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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방법원 2020.10.20.선고 2019구합5483 판결
외국의료기관개설허가취소처분취소
사건

2019구합5483 외국의료기관 개설허가취소처분 취소

원고

00 제주헬스케어타운 유한회사

피고

제주특별자치도지사

변론종결

2020. 7. 21.

판결선고

2020. 10. 20.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피고가 2019. 4. 17. 원고에게 한 외국의료기관(○○ 국제병원) 개설허가 취소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취소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 원고는 서귀포시 **로 ***(토평동) 일대에 의료기관(○○ 국제병원)을 설치·운영하기 위하여 2017. 8. 28. 피고에게 제주특별자치도의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 제307조 제1항에 따른 외국의료기관 개설허가신청을 하였다.

○ 피고는 2018. 12. 5. 원고의 위 개설허가신청에 대하여 아래와 같은 내용으로 개설허가(이하 '이 사건 개설허가'라 한다)를 하였다.

○ 원고는 2019. 2. 14. 제주지방법원 2019구합5148호로 이 사건 개설허가 중 내국인 진료 제한 조건의 위법성을 다투면서 위 조건의 취소 또는 이 사건 개설허가의 취소를 구하는 항고소송(이하 '관련 소송'이라 한다)을 제기하여, 현재 계속 중이다. ○ 피고는 2019. 2. 26. 원고에게 '진료개시일(2019. 3. 4.)이 도래하여 사업계획 승인사항 및 부대조건 이행여부, 진료과목별 의료인(의사, 간호사, 의료기사 등) 적정여부, 허가 시 제출한 의료보수(진료비) 게시 등 규정 준수여부 등 확인을 위하여 2019. 2. 27. 운영사항을 현지 점검하겠다'는 취지의 안내문을 발송하였고, 원고는 현지점검 일정을 연기해달라는 요청을 하였다.

○ 피고는 2019. 2. 27.과 2019. 3. 5. ○○ 국제병원에 대한 현지 점검을 시도하였으나 원고는 현지점검에 응하지 않았다.

○ 피고는 아래의 사유로 이 사건 개설허가를 취소하기로 하고, 2019. 3. 26. 사전청 문절차를 거친 뒤 2019. 4. 17. 이 사건 개설허가를 취소하는 이 사건 처분을 하였다. ① 제1처분사유 : 원고는 이 사건 개설허가를 받은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정당한 사유 없이 업무를 시작하지 아니함(의료법 제64조 제1항 제1호)

② 제2처분사유 : 원고는 2019. 2. 27.과 2019. 3. 5.의 현지점검에 응하지 않음으로써 관계 공무원의 직무 수행을 기피 또는 방해함(의료법 제64조 제1항 제3호)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 을 제2, 6호증(가지번호 있는 경우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관계 법령

별지 기재와 같다.

3. 원고 주장의 요지

이 사건 처분에는 아래와 같은 위법이 있으므로, 취소를 구한다.

가. 제1처분사유의 부존재

피고가 이 사건 개설허가에 부가한 내국인 진료 제한 조건은 법령에 근거가 없는 것일 뿐만 아니라, 신뢰보호의 원칙 내지 적법한 기대 보호의 원칙에 반하는 것으로서 위법하다. 또한 위 조건에 의하여 내국인 진료가 제한될 경우 경제성이 떨어져 원고가 ○○ 국제병원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내국인 진료 거부에 따른 의료법위반,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위반 등 형사처벌 또는 행정적 제재의 위험으로 법적 지위가 불안하게 되는바, 원고로서는 관련소송에서 법적 쟁점이 해결될 때까지 00 국제병원 개원을 미루는 것이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더욱이, 피고는 개설허가신청에 관한 민원처리 절차를 별다른 이유 없이 6차례 연장하였고, 그 과정에서 원고가 개설허가 신청 무렵부터 채용하였던 인력이 대거 이탈하였기 때문에, 원고가 기간 내에 다시 인력을 충원하여 정상적으로 ○○국제병원을 개원하기는 어려웠다.

그렇다면, 원고가 ○○국제병원 개원을 지연한 것은 이 사건 개설허가에 부가된 조건의 위법 내지 부당함에서 기인한 것이거나, 피고의 귀책사유로 이 사건 개설허가 절차가 지나치게 지연됨에 따른 것이므로, 원고가 이 사건 개설허가를 받은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업무를 시작하지 않은 데 의료법 제64조 제1항 제1호 소정의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

나. 제2처분사유의 부존재

피고의 현지점검은 행정조사기본법 제17조 제1항에 따른 사전통지가 이루어지지 않은 위법한 행정조사일 뿐만 아니라, 원고에게는 피고의 직무 수행을 방해 또는 기피할 의도가 없었으며, 실제로 피고의 직무 수행에 지장이 초래되지도 않았다. 따라서 원고가 관계 공무원의 직무 수행을 기피 또는 방해하였다고 볼 수 없다.다. 재량권의 일탈·남용

이 사건 처분은 비례원칙, 신뢰보호의 원칙에 위배되는 것으로서, 피고가 그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다.

4. 판단

가. 제1처분사유의 존부

1) 의료법 제64조 제1항 제1호의 '정당한 사유'의 의미와 주장 · 증명책임

의료법 제64조 제1항 제1호의 '정당한 사유'는 불가항력 등의 외부적 요인이나 원고가 의료기관을 개설하여 업무를 시작하기 위하여 정상적인 노력과 추진을 다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업무를 시작하지 못할 정도라고 인정되는 요인을 의미한다고 보아야 한다. 그리고 항고소송에서 당해 처분의 적법성에 대한 증명책임은 원칙적으로 처분청에 있지만, 처분청이 주장하는 당해 처분의 적법성에 관하여 합리적으로 수긍할 수 있는 정도로 증명한 경우 그 처분은 정당하고, 이와 상반되는 예외적인 사정에 대한 주장과 증명은 상대방에게 책임이 돌아간다고 할 것인바(대법원 2012. 6. 18. 선고 2010두27639, 27646 전원합의체 판결 등), 1.항에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이 사건 개설허가 이후 3개월 이내에 업무를 시작하지 아니한 사실은 이미 증명되었으므로, 이 사건 개설허가 취소의 장애요건인 정당한 사유의 존재는 이를 주장하는 원고에게 그 증명책임이 있다고 할 것이다.

2) 이 사건 개설허가 중 내국인 진료 제한 조건이 위법하다는 주장에 관한 판단

행정처분이 위법하더라도 그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하여 당연무효라고 보아야 할 사유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아무도 그 하자를 이유로 무단히 그 효과를 부정하지 못하는 것으로, 이러한 행정행위의 공정력은 판결의 기판력과 같은 효력은 아니지만 그 공정력의 객관적 범위에 속하는 행정행위의 하자가 취소사유에 불과한 때에는 그 처분이 취소되지 않는 한 처분의 효력을 부정할 수는 없다(대법원 1994. 11. 11. 선고 94다28000 판결 등). 또한 취소소송의 제기는 처분 등의 효력이나 그 집행 또는 절차의 속행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행정소송법 제23조 제1항).

따라서 이 사건 개설허가는 설령 거기에 어떤 위법이 있더라도 그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하여 당연무효라고 볼 사정이 없는 이상 공정력에 따라 그 처분 내용대로의 효력을 갖는 것인데, 이 사건 개설허가에 중대하고 명백한 하자가 있다고 볼 사정은 찾아보기 어려우며 원고가 이 사건 개설허가에 부가된 조건 또는 이 사건 개설허가 자체의 취소를 구하고 있는 관련소송도 현재 계속 중일 뿐이므로, 이 사건 처분 당시에는 누구도 이 사건 개설허가의 효력을 부정할 수 없는 것이었다(따라서 원고가 주장하는 이 사건 개설허가의 구체적 위법사유에 관해서는 별도로 판단하지 않는다).

결국, 원고로서는 일단 이 사건 개설허가에 따라 3개월 이내에 의료기관을 개설하여 업무를 시작했어야 되고, 이 사건 개설허가의 위법을 다투며 관련소송을 제기한 사정만으로 무단히 그 업무 시작을 연기하거나 거부하여서는 아니 되는 것이었다.

3) ○○국제병원 개원·운영 실익이 없다는 주장에 관한 판단이 사건 개설허가에 내국인 진료 제한 조건이 부가됨에 따라 00 국제병원의 경제성이 현저히 감소하여 원고가 ○○ 국제병원 개원하여 운영하는 것이 불가능하거나 실익이 없어졌는지에 관하여, 원고 제출의 모든 증거에 의하더라도 이를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충분한 증거가 없다.

오히려 갑 제12, 15, 21호증, 을 제1, 11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보면, 원고는 처음부터 내국인은 ○○국제병원을 거의 이용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외국인 의료관광객을 주요 이용객으로 상정하여 사업계획을 세웠던 사실, 실제로 원고의 사업계획서에는 "00 국제병원은 제주도를 방문하는 중국인 등 외국인 의료관광객이 대상이므로 공공의료에 미치는 영향이 없음"이라고 명시된 사실, 원고 측단장인 A은 2017. 11. 24.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 회의에서 "사실상 외국인 투자개방형 병원은 건강보험 적용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내국인들은 거의 이용을 안 할 것이다. 100% 외국인 위주로 운영을 할 것이고, 사실상 경제성 분석을 예측하기가 힘들다. 다만 이 프로젝트의 가치는 ○○그룹이 하기 때문에 ○○그룹 임직원 2~3만 명, 협력업체 직원 20만 명 정도의 응호 고객이 있기 때문에 그분들이 유치가 된다는 가정 하에 운영해 나갈 수 있다."라고 발언한 사실 등이 인정되는바, 이러한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개설허가에 내국인 진료 제한 조건이 부가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조건이 부가되지 않은 경우와 비교할 때 ○○국제병원의 주요 이용객이나 경제성 등에 현저한 차이가 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위 조건이 부가되었다는 사정만으로 원고가 의료기관을 개설하여 업무를 시작할 수 없는 불가항력적인 외부적 요인이 존재한다거나, 원고가 의료기관 업무를 시작하기 위하여 정상적인 노력과 추진을 다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영업을 시작하지 못할 상황에 이르렀다고 할 수 없다.

4) 형사처벌 등 우려로 원고의 법적 지위가 불안하다는 주장에 관한 판단

원고가 내국인을 진료하지 않을 경우, 이는 이 사건 개설허가에 부가된 조건에 따르기 위한 부득이한 행위이므로 그것이 의료법 제15조 소정의 '정당한 사유' 없는 진료거부에 해당하여 형사처벌이나 행정적 제재의 대상이 된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에 따른 '응급의료'와 의료법상의 '진료'는 구별되는 개념이므로, 내국인 진료 제한 조건에 의하여 내국인 응급환자에 대한 응급의료까지 금지된다고 보기 어렵다. 더욱이 내국인 진료가 제한되는 이상, ○○국제병원에서 진료를 받던 내국인이 갑자기 응급상태에 빠질 가능성은 없고, 00국제병원에는 응급실 등 응급의료시설이 없는 까닭에 외부에서 내국인 응급환자가 ○○ 국제병원으로 응급이송되는 경우를 상정하기도 어려우므로(원고의 사업계획서에 의하더라도 ○○국제병원에서 진료받던 환자에게 응급상황이 발생한 경우 제주대학교병원이나 서귀포의료원으로 응급이송하도록 되어있는바, 00 국제병원에는 자체적으로 응급환자를 처리할 만한 인적·물적 자원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내국인 응급환자에 대한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위반 문제가 현실적으로 발생할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그리고 원고는 이와 같은 형사처벌 또는 행정적 제재 우려를 해결하기 위해 피고에게 별도로 대책을 요구하거나, 관계 부처에 법령의 해석에 관한 문의를 하는 등 관련 민원을 제기하지도 않았다. 이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의료법위반 등으로 인한 형사처벌 등의 우려 때문에 업무의 개시를 지연하였던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5) 근로자 이탈로 인한 부득이한 개원 지연 주장에 관한 판단

앞서 든 각 증거들과 갑 제16, 22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는 2017. 6월경 채용 공고를 내고 2017. 8월경부터 인력을 채용하여 급여를 지급해온 사실, 원고가 개설허가를 신청한 이후 피고가 이 사건 개설허가를 할 때까지 약 15개월이 소요된 사실, 그 개설허가 절차 진행 과정에서 원고가 채용한 근로자 134명 중 70여 명(의사 9명 전원 포함)이 이탈한 사실은 인정된다.

원고는 위와 같이 의사 등 의료인을 포함한 근로자들이 다수 이탈함에 따라 ○○ 국제병원 개원을 준비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을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의료법 제64조 제1항 제1호 소정의 정당한 사유란 '원고가 의료기관을 개설하여 업무를 시작하기 위하여 정상적인 노력과 추진을 다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운영을 시작하지 못할 정도라고 인정되는 요인'을 의미함은 앞서 살펴본 바와 같고, 원고는 이 사건 개설허가 이후 이 사건 처분이 내려지기까지 수개월간 관련소송을 제기한 것 외에는 추가적인 인력 채용 절차를 진행하는 등 개원 준비에 필요한 어떠한 행위도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므로, 단순히 이 사건 개설허가 절차 진행 과정에서 의사 등 근로자들이 이탈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업무 시작을 지연할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고, 달리 원고가 의료기관을 개설하여 업무를 시작하기 위한 정상적인 노력을 다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개설허가는 공정력에 의하여 일응 그 효력이 인정되므로, 이 사건 개설허가 과정에서 민원처리에 관한 법률 소정의 민원처리 기간을 도과하는 등의 절차적 하자가 있었는지에 관해서는 별도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6) 소결

이상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이 사건 개설허가일로부터 3개월 이내에 00국제 병원을 개원하여 업무를 시작하지 않은 데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

나. 제1처분사유를 이유로 한 이 사건 처분이 재량권의 일탈·남용에 해당하는지

1) 비례의 원칙 위배 여부

행정청이 의료기관 개설허가를 할 때에는 관계 법령에 따른 시설기준, 병상 공급 및 배치에 관한 기본 시책 및 수급 관리계획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하는데 (의료법 제33조 제4항), 의료기관 개설허가를 받은 자가 허가만 받고 장기간 의료기관 업무를 시작하지 않는 경우, 행정청으로서는 배치 가능한 병상 수를 명확하게 예측하기 어려워 병상 수급·관리계획 수립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고, 그로 인하여 이후 이루어지는 제3자의 의료기관 개설허가에 대해서도 적정한 판단을 하기 어려워지는 문제가 발생하게 되는바, 행정청으로서는 의료기관 개설허가를 받은 사람으로 하여금 그 개설허가 시로부터 일정 기간 안에 의료기관 업무를 시작할 것을 강제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은 의료기관 개설에 관한 행정의 적정성을 확보하고 병상 수급계획 관리를 원활하게 하기 위한 것으로서 그 목적의 정당성이 인정된다. 또한 행정청이 의료기관으로 하여금 업무 시작을 강제하는 한편, 업무 시작 여부(병상 공급 여부)가 장기간 불안정한 상태에 놓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의료기관 개설허가를 취소하는 것이 불가피하므로, 수단의 적합성 역시 인정된다.이 사건 처분으로 인하여 원고가 의료기관을 운영할 수 없게 됨에 따라 원고에게 상당한 경제적 손해가 발생할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① 원고는 이 사건 처분 이후 6개월이 경과하면 재차 의료기관 개설허가를 신청할 수 있는 점, ② 원고는 이 사건 개설허가를 받은 이후 관련소송을 제기하는 외에 의료기관을 운영하기 위한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이 사건 처분은 의료관계 행정처분 규칙 [별표] 2. 나. 5)의 처분 기준에 어긋나지 아니하고, 위 처분 기준이 헌법 또는 법률에 합치되지 아니한다고 볼 근거를 찾을 수 없는 점, ④ 이 사건 처분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의료기관 개설 관련 행정의 적정성 확보 등 공익상 필요가 이로 인하여 원고가 입게 될 불이익보다 결코 가볍다고 할 수 없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원고가 주장하는 여러 사정들을 감안하더라도 이 사건 처분이 비례의 원칙에 반하는 것으로서 재량권 일탈이나 남용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2) 신뢰보호의 원칙 위배 여부

원고는, 이 사건 처분은 피고가 원고에게 표명한 '내국인 진료가 가능하다'는 취지의 공적 견해와 배치되는 것으로서 신뢰보호의 원칙에 반한다는 취지의 주장도 하고 있다. 피고가 원고에게 그 주장과 같은 공적 견해를 표명한 사실이 있는지 여부는 별론으로 하더라도, 원고가 주장하는 신뢰는 이 사건 개설허가에 내국인 진료 제한 조건을 부가할지 여부에 관한 것으로서, 이 사건 개설허가 처분 단계에서 그 신뢰의 보호가 문제되는 것이지, 원고가 이 사건 개설허가를 받은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업무를 시작하지 않았음을 이유로 이 사건 개설허가에 대한 취소처분을 하는 단계에서는 직접적인 고려 대상이 된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에 대해서는 더 나아가 판단하지 아니한다.

다. 이 사건 처분의 적법성 수개의 처분사유 중 일부가 적법하지 않다고 하더라도 다른 처분사유로써 그 처분의 정당성이 인정되는 경우 그 처분을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4. 3. 25. 선고 2003두1264 판결).

위에서 살핀 바와 같이 제1처분사유가 처분사유로서 적법하고 제1처분사유를 이유로 한 이 사건 처분이 피고의 재량권 일탈·남용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는 이상, 제2처분사유의 적법성 및 제2처분사유를 이유로 한 이 사건 처분이 재량권의 일탈·남용에 해당하는지 등에 관하여 굳이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 사건 처분은 적법하다.

5.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재판장판사김현룡

판사하승수

판사서영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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