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저작권법상 ‘공표’의 한 유형인 ‘발행’에 관한 정의규정인 저작권법 제2조 제24호 에서 말하는 ‘복제·배포’의 의미 / 저작물을 ‘복제하여 배포하는 행위’가 있어야 저작물의 발행에 해당하는지 여부(적극) 및 저작물을 복제한 것만으로 저작물의 발행에 해당하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저작권법 제137조 제1항 제1호 는 ‘저작자 아닌 자를 저작자로 하여 실명·이명을 표시하여 저작물을 공표한 자를 형사처벌한다’고 정하고 있고, 저작권법 제2조 제25호 는 ‘공표’의 의미에 관해 “저작물을 공연, 공중송신 또는 전시 그 밖의 방법으로 공중에게 공개하는 것과 저작물을 발행하는 것을 말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공표의 한 유형인 저작물의 ‘발행’에 관하여 저작권법 규정이 다음과 같이 개정되었다. 구 저작권법(1986. 12. 31. 법률 제3916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저작권법’이라 한다) 제8조 제1항 에서 “발행이라 함은 저작물을 복제하여 발매 또는 배포하는 행위를 말한다.”라고 정하고 있었다. 그 후 1986. 12. 31. 법률 제3916호로 전부 개정된 저작권법은 “발행: 저작물을 일반공중의 수요를 위하여 복제·배포하는 것을 말한다.”( 제2조 제16호 )라고 정하였고, 2006. 12. 28. 법률 제8101호로 전부 개정된 저작권법은 “발행은 저작물 또는 음반을 공중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하여 복제·배포하는 것을 말한다.”( 제2조 제24호 )라고 정하였으며, 현행 저작권법도 이와 같다.
여기에서 ‘복제·배포’의 의미가 ‘복제하여 배포하는 행위’를 뜻하는지 아니면 ‘복제하거나 배포하는 행위’를 뜻하는지 문제 된다.
‘공표’는 사전(사전)적으로 ‘여러 사람에게 널리 드러내어 알리는 것’을 의미하고, 저작물의 ‘발행’은 저작권법상 ‘공표’의 한 유형에 해당한다. 단순히 저작물을 복제하였다고 해서 공표라고 볼 수 없다. 그리고 가운뎃점(·)은 단어 사이에 사용할 때 일반적으로 ‘와/과’의 의미를 가지는 문장부호이다. 따라서 위 조항에서 말하는 ‘복제·배포’는 그 문언상 ‘복제하여 배포하는 행위’라고 해석할 수 있다. 또한 구 저작권법상 ‘발행’은 저작물을 복제하여 발매 또는 배포하는 행위라고 정의하고 있었다. 현행 저작권법상 ‘발행’의 정의규정은 구 저작권법 제8조 의 ‘발행’에 관한 정의규정의 문구나 표현을 간결한 표현으로 정비한 것으로 보일 뿐 이와 다른 의미를 규정하기 위해 개정된 것으로 볼 만한 사정이 없다. 한편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상 형벌법규는 문언에 따라 해석·적용하여야 하고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지나치게 확장해석하거나 유추해석해서는 안 된다. 이러한 견지에서 ‘복제·배포’의 의미를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한다. 결국 저작물을 ‘복제하여 배포하는 행위’가 있어야 저작물의 발행이라고 볼 수 있고, 저작물을 복제한 것만으로는 저작물의 발행이라고 볼 수 없다.
피 고 인
피고인 1 외 6인
상 고 인
피고인 4 외 1인 및 검사
변 호 인
법무법인(유한) 강남 외 1인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지난 다음 제출된 피고인 1과 검사의 의견서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에서)를 판단한다.
1. 피고인 4, 피고인 5의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
가. 원심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위 피고인들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위계공무집행방해를 유죄로 판단하였다.
(1) 위 피고인들은 2009. 12.경 자신이 저작자가 아닌데도 공저자로 표시되어 발행된 ‘○○○○○○’ 서적(이하 ‘이 사건 서적’이라 한다)을 마치 자신의 저서인 것처럼 업적보고서에 연구업적으로 기재하여 자신들이 재직하던 국립대학교의 교원업적평가 담당자에게 제출하였다. 이에 따라 해당 국립대학교의 교원업적 평가업무가 방해되었다.
(2) 교원업적평가와 관련하여 방대한 자료가 제출되는 현실을 감안할 때 담당자들로서는 정상적으로 업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저작권법 위반 여부를 밝혀내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교원업적평가가 방해된 것이 국립대학교 측의 불충분한 심사에 기인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나. 원심판결 이유를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의 성립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2. 검사의 상고이유에 관한 판단
가. 2012. 3. 10.경과 2013. 9. 10.경 저작권법 위반
(1)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2012. 3. 10.경 이 사건 서적의 1차 개정판 발행과 2013. 9. 10.경 이 사건 서적의 2차 개정판 발행으로 인한 저작권법 위반에 관해 아래와 같은 이유로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보아 무죄로 판단하였다.
(가) 피고인들은 이 사건 서적의 1, 2차 개정판이 발행될 당시 그 발행사실을 몰랐다고 진술하고 있다.
(나) 이 사건 서적의 초판과 이 사건 서적의 1, 2차 개정판은 판을 달리한 것으로서 이 사건 서적의 개정판에는 다른 내용이 추가되었고, 이 사건 서적의 1차 개정판에는 공소외 1이, 이 사건 서적의 2차 개정판에는 공소외 2가 공동저작자로 추가되는 등 공동저작자가 달라졌다. 출판사의 영업직원들이 피고인들과 무관하게 개정판을 발행한 것으로 보인다.
(다) 저작자는 이미 인쇄된 서적이 모두 판매될 경우 추가로 서적을 인쇄하여 발행할 것이라고 예견할 수는 있으나, 공동저작자를 추가로 표시하고 내용을 추가한 서적을 발행할 것이라고 예견하기는 어렵다.
(라) 피고인들이 이 사건 서적의 1, 2차 개정판을 발행하기 전에 이 사건 서적의 1, 2차 개정판에 피고인들을 공동저작자로 등재하여 발행하는 것을 승낙하였거나 그 발행 사실을 인식하면서도 이를 용인하였다고 인정할 자료가 없다.
(2)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저작권법의 죄수와 범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나. 2015. 9. 20.경 저작권법 위반
(1) 저작권법 제137조 제1항 제1호 는 ‘저작자 아닌 자를 저작자로 하여 실명·이명을 표시하여 저작물을 공표한 자를 형사처벌한다.’고 정하고 있고, 저작권법 제2조 제25호 는 ‘공표’의 의미에 관해 “저작물을 공연, 공중송신 또는 전시 그 밖의 방법으로 공중에게 공개하는 것과 저작물을 발행하는 것을 말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공표의 한 유형인 저작물의 ‘발행’에 관하여 저작권법 규정이 다음과 같이 개정되었다. 구 저작권법(1986. 12. 31. 법률 제3916호로 전부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저작권법’이라 한다) 제8조 제1항 에서 “발행이라 함은 저작물을 복제하여 발매 또는 배포하는 행위를 말한다.”라고 정하고 있었다. 그 후 1986. 12. 31. 법률 제3916호로 전부 개정된 저작권법은 “발행: 저작물을 일반공중의 수요를 위하여 복제·배포하는 것을 말한다.”( 제2조 제16호 )라고 정하였고, 2006. 12. 28. 법률 제8101호로 전부 개정된 저작권법은 “발행은 저작물 또는 음반을 공중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하여 복제·배포하는 것을 말한다.”( 제2조 제24호 )라고 정하였으며, 현행 저작권법도 이와 같다.
여기에서 ‘복제·배포’의 의미가 ‘복제하여 배포하는 행위’를 뜻하는지 아니면 ‘복제하거나 배포하는 행위’를 뜻하는지 문제 된다.
‘공표’는 사전(사전)적으로 ‘여러 사람에게 널리 드러내어 알리는 것’을 의미하고, 저작물의 ‘발행’은 저작권법상 ‘공표’의 한 유형에 해당한다. 단순히 저작물을 복제하였다고 해서 공표라고 볼 수 없다. 그리고 가운뎃점(·)은 단어 사이에 사용할 때 일반적으로 ‘와/과’의 의미를 가지는 문장부호이다. 따라서 위 조항에서 말하는 ‘복제·배포’는 그 문언상 ‘복제하여 배포하는 행위’라고 해석할 수 있다. 또한 구 저작권법상 ‘발행’은 저작물을 복제하여 발매 또는 배포하는 행위라고 정의하고 있었다. 현행 저작권법상 ‘발행’의 정의규정은 구 저작권법 제8조 의 ‘발행’에 관한 정의규정의 문구나 표현을 간결한 표현으로 정비한 것으로 보일 뿐 이와 다른 의미를 규정하기 위해 개정된 것으로 볼 만한 사정이 없다. 한편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상 형벌법규는 문언에 따라 해석·적용하여야 하고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지나치게 확장해석하거나 유추해석해서는 안 된다. 이러한 견지에서 ‘복제·배포’의 의미를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한다. 결국 저작물을 ‘복제하여 배포하는 행위’가 있어야 저작물의 발행이라고 볼 수 있고, 저작물을 복제한 것만으로는 저작물의 발행이라고 볼 수 없다.
(2)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2015. 9. 20.경 저작권법 위반에 관하여 아래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처벌조항의 구성요건인 ‘공표’ 행위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보아 무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그 이유는 2015. 9. 20.경 이 사건 서적의 3차 개정판은 인쇄되어 도서출판 △△△△의 창고에 입고된 직후 검찰로부터 압수당하여 시중에 출고되기 전 상태였고, 이 사건 서적의 3차 개정판이 배포되는 등의 방법으로 일반 대중에 공개 가능한 상태였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원심판결 이유를 위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저작권법의 공표와 발행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3. 결론
피고인 4, 피고인 5와 검사의 상고는 모두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