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2015누39639 불기소사건열람 등사불허가처분취소
원고피항소인
A
피고항소인
서울북부지방검찰청검사장
변론종결
2015. 10. 21.
판결선고
2015. 11. 18.
주문
1. 제1심 판결을 다음과 같이 변경한다.
가. 피고가 2014. 6. 30. 원고에 대하여 한 별지1 목록 기재 서류에 대한 열람·등사 불허가처분 중 별지2 비공개 정보에 해당하는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서류에 관한 부분을 취소한다.
나.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총비용중 1/5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청구취지및항소취지
1. 청구취지
피고가 2014. 6. 30. 원고에 대하여 한 별지1 목록 기재 서류에 대한 열람·등사 불허가처분을 취소한다.
2. 항소취지
제1심 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이유
1, 처분의 경위
가. 원고는 2010. 1. 28. 중랑경찰서에 B, C을 사기죄 등으로 고소하였으나, B 등은 2010. 5. 24. 서울북부지방검찰청 G 검사로부터 혐의없음의 불기소처분을 받았다. 원고는 서울고등검찰청에 항고를 제기하였으나 기각되었고, 서울고등법원에 재정신청을 하였으나 역시 기각되었다.
나. 원고는 2014. 6, 27. 검찰보존사무규칙 제20조의2에 따라 피고에게 서울북부지방 검찰청 2010형제22804호 사건 기록(이하 '이 사건 기록'이라 한다)에 대한 열람·등사를 청구하였다.
다. 피고는 2014. 6. 30. 원고에 대하여 판결문 사본, 원고 작성의 샘플인수증(사본)에 대하여서는 열람·등사를 허용하였으나, 나머지 기록 중 원고 이외의 자의 진술에 대하여는 검찰보존사무규칙 제22조 제1항 제2호(기록의 공개로 인하여 사건관계인의 명예나 사생활의 비밀 또는 생명·신체의 안전이나 생활의 평온을 현저히 해칠 우려가 있홈)에 의하여, 수사기관 내부 문서에 대하여는 검찰보존사무규칙 제22조 제1항 제4호(기록의 공개로 인하여 비밀로 보존하여야 할 수사방법상의 기밀이 누설되거나 불필요한 새로운 분쟁이 야기될 우려가 있음)에 의하여 열람·등사를 불허가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이 사건 기록 중 열람·등사가 불허된 정보는 별지1 목록 '문서명 '란 기재와 같고, 이하 '이 사건 정보'라 한다).
라. 피고는 이 사건 소송에 이르러 이 사건 정보에 대한 비공개사유로서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공개법'이라고 한다) 제9조 제1항 제4호(수사에 관한 사항으로서 공개될 경우 그 직무수행을 현저히 곤란하게 한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정보)를, 항소심에 이르러 제9조 제1항 제6호(해당 정보에 포함되어 있는 성명 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에 관한 사항으로서 공개될 경우 사생활의 비밀 또는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정보)를 추가하였고 그 구체적인 내역은 별지 1 목록 '불허가 사유'란 기재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0 내지 13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원고의 주장
행정규칙에 불과한 검찰보존사무규칙은 이 사건 처분의 근거로 삼을 수 없고, 이 사건 정보는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단서 각 호 소정의 비공개 대상 정보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이에 반하는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나. 관계 법령
별지3 기재와 같다.
다. 판단
1) 검찰보존사무규칙에 기한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단서 제1호는 법률이 위임한 명령에 의하여 비밀 또는 비공개 사항으로 규정된 정보는 이를 공개하지 아니할 수 있다고 하면서도 위 명령을 국회 규칙·대법원규칙·헌법재판소규칙 중앙선거관리위원회규칙 대통령령 및 조례로 제한하고 있는데, 피고가 당초 이 사건 처분의 근거로 삼은 검찰보존사무규칙 제22조 제1항 제2호 및 제4호는 법무부령으로서 대통령령이 아니므로, 그것이 검찰청법 제11조에 근거한 위임명령이라 하더라도 위 규정에서 말하는 '법률이 위임한 명령'에 해당하지 않는다. 따라서 피고로서는 검찰보존사무규칙에 기하여 이 사건 정보의 열람·등사를 불허할 수 없다.
2) 추가된 처분사유에 기한 이 사건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처분사유 추가의 허용 여부
행정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항고소송에 있어서, 처분청은 당초 처분의 근거로 삼은 사유와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한도 내에서만 다른 사유를 추가하거나 변경할 수 있고, 여기서 기본적 사실관계의 동일성 유무는 처분사유를 법률적으로 평가하기 이전의 구체적인 사실에 착안하여 그 기초인 사회적 사실관계가 기본적인 점에서 동일한지 여부에 따라 결정되며 이와 같이 기본적 사실관계와 동일성이 인정되지 않는 별개의 사실을 들어 처분사유로 주장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해석하는 이유는 행정처분의 상대방의 방어권을 보장함으로써 실질적 법치주의를 구현하고 행정처분의 상대방에 대한 신뢰를 보호하고자 함에 그 취지가 있다(대법원 2003. 12. 11. 선고 2001두8827 판결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피고는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처분 당시 검찰보존사무규칙 제22조 제2호, 제4호만을 처분사유로 하였다가 이 사건 소송에 이르러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4호, 제6호의 비공개대상정보에 해당함을 처분사유로 추가하였다.
피고가 당초 이 사건 처분의 근거 사유로 내세운 검찰보존사무규칙 제22조 제1항 제2호 "기록의 공개로 인하여 사건관계인의 명예나 사생활의 비밀 또는 생명·신체의 안전이나 생활의 평온을 현저히 해할 우려가 있는 경우"는 전체적으로 보아 피고가 당심에서 추가한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6호 "당해 정보에 포함되어 있는 이름·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에 관한 사항으로서 공개될 경우 개인의 사생활의 비밀 또는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정보"와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하다고 보인다. 또한 검찰보존사무규칙 제22조 제1항 제4호 "기록의 공개로 인하여 비밀로 보존하여야 할 수사방법상의 기밀이 누설되거나 불필요한 새로운 분쟁이 야기될 우려가 있는 경우"는 피고가 제1심에서 추가한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4호 "수사에 관한 사항으로서 공개될 경우 그 직무수행을 현저히 곤란하게 하는 경우"와 그 기초적 사실관계를 같이 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나아가 위 각 처분사유를 추가하더라도 원고의 방어권을 침해한다고 볼 만한 사정도 보이지 아니한다.
따라서 피고가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4호, 제6호를 이 사건 처분사유로 추가하는 것은 허용된다고 할 것이다.
나) 이 사건 정보가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4호에 해당하는지 여부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4호는 '수사'에 관한 사항으로서 공개될 경우 그 직무수행을 현저히 곤란하게 한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정보를 비공개대상 정보의 하나로 규정하고 있다. 그 취지는 수사의 방법 및 절차 등이 공개되어 수사기관의 직무수행에 현저한 곤란을 초래할 위험을 막고자 하는 것으로서, 수사기록 중의 의견서, 보고문서, 메모, 법률검토, 내사자료 등(이하 의견서 등'이라 한다)이 이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으나(헌법재판소 1997. 11. 27. 선고 94헌마60 전원재판부 결정, 대법원 2003. 12. 26. 선고 2002두1342 판결 등 참조), 공개청구대상인 정보가 의견서 등에 해당한다고 하여 곧바로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4호에 규정된 비공개대상정보라고 볼 것은 아니고, 의견서 등의 실질적인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 수사의 방법 및 절차 등이 공개됨으로써 수사기관의 직무수행을 현저히 곤란하게 한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어야만 위 비공개대상정보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대법원 2012. 7. 12. 선고 2010두7048 판결 참조).
살피건대, 이 사건 정보 중 피고가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4호를 처분근거로 한 각 정보에는 수사에 관한 사항이 포함되어 있다고 판단된다. 그러나 위 정보는 '각종 수사보고, 통신자료 제공 요정, 수사협조에 대한 회신, 업무협조 의뢰, 의견서, 수사과정 확인서, 종합수사결과 보고, 수사지휘건의, 법죄경력조회서'라는 제목을 가진 깃으로서, 이미 B, C에 대한 불기소처분이 내려져 수사가 종결되었고 원고의 항고 및 재정신청이 모두 기각된 이상 위 정보들이 공개된다고 하여 범죄 수사에 관한 직무수행을 현저하게 곤란하게 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4호에 해당하는 정보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는 위 정보에 관하여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4호에 기하여 열람·등사를 불허할 수 없다.
다) 이 사건 정보가 정보공개법 제9조 제 1항 제6호에 해당하는지 여부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6호 본문의 규정에 따라 비공개대상이 되는 정보에는 정보공개법상 이름·주민등록번호 등 정보의 형식이나 유형을 기준으로 비공개대상정보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개인식별정보'뿐만 아니라 그 외에 정보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 '개인에 관한 사항의 공개로 인하여 개인의 내밀한 내용의 비밀 등이 알려지게 되고, 그 결과 인격적·정신적 내면 생활에 지장을 초래하거나 자유로운 사생활을 영위할 수 없게 될 위험성이 있는 정보'도 포함된다고 새겨야 한다. 따라서 불기소처분 기록 중 피의자신문조서 등에 기재된 피의자 등의 인적사항 이외의 진술내용 역시 개인의 사생활의 비밀 또는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인정되는 경우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6호 본문 소정의 비공개대상에 해당한다. 한편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6호 단서 (다)목은 '공공기관이 작성하거나 취득한 정보로서 공개하는 것이 공익 또는 개인의 권리구제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정보'를 비공개대상정보에서 제외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여기에서 공개하는 것이 개인의 권리구제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정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비공개에 의하여 보호되는 개인의 사생활의 비밀 등의 이익과 공개에 의하여 보호되는 개인의 권리구제 등의 이익을 비교·교량하여 구체적 사안에 따라 신중히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2. 6. 18. 선고 2011두2361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나아가 법원이 행정기관의 정보공개거부처분의 위법 여부를 심리한 결과, 공개를 거부한 정보에 비공개대상 정보에 해당하는 부분과 공개가 가능한 부분이 혼합되어 있고, 공개청구의 취지에 어긋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 두 부분을 분리할 수 있음을 인정할 수 있을 때에는 청구취지의 변경이 없더라도 공개가 가능한 정보에 관한 부분만의 일부취소를 명할 수 있다. 그리고 공개청구의 취지에 어긋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 비공개대상 정보에 해당하는 부분과 공개가 가능한 부분을 분리할 수 있다고 함은, 이 두 부분이 물리적으로 분리가능한 경우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당해 정보의 공개방법 및 절차에 비추어 당해 정보에서 비공개대상 정보에 관련된 기술 등을 제외 내지 삭제하고 그 나머지 정보만을 공개하는 것이 가능하고 나머지 부분의 정보만으로도 공개의 가치가 있는 경우를 의미한다고 해석하여야 한다(대법원 2004. 12. 9. 선고 2003두12707 판결 참조).
이 법원이 피고로부터 제출받은 이 사건 기록을 비공개로 열람 · 심사한 결과에 의하면, 이 사건 정보에는 피의자, 참고인 등 제3자의 이름, 주민등록번호, 주소, 주거, 등록기준지, 전화번호, 직업, 가족관계, 종교, 학력, 출입국현황, 범죄경력자료 등 개인에 관한 정보가 포함되어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 중 피의자 등의 이름은 수사기록의 공개를 구하는 필요성이나 유용성, 개인의 권리구제라는 관점에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공개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나머지 개인에 관한 정보는 개인의 사생활의 비밀 또는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는 반민, 위 정보들의 공로 인하여 원고가 얻는 이익이 그로 인하여 침해되는 이익보다 크다고 보이지 아니하여 비공개됨이 상당하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 중 별지2 비공개 정보 부분은 이유 없어 기각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제1심 판결을 주문과 같이 변경한다.
판사
재판장 판사 안철상
판사 김경환
판사 정승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