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 이유의 요지
가. 사실 오인 피고인은 번호 키의 효용을 해한 사실이 없고, 피해자와 연락을 하기 위하여 전자식 잠금장치 번호 키를 바꾼 것이므로 재물 손괴의 고의 또한 없다.
나. 법리 오해 피고인은 피해자가 상당한 기간 임대료를 지급하지 아니하여 이 사건 범행에 이 르 렀 는 바, 이러한 피고인의 행위는 사회 상규에 반하지 않는 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된다.
다.
양형 부당 피고인에 대한 원심의 형( 벌 금 50만 원) 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
2. 항소 이유에 대한 판단
가. 사실 오인 주장에 대하여 재물 손괴죄에서 ‘ 그 효용을 해하는 경우’ 라 함은 물질적인 파괴행위로 물건 등을 본래의 목적에 사용할 수 없는 상태로 만드는 경우뿐만 아니라 일시적으로 물건 등의 구체적 역할을 할 수 없는 상태로 만들어 효용을 떨어뜨리는 경우도 포함되며( 대법원 2016. 11. 25. 선고 2016도9219 판결 참조), 재물 손괴의 범의를 인정함에 있어서는 자신의 행위로 다른 사람 소유의 재물의 효용을 상실케 하는 데 대한 인식이 있으면 족하다( 대법원 2006. 9. 8. 선고 2006도2307 판결 참조). 위와 같은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보건대, 전자식 잠금장치 번호 키의 경우 사용자가 비밀번호를 입력하면 자동으로 문이 열리는 장치인데, 피고인이 그 비밀번호를 임의로 변경하여 사용자인 피해자가 더 이상 문을 열지 못하는 상태 즉, 전자식 잠금장치 번호 키의 잠금장치로서의 역할을 할 수 없는 상태가 초래되었으므로, 피고인의 행위는 재물 손괴죄를 구성한다고 할 것이다.
또 한 피고인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이는 ‘ 피고인이 원심 판시와 같이 번호 키의 효용을 해하는 행위 정도를 하여야 피해 자로부터 연락이 올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는 취지 이어서 재물 손괴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