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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방법원 2016.11.16. 선고 2016나29455 판결
손해배상(기)
사건

2016나29455 손해배상(기)

원고피항소인

대한민국

피고항소인

주식회사 바이오미스트테크놀로지

변론종결

2016. 10. 19.

판결선고

2016. 11. 16.

주문

1. 제1심판결을 다음과 같이 변경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46,331,700원 및 이에 대하여 2012. 8. 9.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2. 소송총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3. 제1항의 금원지급부분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및항소취지

1.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46,331,7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원고는 제1심에서 하자담보책임과 채무불이행을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청구를 선택적으로 구하였다가 환송 후 당심에서 하자담보책임을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청구를 취하하였다.).

2. 항소취 지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소관청 국가기록원, 이하 구별하지 않고 '원고'라고 한다)는 종이기록물에 손상을 주는 해충과 곰팡이 등을 제거하기 위하여 2010. 11. 23. 기록물 소독약제 납품업체인 피고와 물품구매계약(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고, 2010. 12. 22. 피고로부터 고체형 소독약제(Nano Pellets Vapor) 1,608개(이하 '이 사건 소독약제'라고 한다)를 납품받았으며, 2010. 12. 27. 피고에게 물품대금 37,788,000원을 지급하였다.

나. 이 사건 계약 당시 원고는 소독처리제 재료 규격 및 유의서(이하 '이 사건 규격서'라고 한다)를 통하여 종이기록물 소독약제의 용도, 성분, 소독효과 등을 구체적으로 명시하면서 소독효과 등에 대하여 공인시험기관이 발급한 시험성적서를 제출할 것을 요구하였는데, 이 사건 규격서의 주된 내용은 아래와 같다.

(1) 약제 용도 : 기록물, 유물 등 지류에 대한 소독처리용

(2) 약제 성분 : 인체에 무해하며, 환경오염이 없어야 함

(3) 소독 효과 : 소독 후 미생물(박테리아 및 곰팡이류) 멸균 및 해충(Sitophilus oryza L.)

100% 치사, 곰팡이는 소독처리 후 5일 동안 생장이 없어야 하며, 해충은 2시간 후 움직임

이 없어야 함

(4) 소독약제 안정성 : 내절강도, 인장강도, 인열강도, 백색도, pH 등 종이기록물의 물성변

화 시험결과 열화를 유발하지 않아야 함

(5) 소독 방식 : 약제가 기록물에 직접 접촉으로 인한 침전·침적 현상이 없어야 함

다. 피고는 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이하 'KTR'이라고 한다)에 곰팡이균의 살균력 시험을, 충남대학교 농업과학연구소에 해충의 살충력 시험을 의뢰하고 아래 표와 같은 시험보고서(이하 통틀어 '피고 시험보고서'라고 한다)를 원고에게 제출하였다.

라. 원고는 이 사건 소독약제를 사용하던 중 소독효과를 검증하기 위하여 2011. 12.경 8,543,700원의 비용을 들여 KTR에 이 사건 소독약제에 대한 소독효과 검사를 의뢰하였고, KTR은 2011. 12. 19.부터 2012. 1. 26.까지 시험을 한 다음 아래 표와 같은 시험보고서(이하 통틀어 '원고 시험보고서'라고 한다)를 제출하였다.

마. 이 사건 소독약제에 대한 피고 시험보고서와 원고 시험보고서의 결과가 달리 나온 주된 원인은 피고가 의뢰한 시험에서는 소독장비 내에 기록물을 넣지 않은 채 접종물 시료만 넣고 소독을 하였고, 원고가 의뢰한 시험에서는 소독장비 내에 기록물을 채워 놓고 소독을 하였기 때문에 기화방식으로 작동하는 소독장비 내에서 기록물의 유무와 양에 따라 소독효과가 달라진 것이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갑 제2호증, 갑 제4호증, 갑 제5호증, 갑 제6호증의 1 내지 4, 갑 제7호증의 1 내지 3, 갑 제10호증의 각 기재, 증인 A의 환송 전 당심 및 제1심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및 이에 관한 판단

가. 당사자의 주장

(1) 원고의 주장

원고는 이 사건 규격서를 통하여 소독효과 기준을 공고하고 이를 충족하는 공인시험기관 시험성적서의 제출을 요구하였고, 이에 피고는 소독효과 기준을 충족하는 것으로 작성된 피고 시험보고서를 제출함으로써 이 사건 소독약제의 소독효과를 보증하였으나, 원고 시험보고서에 의하여 이 사건 소독약제의 소독효과가 기준에 미달되는 것으로 나타났으므로, 피고는 채무의 내용에 좋은 이행을 하지 못하였다.

(2) 피고의 주장

피고 시험보고서와 원고 시험보고서의 결과가 다른 이유는 이 사건 소독약제에 대한 소독효과 시험방식과 관련하여 기록물 적재여부가 영향을 미친 것인데, 소독장비 내에 기록물을 적재한 상태에서 이 사건 소독약제의 소독효과를 시험한 원고 시험보고서의 시험방식은 기록물의 형상 및 재질, 오염 정도 등에 따라 그 결과가 달라지기 때문에 적절한 시험방식이라고 할 수 없으므로, 원고 시험보고서의 결과만으로 이 사건 소독약제에 하자가 있다고 볼 수 없다.

나. 판단

(1)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앞에서 든 증거와 갑 제11호증, 갑 제12호증, 갑 제16호증 내지 갑 제19호증, 갑 제25호증, 갑 제26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① 원고는 기록물을 소독하기 위하여 이 사건 소독약제를 구입하였고, 소독 약제의 소독효과와 관련하여 이 사건 규격서를 통하여 '소독 후 미생물 멸균 및 해충 100% 치사'를 구체적으로 명시하여 요구하였으므로, 원고는 이 사건 규격서를 통하여 이 사건 소독약제가 기록물에 대한 소독효과가 있을 것을 요구한 점, ② 피고의 소독장비 및 소독약제 홍보자료에는 소독효과 검증과 관련하여 "세균 및 곰팡이에 대한 살(진)균력에 대한 실험결과 99.9% 이상의 탁월한 살균력을 나타냄", "서울대학교에서 분양받은 파리와 그 외 노린재, 쌀벌레, 애벌레, 알에 대한 살충력 실험결과 100%의 우수한 효과를 나타냄'이라고 기재되어 있고, 피고의 소독장비 설명자료에는 소독약제의 효과와 관련하여 "기록물에 서식하는 유해미생물에 대한 살균효과 100%, 해충에 대한 살충효과 100%"라고 기재되어 있으므로, 피고는 피고 시험보고서 및 소독장비 홍보자료 등을 통하여 이 사건 소독약제가 원고가 요구하는 품질 또는 성능을 갖춘 제품임을 보증한 점, ③ 원고는 2008년부터 2010년까지 약 300,000권의 기록물을 소독하는 국가 기록원 기록물 정리사업을 진행하였는데, 피고는 원고가 보유하고 있는 피고의 소독장비에 기록물을 적재하여 소독작업을 하였고, 매주 1번씩 검증하여 소독효과가 있음을 확인한 점, ④ 피고는 2009. 12.부터 2010. 7.까지 원고가 보유하고 있는 소독장비의 소독시간을 20시간(소독약제 2개 투입)에서 8시간(소독약제 4개 투입)으로 단축하도록 소독장비를 개조하였고, 개조된 소독장비에 기록물을 적재하여 소독효과를 검증한 점,

(5) 기록물 소독약제에 대한 공인된 시험방법이 존재하지 않지만, 원고가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한 경위 및 이 사건 소독약제의 용도, 기화방식으로 기록물을 소독하는 이 사건 소독약제의 작용방식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 시험보고서의 시험방식이 부적절하다.

고 단정할 수는 없고, 오히려 원고가 이 사건 규격서를 통하여 요구한 소독효과를 확인하려면 소독장비 내에 기록물을 적재하여 시행한 원고 시험보고서의 시험방법이 소독장비 내에 기록물을 적재하지 않은 채 배양된 균만을 적재하여 시행한 피고 시험보고서의 시험방법보다 적절한 것으로 보이는 점, 6 원고 시험보고서에 의하면 이 사건 소독약제의 소독효과는 원고가 이 사건 규격서를 통하여 요구한 품질 또는 성능에 현저히 미치지 못하는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소독약제는 원고가 이 사건 규격서를 통하여 요구한 품질 또는 성능을 갖추지 못하였다고 봄이 상당하고,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에게 귀책사유가 없음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므로, 채무의 내용에 좋은 이행을 하지 못한 피고는 원고에게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

(2) 손해배상의 범위

① 기록물의 지류 표면에 곰팡이 등이 생길 경우 빠른 속도로 번식하고 재질의 표면을 손상시키며 훼손된 부위는 미생물이 번식하여 피해를 가중시키므로, 기록물을 서고에 입고하기 전에 지류에 손상을 주는 해충, 곰팡이 등을 소독처리하여 100% 사멸시킬 필요성이 있는데, 해당 소독약제가 100%의 살충살균효과가 없으면 해당 소독약제로 소독을 시행한 기록물에 대해서는 다시 소독을 시행해야 하는 점, ② 원고는 피고로부터 공급받은 소독장비와 소독약제를 이용하여 기록물을 소독하여 왔는데, 이 사건 소독약제는 피고의 소독장비에 맞도록 제작된 것으로서 다른 소독장비와 호환되지 않는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의 소독장비를 이용하여 기록물을 소독할 수 있는 다른 소독약제를 구입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점, ③ 이 사건 소독약제의 소독효과를 검증하는 것은 공인된 기관에서 객관적이고 전문적인 시험을 통해서만 가능한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소독약제의 구입비용 37,788,000원과 이 사건 소독약제의 소독효과 검증을 위한 검사의뢰비 8,543,700원 합계 46,331,700원(-37,788,000원 + 8,543,700원)은 사회일반의 거래관념 또는 경험칙에 비추어 피고의 채무불이행으로 통상 발생하는 범위의 손해에 해당한다.

3. 결론

피고는 원고에게 손해배상금 46,331,700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소장 부본이 피고에게 송달된 다음날인 2012. 8. 9.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그렇다면, 채무불이행을 원인으로 한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할 것인바, 제1심판결을 위와 같이 변경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재판장판사오성우

판사여현주

판사홍득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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