로 그 구성원들에게 반국가단체를 이롭게 할 목적의식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 할 것이고 범죄를 목적으로 하는 단체라 함은 특정 다수인이 일정한 범죄를 수행한다는 공동목적으로 만든 계속적인 결합체로서 그 단체는 단체를 주도하는 최소한의 통솔체제를 갖춤으로써 성립한다고 할 것인바(대법원 1986. 10. 28. 선고 86도1784 판결 참조), 지휘통솔체제를 갖춘 단체라 함은 2인 이상의 특정 다수인 사이에 단체의 내부질서를 유지하고, 그 단체를 주도하기 위하여 일정한 위계 및 분담 등의 체계를 갖춘 결합체를 의미한다(대법원 1995, 7. 28. 선고 95도1121 판결 참조).
원심은, D(이하 'D'라고 한다)에 대하여, 그 판시와 같은 반국가단체와의 연계성, 강령과 규약, 주장 및 활동 내용, 지휘통솔체제, 구성원 간 역할분담 등의 사실을 인정하고 이를 종합하여, D는 반국가단체인 북한이나 그 구성원 또는 그 지령을 받은 자의 활동을 찬양·고무·선전 또는 이에 동조하는 행위를 그 목적으로 삼았고 실제 활동 또한 국가의 존립·안전과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실질적 해악을 끼칠 위험성을 가지고 있는 이른바 이적단체에 해당한다고 보기에 충분하다는 취지에서 D를 이적단체로 판단하였다. 위와 같은 법리를 바탕으로 하여 관련 증거들을 기록과 대조하여 살펴보면 원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옳고, 항소이유의 주장과 같이, 관할 경찰서에서 D가 신고하고 개최한 정기적인 반미반전 집회 등을 금지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하여 이적성의 인정에 장애가 될 수 없고 설령 그 실제 회원이 10명 정도에 불과하다고 하더라도 단체성이 부인될 수 없다.
원심판결에 항소이유의 주장과 같은 위법이 없다.
3) 도심정기집회 개최를 통한 동조죄의 성립 여부와 관련된 주장에 대하여
원심은, 피고인 A, C가 이적단체인 D의 핵심 구성원으로서 D가 주도하는 반미반전 집회에 다수 참석하여 주한미군을 점령군으로 매도하며 미군철수 또는 연방제 통일을 주장하는 발언 등을 한 행위에, 반국가단체인 북한의 활동에 호응 · 가세한다는 의사를 외부에 표시하는 정도에 이르러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실질적 해악을 끼칠 명백한 위험성이 있다고 판단하여 반국가단체인 북한의 활동에 동조하였다는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하였다. 관련 법리에 기초하여 기록과 대조하여 보면 원심의 인정과 판단은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항소이유의 주장과 같은 위법이 없다.
(나) 개별적 항소이유
1) 피고인 A
가) H 등과의 만남을 통한 회합죄의 성립 여부와 관련된 주장에 대하여
국가보안법 제8조 제1항에 정한 회합·통신죄는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한다는 정을 알면서 반국가단체의 구성원 또는 그 지령을 받은 자와 회합 · 통신 기타의 방법으로 연락을 하고, 이 때 그 회합·통신 등의 행위가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실질적 해악을 끼칠 명백한 위험성이 있을 때 성립한다(위 대법원 2003도758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원심은, G(약칭 'G')을 반국가단체로 본 대법원 판결들에 따라 G이 반국가단체라는 전제에서 피고인 A이 D의 운영자금 확보를 위하여 일본에서 G의 전 의장 H를 만나 서예전 개최 등 그 판시와 같은 협의를 하였고, 북한의 지령을 받아 중국에서 활동하는 E(약칭 'E') 의장인 F과 피고인 A이 4회에 걸쳐 중국에서 만나 연방제 통일을 위한 3자 연대체 추진 등 그 판시와 같은 협의를 한 사실을 인정하고 각 그 행위가 국가보안법상 회합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관련 증거들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사실인정은 수긍이 가고, 피고인 A의 위 각 행위는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실질적 해악을 끼칠 명백한 위험성이 있고 당시 피고인 A 또한 각 그 행위가 국가의 존립·안전이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태롭게 한다는 정을 알고 있었다고 보기에 충분하다.
원심판결에 항소이유의 주장과 같은 위법이 없다.
나) BO 철거농성을 통한 동조죄의 성립 여부와 관련된 주장에 대하여
원심은, J 위원장으로서 5회에 걸쳐 BO 철거농성을 주도하면서 그 판시와 같은 내용의 기자회견문, 성명서 등을 낭독하는 등 그 인정의 피고인 A의 행위가 반국가단체인 북한의 활동에 동조한 것이라고 판단하였다.
관련 법리에 기초하여 기록과 대조하여 보면 원심의 인정과 판단은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항소이유의 주장과 같은 위법이 없다.
2) 피고인 C.
가) 원심의 재판진행이 불공정하고 변론권을 침해하였다는 주장에 대하여 이 부분 주장은 항소이유서제출기간이 지난 후에 비로소 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증거신청의 채택 여부는 법원의 재량으로서 법원이 필요하지 아니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이를 조사하지 아니할 수 있는 것이므로(대법원 2003. 10. 10. 선고 2003도3282 판결 참조), 법원이 증거신청을 채택하지 아니하였다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재판 진행이 불공정하다거나 변론권이 침해되었다고 할 수 없고, 오히려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 C는 원심에서 국선변호인을 통하여 그 주장의 인증등본송부촉탁신청 및 증인신청을 하였다가 철회한 바 있고 각 그 증거조사의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보이지도 않는다. 피고인 C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나) 이적표현물 반포죄의 성립 여부와 관련된 주장에 대하여 국가보안법상 이적표현물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그 표현물의 내용이 국가보안법의 보호법익인 국가의 존립·안전과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협하는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것이어야 하고, 표현물에 이와 같은 이적성이 있는지 여부는 표현물의 전체적인 내용 뿐만 아니라 그 작성의 동기는 물론 표현행위 자체의 태양 및 외부와의 관련사항, 표 현행위 당시의 정황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1. 30. 선고 2008도9163 판결, 대법원 2009. 10. 29. 선고 2008도2912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원심판결 별지 범죄일람표(5) 기재 각 표현물이 국가의 존립·안전과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위협하는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것으로서 이는 표현의 자유의 한계를 벗어난 국가보안법상의 이적표현물에 해당한다고 인정한 것은 옳다.
나아가 행위자가 이적표현물임을 인식하고 국가보안법 제7조 제5항 소정의 행위를 하였다는 사실만으로 그에게 이적행위를 할 목적이 있었다고 추정해서는 아니되고, 이 경우 행위자에게 이적행위 목적이 있음을 증명할 직접증거가 없는 때에는 표현물의 이적성의 징표가 되는 여러 사정들에 더하여 피고인의 경력과 지위, 피고인이 이적표현물과 관련하여 제5항 소정의 행위를 하게 된 경위, 피고인의 이적단체 가입 여부 및 이적표현물과 피고인이 소속한 이적단체의 실질적인 목표 및 활동과의 연관성 등 간접사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할 수 있는 것이다(위 대법원 2010도1189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피고인 C는 이적단체인 D의 지도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위 각 표현물을 작성하였고 여기에 원심이 판시한 각 그 작성경위와 내용 등을 위 법리와 대비하여 볼 때, 피고인C는 이적행위를 할 목적으로 인터넷 사이트 게시판에 게시하는 등의 방법으로 위 각 표현물을 반포하였다고 인정되므로 같은 취지의 원심 판단은 옳다.
(2) 검사의 피고인 B에 대한 무죄 부분과 관련한 주장
(가) 이적단체임을 알고 가입하였다는 주장에 대하여
원심은, 피고인 B이 D가 이적단체임을 알면서 이에 가입하였다고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고 오히려 그 판시와 같은 여러 사정을 고려하면 이적단체임을 알지 못한 채 가입하였음이 인정된다고 판단하였다.
기록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옳고 거기에 항소이유의 주장과 같은 위법이 없다.
(나) 이적행위 목적이 있는 반포에 해당한다는 주장에 대하여
원심은, 피고인 B이 D의 인터넷 카페가 생긴 이후 사실상 이용되지 않던 D 홈페이지에 기자로서의 업무에 참고하고자 글들을 모아두었다는 변소가 사실에 부합하는 측면이 있는 등 판시와 같은 여러 사정에 비추어 피고인 B에게 이적행위를 할 목적이 있었음에 대한 증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하였다.
기록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옳고 항소이유의 주장과 같이 유죄 부분의 인정과 모순된다고 볼 것은 아니다.
나. 양형부당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피고인들에게 유리하거나 불리한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피고인 A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자격정지 3년을, 피고인 B에게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 자격정지 1년 6월을, 피고인 C에게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4년, 자격정지 2년 6월을 각 선고한 것은 적정하고 피고인 A, C의 주장과 같이 너무 무겁다거나 검사의 주장과 같이 너무 가벼운 형이라고 보이지 않는다.
2. 결론
피고인 A, C의 항소 및 검사의 피고인들에 대한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한다.
판사
재판장판사최규홍
판사여운국
판사손철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