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beta
텍스트 조절
arrow
arrow
무죄집행유예
red_flag_2
서울중앙지방법원 2005. 2. 7. 선고 2004고합564 판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예비적죄명업무상배임)·업무상배임·증권거래법위반·주식회사의외부감사에관한법률위반][미간행]
피 고 인

김준기외 2인

검사

최성진

변 호 인

법무법인 충정 담당변호사 김진환외 2인

주문

피고인 김준기를 징역 2년에, 피고인 백호익, 안상기를 각 징역 1년 6월에 각 처한다.

다만, 이 판결확정일부터 각 3년간 피고인들에 대한 위 각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들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주위적 공소사실인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의 점과 예비적 공소사실인 2000. 12. 5.자 업무상배임의 점은 각 무죄.

범죄사실

피고인 김준기는 동부그룹 회장으로서 2000. 6. 1.부터 2002. 12. 10.까지, 2003. 3. 20.부터 현재까지 한국증권거래소 상장기업인 동부건설 주식회사(이하 ‘동부건설’이라 한다.)의 대표이사로 재직하면서 자신이 대주주로 있는 동부건설 등을 통하여 동부그룹 산하 22개 회사들의 경영전반을 총괄하는 자, 피고인 백호익은 1997. 1. 15.부터 현재까지 동부건설 대표이사로, 2002. 11. 13.경부터 2003. 8. 11.경까지 비상장기업인 동부월드 주식회사(이하 ‘동부월드’라 한다.) 대표이사로 각 근무하면서 동부건설 및 동부월드의 경영전반을 총괄하는 자, 피고인 안상기는 2000. 9.경부터 2003. 3.경까지 동부건설의 기획실장으로 근무하였고, 2003. 3.경부터 현재까지 동부건설의 부사장으로 근무하면서 동부건설의 기획·경리·재무업무에 종사하는 자이다.

1. 피고인들은,

동부건설이 1997. 4.경 공소외 33 등 9인으로부터 2005년 완공예정으로 충북 ○○군 (이하 생략) 일원에 27홀 골프장 사업을 추진중이던 원림개발 주식회사(이하 ‘원림개발’이라 한다.)의 총 주식 10,000주를 주당 2만 원에 인수하면서 위 공소외 33 등과의 계약에 따라 동인들의 소유로 되어 있는 골프장 부지 대금 및 위 원림개발이 동인들에 대하여 부담하고 있는 채무에 대한 변제금 명목으로 155억 원을 위 원림개발 대신 위 공소외 33 등에 지불한 다음, 2001. 6. 20. 100억 원을 추가 출자하고 회사명을 동부월드 주식회사로 바꾸어 골프장을 건설중이었는데, 피고인 백호익과 피고인 안상기는 2003. 5.말경 동부건설 소유의 동부월드 주식을 피고인 김준기 및 동부그룹의 계열사들에 매도하는 방안을 논의하게 되었는바, 그럴 경우 동부건설의 대표이사인 피고인 백호익과 부사장인 피고인 안상기로서는 ① 골프장 건설업은 초기투자비용이 많이 들어가 본격적인 영업이 실시되기 전에는 적자가 될 수밖에 없는 특성이 있고, ② 동부건설측에서는 향후 예정되어 있는 회원권 분양만으로도 동부월드가 1,500억 원 이상의 수입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는 상황이었으며, ③ 동부제강 등 계열사를 통하여 동부월드가 건설하는 골프장의 회원권을 선매수해 주기로 하는 구체적인 계획이 서 있어 243억 원의 순익이 발생할 것으로 내부적으로 계산된 상태이어서 회원권 분양이 실패할 가능성도 사실상 없었고, ④ 동부월드는 자체의 신용만으로는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을 받을 수 없으므로 동부월드가 대출규정이 비교적 느슨한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으로부터 신용대출 혹은 어음대출형식으로 대출받을 때 동부월드가 제출한 어음의 뒷면에 동부건설이 배서하는 방식으로 은밀하게 2002. 12. 31. 기준으로 도합 약 458억 5,000만 원을 지원하였으며, ⑤ 2001. 6.경 동부건설의 자금으로 동부월드에 대하여 주당 1만 원씩 100억 원의 추가 유상증자까지 실시하였을 뿐만 아니라, ⑥ 2003. 5.경 위 동부월드 주식을 동부그룹 외부의 제3자에게 매도하려는 시도를 하여 약 400억 원 내지 500억 원 정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말을 듣기까지 한 상황에서, 별개 법인인 동부건설의 입장에서 위 주식을 피고인 김준기 및 동부그룹의 계열사들에게 매도할지 여부, 매도한다면 구체적으로 매도할 주식의 수, 매도가격, 매도시기, 매도방법 등에 대하여 면밀히 검토하여야 하고, 나아가 동부건설이 동부월드를 위하여 제2금융권에 부담하고 있는 보증채무는 위 동부월드의 소유주의 자격에서 부담하게 된 채무이므로 이러한 채무를 매수자에게 인수시킬 것인지 아니면 매수자로 하여금 동부월드의 채무를 변제하도록 할 것인지 여부, 또한 이러한 점을 감안하여 동부월드의 주식을 어떻게 평가해야 동부건설의 손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지 여부 등에 대하여 검토하고, 위 주식의 적정가격에 관하여 전문회계법인이나 기타 기업평가기관에 평가를 의뢰하여 적정한 거래가격을 찾는 노력을 한 다음, 피고인 김준기 및 매수 동부그룹 계열사들과 사이에 매도가격과 매도대금 납부 방식 등에 대한 실질적인 흥정 과정을 거치고 이사회 결의 등 내부적인 절차를 거치는 등의 조치를 취하여 동부건설이 위 매매계약으로 인해 손해를 입지 않도록 하여야 할 업무상 임무가 있음에도 이에 위배하여, 같은 해 6월경 그러한 제반사항에 대한 검토나 흥정도 없이 동부건설에서의 자금지원과 이면보증은 그대로 유지한 채 위 김준기와 동부그룹 계열사에 부채인수 등의 부담 없이 주당 1원에 매도한다는 내용으로 매매계약을 체결하는 것으로 결정하고, 피고인 백호익은 이를 그 무렵 피고인 김준기에게 보고하고, 피고인 김준기는 동부건설의 대표이사로서 마땅히 해야 하는 위와 같은 검토를 전혀 하지 않은 채 이를 그대로 수용하기로 함으로써 공모하여,

2003. 6. 23.경 골프장 부지의 자기상승, 인허가권리, 예정된 회원권 분양으로 인한 막대한 예상수익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단지 그 시점에서 동부월드가 장부가 기준으로 자본잠식상태라는 이유를 들어 동부월드의 기존 부채인수 등 추가적 부담이나 계약당사자들간의 흥정이 전혀 없이 이미 동부건설의 자금 760억 원 상당이 투입된 바 있는 동부월드 주식의 25.5%인 255,000주를 피고인 김준기에게, 그 주식의 23.5%인 235,000주씩을 동부한농화학 주식회사·동부제강 주식회사·동부전자 주식회사에게, 그 주식의 1.98%인 19,800주를 동부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에게, 그 주식의 1.49%인 14,900주씩을 동부증권 주식회사·동부생명 주식회사에게 각 주당 1원에 매도하여 합계 101만 원에 동부월드 주식 전부를 매도함으로써 피고인 김준기 등에게 위 동부월드 주식의 적정한 거래가격과의 불상차액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게 하고, 동부건설에 동액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가하였다.

2. 피고인 백호익, 안상기는 공모하여,

가. 2003. 3.경 서울 강남구 대치동 (지번 생략) 동부건설 사무실에서 동부건설의 34기(2002. 1. 1. ~ 2002. 12. 31.)의 재무제표를 작성함에 있어, 사실은 위 제1항 기재와 같이 동부건설이 2002. 6. 10.경 동부월드가 한솔상호저축은행으로부터 80억 원의 대출을 받으면서 담보로 제출한 어음의 뒷면에 배서하는 방식으로 이면보증한 것을 비롯하여 별지 동부월드 차금차입현황 기재와 같이 동부월드가 제2금융권으로부터 어음을 담보로 한 신용대출 혹은 어음할인형식으로 대출받을 때 동부월드가 제출한 어음에 배서하는 방식으로 458억 5,000만 원 상당의 보증을 제공하였음에도, 마치 위 보증을 제공하지 않은 것처럼 재무제표에 주석사항으로 반영하지 않아 제34기 재무제표를 허위로 작성한 다음 2003. 3. 31.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하여 공시함으로써 금융감독위원회가 정한 회계처리기준에 위반하여 허위의 재무제표를 작성·공시하고,

나. 2003. 3.경 위와 같이 허위로 작성된 재무제표가 포함된 제34기 사업보고서를 작성하여 금융감독위원회에 제출하여 2003. 3. 31.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하여 공시함으로써 금융감독위원회에 제출하는 사업보고서의 중요한 사항에 관하여 허위의 기재를 하였다.

3. 피고인 안상기는,

2001. 12. 중순경 동부건설의 2001년도 매출액이 전년 대비하여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자 이를 사실대로 회계처리할 경우 건설업체의 신규 건설공사 수주시 활용되는 시공능력 평가점수 및 도급순위가 전년과 대비하여 하락하고 결국 신규 건설공사 수주에 악영향이 미칠 것을 우려한 나머지 공사수주를 유리하게 하기 위하여 매입, 매출을 부풀리고 부채를 매출채권과 부당 상계처리하는 방법 등으로 허위의 재무제표를 작성하여 공시하기로 마음먹고 담당직원들에게 재무제표의 내용을 허위로 작성하도록 지시하여,

가. 2002. 3.경 위 동부건설 사무실에서 동부건설의 제33기(2001. 1. 1. ~ 2001. 12. 31.)의 재무제표를 작성함에 있어, 마치 동부건설이 2001. 10. 31.경부터 2001. 12. 31.경까지 동부제강 주식회사로부터 18회에 걸쳐 합계 47,324,946,896원 상당의 냉연강판(아연, 칼라 등)을 매입하고, 같은 기간동안 동부제강 주식회사에 17회에 걸쳐 합계 47,324,952,868원 상당의 냉연강판(아연, 칼라 등)을 매출한 것처럼 매입 및 매출액을 과다 계상하고, 외상매입금, 공사미지급금 등 매입채무를 외상매출금, 당좌예금 등 매출채권으로 상계시키는 방법으로 1,101억 원의 자산, 부채를 상계하는 등 사실은 총매출액이 1조 2,955억 원, 부채총계가 8,208억 원임에도 총매출액이 1조 3,385억 원, 부채총계가 7,107억 원인 것처럼 제33기 재무제표를 허위로 작성한 다음, 2002. 4. 1.경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하여 공시함으로써 금융감독위원회가 정한 회계처리기준에 위반하여 허위의 재무제표를 작성, 공시하고,

나. 2002. 3.경 위와 같이 허위로 작성된 재무제표가 포함된 제33기 사업보고서를 작성하여 금융감독위원회에 제출하여 2002. 4. 1.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하여 공시함으로써 금융감독위원회에 제출하는 사업보고서의 중요한 사항에 관하여 허위의 기재를 하였다.

증거의 요지

판시 각 사실 중,

판시 제1의 사실은

1. 피고인들의 이 법정에서의 이에 일부 부합하는 각 진술

1. 증인 공소외 35의 이 법정에서의 이에 부합하는 진술

1. 증인 공소외 9, 25, 36, 37, 38, 39, 40, 41, 42의 이 법정에서의 이에 일부 부합하는 각 진술

1. 검사 작성의 피고인 김준기에 대한 제1, 2회 피의자신문조서, 피고인 백호익에 대한 각 피의자신문조서, 피고인 안상기에 대한 제1, 3회 각 진술조서 중 이에 일부 부합하는 각 진술기재

1. 검사 작성의 공소외 9, 35, 43, 7, 6, 5, 44, 45, 36, 37에 대한 각 진술조서, 공소외 66에 대한 제2회 진술조서 중 이에 부합하는 각 진술기재

1. 검사 작성의 공소외 25에 대한 2004. 2. 17.자 진술조서, 공소외 38에 대한 각 진술조서 중 이에 일부 부합하는 각 진술기재

1. 공소외 46, 47, 48, 49, 50, 51, 52, 53, 54, 55, 56, 57, 58, 59, 60, 61 작성의 각 진술서 중 이에 부합하는 각 기재

1. 최대주주와의 유가증권 매도공시문(수사기록 제7-1면), 주식처분의 건[(주) 동부월드](수사기록 제13면), 각 주식매매계약서(수사기록 제14면, 제18면, 제20면, 제22면, 제24면, 제26면, 제28면, 제30면), 수수료 청구서(수사기록 제16면), 이사회 의사록(수사기록 제17면), 최대주주 등과의 유가증권 매도(수사기록 제32면 내지 제38면), 감정평가서(수사기록 제40면 내지 제64면), 차입금 현황(수사기록 제65면), (주) 동부월드 주식 매입의 건(수사기록 제112면), 대차대조표[(주) 동부월드](수사기록 제114면), (주) 동부월드 지분 매입의 건 품의[동부증권 (주)](수사기록 제127면), 이사회 의사록[동부증권 (주)](수사기록 제131면), 제11기, 제13기, 제14기 각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보고서 등(수사기록 제148면 내지 제161면, 제173면 내지 제188면, 제189면 내지 제205면), 주식취득신고서(수사기록 제410면), 대차대조표[원림개발 (주)](수사기록 제416면), 각 주식매매계약서(수사기록 제418면, 제420면, 제422면, 제424면, 제426면, 제428면, 제430면, 제432면, 제434면), 동부 컨트리클럽 건설공사 도급계약서(1998. 1.)(수사기록 제437면), 변경도급 계약서(수사기록 제464면), 변경(2차) 도급계약서(수사기록 제467면), 동부월드 지배구조 검토(수사기록 제648면, 이는 수사기록 제829면의 것과 같다.), president CC(가칭) 사업 추진 계획(수사기록 제654면), 골프장 사업관련 회의내용 메모 및 자료( 공소외 9)(수사기록 제674면, 이는 수사기록 제818면의 메모와 같다.), 골프장 업무 진행 현황(03. 8. 19. 현재)(수사기록 제752면), 골프회원권 분양전 문제점 검토(수사기록 제773면), 계열사 차입금 현황(수사기록 제879면), 여신거래약정서(이면보증관련 - 부민금고)(수사기록 제1074면), 각 약속어음 사본(수사기록 제1078면, 제1084면), 각 어음배서 확인서(수사기록 제1079면, 제1085면), 여신거래약정서(수사기록 제1080면), 골프장 건설 월별 공정 현황표(2003년도)(수사기록 제1617면) 중 이에 부합하는 각 기재

등을 종합하여,

판시 제2의 사실은

1. 피고인 백호익, 안상기의 이 법정에서의 이에 부합하는 각 진술

1. 공소외 46, 47, 51, 53, 54, 55, 57 작성의 각 진술서 중 이에 부합하는 각 기재

1. 차입금 현황(수사기록 제65면), 계열사 차입금 현황(수사기록 제879면), 여신거래약정서(이면보증관련 - 부민금고)(수사기록 제1074면), 각 약속어음 사본(수사기록 제1078, 제1084면), 각 어음배서 확인서(수사기록 제1079, 제1085면), 여신거래약정서(수사기록 제1080면), 공판기록 제2권에 편철된 동부건설 (주) 2002사업연도 사업보고서 중 이에 부합하는 각 기재

등을 종합하여,

판시 제3의 사실은

1. 피고인 안상기의 이 법정에서의 이에 부합하는 진술

1. 검사 작성의 피고인 안상기에 대한 제4회 진술조서 중 이에 부합하는 진술기재

1. 검사 작성의 공소외 62에 대한 진술조서, 공소외 25에 대한 2004. 2. 21.자 진술조서 중 이에 부합하는 각 진술기재

1. 공소외 62, 25 작성의 각 진술서 중 이에 부합하는 각 기재

1. 계열사 차입금 현황(수사기록 제879면), 공판기록 제2권에 편철된 동부건설 (주) 2001사업연도 사업보고서 중 이에 부합하는 각 기재

등을 종합하여

이를 각 인정할 수 있으므로

판시 각 사실은 모두 그 증명이 있다.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피고인 김준기 : 형법 제356조 , 제355조 제2항 , 제30조 (업무상배임의 점, 징역형 선택)

피고인 안상기 : 형법 제356조 , 제355조 제2항 , 제30조 (업무상배임의 점, 징역형 선택), 구 주식회사의외부감사에관한법률 제20조 제1항 제8호 , 제13조 , 형법 제30조 (허위 2002회계연도 재무제표 작성·공시의 점, 징역형 선택), 구 증권거래법 제207조의3 제2호 , 제186조의2 , 형법 제30조 (2002사업연도 사업보고서 허위 기재의 점, 징역형 선택), 구 주식회사의외부감사에관한법률 제20조 제1항 제8호 , 제13조 (허위 2001회계연도 재무제표 작성·공시의 점, 징역형 선택), 구 증권거래법 제207조의3 제2호 , 제186조의2 (2001사업연도 사업보고서 허위 기재의 점, 징역형 선택)

1. 경합범 가중

피고인 백호익, 안상기 :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 제50조 (각 형이 가장 무거운 업무상배임죄에 정한 형에 경합범 가중)

1. 집행유예

형법 제62조 제1항 (아래 양형이유에서 설시하는 정상 참작)

피고인들 및 그 변호인들의 주장에 대한 판단

1. 피고인들의 배임의 고의에 관하여

가. 주장의 요지

피고인들 및 그 변호인들은, 판시 업무상배임죄에 관하여, 피고인들은 동부건설의 이익을 위하여 시장가치가 전혀 없었던 비상장 기업인 동부월드의 주식을 정당한 가격에 피고인 김준기 및 다른 계열사들에게 매도한 것이므로 피고인들에게는 배임의 고의가 없었고, 위 주식 매도로 그 매수인들이 이익을 취득하거나 동부건설이 손해를 입은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는바, 그 주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동부건설은 1997. 4.경 원림개발의 주식을 2억 원에 매수하여(155억 원은 동부건설이 원림개발에게 골프장 부지구입 명목으로 대여해주고, 1999. 11. 30.까지 모두 변제받았다.) 원림개발로부터 골프장 건설공사 시공권을 취득하였는데, 1997. 11.경 국가외환위기인 IMF 사태가 발생하여 골프장 회원권 값이 폭락하여 2003년경까지 골프장 건설공사를 진행할 수 없었다. 동부건설은 위 주식 매수 후 동부월드의 자금조달을 위해 2001. 6. 21. 100억 원의 유상증자에 참여하였지만 동부월드 자금은 계속 부족하였고, IMF하에서의 높은 금리 때문에 동부월드의 차용금은 2003. 6.경 458억 5,000만 원에 이르렀으며, 그 중 이자비용만도 246억 원이나 되었다. 동부건설은 위 100억 원의 유상증자에 참여하면서 발생한 2년의 출자총액제한 유예기간의 종료일이 2003. 6. 21.로 다가오자 이미 자본이 모두 잠식되고 순자산가액이 마이너스 74억 원에 이른 동부월드의 주식을 매도할 수밖에 없었다.

피고인 백호익, 안상기 등은 2003. 5. 28. 법적인 문제점에 관한 회의를 거쳐 동부월드의 주식을 동부그룹의 계열사들에게 분산 매도하기로 결정하고, 그 무렵 피고인 김준기에게 이를 보고하였다. 피고인 안상기는 계열사들에게 주식을 매도하는 방안을 추진하였는데, 금융계열사들은 금융산업의구조개선에관한법률상의 제한 때문에 동부월드의 주식을 5% 이상 취득할 수 없었고, 다른 계열사들은 지분법과 연결재무제표 작성시의 불이익을 우려해 일정 규모 이상의 주식을 매수하려고 하지 않았다. 피고인 백호익, 안상기는 판시 제1사실 기재와 같이 계열사들에게 동부월드의 주식을 분산 매도하였는데, 금융계열사들에게 매도하기로 예정하였다가 매도하지 못하고 남은 주식 255,000주(25.5%)를 출자총액초과 해소시한인 2003. 6. 21.을 넘겨서 매도할 수 없어 피고인 김준기와의 상의 없이 동부그룹 회장인 동인에게 일시적으로 매도하고, 2~3일 후 피고인 김준기에게 이를 보고하였다.

당시 동부월드의 자산가치와 미래가치가 모두 마이너스였으므로, 동부월드의 주식 매수자들은 위 주식을 주당 1원에 매수하였다고 하여도 어떠한 이익을 취득한 바가 없고, 오히려 향후 동부월드를 정상화시키기 위한 유상증자에 참여해야 하는 부담이 있었다. 동부건설은 회장인 피고인 김준기와 계열사들에게 동부월드의 주식을 정당한 가격에 매도함으로써 손해를 입은 것은 없고, 오히려, 향후 100억 원의 순이익이 예상되는 골프장 건설의 시공권을 그대로 보유하게 되었고(만약 동부그룹이 아닌 제3자에게 동부월드 주식을 매도하였다면, 동부건설은 시공권을 당연히 잃고, 동부월드의 경영권을 취득하는 자가 시공권자를 결정하게 된다.), 법인세 30억 원을 절감하는 등의 이익을 얻었다.

나. 판단

(1) 비상장주식의 거래와 배임죄의 성부

비상장주식을 거래함에 있어 그 적정한 거래가격을 결정함에 있어서는 다양한 방법이 있을 수 있어, 객관적 교환가치가 적정하게 반영된 정상적인 거래의 실례가 있어 그 거래가격을 시가로 볼 수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그 적정 거래가격이 얼마인지를 객관적으로 확정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고, 주식의 거래에 있어 경우에 따라서는 객관적으로 평가되는 적정가액 외의 다른 요소도 함께 고려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상속세및증여세법(이하 ‘상증법’이라 한다.)시행령 제54조 소정의 비상장주식의 평가방법은 보충적 평가방법에 불과한 것이어서 그에 의하여 산정한 평가액이 곧바로 주식의 가액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는 것일 뿐만 아니라( 대법원 2001. 9. 28. 선고 2001도3191 판결 등 참고), 상증법시행령 제54조 제2항 의 규정에 따라 ‘순자산가액’을 계산하기 위한 상증법시행령 제55조 제1항 의 ‘평가기준일 현재 당해 법인의 자산’은 상증법 제60조 내지 제66조 의 규정에 의하여 평가하도록 되어 있는데, 특히 이 사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 부동산의 평가에 있어 그 기준은, ① 불특정다수인 사이에 자유로이 거래가 이루어지는 경우에 통상 성립된다고 인정되는 가액( 상증법 제60조 제2항 전단), ② 평가기준일 전후 6월 이내의 기간 중 당해 재산에 대하여 2 이상의 재정경제부령이 정하는 공신력 있는 감정기관이 평가한 감정가액이 있는 경우에는 그 감정가액의 평균액 등( 상증법 제60조 제2항 후단, 상증법시행령 제49조 제1항 제2호 ), ③ 보충적으로, 개별공시지가 또는 국세청장이 산정·고시하는 가액( 상증법 제61조 제1항 )에 의하도록 선택적으로 규정되어 있는바, 그러한 규정 내용, 그러한 규정에 따라 부동산가격을 산정할 경우 그 당시의 상황이나 감정의뢰인과 감정평가기관과의 관계 등에 따라 감정가격도 상당히 달라질 수 있다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위 규정상의 평가기준은 부동산에 대하여 과세를 함에 있어 과세관청이 용인할 수 있는 당해 부동산의 과세표준의 범위 내지 한계를 규정하고 있는 것에 불과할 뿐 사인간의 일반적인 거래나 특수관계인 사이의 거래에서 적용되는 적정한 거래가격이 무엇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봄이 상당하다. 다만 위 상증법 소정의 규정은 비상장주식을 거래하는 당사자로서, 혹은 이 사건에 있어서와 같이 비상장주식 소유 법인의 대표자 등으로서 그 매도를 담당하는 자의 입장에서 비상장주식 거래가격을 산정함에 있어 최소한 고려하여야 할 기준의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사인간의 비상장주식의 거래에 있어, 사적자치의 원칙, 계약자유의 원칙에 따라 계약체결, 상대방 선택, 계약내용 결정 및 계약방식의 자유 등이 당연히 보장되어 있고, 객관적 거래사례가 없는 한 위와 같이 비상장주식의 적정한 거래가격을 정하는 보편 타당한 기준을 찾기 어려우므로, 그 거래 내용이 현저히 거래 일방에게 불리하거나 배임적 행위에 기초한 것이 아니라면 서로 그 거래를 통해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사인간의 거래의 본질상 어느 거래 일방에게 다소 불리하게 계약내용이 결정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점만을 들어 이를 형법상 배임죄로 처벌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과 같은 비상장주식의 재벌그룹 내부거래가 형사상 배임죄를 구성하는지 여부는, 가격결정이 거래 당사자 각자의 입장에서 최소한 관련법규가 정하는, 가격결정과 관계 있는 평가방법을 기초로 하여 실질적인 가격 흥정절차, 합리적인 가격 가감과정을 거쳐 이루어졌는지 여부 등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그 거래가격이 사인간 거래에서 용인될 수 있는 범위 내의 적정한 거래가격으로 평가될 수 있는지 여부를 신중히 판단하여 이에 따라 결정하여야 할 것이다.

(2) 인정사실

앞서 판시 제1사실에 대하여 거시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가) 동부건설은 1997. 4. 4. 원림개발의 주주 겸 뒤에서 보는 167필지 토지의 소유자 공소외 33, 63과 사이에 그들부터 액면가 1만 원인 원림개발의 총 주식 10만 주(위 주식에 대하여는 특정하여 2억 원으로 대금을 정하였다.), 충북 ○○군 (이하 생략) 외 167필지의 토지 2,653,704㎡(약 80만 평) 및 ○○골프장 사업 조건부허가에 관한 일체의 권리를 모두 매매대금 157억 원에 매수하였는데, 위 매매대금 중 주식매매대금 2억 원을 제외한 나머지는 원림개발이 동부건설로부터 차입하는 것으로 회계처리하기로 하였다(위 매매계약은 1996. 12. 5.에 이루어졌던 것을 재계약한 것이다).

원림개발은 1996. 12. 31. 당시 자산총계가 7,745,879,778원, 부채총계가 8,970,682,252원,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1,224,802,474원으로 자본잠식 상태였고, 공소외 33으로부터 차용한 돈으로 22만 평의 위 골프장 부지를 매입하여 소유하고 있었는데(원림개발은 위와 같이 주주로부터 차용한 채무 외에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받은 채무는 없었다.), 1997. 4. 위 매매 후 동부건설로부터 155억 원을 지급받아 위 매매목적 골프장부지 중 공소외 33, 63 등이 소유하고 있었던 나머지 58만 평의 토지를 매수하고, 그 후 1999. 11.경까지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을 받아 동부건설에 위 155억 원을 상환하였다.

동부건설은 1998. 1. 6. 원림개발과 사이에 공사기간을 1998. 1. 12.부터 1999. 12. 31.까지로, 공급가액을 510억 원(부가가치세 제외)으로 각 정하여 원림개발로부터 ○○골프장의 토목공사를 도급받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하였으나, 1997년 말경 발생한 IMF 외환위기로 인하여 골프장 회원권 가격이 폭락하고 자금조달이 곤란해졌으며, 동부월드가 골프장 부지를 추가 매수하고 수 차례 사업계획을 변경하는 등의 사정으로 공사를 예정대로 진행할 수 없게 되자, 원림개발과 사이에서 1999. 12. 3. 위 공사기간을 1998. 1. 12.부터 2002. 10. 30.까지로 변경하였고, 2001. 6. 5.경 다시 위 공사기간을 1998. 1. 12.부터 2003. 10. 30.까지로 변경하면서 공급가액 58억 원(부가가치세 제외)의 공사를 추가로 도급받기로 계약하였다.

원림개발은 2002. 2.경 회사명을 동부월드로 변경하였고, 동부월드는 위와 같이 동부건설에 대한 채무를 상환하기 위한 155억 원 및 추가 골프장부지 매수자금 등을 금융기관으로부터 동부건설의 지급보증 혹은 이면보증 하에 대출받아 왔는데(동부월드의 2002. 12. 31. 기준 대차대조표에는 고정자산 항목에 토지가 약 215억 원으로 기재되어 있었다.), 대출이자율이 높았던 IMF 하에서 장기간 동안 골프장 건설이 중단되어 수입이 발생하지 않아서 이자가 200억 원을 초과하게 된 탓으로 금융기관 대출금이 2003. 6.경에는 485억 5,000만 원, 2003. 12. 말경에는 505억 원에 달하였다.

동부건설은 2001. 6. 21. 동부월드(원림개발)가 100만 주를 유상증자하는 데 참여하여 100억 원을 지급하고 위 주식을 모두 인수하였다.

○○골프장 사업에 대하여는 1989. 10. 20. 사업계획 조건부승인이 있었고, 1997. 8. 11. 사업계획 조건부 변경승인이 있었으며, 1999. 2. 2. 사업계획 변경이 있었고, 2001. 12. 8. ○○컨트리클럽 사업계획 변경 승인이 있었으며, 동부월드는 2002. 12.경 ○○골프장 설계변경에 따른 국토이용계획변경원을 제출하였다.

동부월드의 대차대조표에는 2002. 12. 31. 기준으로 자산총계가 약 402억 원, 부채총계가 약 459억 원, 자본총계가 약 마이너스 57억 원으로 기재되어 있었다.

(나) 동부건설의 기획팀장 공소외 38은 2003년 초경 피고인 안상기에게 동부건설이 동부월드의 위 유상증자에 참가함으로써 독점규제및공정거래에관한법률상의 출자총액제한의 한도를 초과하게 되었으니 2년의 유예기간이 만료하는 2003. 6. 21.까지 그 초과를 해소하여야 한다고 보고하였다.

피고인 안상기는 2003. 5.경 동부건설의 특수사업팀 담당임원으로 부동산 관리업무를 총괄하던 공소외 41을 통하여 시중 부동산 시장을 통하여 동부월드 주식을 매도할 경우 얼마나 받을 수 있는지 알아보았으나, 400억 원 내지 500억 원 정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말을 듣고는, 동부건설이 이미 동부월드에 유상증자액 100억 원과 이면보증금 400억 원 이상을 투입하였으니 그 가격에 매도하는 것보다 동부그룹에서 보유하는 것이 이익이라 생각하고 동부월드의 외부 매도를 더 이상 추진하지 않았다.

동부월드의 부사장 공소외 64는 2003. 5. 21. ‘President CC (가칭) 사업추진 계획’이라는 제목의 문서를 작성하였고, 그 무렵 피고인 백호익, 안상기 및 공소외 9 등과 ○○골프장 관련 회의를 함에 있어 참석자들에게 이를 배부하고 그 내용에 대하여 토의하였다. 위 문서에는 “투자금 1,492억 원(기 투자금 포함)을 투입하여 최고의 명문 골프장으로 건설하여 2005. 10.경 준공한 뒤 2006. 10. 개장하는데, 회원수를 390명, 회원권 평균 분양가를 4억 4,400만 원으로 정하여 총 회원권 분양수익을 1,735억 원으로 계획한다.”라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었다. 공소외 64는 위 문서에서 그룹 관계사의 현재 보유중인 골프장 회원권 수와 비교하여 동부월드 ○○골프장의 390구좌 회원권 중 50구좌를 동부건설이, 15구좌를 동부제강 주식회사가, 5구좌를 동부한농화학 주식회사가, 10구좌를 동부화재 주식회사가, 2구좌를 동부생명 주식회사가 각 매입 가능하여 총 82구좌를 그룹 관계사가 매입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하였고,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방식 등으로 동부건설 혹은 삼동흥산 주식회사의 자회사로 조달하는 경우의 자금조달방안 및 사례와 타 골프장의 회원권 분양사례도 검토하였다.

동부건설의 경리팀장 공소외 25는 2003. 5. 28. 피고인 안상기로부터 지시를 받아 동부월드의 주식을 ① 동부건설이 현행대로 보유하는 방안, ② 동부그룹의 계열사였다가 분리된 삼동흥산 주식회사에 100% 양도하는 방안, ③ 회장인 피고인 김준기에게 100% 양도하는 방안, ④ 계열사에 분산 양도하는 방안에 관하여 각각의 장·단점과 법적 문제점을 검토한 ‘동부월드 지배구조 검토’라는 제목의 문서를 작성하였다. 위 문서에는, 피고인 김준기 혹은 계열사에게 양도하는 경우는 양도가액의 적정성에 대하여 다툼의 소지가 있고, 골프장 회원권을 그룹사에 선분양할 경우 독점규제및공정거래에관한법률의 부당지원행위로 볼 가능성이 높다고 기재되어 있었고, 피고인 김준기에게 양도시 시민단체 등 사회적인 측면에서 회장에 대한 그룹사 지원으로 보는 시각이 클 것으로 보이며, 비화될 경우 사회적인 파장이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 기재되어 있었다. 동부월드의 부사장 공소외 9는 2003. 5. 28.경 피고인 백호익 등과 위 문건에 관하여 회의를 하면서 피고인 김준기에게 양도하는 경우 향후 동부월드의 운영손실을 보전받기 어렵다고 자필로 메모하였다. 피고인 백호익, 안상기는 2003. 5. 말경이나 2003. 6. 초순경 피고인 김준기에게 동부건설 소유의 동부월드 주식을 매도하여야 한다는 점, 그 매도방안으로 위 4가지 방안이 있다는 점을 보고하였다.

피고인 김준기는 이 무렵 열린 ○○골프장 관련 회의시 피고인 백호익을 통해 자신의 지시사항을 전달하였는데, 2003. 6. 5. 공소외 9, 피고인 백호익이 참석한 회의에는 직접 참석하였다. 이 회의시 공소외 9는 회원권분양, 골프장공사 등에 대한 피고인 김준기의 지시사항을 포함하여 회의 내용을 자필로 메모하였는데, 위 메모의 뒷부분(수사기록 제826, 828면)에는 동부월드의 향후 성격을 지주회사로 한다는 내용 및 ‘회장’이라는 제목하에 “1. 2003. 8. 사업착수, 2. 삼동흥산 financing 주체 : 회장 - 동부월드는 부동산개발회사, 부동산 관리, 개발하는 회사, 골프장과는 별개다. 삼동흥산은 삼동개발로 개명사용, 3. 회원권 390구좌, 삼동흥산은 전 회원권을 선 모두 사서, 후 모두 매각, 고로 1,450억 원을 삼동에 투입하라.”라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었다.

(다) 피고인 안상기는 피고인 백호익과 논의하여 2003. 6.경 ○○골프장 건설이 공정률이 9% 정도로 진행된 상태에서 동부그룹의 계열사인 동부한농화학 주식회사, 동부제강 주식회사, 동부전자 주식회사, 동부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 동부증권 주식회사, 동부생명 주식회사(이하 ‘매수 계열사들’이라 한다.)에게 동부월드의 주식을 분산 매수해 줄 것을 요청하였다. 매수 계열사들은 피고인 안상기 등 동부건설측으로부터 동부월드의 재무제표를 받으면서 그 순자산가치가 마이너스라는 말을 들었을 뿐 동부건설과 사이에서 동부월드 주식의 적정한 매수가격을 산정하기 위한 조사와 협의를 진행하지는 않았다.

피고인 안상기는 2003. 6. 중순 이후 공소외 38을 통하여 경일감정평가법인의 이사인 공소외 66에게 동부월드의 자산가치를 295억 원 이하로 감정해 줄 수 있는지 문의하였다. 공소외 66은 1991. 1.경부터 1997. 12.경까지 동부그룹의 계열사에서(1991. 1.경부터 동부산업 주식회사에서, 위 회사가 1997. 1.경 동부건설에 합병된 후로는 동부건설에서) 차장으로 근무하였던 자인데, 공소외 38은 공소외 66에게 위 감정을 문의함에 있어, 동부월드의 주식을 외부에 매도할 것은 아니어서 말썽의 여지가 없을 것이라는 점을 설명하고 감정수수료를 50% 할인해달라는 요청을 하였다.

공소외 66은 토지목록, 자산목록, 대차대조표상의 총자산가액, 총부채액, 공사비 등이 적혀있는 서류를 동부건설로부터 받아 위 법인의 감정평가사인 공소외 36에게 전해주면서 동부건설이 동부월드의 자산가치에 대한 감정가가 낮게 나오는 것을 원하니 동부건설의 제시가격 이하로 이를 감정할 수 있는지 계산해보라고 하였다. 공소외 66은 공소외 36으로부터 동부건설이 원하는 감정가격이 동부월드 소유 골프장 부지의 개별공시지가의 40%정도 할증된 금액이기에 그 정도면 크게 무리가 없을 것 같다는 보고를 받고 이를 공소외 38에게 전하였다.

피고인 안상기는 2003. 6. 중순 말경 피고인 백호익과 논의하여 동부월드의 주식 거래가격을 주당 1원으로 정하였고 “거래 당시 주식평가의 오류로 인하여 거래일 이후 매매금액에 변동이 발생할 경우 그 차액에 대하여 재정산하기로 한다.“는 내용을 계약서에 삽입하기로 하여, 이를 매수 계열사들에게 통보하였다. 매수 계열사들은 동부월드 주식의 매수량에 대하여는 동부건설측과 논의를 하였으나, 매수가격에 대하여는 아무런 논의, 협상을 하지 않았다.

공소외 38은 2003. 6. 21. 피고인 안상기의 지시로 동부월드 주식의 매수자와 매도주식수, 처분가격 및 경일감정평가법인의 주식가치평가 결과 동부월드의 순자산가액이 마이너스 5억 원이라는 내용 등이 기재된 기안품의서(수사기록 제13면)를 작성하였다.

매수 계열사들 및 피고인 김준기는 2003. 6. 21. 동부건설과 사이에서 매수가격 산정을 위한 협상 및 동부월드의 채무인수 없이 판시 제1사실 기재와 같이 동부월드의 주식을 주당 1원에 매수하였다.

동부월드의 위 주식매도에 대하여 이사회가 개최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사 8명 중 5명이 참석하여 위 주식매도에 관하여 의결을 했다는 내용의 2003. 6. 21.자 동부건설의 이사회 의사록이 작성되었다.

(라) 동부건설은 2003. 6. 23. 경일감정평가법인에 동부월드 자산가치의 감정을 정식으로 의뢰하였다. 위 법인의 사무직원인 공소외 45는 2003. 6. 25. ○○골프장의 현장답사를 하고 같은 날 발급된 토지대장을 교부받아 왔다. 공소외 36은 다음 날인 2003. 6. 26. 공소외 45가 가져온 자료를 확인하고 감정서를 작성하고, 공소외 66의 요구대로 조사기간을 2003. 6. 16.부터 같은 달 21일까지, 작성일자를 2003. 6. 21.자로 허위로 소급 기재한 채 위 감정서를 동부건설에 송부하였다.

공소외 36은 동부건설측으로부터 향후 골프장 공사예정이나 분양계획 등의 자료를 받지 않았을 뿐더러 부동산 시가 감정 외의 다른 감정을 할 능력도 없어 동부월드의 미래수익가치 등을 반영하지 않고 단순히 동부월드 소유의 골프장 부지의 시가만을 감정하여 이를 동부월드의 자산으로 평가하였는데, 그 시가 감정에 있어서도 이미 동부건설측으로부터 동부월드의 순자산가액이 295억 원 이하가 되도록 감정하여 달라는 의뢰를 받았기 때문에, 직원 공소외 45가 찍어 온 현장사진과 동부건설측으로부터 받은 토지대장만을 가지고 뚜렷한 근거 없이 평가대상부지가 골프장 부지로서 허가를 받은 토지임을 감안하여 공시지가보다 40%를 할증하면 시가에 부합하는 가액이 된다고 보고 그와 같은 방식으로 위 시가를 감정하였다.

공소외 36은 위 감정서에서 ○○골프장 부지 2,147,691㎡를 개별공시지가인 ㎡당 8,000원에서 40%를 할증한 11,200원으로 산정하여 24,054,139,200원으로, 인·허가 제외 토지 726,321㎡를 ㎡당 7,000원을 산정하여 5,084,247,000원으로 각 계산하여 동부월드의 자산 중 토지를 합계 약 291억 원으로 감정하였고, 결국 자산을 약 472억 원으로, 부채를 약 477억 원으로 하여 동부월드의 순자산가치를 약 마이너스 5억 원으로 감정하였다. 동부건설은 그 무렵 경일감정평가법인이 청구한 위 감정 수수료 33,295,900원을 할인하여 위 법인에게 약 2,000만 원을 지급하였다.

(마) 동부건설은 위 동부월드의 주식 매도 이후에도 그 직원과 비용을 들여 동부월드의 경영에 관여하고 있고, 동부월드가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을 받은 데 대한 이면보증을 계속하였다.

(바) 삼일회계법인이 2003. 3. 4. 작성한 동부월드에 대한 제13기(2001. 1. 1.부터 2001. 12. 31.까지), 제14기(2002. 1. 1.부터 2002. 12. 31.까지) 감사보고서에는 “동부월드가 당기와 전기 각각 3,624백만 원과 3,361백만 원의 순손실을 기록하였으며, 당기말 현재 누적결손은 15,809백만 원으로서 자본금이 잠식되어 있고 앞으로도 골프장 건설과 관련하여 상당한 자금의 소요가 예상된다. 이러한 사항은 향후 자산유동화증권(ABS)의 발행 및 회원권분양을 통하여 재무구조를 정상화할 예정이다.”라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었다.

동부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의 2003. 6. 20.자 내부품의서(수사기록 제112면)에는 ‘동부월드 지분참여 효과’로 “1. 동부월드가 현재 57억 원의 자본잠식 상태이나 주당 1원(총 2만 원)에 매입하여 투자를 위한 현금 유출 거의 없음, 2. 계획중인 골프사업이 아직 미분양 상태라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으나 향후 레저사업의 전망은 밝은 편임”이라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었고, 동부증권 주식회사의 2003. 6. 20.자 내부품의서(수사기록 제127면)와 2003. 6. 21.자 이사회 의사록(수사기록 제131면)에는 ‘동부월드 출자시 기대효과’로 “향후 투자대상회사의 골프장 사업이 활성화될 경우 대상회사의 영업수익증가로 인하여 배당수익 및 자본차익 획득 가능”이라는 내용이 각 기재되어 있었다.

검사가 2004. 2. 6. 동부건설 사무실에서 압수한 공소외 9 소지의 문서인 ‘골프장 업무 진행 현황(03. 8. 19. 현재)’(수사기록 제752면)에는 ‘예상사업비 및 자금 조달방법에 관한 골프장 사업계획’에 대해 “1500억 원/그룹내부 분양으로 자금조달”이라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으며, 피고인 안상기는, 2004. 1. 30. 검찰에서 “2004년 2~3월경에 약 200억 원 정도를 증자한 후 2004년 말경에 회원권 분양을 시작하여 500억 원 정도를 분양해서 채무를 모두 변제한 후 공사를 진행할 계획이며, 총 분양수입은 1,500억 원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라고 진술하였고(수사기록 제370면), 2004. 3. 23. 검찰에서 “삼동흥산은 동부그룹의 계열사로 있다가 1995년 내지 1996년 무렵에 계열 분리가 된 회사로 그 대표이사가 피고인 김준기의 매형이기 때문에, 삼동흥산에 실제로 매각하는 것이 아니고 잠시 그 소유로 동부월드 주식을 이전해 놓으려고 검토한 것이다.”라고 진술하였으며(수사기록 제1856면), 공소외 9는 2004. 2. 10. 검찰에서 “2004. 2. 동부그룹 계열사에 대해 회원권을 선분양하기로 계획되어 있는데, 다만 구좌수는 290계좌로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 피고인 김준기가 아닌 다른 개인에게는 동부월드의 주식을 주당 1원에 매각하는 것이 전혀 불가능하다. 피고인 김준기에게 가장 지분이 많은 255,000주를 매각하여 최대주주가 되게 한 것은 그동안 수 년동안 골프장 사업을 진행해 오면서 기여한 공이 크기 때문에 그에 대한 보답으로 그 정도의 지분을 매각한 것으로 보면 될 것 같다.”라고 진술하였다(수사기록 제803면, 제813~814면).

(3) 피고인들의 주장에 대한 판단

(가) 가격 결정 절차에 관한 판단

피고인들 및 그 변호인들은, 피고인 백호익, 안상기가 출자총액제한 유예기간 종료일이 임박하여 당시 장부상으로 순자산가치가 마이너스였던 동부월드 주식 가격을 잠정적으로 주당 1원으로 정한 것이고, 매수 계열사들 및 피고인 김준기에게 동부월드 주식을 주당 1원에 매도하면서 사후에 감정평가법인의 감정을 통하여 주식가격을 정산하기로 하였는데, 실제 감정결과도 동부월드의 순자산가치가 마이너스여서 따로 주식 가격을 정정하지 않은 것에 불과하여, 그 가격 결정 절차가 정당하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살피건대, 피고인들이 2003년 초경 출자총액제한 유예기간이 2003. 6. 21. 종료한다는 보고를 받은 후 2003. 6. 21. 동부월드 주식을 매도할 때까지 동부월드의 주식가격을 산정하기 위하여 행한 수단은, 2003. 5.경 부동산 시장을 통해 동부월드의 주식을 매도할 경우 얼마를 받을 수 있는지 알아본 것과 과거 동부그룹의 계열사에서 일하였었던 공소외 66이 이사로 있어 감정수수료를 할인받을 수 있는 경일감정평가법인에 미리 감정가격 295억 원을 제시하며 동부월드의 자산가치를 그 제시가격 이하로 감정해 줄 수 있는지 문의하고 긍정적인 답변을 듣자 그 법인에 감정을 의뢰한 것뿐이므로, 피고인들은 비상장주식인 동부월드 주식의 거래가격 산정에 있어 중요한 부분인 부동산의 평가에 대해 고려해야 할 최소한의 기준이라고 할 수 있는 상증법 제60조 제2항 후단, 상증법시행령 제49조 제1항 제2호 가 정하는 2이상의 공신력 있는 감정기관의 평가조차 거치지 않은 사실, 피고인들은 동부건설 소유의 동부월드 주식에 관하여 매수 계열사들 및 피고인 김준기와 사이에 위 감정결과가 나오기 전에 가격산정에 관한 아무런 흥정 없이 매매대금을 주당 1원으로 정하여 매매계약을 체결하였는데, 경일감정평가법인의 감정서는 위 주식 거래 사후에 작성되었으면서도 그 이전에 작성된 것처럼 조작되었던 사실, 경일감정평가법인은 현장사진과 동부건설측으로부터 받은 토지대장만을 가지고 미래수익가치 등을 반영하지 않은 채 뚜렷한 근거 없이 동부월드의 자산가치를 동부건설측으로부터 미리 제시받은 가격 이하로 산정하여 마이너스 5억 원이라고 감정하였고, 따라서 매수 계열사들 및 피고인 김준기는 매수한 동부월드의 주식가격을 정정할 필요가 없었던 사실은 위에서 본 바와 같다.

그렇다면, 피고인들은 동부건설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들로서 동부월드의 주식가격을 정당하게 평가하려 하기보다는 그 주식을 동부그룹의 어디에 소유시킬 것인지에만 관심을 두면서 동부월드의 주식가치에 대한 정당한 평가를 의식적으로 방임하여, 관련법규가 정하는 평가방법을 기초로 한 실질적인 가격 흥정절차와 합리적인 가격 가감과정 없이 뒤에서 보는 바와 같이 부당하게 낮은 가격으로 동부월드 주식을 매도하여 매수 계열사들 및 피고인 김준기에게 적정한 거래가격과의 불상차액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게 하였고, 이로 인해 위 매수인들과는 별개의 법인인 동부건설은 동액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입었다 할 것이므로, 이는 경영자가 아무런 개인적인 이익을 취할 의도 없이 선의에 기하여 가능한 범위 내에서 수집된 정보를 바탕으로 기업의 이익에 합치된다는 믿음을 가지고 신중하게 결정을 내린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

따라서, 가격 결정 절차가 정당하다는 피고인들 및 그 변호인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어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나) 거래가격에 대한 판단

① 시공권 주장에 관하여

피고인들 및 그 변호인들은, 만약 동부그룹이 아닌 제3자에게 동부월드 주식을 매도하였다면, 동부건설이 원림개발을 인수하면서 시공권자가 창일산업 주식회사에서 동부건설로 바뀐 것과 같이 동부건설은 ○○골프장 건설에 대한 시공권을 당연히 잃고, 동부월드의 경영권을 취득하는 자가 시공권자를 선택하게 되는데, 매수 계열사들 및 피고인 김준기에게 동부월드 주식을 매도함으로써 동부건설은 장래 100억 원의 수익이 예상되는 시공권을 그대로 보유할 수 있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공소외 35의 이 법정에서의 진술에 의하면, 동부건설이 원림개발을 인수할 당시 원림개발은 창일산업 주식회사와 정식으로 도급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채 ○○골프장의 조건부 허가를 얻는 과정에서 편의상 창일산업 주식회사의 명의를 빌려 위 회사를 시공자로 하여 관할관청에 착공계를 제출하였을 뿐 공사의 착공이 되지 않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동부건설의 ○○골프장에 대한 시공권은 동부월드와의 공사도급계약에 기한 것이며, 이 사건 동부월드의 주식 매도 당시 ○○골프장의 공정율이 9%에 달한 사실은 위에서 본 바와 같다. 따라서 동부건설의 동부월드에 대한 위 시공권은 이미 이행에 착수한 계약상의 권리이므로 법률 및 약정상의 계약해지사유가 발생하지 않는 이상 동부월드의 주식을 제3자가 매수하였다고 하여 당연히 동부건설이 위 시공권을 상실하게 된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인들 및 그 변호인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어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② 이면보증 해소 주장에 관하여

피고인들 및 그 변호인들은, 동부건설이 2003. 6. 당시 동부월드에 458억 5,000만 원의 금융기관 대출금을 이면보증한 것은 동부월드 소유주로서의 지위가 아니라 시공권자의 지위에서 동부월드와 체결한 도급계약에 기한 것이므로, 매수 계열사들과 피고인 김준기가 동부월드 주식을 매수하면서 동부건설의 위 보증채무를 인수하지 않았다 하더라도 동부건설에 손해의 위험을 초래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공사도급계약서(98. 1. 6.)(변호인들 제출의 증 제17호증), 시공권 확보를 위한 타업체 대여금 지급 사례(증 제18호증), 기흥골프장 건설 도급계약서(증 제73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동부건설은 1998. 1. 6. 원림개발과 위 ○○골프장 건설 도급계약을 체결하면서 원림개발이 ○○골프장 사업의 원활한 추진에 필요로 하는 금원을 원림개발의 청구일부터 1개월 이내에 대여하기로 약정한 사실, 건설회사들이 도급계약을 체결하면서 도급인에 대하여 일정한 한도를 정하여 사업추진에 필요한 금융편의를 제공하는 사례가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동부월드의 458억 5,000만 원의 대출금채무에 대한 이면보증 대부분은, 동부건설이 공소외 33, 63으로부터 원림개발의 총 주식, 골프장 부지 약 80만 평 및 조건부허가에 관한 일체의 권리를 일괄 매수하면서, 토지매입대금 155억 원을 원림개발에 대여하는 것으로 회계처리하기로 한 후 공소외 33 등으로부터 토지를 매입하는 데 사용된 위 155억 원을 원림개발로부터 회수하는 과정에서 장기간의 공사중단과 IMF하의 고이율을 거치면서 발생한 것인 사실, 피고인 안상기는 동부월드를 400억 원 내지 500억 원에 동부그룹 외부의 제3자에게 팔 수 있다는 말을 들었음에도 위 금액으로는 동부건설의 100억 원 유상증자금 및 400억 원 이상의 채무보증금을 모두 회수할 수 없다는 생각에 외부 매도를 더 이상 추진하지 않은 사실은 위에서 본 바와 같고, 증인 공소외 25의 이 법정에서의 진술에 의하면 2003. 6. 당시 동부건설은 동부월드의 채무보증을 회수하는 것이 현안이었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며, 피고인 안상기는 이 법정에서 동부그룹 외부에 동부월드를 팔았다면 당연히 위 보증채무를 해소하려고 노력했을 것이라고 진술하였고, 여기에 총부채가 총자산을 초과하여 자본이 모두 잠식된 기업의 경우라 하더라도 그 주식 전체를 부채의 인수가 전혀 없이 주당 1원에 매도하는 것은 경험칙상 극히 이례적인 일인 점, 동부건설의 동부월드에 대한 ○○골프장 건설공사 수급액 568억 원(= 1998. 1. 6. 도급계약의 510억 원 + 2001. 6. 5.경 도급계약의 58억 원)에 비하여 위 이면보증액이 과다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동부건설의 입장에서는 동부월드 주식 전부를 매도하면서 101만 원의 수입만을 얻고(위에서 본 바와 같이 동부월드 주식평가수수료 약 2000만 원을 전액 동부건설이 지급함으로써 실제로는 약 1,899만 원의 손해를 입었다.) 장래 ○○골프장 사업이 정상화될 경우 얻을 수 있는 수익에 대한 기대를 상실하게 된 반면, 장래 동부월드의 골프장 사업이 성공적으로 수행되지 못할 경우 위 보증채무를 이행하게 될 위험은 이를 해소하지 못하고 그대로 보유하게 된 손해 발생의 위험을 입었다 할 것이므로, 피고인들 및 그 변호인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어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③ 유상증자 주장에 관하여

피고인들 및 그 변호인들은, 동부월드를 정상화시키기 위해서는 유상증자를 하여야 하는바, 동부월드 주식 매도를 통해 동부건설은 유상증자의 부담에서 벗어나고, 매수 계열사들 및 피고인 김준기는 유상증자의 부담이 생긴 것이므로, 동부월드 주식을 주당 1원에 매도하더라도 동부건설에 손해를 가하고 매수 계열사들 및 피고인 김준기에게 이익을 취득하게 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나, 삼일회계법인이 2003. 3. 4. 작성한 동부월드에 대한 감사보고서에서 동부월드가 자산유동화증권(ABS)의 발행 및 회원권분양을 통하여 재무구조를 정상화할 예정이라고 기재한 사실, 동부월드는 2003. 5. 21.경 회원권분양 등 다양한 방법으로 자금조달방안을 검토했던 사실, 동부건설과 동부월드는 위 공소사실로 2004. 2.경 수사가 진행될 초기까지만 하더라도 ○○골프장 회원권 분양을 통하여 1,500억 원 정도의 수입을 얻을 것으로 계획하고 있었던 사실은 위에서 본 바와 같으므로, 동부월드를 정상화시키기 위해서 반드시 유상증자를 해야만 한다고 보기 힘들 뿐더러, 유상증자를 실시하는 경우 동부월드 주식의 소유자가 반드시 그 유상증자에 참여해야만 한다고 볼 수도 없는 점, 동부월드 주식을 매매함에 있어 동부건설측과 매수 계열사들 및 피고인 김준기와 사이에 유상증자에 관한 논의나 합의가 있었다는 점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고, 오히려 피고인 백호익, 안상기가 이 법정에서 실제로 동부월드 주식을 매도하면서 매수인들과 사이에 유상증자에 관한 합의가 이루어지지도 않았다고 진술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위 동부월드 주식 매도를 통해 동부건설은 유상증자의 부담에서 벗어나고 매수 계열사들 및 피고인 김준기는 유상증자의 부담이 생겼다 할 수 없으므로, 피고인들 및 그 변호인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어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④ 미래가치를 감안한 기업가치 주장에 관하여

피고인들 및 그 변호인들은, 2003. 6.경 당시 동부월드는 그 자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골프장 부지를 개별공시지가에서 40% 할증하여 평가하여도 순자산가치가 마이너스 5억 원이었고, 삼일회계법인이 2004. 10.경 동부월드의 2003. 6. 21. 당시의 주식가치를 감정한 결과 미래가치까지를 감안한 기업가치가 마이너스 155억 400만 원이므로, 동부월드의 주식 거래 가격인 주당 1원은 정당한 가격이라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삼일회계법인이 2004. 10.경 작성한 동부월드 주식가치 평가보고서(변호인들 제출의 증 제74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위 회계법인은 전체기업가치 DCF 모델(Entity Discounted Cash Flow Model)을 사용하여, 기업가치를 기업의 영업활동 및 투자활동에서 발생하는 가치로 정의하고, 미래 잉여현금흐름(Free Cash Flow)을 가중평균자본비용(Weighted Average Cost of Capital)으로 할인하는 방식으로 동부월드의 2003. 6. 21. 기준 기업가치를 평가하였는데, 그 평가에 있어, 자기자본조달비용(수익률)을 24.52%, 타인자본조달비용(차입금이자율)을 9.54%로 추정하고 회사의 목표자본구조를 부채비율 200%로 가정한 결과 가중평균자본비용을 12.78%로 산정하였으며, 손익 및 현금흐름의 추정기간을 2003. 7. 1.부터 10년간으로 정한 후 2007. 7. 1.부터 골프장을 개장하여 그 때부터 2013. 6. 30.까지의 6년 동안 실제 현금이 들어오는 것으로 보고, 그 이후의 영구성장률은 1%로 가정하였고, 미래잉여현금흐름의 추정시 골프장회원권의 분양계획을 반드시 고려하여야 한다고 하면서 총 400구좌의 골프장회원권을 구좌당 2억 3,000만원 내지 2억 6,800만원에 분양하는 것을 전제로 한 결과, 동부월드의 영업의 가치를 49억 1,400만 원, 영업활동의 계속가치(Continuing Value)를 67억 2,700만 원, 투자활동의 가치를 206억 3,400만 원으로 산정하여 전체 기업가치 합계를 322억 7,500만 원으로 산정하고 여기에 부채가치 477억 7,900만 원을 제하여 동부월드의 자기자본가치를 마이너스 155억 400만 원으로 평가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충청도지역 골프장 분양수입 현황(2003. 12.말 기준)(변호인들 제출의 증 제12호증), 동부월드 골프장 예상투자비(증 제14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이미 개장하여 당기순이익을 내며 운영중인 골프장 운영 법인의 경우에도, 회원권 분양수입이 부채인 입회금으로 회계처리되어 부채총계가 많은 탓으로 대부분 자본총계가 마이너스로 자본이 잠식되어 있거나[ ▽▽골프장(1996. 9. 20. 개장) 운영의 대명개발 주식회사, ▼▼골프장(1999. 7. 31. 개장) 운영의 옥산레저 주식회사, ▲▲골프장(1996. 6. 개장) 운영의 주식회사 시그너스컨트리클럽], 부채비율이 상당히 높은 사실[2003회계연도에 약 22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낸 ★★골프장(1995. 9. 15. 개장) 운영의 천룡종합개발 주식회사는 부채총계가 약 761억 원, 자본총계가 약 27억 원으로 부채비율이 약 2,800%이고, 2003회계연도에 약 32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낸 ◇◇골프장(1989. 7. 26. 개장) 운영의 청주개발 주식회사는 부채총계가 약 500억 원, 자본총계가 약 48억 원으로 부채비율이 약 1,000%이며, 2003회계연도에 약 2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낸 ☆☆골프장(2000. 7. 5. 개장) 운영의 주식회사 부토는 부채총계가 약 627억 원, 자본총계가 약 72억 원으로 부채비율이 약 870%이고, 2003회계연도에 약 5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낸 ■■CC 골프장(1990. 10. 13. 개장) 운영의 주식회사 신천지리조트는 부채총계가 약 437억 원, 자본총계가 약 19억 원으로 부채비율이 약 2,300%이다.]을 인정할 수 있고, 위 동부월드 주식가치 평가보고서(증 제74호증)를 작성한 삼일회계법인이 2003. 3. 4. 작성한 동부월드에 대한 감사보고서에서 동부월드가 향후 자산유동화증권(ABS)의 발행 및 회원권분양을 통하여 재무구조를 정상화할 예정이라고 기재한 사실, 동부월드의 공소외 64 부사장은 2003. 5. 21. ○○골프장을 최고의 명문 골프장으로 건설하여 회원수를 390명, 회원권 평균 분양가를 4억 4,400만 원으로 정하여 분양한다는 계획서를 작성하였고 피고인들은 그 무렵 위 계획서를 검토하였던 사실 등은 위에서 본 바와 같다.

그렇다면 위 주식가치 평가보고서는 일반적으로 부채비율이 높을 수밖에 없는 골프장 운영 법인의 특성을 감안하지 않고 목표자본구조의 부채비율을 200%로 낮게 가정한 결과 9.54%로 낮은 타인자본조달비용을 2/3 비율로만 가중하고, 24.52%로 높은 자기자본조달비용을 1/3 비율씩이나 가중하여 가중평균자본비용을 12.78%로 높게 산출하였고, 단기간의 현금흐름 추정을 근거로 영구성장률을 지나치게 낮게 가정한 것으로 보이고, 미래잉여현금흐름의 추정에 있어 추정 기준의 하나인 회원권 분양가를 동부건설측의 계획과 달리 지나치게 낮은 금액으로 가정하는 등 주식가치 평가의 기초사실들의 정확성 및 타당성을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그 점을 담보할 아무런 자료가 없어 믿기 어렵다.

따라서 위 주식가치 평가보고서의 기재에 터잡은 위 피고인들 및 그 변호인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어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⑤ 법인세 등 주장에 관하여

피고인들 및 그 변호인들은, 동부월드 주식의 매도를 통하여 동부건설은 법인세 30억 원을 절감하였고, 출자한도초과 해소에 따른 과징금 10억 원을 회피하였으며, 당시 개정 예정이었던 기업회계기준의 공개초안을 적용할 경우 계상할 수 없었던 공사이익 100억 원을 향후 이익으로 계상할 수 있었고 향후 발행할 지분법 평가손실의 계상을 회피할 수 있었으므로, 이를 거래가격에 반영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검사 작성의 공소외 25에 대한 2004. 2. 17.자 진술조서의 진술기재에 의하면, 법인세 30억 원의 절감효과는 동부월드 주식을 언제 누구에게 매도하든지 발생하는 것으로 이 사건 동부월드 주식의 가격을 결정한 것과 관계가 없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위 주장 사유들은 모두 동부월드 주식 매도의 필요성에 대한 것으로 동부그룹 계열사나 피고인 김준기가 아닌 제3자에게 위 주식을 매도하는 경우에도 동일하게 나타날 수 있는 효과들이므로, 이를 들어 특별히 매수 계열사들과 피고인 김준기에게 동부월드의 주식을 사인간에 용인될 수 있는 범위를 넘어 낮은 가격으로 매도한 행위에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볼 수는 없으므로, 피고인들 및 그 변호인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어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⑥ 결론

총부채가 총자산을 초과하여 자본이 모두 잠식되고 순자산가치가 마이너스인 기업이더라도 이를 청산할 것이 아니고 장래 경영활동의 성과에 따라 정상화될 수 있는 여지가 있는 상태에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본인이 금융기관에 상당한 보증채무를 부담하고 있는 위 기업의 미래가치에 대한 신중한 고려 없이 거래 당시의 순자산가치만을 고려하여 본인 소유의 그 기업의 비상장주식을 무상증여와 같은 수준의 낮은 가격으로 매도한 행위는, 매수인이 본인의 보증부채를 인수한다거나, 본인이 그 매도를 통하여 경제적 가치가 충분한 다른 기회를 얻는다거나,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직면한 위험을 회피한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장래 실현할 수 있는 수익에 대한 기대를 별다른 대가 없이 매도인으로부터 매수인에게 이전시킨 것으로서 매도인인 본인에게 재산상 실해의 위험을 발생시킨 것이라 할 것이니, 비상장주식의 특성과 계약자유의 원칙을 감안하더라도 사인간 거래에서 용인될 수 있는 가격의 범위를 벗어난 경우에 해당하여 배임죄를 구성한다 할 것이다.

위에서 본 사실과 판단을 종합하여 보면, 동부월드가 비록 2003. 6. 23.경 당시 순자산가치는 마이너스였다 하더라도 이를 청산할 것이 아니었고 장래 회원권분양 등을 통한 자금조달과 경영활동의 성과에 따라 충분히 정상화될 수 있는 여지가 있었다고 할 것인데, 피고인들이 그 주식 101만 주를 주당 1원에 판시 제1사실 기재와 같이 매수 계열사들 및 피고인 김준기에게 매도함으로써 동부건설은 이면보증채무가 전혀 해소되지 않은 채 101만 원의 수입만을 얻은 대신 장래 동부월드가 정상화될 경우 얻을 수 있는 수익에 대한 기대를 상실하였고, 매수 계열사들 및 피고인 김준기는 장래 동부월드가 정상화될 경우 얻을 수 있는 수익에 대한 기대를 취득한 대신 만약 장래 동부월드의 부실이 심화되어 도저히 정상화될 수 없어 청산하는 경우가 발생하더라도 주주유한책임의 원칙상 원칙적으로 위 주식매수에 소요된 101만 원의 손해만 입을 뿐인바, 이는 장래 실현할 수 있는 수익의 기대가 별다른 대가 없이 매도인으로부터 매수인에게 이전된 것으로 매도인인 동부건설에 재산상의 실해의 위험을 발생시킨 것이므로, 위 주식의 주당 1원의 가격은 비상장주식의 특성과 계약자유의 원칙을 감안하더라도 사인간 거래에서 용인될 수 있는 가격의 범위를 벗어났다고 할 것이고, 위 가격결정에 있어 거래 당사자 각자의 입장에서 최소한 관련 법규가 정하는, 가격결정과 관계 있는 평가방법을 기초로 하여 실질적인 가격 흥정절차, 합리적인 가격 가감과정이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앞에서 본 바와 같으므로, 결국 피고인들의 동부월드 주식 매도행위는 업무상배임죄의 죄책을 물을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2. 피고인 김준기의 공모 여부에 관하여

피고인들 및 그 변호인들은, 앞서 ‘1. 가. 주장의 요지’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 백호익, 안상기는 동부그룹 금융계열사들에게 매도하기로 예정하였다가 매도하지 못하고 남은 동부월드 주식 255,000주(25.5%)를 출자총액초과 해소시한인 2003. 6. 21.을 넘겨서 매도할 수 없어 피고인 김준기와 상의 없이 동부그룹 회장인 동인에게 일시적으로 매도하고, 그로부터 2~3일 후 피고인 김준기에게 위와 같은 경위를 보고하였으므로, 피고인 김준기는 동부월드 주식 주당 가격이 1원으로 정해진 것과 자신에게 주식이 매도된 사실을 사후에야 알았으니 위 업무상배임죄의 범행에 가담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피고인 백호익은 2004. 4. 28. 검찰에서 “피고인 김준기와 합의가 되어 있지는 않았으나, 만약 동부월드가 증자를 할 경우 피고인 김준기에게 증자요청을 하면 참여해 줄 것으로 확신했다.”라고 진술했고(수사기록 제2933면), 2004. 4. 29. 검찰에서 “피고인 김준기가 동부월드 주식 매각 2~3일 후 신문을 보고 어떻게 된 것이냐고 묻기에, 계열사들에 다 넘기려 하였는데 일부 제약이 있어 나머지 지분에 대하여 피고인 김준기 앞으로 매각하였다고 말하였더니, 피고인 김준기는 문제가 해결되어 계열사로 돌릴 수 있을 때까지 파킹해 놓으라고 했다.”라고 진술하였는데(수사기록 제2986~2987면), 피고인 김준기는 2004. 4. 28. 검찰에서 “계약체결 후 신문을 보고 피고인 백호익에게 왜 내 명의로 25% 했느냐고 물었더니 동인이 잠시 명의를 빌린 것이고 곧 다른 회사로 옮겨 놓겠다고 했다.”라고 진술하였는바(수사기록 제2828면), 피고인 김준기와 피고인 백호익의 위 각 진술은 소위 파킹의 결정과정에 관해 서로 일치하지 않아 그 진술의 신빙성이 의심되는 반면, 피고인 김준기가 2003. 5. 말이나 2003. 6. 중순경 피고인 백호익, 안상기로부터 동부건설 소유의 동부월드 주식을 매도하여야 하는데 그 매도방안으로 피고인 김준기에게 그 주식 100%를 양도하는 것을 포함한 4가지 방안이 있다는 것을 보고받은 사실, 피고인 김준기가 그 무렵 동부월드에 관한 회의를 주재하기도 하였고, 삼동흥산 주식회사에 동부월드의 주식을 이전해 놓도록 직·간접적으로 지시하는 등 동부월드의 소유구조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사실, 공소외 9는 검찰에서 피고인 김준기가 수년동안 골프장 사업을 진행해 오면서 기여한 공에 대한 보답으로 동인에게 255,000주를 매각한 것이라고 진술한 사실은 위에서 인정한 바와 같고, 동부그룹 회장으로서 그 무렵 위와 같이 동부건설 소유의 동부월드 주식 매도의 필요성을 보고받고 그에 관련한 지시를 하기까지 한 피고인 김준기가 동부월드의 주식 25.5%를 취득하여 동부월드의 최대주주가 되면서도 이를 사전에 알지 못하였다는 것은 경험칙상 극히 이례적이라 할 것인바, 그렇다면, 피고인 김준기는 동부월드 주식 매도에 대하여 사전에 알고 있었다고 보는 것이 상당하므로[피고인 안상기는 2004. 1. 30. 검찰에서 “동부월드의 주식을 주당 1원에 매각할 것이라는 부분은 보고가 되었다. 김준기 회장이 그러한 보고를 받고 알았다고 하면서 법적으로 문제가 없도록 추진하라고 하였다.”라고 진술한 바 있다(수사기록 제375면).], 피고인들 및 그 변호인들의 위 주장은 이유 없어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무죄부분

1. 공소사실의 요지

(1) 피고인들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주위적 공소사실인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의 점의 요지는,

“피고인 김준기는 동부그룹 회장으로서 2000. 6. 1.부터 2002. 12. 10.까지, 2003. 3. 20.부터 현재까지 거래소 상장기업인 동부건설의 대표이사로 재직하면서 자신이 대주주로 있는 동부건설 등을 통하여 동부그룹 산하 22개 회사들의 경영전반을 총괄하는 자, 피고인 백호익은 1997. 1. 15.부터 현재까지 동부건설 대표이사로 근무하고 있으면서 동부건설의 경영전반을 총괄하는 자, 피고인 안상기는 2000. 9.경부터 2003. 3.경까지 동부건설의 기획실장으로 근무하였고, 2003. 3.경부터 현재까지 동부건설의 부사장으로 근무하면서 기획·경리·재무업무에 종사하는 자인바,

피고인들은,

동부건설이 1998. 12. 4. 피고인 김준기로부터 비상장주식인 동부고속 주식회사(이하 ‘동부고속’이라 한다.) 주식 596,885주를 주당 약 27,971원, 합계 16,695,470,335원에 매수한 다음, 2000. 2. 1. 동부고속과 합병하여 피고인 김준기로부터 매입한 위 주식을 포함한 동부고속 주식 총 858,569주에 대하여 자기주식 2,923,820주(취득가액 17,924,720,315원)를 배정받고, 합병에 반대하는 동부건설의 주주들로부터 자기주식 4,439,635주를 주당 5,800원에 취득(취득가액 25,749,883,000원)하여 자기주식 7,634,572주(총 취득가액 47,517,097,083원, 주당 약 6,224원)를 보유하게 되자, 2000. 11.말경 동부건설이 동부제강 주식회사(이하 ‘동부제강’이라 한다.)(20.1%), 동부전자 주식회사(이하 ‘동부전자’라 한다.)(30.26%), 동부캐피탈 주식회사(이하 ‘동부캐피탈’이라 한다.)(60%), 주식회사 동부[이하 ‘(주) 동부’라 한다.](100%), 동부엔지니어링 주식회사(이하 ‘동부엔지니어링’이라 한다.)(100%), 원림개발(100%)에 대하여는 최대주주로서, 동부한농화학 주식회사(이하 ‘동부한농화학’이라 한다.)(20.23%), 주식회사 동부상호신용금고(이하 ‘동부상호신용금고’라 한다.)(21.97%)에 대하여는 2대 주주로서 동부그룹의 사실상 모회사의 역할을 하고, 동부건설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동부정밀화학 주식회사(이하 ‘동부정밀화학’이라 한다.), 동부정보기술 주식회사, 동부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이하 ‘동부화재’라 한다.), 동부증권 주식회사(이하 ‘동부증권’이라 한다.), 동부DIS 주식회사에 대하여는 피고인 김준기가 최대주주로서 직접 지배하고 있는 반면, 피고인 김준기는 사실상의 모회사인 동부건설에 대하여 2.77%의 지분만을, 동부건설의 최대주주인 위 동부제강에 대하여는 7.55%의 지분만을 각각 보유하고 있었으므로 피고인 김준기로서는 동부건설 주식의 보유량을 늘려 동부그룹 전체에 대한 피고인 김준기 개인의 지배권을 확고히 할 필요가 있었던 상황에서, 피고인 백호익은 피고인 안상기로부터 위 자기주식을 피고인 김준기에게 매각처분하고자 한다는 보고를 받게 되었는바, 그럴 경우 동부건설의 대표이사로서는 별개 법인인 동부건설의 입장에서 피고인 안상기의 보고에 응할지 여부, 응한다면 구체적으로 매각할 주식의 수, 매각가격, 매각시기, 매각방법(장내에서 매각할 것인지, 장외에서 매각할 것인지), 장외에서 매각할 경우의 문제점 등에 대하여 면밀히 검토하여야 하고, 나아가 위 자기주식의 취득가액 및 장부가액이 얼마인지 여부, 위 자기주식 중에는 피고인 김준기로부터 순자산가치 및 순수익가치를 기준으로 평가한 평가액에 상증법 제63조 제3항 에 따라 10%를 할증한 가격을 기준으로 매입한 동부고속 주식에 대하여 배정받은 자기주식이 포함되어 있고, 합병반대주주들로부터 매입한 자기주식 4,439,635주는 매각시점 전일종가가 아닌 이사회 결의전 2개월간의 평균주가를 기준으로 산정한 주당 5,800원에 매수한 점에 비추어 동부건설의 주식을 어떻게 평가해야 회사의 손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지 여부, 더욱이 위 동부건설 주식은 전체주식의 35.1%에 해당하는 주식으로서 동부건설의 경영권을 좌우할 수 있는 물량이며 동부그룹의 계열사들에 대한 지배권을 장악할 수 있는 주식이고, 거래상대방이 동부건설의 특수관계인이고 최대주주 등 특수관계인들의 소유지분이 50%를 넘기 때문에 장외거래를 할 경우 상증법 제63조 제3항 에 의한 할증을 할 것인지 등에 대하여 검토하고, 대량주식의 장외거래이므로 위 주식의 적정가격에 관하여 전문회계법인이나 기타 기업평가기관에 평가를 의뢰하여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한 적정한 거래가격을 찾는 노력을 한 다음, 피고인 김준기와 사이에 매각가격과 매각대금 납부 방식 등에 대한 실질적인 흥정 과정을 거치고 이사회 결의 등 내부적인 절차를 거치는 등의 조치를 취하여 동부건설이 위 매매계약으로 인해 손해를 입지 않도록 하여야 할 업무상 임무가 있음에도 이에 위배하여, 피고인 안상기와 함께 피고인 김준기에게 그러한 제반사항에 대한 검토나 흥정도 없이 동부건설의 주가가 하락해 있는 상황에서 동부그룹 전체 또는 동부건설에 대한 경영권 프리미엄을 산정하지 않고 거래일 전날의 시가만을 기준으로 가격을 결정, 소액의 계약금만 받고 동부건설이 보유하고 있는 자기주식 전체를 피고인 김준기에게 넘겨준 다음 나머지 대금에 대하여는 추후 변제받는 내용으로 매매계약을 체결하겠다고 보고하고, 피고인 김준기는 동부건설의 대표이사로서 마땅히 해야 하는 위와 같은 검토를 전혀 하지 않은 채 이를 그대로 수용하기로 함으로써 공모한 후, 그 이후 위 주식에 대한 비정상적인 고율배당을 실시하여 지급되는 배당금 등으로 남은 매매대금에 충당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피고인 김준기의 추가부담 없이 동부건설 주식의 35.1%에 달하는 주식을 동인에게 넘겨주어 동인의 동부그룹 전체에 대한 지배를 확고히 해 주기로 마음먹고, (시가배당율 기준으로 동부건설은 1995년부터 1999년까지 0.8% ~ 5.8%의 배당을 실시하다가, 이건 거래 직후인 2000년 19.6%, 2002년 20.7%, 2003년 13.9%의 고배당을 실시하였는바, 이는 전체 상장기업 576개사 중 1위에 해당하며 이건 주식에 대하여 총 144억 원 상당의 배당을 함으로써 배당금만으로 외상대금의 대부분을 충당함)

2000. 12. 5.경 2000회계연도 배당기준일이 불과 20여일이 남은 시점에서 20여일 후 기준으로 계약금 수령액의 2배가 넘는 38억 원 상당의 배당금을 지급하여야 하는 부담을 감수하면서 대량의 동부건설 주식을 급히 매도하여야 할 절박한 필요성이 있었던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적법한 이사회 결의도 하지 않은 채 동부건설 총 발행주식의 35.1%에 해당하는 자기주식 7,633,825주를 동부건설 또는 동부그룹의 경영권 프리미엄에 대한 아무런 평가나 가격 및 매매조건에 대한 흥정 없이 또한 전혀 할증도 하지 않은 채 단순히 전일종가인 주당 2,270원로 과소평가하여, 총 17,327,822,750원에 구체적인 잔금 상환 계획의 제출이나 담보제공 없이 계약금으로 매매대금의 약 10%인 1,733,782,750원만 지급받고 피고인 김준기에게 매도하는 내용의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즉시 위 7,633,825주 전부에 대하여 명의개서해 줌으로써 동부건설에 최소한 5,198,634,825원(전일종가 2,270원에 상증법 제63조 제3항 에 따라 30%를 할증한 가격 X 7,633,825주 - 17,327,822,750원) 이상의 재산상 손해를 가하고, 피고인 김준기에게 동액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주었다.“는 것이고,

(2) 피고인들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예비적 공소사실인 2000. 12. 5.자 업무상배임의 점의 요지는, “피고인들이 2000. 12. 5.경 위와 같이 동부건설의 자기주식 7,633,825주를 피고인 김준기에게 17,327,822,750원에 매도하여 동부건설에 적정한 거래가격과의 불상차액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가하고, 피고인 김준기에게 동액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주었다.”는 것이다.

2. 피고인들 및 그 변호인들의 변소

피고인들 및 그 변호인들은, 피고인 김준기가 2000. 12. 5. 동부건설로부터 장외에서 동부건설의 자기주식(이하 ‘자사주’라 한다) 7,633,825주를 증권거래소의 전일 종가인 주당 2,270원으로 계산하여 총 17,327,822,750원에 매입하면서 계약금 1,733,782,750원을 지급하고, 나머지 대금은 2회에 걸쳐 이자 연 11%를 가산하여 지급하기로 한 채 담보 제공 없이 위 자사주에 대한 명의개서를 받은 사실은 있으나, 재무구조개선약정의 이행, 퇴출위험의 회피, 공사수주 실적 향상, 자금조달의 편의 도모 등을 위해 부채비율을 낮추어야 하는 동부건설의 필요에 의해 위 자사주 거래가 이루어진 것이지 당시 이미 계열사 등을 통하여 동부건설 및 동부그룹 전체에 대한 지배권을 확고히 장악하고 있던 피고인 김준기의 필요에 의해 위 거래가 이루어진 것이 아니고, 피고인 김준기가 위 거래대금을 납입할 재력이 있는 상태에서 정상적인 거래에서의 시가인 전일 종가로 계산한 매매대금에다 연 11%의 이자를 가산하여 거래조건을 정한 것이므로, 피고인들에게는 배임의 의사가 없었고, 위 자사주 거래로 인해 피고인 김준기가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지도 않았고, 동부건설이 재산상의 손해를 입은 바도 없다고 주장한다.

3. 판단의 전제

가. 위 공소사실의 쟁점

(1) 위 공소사실은 결국, 동부건설의 입장에서는 주가가 낮아 위 자사주를 매각할 절박한 필요성이 없었음에도, 피고인들이, 피고인 김준기의 동부건설 또는 동부그룹에 대한 경영권을 확고하게 해 주기 위해 그 경영권을 좌우할 수 있는 물량의 동부건설 자사주를 장외에서 외상으로 계약금만 받고, 그것도 향후 고액배당으로 매매대금 대부분을 충당시키기로 마음먹고 아무런 담보를 제공받지 않은 채 경영권 프리미엄 등 아무런 할증 없이 단순히 전일종가를 기준으로 피고인 김준기에게 매도한 행위가 주위적으로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배임)죄를, 예비적으로는 업무상배임죄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2) 그렇다면, 위 공소사실은 경영권 프리미엄 등의 이유로 위 자사주의 거래가격을 정상적인 거래가격에서 할증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피고인들이 임무에 위배하여 할증하지 않아서 그 거래가격이 적정하지 않았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 있는바, 이하에서는 주식거래에 있어 경영권 내지 지배권에 대한 프리미엄이 발생할 수 있는 경우를 일반적으로 고찰한 후, 위 공소사실과 관련하여 위 자사주 거래가 경영권 프리미엄이 발생하는 경우이므로 정상적인 거래가격에서 할증하여야 하는 것인지, 기타 다른 사유로 정상적인 증권거래소 장내에서의 주식가격에서 할증을 하지 않은 것이 배임행위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 살피기로 한다.

나. 경영권 내지 지배권에 관하여

지배주주나 회사지배에 관하여는 현행법령이 일의적으로 규정하고 있는 것은 아니나, 그 대체적인 내용을 보면, 상증법제63조 제3항 에서 “최대주주 또는 최대출자자 및 그와 특수관계에 있는 주주 또는 출자자”(이하 ‘최대주주 등’이라 한다.)의 주식등에 대하여 제1항 제1호 제2항 의 규정에 의하여 평가한 가액에 20%를, 최대주주 등이 당해 법인의 발행주식총수 등의 50%를 초과하여 보유하고 있는 경우에는 30%를 가산하여 상장주식 및 비상장주식을 평가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같은 법시행령 제53조 제3항 , 제19조 제2항 은 위 “최대주주 등”이라 함은 주주 또는 출자자 1인과 ① 친족, ② 사용인과 사용인 외의 자로서 당해 주주 등의 재산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자, ③ 재정경제부령이 정하는 기업집단의 소속기업(당해 기업의 임원을 포함한다.)과 ‘기업집단소속의 다른 기업, 혹은 기업집단을 사실상 지배하는 자나 그 자의 친족’의 관계에 있는 자 또는 당해 기업의 임원에 대한 임면권의 행사·사업방침의 결정 등을 통하여 그 경영에 대하여 사실상의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인정되는 자 중 1에 해당하는 관계가 있는 자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독점규제및공정거래에관한법률 제2조 제2호 는 “기업집단”이라 함은 동일인이 다음 각목의 구분에 따라 대통령령이 정하는 기준에 의하여 사실상 그 사업내용을 지배하는 회사의 집단을 말한다고 규정하고, 가목으로 동일인이 회사인 경우 그 동일인과 그 동일인이 지배하는 하나 이상의 회사의 집단, 나목으로 동일인이 회사가 아닌 경우 그 동일인이 지배하는 2이상의 회사의 집단을 규정하고 있으며, 같은 법시행령 제3조 법 제2조 제2호 에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기준에 의하여 사실상 그 사업내용을 지배하는 회사”라 함은 동일인이 단독으로 또는 동일인관련자와 합하여 당해 회사의 발행주식 총수의 100분의 30 이상을 소유하는 경우로서 최대출자자인 회사( 제1호 ), 당해 회사의 경영에 대하여 지배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인정되는 회사( 제2호 ) 중 1에 해당하는 회사를 말한다고 규정하면서 동일인관련자에 관하여 1호 가목 내지 마목 에서 규정하고 있으며, 법인세법 제52조 제1항 의 “부당행위계산의 부인” 규정과 관련하여, 같은 법시행령 제87조 제3항 은 “지배주주”라 함은 법인의 발생주식총수 또는 출자총액의 100분의 1 이상의 주식 또는 출자지분을 소유한 주주와 출자자로서 그와 특수관계에 있는 자와의 소유 주식 또는 출자지분의 합계가 당해 법인의 주주 또는 출자자 중 가장 많은 경우의 당해 주주 또는 출자자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같은 조 제4항 은 위 “특수관계에 있는 자”에 대하여, 위 주주 또는 출자자가 개인인 경우에는 친족 등을, 법인인 경우에는 임원의 임면권의 행사, 사업방침의 결정 등 당해 법인의 경영에 대하여 사실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인정되는 자와 그 친족 등을 열거하고 있다.

위 규정들에 비추어 보면, 지배주주의 회사지배권이란 특정한 주주가 보유하는, 이사의 선임을 통하여 경영진에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주주총회에서의 직접결의에 의하여 회사의 기본정책을 결정할 수 있는 힘을 말하고( 헌법재판소 2003. 1. 30.자 2002헌바65 결정 참조), 그 회사지배에는 특정주주 1인의 직접 지배뿐만 아니라, 친족, 사용인의 지분을 합한 지배, 또는 그 특정주주가 사실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회사를 통한 순환지배 등 간접 지배가 포함된다고 할 것이다.

다. 경영권 프리미엄에 관하여

지배주주가 보유하는 주식은 통상적으로 회사의 자산가치와 수익가치에 더하여 당해 회사의 경영권 내지 지배권을 행사할 수 있는 특수한 가치인 경영권 프리미엄을 지니고 있으며, 이러한 점에서 회사의 발행주식을 경영권과 함께 양도하는 경우 그 거래가격은 주식만을 양도하는 경우의 객관적 교환가치를 반영하는 일반적인 시가로 볼 수 없다( 대법원 1989. 7. 25. 선고 88누9565 판결 등 참조).

한편, 경영권 이전을 수반하는 주식거래라 하여 반드시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는다고는 볼 수 없고, 경영권을 행사하여 당해 회사의 현재 가치를 초과하는 가치를 실현할 수 있다는 점이 전제되어야 경영권 프리미엄이 논의될 수 있을 것이며, 반면, 회사의 경영권을 둘러싸고 다툼이 있어 지배주주가 자신의 경영권을 방어 내지 강화할 목적으로 주식을 매수하는 경우 등에 있어서는 경영권 이전을 수반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거래의 동기, 물량, 과정 및 향후 기대되는 이익의 정도 등 제반사정에 비추어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는 경우라 하더라도, 적정한 프리미엄은 주식에 대한 기존 시가의 일정한 비율이라는 단순한 수식으로 구할 수는 없고, 기업의 현재 및 미래가치, 경영권 획득으로 인한 파급효과, 경영권 확보에 필요한 주식을 공개시장에서 매수할 경우 필요한 비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해야 할 것이다.

4. 판단

가. 인정사실

피고인들의 이 법정에서의 각 진술, 증인 공소외 22, 25, 77, 78의 이 법정에서의 각 진술, 동부건설 및 피고인 김준기간의 ‘주식매매계약서’(수사기록 제1375면), 피고인 김준기 계좌에 입고된 동부건설 주식 ‘위탁자 입고 확인서’(수사기록 제1378면), 최대주주 등과의 유가증권 매도 공시문 사본(수사기록 제1379면), 동부제강에서 피고인 김준기(37.80%)로의 동부건설 최대주주 변경 공시(수사기록 제1380면), 임원 및 주요주주 소유주식 보고서(수사기록 제1381면), 2000. 12. 5. 1,733,782,750원의 입금전표(수사기록 제1386면), 이익잉여금처분계산서(수사기록 제1400면), 동부건설 주가차트(수사기록 제1406면), 동부건설 자기주식 취득현황(수사기록 제1709면), 대차대조표 - 1999. 12. 31. 현재(수사기록 제1710면), 매수청구현황 보고 건(수사기록 제1719면), 주식매수청구서(수사기록 제1721면), 동부건설 자기주식 처분 손실처리 전표 사본(수사기록 제1730면), 동부계열 회사별 부채비율 현황(수사기록 제1968면), 공판기록에 편철된 동부건설 (주) 2000회계연도 사업보고서, 2000. 11. 30. 기준 지배구조 현황, 동부건설의 31기 사업보고서, 동부건설의 32기 3분기 분기보고서, 시공능력 평가액 순위현황(변호인들 제출의 증 제32호증), 2001년 토목, 건축 시공능력평가액 순위표(증 제33호증), 경쟁사 회사채 등급(증 제36호증), 동부건설 지분현황(증 제44호증의 1), 동부그룹 지분소유 현황(증 제44호증의 2), 동부그룹 지분구조 도표(증 제44호증의 3), 2000년도 대규모기업집단 지정현황(증 제45호증의 2), 공정거래위원회 의결내용 통보(증 제45호증의 3), 2001년도 대규모기업집단 일반현황(증 제45호증의 4), 건설산업 구조조정 가속화(대신경제연구소)(증 제47호증의 2), 최근 건설업 동향 및 전망(증 제47호증의 3), 2000. 11.말 현재 동부건설의 지분율 현황(증 제62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다음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1) 동부고속과의 합병으로 인한 자사주의 대량 발생

동부건설은 1999. 12. 31. 기준으로 자사주를 보통주 270,370주(취득가액 약 38억 원), 우선주 307,671주(취득가액 약 24억 원)를 소유하고 있었고, 위 자사주는 대차대조표의 자본조정 항목에 마이너스 7,497,789,760원으로 계상되어 있었다.

동부건설은 2000. 2. 1. 동부고속을 합병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동부건설은 이미 소유하고 있던 동부고속의 비상장주식 858,569주(총주식 1,795,039주의 47.83%)에 대해 1주당 약 3.4주의 상장주식인 동부건설의 주식을 배정함으로써 2000. 2. 3. 합병신주 2,923,820주(= 보통주 2,896,039주 + 우선주 27,781주)의 자사주를 취득하게 되었고, 그 취득가액은 18,336,520,315원이다.

위 합병에 대하여 반대하는 동부건설의 주주들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여, 동부건설은 2000. 2. 11. 동부건설 보통주 4,439,635주를 25,749,883,000원에, 우선주 1,169,784주를 4,679,136,000원에 취득하였다. 위 주식매수청구권의 행사로 인한 자사주의 취득가액은 증권거래법같은 법시행령이 정한 방법에 따라 이사회 결의일인 1999. 11. 8.을 기준으로 하여 그 전일부터 각 과거 1주일간, 1개월간, 2개월간의 가중산술평균종가를 더하여 이를 삼등분한 가격인 주당 5,800원으로 정한 것이었다. 2000. 2.초경의 동부건설의 주가는 약 4,000원이었다.

(2) 2000. 9. 30. 기준 동부건설의 지배구조

2000. 9. 30.을 기준으로 하면, 동부건설의 총 발행 보통주식 21,790,345주 중 의결권이 제한되는 주식이 9,875,162주[동부건설의 자사주 7,634,572주(공판기록에 편철된 동부건설의 32기 3분기 분기보고서에는 상법상의 제한으로 9,112,027주라고 기재되어 있으나, 이는 동부건설의 자사주 중 의결권이 없는 우선주 1,477,455주가 포함된 것으로 착오에 기한 것으로 보인다.) + 증권거래법상의 제한이 있는 주식 409,940주 + 독점규제및공정거래에관한법률상의 제한이 있는 주식 1,830,650주]이고 특수관계인의 주식수가 16,009,674주(우리사주조합의 46,406주 2.14% 포함)인바,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73.47%이고, 특수관계인의 의결권 행사 가능 주식수는 6,134,512주[= 16,009,674주 - 9,875,162주]였고, 특수관계인의 의결권 행사 가능 주식의 지분율은 약 51.48%[= 6,134,512주 / (21,790,345주 - 9,875,162주)]였다.

(3) 2000. 11. 30. 기준 동부건설의 지배구조

2000. 11. 30. 당시 동부건설(총 발행 보통주식 21,790,345주)에 대한 지분율은 피고인 김준기가 2.77%(603,670주), 개인으로서 피고인 김준기와 특수관계에 있는 자들이 4.16%(905,685주), 동부제강이 14.03%(3,057,491주), 동부정밀화학이 6.88%(1,500,000주), 동부화재가 5.56%(1,211,606주), 동부생명이 2.84%(618,968주), 동부증권이 0%(6주), 동부건설의 자사주가 35.03%(7,633,825주, 동부건설은 이외에도 의결권이 없는 우선주 1,477,455주를 소유하고 있었다.)로 이들의 소유 주식 합계가 총 71.27%(15,531,251주)였다. 위 동부건설의 주식 중 동부화재, 동부생명, 동부증권이 보유한 주식은 상호출자기업집단에 속하는 금융사와 보험사가 소유하는 국내 계열사 주식에 대한 독점규제및공정거래에관한법률상의 규제로 의결권의 행사가 제한되었고, 동부건설의 자사주는 상법 제369조 제2항 에 의해 의결권이 제한되었다. 당시 피고인 김준기가 위 개인인 특수관계인과 계열사들을 통해 실제로 동부건설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었던 지분율은 약 49.21%였다[= {위 개인인 특수관계인과 계열사들의 71.27% - (동부화재 5.56% + 동부생명 2.84% +동부건설 35.03%)} / {100% - (위 5.56% + 2.84% + 35.03%)}로 계산].

(4) 2000. 11. 30. 기준 동부건설의 동부그룹에 대한 지배의 정도

2000. 11. 30. 당시 동부건설이 보유하는 동부그룹 계열사에 대한 지분율은 동부제강에 대하여는 20.1%(4,583,162주), 동부한농화학에 대하여는 20.23%(2,008,161주), 동부전자에 대하여는 30.26%(22,000,000주), 동부증권에 대하여는 0.69%(100,880주), 동부상호신용금고에 대하여는 21.97%(916,812주), 동부캐피탈에 대하여는 60%(2,400,000주), (주) 동부에 대하여는 100%(200,000주), 부산항중앙부두운영 주식회사(이하 ‘중앙부두’라 한다.)에 대하여는 50%(59,000주), 동부엔지니어링에 대하여는 100%(1,000,000주), 원림개발에 대하여는 100%(10,000주)였다.

동부건설이 2000. 11. 30. 당시 주식을 보유하고 있던 계열사 중, 동부제강(총 발행 보통주식 22,706,228주)은 피고인 김준기가 7.55%, 개인으로서 피고인 김준기와 특수관계에 있는 자들이 0.04%, 동부정밀화학이 17.62%, 동부화재가 6.39%, 동부증권이 0%(6주)의 주식을 소유하고 있었고, 동부한농화학(총 발행 보통주식 9,929,045주)은 피고인 김준기가 5.52%, 개인으로서 피고인 김준기와 특수관계에 있는 자들이 1.37%, 동부제강이 31.48%, 동부화재가 9.81%, 동부생명이 1.37%, 동부증권이 1.02%, 재단법인 동부문화재단(이하 ‘동부문화재단’이라 한다.)이 0.71%, 동부한농화학이 0.01%(642주의 자사주)의 주식을 소유하고 있었으며, 동부전자(총 발행 보통주식 72,697,580주)는 피고인 김준기가 4.13%, 동부제강이 3.3%, 동부한농화학이 13.21%의 주식을 소유하고 있었고, 동부증권은 피고인 김준기가 4.54%, 개인으로서 피고인 김준기와 특수관계에 있는 자들이 9.60%, 동부제강이 7.68%, 동부화재가 9.66%, 동부문화재단이 1.60%, 동부증권이 5.27%(773,990주의 자사주)의 주식을 소유하고 있었으며, 동부상호신용금고는 피고인 김준기가 14.14%, 개인으로서 피고인 김준기와 특수관계에 있는 자들이 7.64%, 동부증권이 29.15%, 동부문화재단이 19.95%를 소유하고 있었다.

따라서, 피고인 김준기, 개인으로서 피고인 김준기와 특수관계에 있는 자들, 동부건설을 제외한 동부그룹의 계열사들의 지분율 합계가 동부제강에 대해서는 31.60%, 동부한농화학에 대해서는 51.28%, 동부전자에 대해서는 20.64%, 동부증권에 대해서는 38.33%, 동부상호신용금고에 대해서는 70.88%, 동부캐피탈에 대해서는 0%였다.

2000. 12. 5. 당시 동부그룹의 주력사는 동부제강, 동부한농화학, 동부정밀화학, 동부건설, 동부화재, 동부증권의 6개사였고, 동부전자는 사업이 중단된 상태로 연간 매출이 없었다.

동부건설이 주식을 보유하고 있던 위 회사들 중 중앙부두, 동부엔지니어링, 원림개발, 동부캐피탈, (주) 동부는, 동부건설의 사업영역상 필요에 의해 설립된 동부건설의 자회사로서, 2001. 4. 공정거래위원회 제출 자료 기준에 의하면 위 5개사의 연간 매출액 합계는 312억 원으로 동부그룹 전체 매출액 7조 508억의 0.5%에 미치지 못하는 작은 규모였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기업집단명을 동부, 동일인을 김준기로 하여, 2000. 4.경 순위 19위, 계열회사수 19개, 자산총액 5조 3310억 원, 2001. 4.경 순위 15위, 계열회사수 19개, 자산총액 5조 8,310억 원으로 산정하여 동부그룹을 대규모기업집단으로 지정하였다.

(5) 2000. 12. 5. 자사주 거래의 매매조건 및 회계처리

동부건설은 2000. 12. 5. 장외에서 피고인 김준기에게 보통주인 동부건설의 자사주 7,633,825주(이는 동부건설의 총 보통주식 21,790,345주의 35.03%에 해당한다.)를 주당 가격을 한국증권거래소의 전일 종가인 2,270원으로 정하여 대금 17,328,782,750원에 매도하면서, 계약당일 계약금으로 약 10%인 1,733,782,750원만을 받고 피고인 김준기 앞으로 명의개서를 하여 주었고, 나머지 대금은 이율을 당시 법인세법상 법인이 특수관계자에게 금전을 대여하는 경우 적용되는 당좌대출 이자율인 연 11%로 정하여 가산한 금액으로 2001. 12. 5. 9,512,950,000원(= 원금 7,797,500,000원 + 이자 1,715,450,000원)을, 2002. 12. 5. 8,655,225,000원(= 원금 7,797,500,000원 + 이자 857,725,000원)을 받기로 하였다. 동부건설은 위 대금채권의 확보와 관련하여 피고인 김준기로부터 담보를 받지는 않았다.

동부건설은 같은 날 전표를 작성하며 장부가액이 79,531,371,260원인 자사주를 매각하여 62,202,588,510원의 자기주식처분손이 발생한 것으로 회계처리하였다가, 그 후 다시 지분법 이익을 소각하여 그 장부상 손실액을 597억 원으로 정정하여 이를 동부건설 (주) 2000회계연도 사업보고서 중 이익잉여금처분계산서의 자기주식처분손실 604억 6,400만 원에 반영하였다.

위 자사주 거래로 인하여 동부건설은 약 20.7%의 부채비율이 감소하였는바[원래 자사주가 회계처리상 자본의 차감항목으로 정해져 있고, 외상으로 매각하더라도 자사주의 처분가액이 전액 자본의 증가로 나타났으며, 자사주의 처분은 회계상 자본거래로 보아 손실이 발생하더라도 당기손익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세법상은 처분손실이 법인세를 감소시켜 자사주처분손실에 대한 법인세비용 상당액 만큼 잉여금(자본)의 증가 및 미지급법인세(부채)의 감소로 나타나, 부채비율의 감소 효과가 컸다.], 2000. 12. 31.자 대차대조표 기준으로 부채총액이 8,385억 원, 자기자본 총계가 4,527억 원이 되어, 부채비율은 185.2%가 되었다.

(6) 건설경기와 동부건설의 운영상태 등

금융감독위원회와 은행 등 금융기관들은 2000. 11. 3. 287개의 부실징후 기업을 대상으로 퇴출, 지원 여부를 평가한 결과 29개의 청산, 법정관리 기업을 발표하였는데, 그 38%에 달하는 11개사가 건설업체였고, 이중에는 시공능력 7위의 동아건설산업 주식회사가 포함되었다.

대신경제연구소와 대한투자신탁증권은 2000. 11. 중순경 작성한 각 분석서에서 건설경기가 1999년 초 저점으로 다소 회복세를 보였으나 외환위기 이전의 70% 수준으로 여전히 침체상태인데 2001년에는 2000년보다 부진이 심화되거나 침체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였고, 퇴출 및 구조조정의 영향으로 장기적으로는 기술력과 함께 재무구조가 우수한 업체를 중심으로 업계가 재편될 것이라 전망하였다. 대한투자신탁증권은 위 분석서에서 건설교통부가 건설업체의 구조조정을 위해 2000년 말까지 800개사, 2001년 상반기까지 700개사, 2001년 말까지 1,000개사 등 2,500개사의 부실업체를 단계적으로 정리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하였다면서 2000. 11. 3.의 위 건설업종 퇴출이 아직 끝난 것이 아니라고 기재하였다.

대한건설협회의 일반건설업자 시공능력 공시현황에 의하면, 동부건설은 공사실적평가액, 경영평가액, 기술능력평가액 및 신인도평가액을 합한 시공능력평가액의 순위가 1998년에는 12위, 1999년에는 14위, 2000년에는 16위로 계속 하락하였다.

동부건설은 2001. 3. 31. 금융감독위원회와 한국증권거래소에 2000회계연도의 사업보고서를 제출하면서, 국내 건설업계의 계약액 합계가 2000년에는 전년 대비 13.2%의 높은 성장세를 보였으나, 이는 1997년 대비 72.5%에 불과하다고 분석하고, 2001년에는 4.5%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추정했고, 동부건설의 공사수주 계약실적에 대하여는, 1999년은 8,768억 원으로 점유율 1.71%, 2000년은 1조 363억 원으로 점유율 1.72%로 기재하고 2001년은 1조 1,900억 원으로 점유율 1.96%로 계획하였다.

동부건설은 영업이익을 금융비용으로 나누어 산출하는 이자보상배율이 1999. 12. 말 기준으로 0.75였고, 2000. 6.말 기준으로 1.03이었는바, 영업이익으로 금융비용을 감당하지 못하거나 겨우 감당하고 있었다.

나. 경영권 프리미엄으로 인한 거래 가격의 부적정성 여부에 관하여

검사 작성의 피고인 안상기에 대한 제2회 진술조서, 공소외 26에 대한 진술조서의 각 진술기재, 공판기록에 편철된 동부전자 (주)(대표이사 공소외 78)의 2000. 11. 3.자 유가증권신고서, 동부정보기술 주식회사의 2001. 3. 30.자 사업보고서, 동부건설의 31기 사업보고서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인 안상기는 2004. 3. 22. 검찰에서 “동부건설이 동부그룹의 지배구조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지분율 면에서도 동부건설이 사실상의 동부그룹의 모회사 역할을 하고 있다.”라고 진술한 사실, 2000. 12. 당시 동부건설의 이사였던 공소외 26은 2004. 3. 22. 검찰에서 “동부건설측으로부터 동부건설이 자사주를 매각한다는 내용을 보고받기 전에 피고인 김준기가 동부건설을 보다 확실히 지배해야 한다는 말을 자주 해왔다.”라고 진술한 사실, 1999. 12. 31.을 기준으로 동부건설 주식 소유 분포를 보면, 동부건설의 총 발행 보통주식 15,735,499주 중 의결권이 제한되는 주식이 2,575,707주[동부건설의 자사주 271,117주 + 증권거래법상의 제한 473,940주 + 독점규제및공정거래에관한법률상의 제한 1,830,650주]이고 특수관계인의 주식수가 5,617,992주(이 중 피고인 김준기는 0.07%인 11,800주를 소유하고 있었다.)인바,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은 35.7%이고, 특수관계인의 의결권 행사 가능 주식수는 3,042,285주(= 5,617,992주 - 2,575,707주)이며, 특수관계인의 의결권 행사 가능 주식의 지분율은 약 23%[= 3,042,285주 / (15,735,499주 - 2,575,707주)]에 불과하였던 사실, 동부전자의 2000. 11. 3.자 유가증권신고서에 첨부된 지배구조도 및 동부정보기술 주식회사의 2001. 3. 30.자 사업보고서에 첨부된 동부그룹지배구조도에 동부건설이 첫머리에 그려진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위 가.항에서 인정한 사실을 종합하면, 피고인 김준기는 특수관계인을 통하여 동부건설에 대해, 2000. 9. 30. 그 주식의 38.44%(자사주 제외) 및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주식의 51.48%를 확보하고 있었으며, 위 자사주 거래일에 가까운 2000. 11. 30. 당시 동부건설의 주식 36.24%(자사주 제외) 및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주식의 49.21% 이상을 확보하고 있었던 반면(피고인들 및 증인 공소외 78의 이 법정에서의 각 진술에 의하면, 피고인 김준기는 2000. 12. 5. 당시 위 지분 외에도 약 3.21%의 우호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2000. 12. 5. 무렵 피고인 김준기가 그 자신, 개인으로서 특수관계에 있는 자들 및 계열사들(자사주 포함)을 통하여 보유하고 있는 것을 제외한 동부건설의 나머지 주식은 총 발행 보통주식의 28.73%(= 100% - 71.27%)에 지나지 않았으므로, 피고인 김준기는 이 사건 자사주 거래일인 2000. 12. 5. 당시 이미 동부건설에 대한 지배권을 확보하고 있었다 할 것이다.

또한 2000. 11. 30. 당시의 앞서 본 동부그룹의 주력사에 관한 지배현황을 통해 동부건설의 동부그룹에 대한 지배권에 관하여 살펴보면, 동부정밀화학, 동부화재에 대해서는 동부건설이 전혀 주식을 소유하고 있지 않았고, 동부건설이 주식의 20.1%를 보유하고 있던 주력사인 동부제강에 대해서는 동부건설 소유 주식을 제외하고도 피고인 김준기가 특수관계인을 통해 31.6%의 주식을 확보하고 있었으며, 동부건설이 주식의 20.23%를 보유하고 있던 주력사인 동부한농화학에 대해서는 동부건설 소유 주식을 제외하고도 피고인 김준기가 특수관계인을 통해 51.29%의 주식을 확보하고 있었던 사정 등에 비추어 보면 동부건설이 동부그룹을 지배하고 있었다고 볼 수 없다.

한편, 위 자사주 거래 무렵 동부건설 혹은 동부그룹에 대한 피고인 김준기의 지배권 내지 경영권이 위협받는 상황이 발생하였던 점에 대하여는 이를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고, 오히려 위 가.항에서 거시한 증거들에 의하면, 이 사건 자사주 거래 당시 동부건설 및 동부그룹에 대한 피고인 김준기의 지배력이 확고하였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렇다면, 위 피고인 안상기, 공소외 26의 검찰에서의 위 각 진술 및 공판기록에 편철된 동부전자 (주)(대표이사 공소외 78)의 2000. 11. 3.자 유가증권신고서, 동부정보기술 주식회사의 2001. 3. 30.자 사업보고서, 동부건설의 31기 사업보고서의 각 기재만으로는 이 사건 자사주 거래에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어야 한다는 사실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또한 위 가.의 (6)항에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2000. 12.경 당시 동부건설의 경영권을 행사하여 동부건설의 현재 가치를 초과하는 가치를 실현할 수 있다고도 할 수 없어, 위 자사주를 피고인 김준기나 동부그룹이 아닌 제3자가 전부 매수하여 피고인 김준기의 경영권을 위협하였을 수도 있는 상황을 가정하기도 힘들다.

따라서, 동부건설과 피고인 김준기간의 위 2000. 12. 5.자 자사주 거래는 경영권 이전을 수반하거나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니 경영권 프리미엄이 가산되지 않아서 거래가격이 부적당하다는 점을 전제로 하는 위 주위적 및 예비적 공소사실 부분에 대하여는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한편 증인 공소외 23은 이 법정에서, 장외에서 주식을 다량 거래할 경우에는 장래 지분변동을 통하여 경영권 분쟁이 야기될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어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여, 지배주주가 경영권을 둘러싼 다툼이 없는 상태에서 자신이 이미 지배권을 가지고 있는 회사의 주식을 장외에서 다량 매수하는 경우에도, 지배주주는 위 매수한 주식을 통하여 위 회사에 대한 간접지배를 직접지배로 바꾸는 등 다양한 활용가능성이 있으므로 경영권 프리미엄을 가산하여야 한다고 진술하였으나, 앞서 제3의 다.항에서 판단한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는 경우 외에, 장외에서 주식을 다량 거래할 경우에는 장래 지분변동을 통하여 경영권 분쟁이 야기될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으면 경영권 프리미엄이 붙어야 한다는 점을 뒷받침할 아무런 자료가 없으므로, 위 증인의 증언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

다. 기타 사유로 인한 거래가격의 부적정성 여부에 관하여

피고인들이 피고인 김준기에게 동부건설의 이 사건 자사주를 전일 종가 2,270원에 매각하면서 계약금 10%만을 받고 나머지 대금은 이율을 연 11%로 정하여 가산한 금액으로 2001. 12. 5. 9,512,950,000원을, 2002. 12. 5. 8,655,225,000원을 받기로 하고서 거래주식 전체에 대한 명의개서를 해주었고, 잔여 매매대금 확보를 위한 담보를 받지 않은 사실은 위 가.항에서 인정한 바와 같고, 피고인들의 이 법정에서의 각 진술, 2001. 10. 19. 9,292,056,438원의 입금전표(수사기록 제1390면), 2003. 6. 9. 4,500,000,000원의 입금전표(수사기록 제1394면), 동부건설 주가그래프(2000. 9. ~ 2004. 1.)(수사기록 제1399면), 동부건설 주가차트(수사기록 제1406면), 건설회사 배당에 관한 사항(전자 공시정리)(수사기록 제1670면), 동부건설 (주)의 최근 10년간 배당현황, 최근사업연도 대비 당기 순이익의 100분의 30 이상(대규모 법인의 경우 100분의 15 이상) 감소사실(공시)(수사기록 제1683면), 최근사업연도 대비 배당액의 100분의 20 이상(대규모 법인의 경우 100분의 10이상) 증가사실(공시)(수사기록 제1684면), 기타 주요경영사항에 대한 공시(감리지적)(수사기록 제1685면), 정기 주주총회 결의사항(공시)(수사기록 제1687면), 피고인 김준기 보유(차명포함) 동부건설 주식에 대한 배당금 현황(수사기록 제1877면), 공판기록에 편철된 동부건설 (주) 2000회계연도 사업보고서, 동부건설 (주) 2001회계연도 사업보고서의 각 기재에 의하면, 상장법인인 동부건설의 한국증권거래소에서의 주가가 1999. 4. 20. 14,000원으로 최고가를 기록한 이후 대체로 하락세를 보여 2000. 10. 31. 2,045원까지 하락하였다가 이후 2000. 12. 5.까지는 대체로 2,000원 대에서 횡보하고 있었던 사실, 피고인 김준기는 위 매매대금지급채무의 이행으로 2001. 10. 19. 9,292,056,438원을, 2003. 6. 9. 45억 원만을 동부건설에 각 입금하여 이 사건 자사주 거래의 매매대금지급채무의 이행을 지체하고 있었던 사실, 동부건설은 보통주에 대하여, 30기(1998회계연도) 주당 50원, 31기(1999회계연도) 주당 250원, 32기(2000회계연도) 주당 500원, 34기(2002회계연도) 주당 750원[동부건설은 33기(2001회계연도)에 대하여 주당 750원을 배당하기로 공시하였으나, 2002. 3. 18.경 계열사 주식취득에 관한 지분법평가를 함에 있어 부의영업권을 회계기준과 다르게 인식한 것이 감리결과 지적되어 32기(2000회계연도)의 당기순이익이 1039억 원에서 187억 원으로 정정되면서 33기에 대한 배당을 할 수 없었다.]을 각 배당하였고, 피고인 김준기는 위 자사주 거래로 인한 7,633,825주에 대한 배당금으로 2000회계연도에 약 38억 원(세후 약 31억 원), 2002회계연도에 약 57억 원(세후 약 47억 원), 2003회계연도(이때는 1,089,000주가 동부문화재단에 출연되어 6,544,825주에 대해서만 배당이 되었다.)에 약 49억 원(세후 약 40억 원)을 각 배당받은 사실, 동부건설의 시가배당율은 1995년 1.3%, 1996년 2.7%, 1997. 3.5%, 1998년 0.8%, 1999. 5. 8.%였다가 2000년 19.6%, 2001년 0%, 2002년 20.7%, 2003년 13.9%가 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한편, 피고인들의 이 법정에서의 각 진술, 증인 공소외 22, 25, 77, 78, 81의 이 법정에서의 각 진술, 한국토지공사사장, 금융감독원장, 국세청장 작성의 각 사실조회회보서, 재무구조개선 실적(수사기록 제2021면), 회사별 실적 내역(수사기록 제2022면), 차입금 상환 실적(수사기록 제2024면), 공판기록에 편철된 동부건설 (주) 2001회계연도 사업보고서, 1999. 11. 22.자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이행촉구 공문(변호인들 제출의 증 제20호증), 2000. 8. 1.자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이행 촉구 공문(증 제21호증), 연도별 자산매각 현황(증 제24호증의 1), 부동산매각계획(증 제24호증의 2), 토지매각현황(증 제24호증의 3), 동부건설 2000년말 주요 부동산 보유 현황(증 제25호증), 연도별 경쟁사 부채비율 비교(증 제28호증), 각 경쟁사 반기별 부채비율 순위표(증 제29호증), 조달청 입찰참가자격전심사(PQ) 배점표(증 제31호증), 시공능력 평가액 순위현황(증 제32호증), 2001년 토목, 건축, 시공능력평가액 순위표(증 제33호증), 부채비율과 공공부문 수주효과(증 제34호증), 동부건설 연도별 수주내역(증 제35호증의 1), 2000년도 수주내역(증 제35호증의 2), 2001년도 수주내역(증 제35호증의 3), 2002년도 수주내역(증 제35호증의 4), 경쟁사 회사채 리스트(증 제36호증), 건설사 도산 리스트(증 제37호증), ‘IMF이후 회사채 발행시장의 변화’ 논문 사본(증 제38호증의 1), 각 신문사본(증 제38호증의 2 ~ 12), 동부건설 회사채 신용등급 변동현황(증 제39호증의 1), 회사채 발행실적(증 제39호증의 2), 회사채 상환실적(증 제39호증의 3), 각 ‘2000년 하반기 자금시장 긴박함’ 신문사본(증 제40호증의 1 ~ 10), 보도자료(증 제41호증의 1), 은행장 회의자료(증 제41호증의 2), 기사에 대한 설명자료(증 제41호증의 3), 각 신문사본(증 제41호증의 4 ~ 9), 각 2000년 주가전망 자료(증 제46호증), 건설산업, 건설주 및 동부건설에 관한 전망(증 제47호증의 1), 건설산업 구조조정 가속화(대신경제연구소)(증 제47호증의 2), 최근 건설업 동향 및 전망(증 제47호증의 3), 입법예고(증 제49호증의 2), 각 신문 사본(증 제49호증의 3 ~ 9), 배당성향 비교표(증 제50호증의 1), 1998. 5. 15. 동부건설의 주가(증 제57호증), 2000. 10. 31. 동부건설의 주가(증 제58호증), 김준기 주식보유현황(2000. 11. 30. 현재)(증 제59호증의 2), 동부그룹 지분소유현황(2000. 11. 30. 기준)(증 제59호증의 3), 2000년 11월 동부제강 주가정보(증 제59호증의 4), 2000년 11월 동부한농화학 주가정보(증 제59호증의 5), 2000년 11월 동부정밀화학 주가정보(증 제59호증의 6), 2000년 11월 동부건설 주가정보(증 제59호증의 7), 2000년 11월 동부화재 주가정보(증 제59호증의 8), 2000년 11월 동부증권 주가정보(증 제59호증의 9), 교보증권 분석서(증 제65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증권회사들이 2000. 1.경 2000년의 경기를 낙관적으로 예측하면서 종합주가지수는 950포인트에서 시작하여 2000년 1/4분기에는 계속하여 상승세를 타고, 2000년 2/4분기와 3/4분기는 1,050 ~ 1,200포인트로 조정기간을 거친 뒤 2000년 말경에는 주가가 1,400 ~ 1,500포인트까지 오를 것이라고 예측하였고, 신문사들도 2000년 2월부터 4월경까지 2/4분기의 종합주가지수를 대체로 1,000포인트 정도는 유지할 것이라고 예측하였으며, 기타 증권예측기관들이 2000. 7.경까지도 2000년 하반기의 종합주가지수를 750 ~ 900포인트로 예측하였으나, 실제 결과는 이와 어긋나 대체로 하락장세를 지속하여 2000년 초반에 약 1,000포인트 정도였던 종합주가지수가 2000년 말경에는 약 500포인트까지 떨어진 사실, 동부건설의 주가는 1998. 5. 15. 1,410원을 기록하는 등 1998. 5. 중?하순경에는 2,000원을 하회하였고, 2000. 10. 31. 2,160원을 기록하기도 하여 이 사건 자사주 거래가격인 주당 2,270원보다 주가가 낮았던 적도 있었던 사실, 위 가.의 (6)항에서 본 바와 같이 2000. 11. 중순경 건설업종의 2001년 경기에 대한 전망이 어두웠고, 2000. 11. 3.경 11개의 건설회사를 포함한 29개의 청산, 법정관리 기업의 발표가 있은 후에도 부실기업들에 대한 퇴출이 2001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예측되었던 사실, 시가배당율 공시제도는 배당중시 경영이 정착되도록 하기 위해 2003. 3. 이후에 도입된 것이고, 그 이전에는 주로 액면배당율과 배당성향을 공고하였으며, 고배당과 저배당의 일반적인 구별기준은 기업의 이익 중에서 배당으로 지급되는 부분의 비율을 뜻하는 배당성향이었던 사실, 2000회계연도 이후의 동부건설의 배당 정도는, 시가배당율을 기준으로 하면 동부건설의 주식이 저평가되어 있어 주가가 낮았던 탓으로 경쟁 건설업체나 전체 상장법인에 비해 월등히 높았으나, 배당성향을 기준으로 하면 2000회계연도 11.3%, 2002회계연도 33.4%, 2003회계연도 34.4%로 대림산업 주식회사, LG건설 주식회사, 현대산업개발 주식회사 등 경쟁 건설업체에 비해 그다지 높지 않았고 IMF 외환위기 기간인 1997회계연도와 1998회계연도를 제외하고는 그 이전의 동부건설 자체의 배당성향(1994회계연도 46.5%, 1995회계연도 36.3%, 1996회계연도 59.1%, 1999회계연도 99.9% 등)보다도 높지 않았던 사실, 동부그룹은 IMF 이후 정부와 금융기관 주도의 기업들에 대한 강력한 구조조정의 요구가 있어 1998. 4.경 ◎◎은행과 재무구조개선약정을 체결하고 부채비율을 낮추기 위해 노력하여 왔는데, 1998. 6. 18.경 5대 그룹 계열사 20개를 포함한 55개 기업이 퇴출대상 기업으로 선정되자 1998. 7.경부터 1998. 10.경까지 한국토지공사에 5건의 토지를 평균 공시지가의 71%의 가격으로 매각하기도 했던 사실, 동부그룹은 2000. 5. 25. ◎◎은행과 위 재무구조개선약정을 수정하여 체결하였고, 동부건설은 동부그룹을 대표하여 ◎◎은행으로부터 1999. 11. 22.와 2000. 8. 1. 2차례에 걸쳐 위 재무구조개선약정의 이행을 촉구하는 공문을 받은 사실, 동부그룹은 위 재무구조개선약정을 체결하면서 각 계열사별로 부동산 등 자산의 매각, 계열분리, 유상증자 등을 세부계획을 정하여 부채비율의 목표를 정하여 ◎◎은행에 제출하였는바, 동부건설은 2000. 12.경까지 자신이 매각하기로 계획하였던 부동산을 사업수행에 필요한 것을 제외하고는 거의 다 매각한 사실, 2001. 11. 3.경 퇴출된 기업들 중에는 2000. 9. 30. 기준 부채비율이 114%인 대한통운 주식회사, 175.3%인 일성건설 주식회사 및 215.2%인 대우자동차판매 주식회사가 포함되어 있었고, 건설업계는 1997. 12.경부터 2001. 4.경까지 2000년 시공능력 순위 1위부터 100위까지의 업체 중 41개의 건설업체가 채권단관리, 워크아웃, 법정관리, 화의의 절차에 들어가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실시되었던 사실, 1997년부터 공공부문 공사 입찰에 적격심사제도가 시행되어 입찰가격의 적정성 외에도 시공경험, 기술능력, 경영상태, 신인도의 수행능력 등을 점수화하여 낙찰자를 정하였는데, 부채비율이 낮아야 경영상태에서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어 공사 낙찰을 받는 데 유리했던 사실, 금융시장이 2000년 하반기에 이르러 경색되어 신용등급이 우량한 기업 외에는 회사채 등을 통한 자금조달이 용이하지 않았고, 이러한 자금경색은 2000. 11. 3.경 퇴출기업의 선정으로 심화되어 부채비율이 낮아야 회사채를 통한 자금조달에 있어 유리했던 사실, 피고인 김준기는 2000. 12. 5. 당시 계약금으로 지급한 현금 외 시가 약 600억 원에 달하는 동부그룹 계열사들의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던 사실, 위 가.의 (1)항에서 본 바와 같이 동부건설이 2000. 2.경 자사주를 대량으로 취득하게 된 것은 동부고속을 합병하면서 발생한 합병신주 및 합병에 반대하는 동부건설의 주주들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한 결과인 사실(주주들은 당시의 동부건설의 주가가 하락하고 있어서 주식매수청구권을 많이 행사했던 것으로 보인다.), 위 가.의 (5)항에서 본 바와 같이 동부건설은 이 사건 자사주 매각을 통하여 부채비율을 약 20.7% 낮출 수 있었고, 2000. 12. 31. 기준 부채비율이 185.2%가 된 사실, 위 가.의 (6)항에서 본 바와 같이 동부건설의 시공능력평가액의 순위가 1998년에는 12위, 1999년에는 14위, 2000년에는 16위로 계속 하락하였고, 동부건설이 2000회계연도의 사업보고서에서 2001년의 공사수주 계약실적을 1조 1,900억 원, 점유율을 1.96%로 계획하였었는데, 2001년에 동부건설의 시공능력평가액의 순위는 9위로 상승하였고, 2001회계연도의 사업보고서에 의하면 2001년의 공사수주 계약실적이 1조 3,800억 원, 점유율이 2.36%이 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을 종합하면, 동부건설은 2000. 2.경 동부고속과 합병하면서 당시의 주가 사정으로 자본의 차감항목으로 계상되어 부채비율을 크게 증가시키는 자사주가 대량으로 발생하게 되었고, ◎◎은행과의 재무구조개선약정의 이행, 퇴출위험의 회피, 적격심사제도 시행하에서의 공공부문 공사 수주, 회사채 등을 통한 자금조달의 용이성을 위해 부채비율을 낮출 필요가 있었으나 2000년 말경 주가가 오르리라는 전망 때문에 주가가 저평가되어 있던 위 자사주의 처분을 미루고 있는 사이 주가가 계속 떨어졌고, 2000년 11.경 퇴출기업의 발표 후에는 자금시장 경색이 심화되고 향후 2001년 주가의 전망도 어둡자, 동부건설의 대표이사인 피고인 김준기, 백호익과 동부건설의 기획실장인 피고인 안상기는 위 자사주를 연내에 매각하여 동부건설의 부채비율을 낮추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들이 동부건설의 이 사건 자사주를 피고인 김준기에게 매각함에 있어, 가사, 대량의 상장 주식을 연불조건(이자를 가산하여 외상으로 거래하는 매매조건을 뜻한다.)으로 장외에서 거래하는 경우이므로 이를 법인세법 제52조 제1항 , 제2항 , 같은 법시행령 제89조 제2항 제2호 가 정한 시가가 불분명한 경우로 보아서, 상증법 제63조 제1항 제1호의 가목 에 의해서 거래일 이전 2월간의 한국증권거래소에서의 최종시세가액 평균액을 근거로 거래가격을 산정하는 것이 더욱 바람직했다고 가정한다고 하더라도,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자사주 거래 당시에는 동부건설의 주가가 2,000원 대에서 횡보하고 있었고, 2000. 10. 31.에는 주가가 2,160원으로 이 사건 주당 거래가격인 2,270원보다 주가가 낮은 적도 있어 2월간의 평균액을 근거로 주당 가격을 결정했다 하더라도 위 주당 가격인 2,270원과 별로 차이가 나지 않았던 점(위 2월간의 동부건설의 주가 평균액은 2,462원으로 위 자사주 거래가격인 주당 2,270원보다 192원이 높은데, 위 차액은 위 거래가격의 약 8.45%에 불과하다.), 동부건설이 그 부채비율을 낮추기 위해 이 사건 자사주를 2000. 12. 말 이내에 시급히 매각해야 할 필요성이 있었던 반면, 위 가.의 (6)항에서 본 바와 같이 2000. 11. 중순경 건설업종의 2001년 경기에 대한 전망이 어두웠으므로 위 자사주 매도 당시 가까운 장래에 동부건설의 주가가 오를 것으로 예측할 수 없었던 점, 국세청장 작성의 사실조회회보서에 의하면, 국세청은 상장법인이 보유하는 자사주를 장외에서 최대주주 등 특수관계인에게 양도하는 경우에도 법인세법 제52조 를 적용함에 있어 한국증권거래소에서의 거래전일 종가를 객관적인 교환가치를 적정하게 반영한 시가로 보아 과세처분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 2월간의 한국증권거래소에서의 최종시세가액 평균액이 아닌 전일 종가를 기준으로 이 사건 자사주 거래의 거래가격을 산정하였다는 점만을 들어 피고인들에게 업무상 배임의 범의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

위와 같은 사정 및 2000. 12.경 당시 주식시장의 경기가 좋지 않고 동부건설의 주가가 저평가되어 있던 상태에서 이 사건 자사주 7,633,825주를 장내에서 매각할 경우 동부건설의 주가가 폭락할 것임은 경험칙상 명백한 점, 위 자사주를 매입할 다른 매수자를 2000. 12. 말 이내에 찾기는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이는 점, 동부건설이 2001년 시공능력 순위와 공사수주 계약실적이 크게 상승하는 등으로 영업실적이 개선된 데에는 이 사건 자사주 거래로 인한 부채비율 감축도 상당한 기여를 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자사주 거래가 비록 주가가 낮은 상태에서 장외에서 대량의 주식을 전일 종가로 할증 없이 매매대금을 정하고, 피고인 김준기에게 계약금 10%만을 받고 담보의 제공 없이 명의개서가 이루어졌다고 하더라도, 피고인 김준기에게 매매대금을 지급할 재력이 있었고, 당시 법인세법상 법인이 특수관계자에게 금전을 대여하는 경우 적용되는 당좌대출 이자율인 연 11%의 이자를 가산하기로 한 이상 그와 같은 계약조건으로 말미암아 동부건설에게 재산상 실해의 위험이 발생할 정도로 그 거래가격이 부적당하다고 볼 수 없고, 달리 이 사건 자사주 거래로 인하여 피고인 김준기가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고 동부건설이 동액 상당의 재산상 손해를 입었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5.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들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주위적 공소사실인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배임)위반의 점과 예비적 공소사실인 2000. 12. 5.자 업무상배임의 점은 모두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피고인들에게 각 무죄를 선고한다.

양형이유

증권거래소 등에 상장된 주식에 대해서는 불특정 다수의 시장 참여자들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거래를 하고, 기업 정보에 대한 접근이 비교적 용이하여 그들이 수집한 기업의 정보를 반영하여 가격을 설정하게 됨으로써 일응 효율적인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고 할 것인 반면, 비상장주식의 경우에는 활발한 주식거래가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가격 결정에 필요한 기업 정보에 대한 접근이 상대적으로 쉽지 않으며 가격 결정의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적정한 거래가격 결정에 어려움이 크고, 이 점이 다시 활발하고 효율적인 시장 형성에 장애 요인이 된다고 볼 수 있다. 사회적, 경제적 필요성으로 인하여 동일 그룹 내부에 있어서의 비상장주식 거래가 상당수 이루어지고 있는바, 그 거래에 있어 기업의 대표자나 거래를 담당하는 임직원은 비상장주식 소유자인 기업의 이익을 위해서 적정한 가격 산정을 위한 최선의 노력을 다할 업무상 임무가 있다 할 것이다. 기업 집단의 사회, 경제적 영향력이 상당한 데 비례하여 이와 같은 임무는 소수 주주의 이익보호, 나아가 건전한 주식시장 육성과 주식시장의 투명성·신뢰성 제고를 위하여 강조되지 않을 수 없다. 기업의 대표자나 임원이 위와 같은 임무를 다할 때 동일 그룹 내부에 있어서의 비상장주식 거래가 그 소유자인 기업의 이익을 해치면서 대주주의 변칙적인 재산증식이나 부의 세습을 위한 도구로 사용된다는 의혹이 불식될 수 있을 것이다.

피고인들은, 동부건설이 주식 매수 및 유상증자에 도합 102억 원을 투입하고, 금융기관에 458억 5,000만 원의 보증채무를 부담하고 있던 동부월드 주식 전체 101만 주에 대하여, 이를 제3자에게는 결코 주당 1원에 매도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매수 계열사들과 피고인 김준기에게 불과 주당 1원에 매도하고도, 이로써 동부건설의 골프장 건설공사 시공권 유지, 동부월드의 유상증자에 참여하여야 하는 부담 해소, 법인세 절감, 향후 발생할 지분법 손실 회피 등의 목적을 달성하였으므로 동부건설에게 손해를 입힌 바가 없다는 궁색한 변명을 하고 있다. 위 주식 거래는 계약자유의 원칙, 비상장주식의 특성 등에 비추어도 통상적인 사인간의 거래에서 용인될 수 있는 범위를 초과하여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수준의 낮은 가격으로 이루어졌는바, 매수 계열사들과 피고인 김준기는 정당한 가격과의 차액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고, 동부건설은 동액 상당의 손해를 입었다. 피고인들은 위 범행을 범하는 과정에서 동부건설의 이익을 위하여 당연히 거쳤어야 할 정당한 가격산출을 위한 노력은 등한시한 채 동부건설 소유의 동부월드 주식을 피고인 김준기와 동부그룹 계열사들에게 어떻게 매도할 것인가만을 궁리하여 이를 주당 1원에 매도하고 난 후, 이사회 의사록과 감정평가서는 사후에 작성하여 구색을 맞추기만 하였다.

피고인 김준기는 동부건설 및 동부그룹의 창설자로서 마땅히 그룹의 모태였던 동부건설의 이익을 추구하여야 할 위치에 있음에도 자신의 이익을 위해 동부건설에 손해를 입힌 채 동부월드 주식을 주당 1원에 매수하여 동부월드의 최대주주가 됨으로써 판시 업무상배임의 범행으로 인한 직접적인 이익을 얻었고, 피고인 백호익은 동부건설 및 동부월드의 대표이사로서 동부건설 및 동부월드의 경영전반을 총괄하여 이 사건 동부월드 주식거래에 있어 누구보다도 동부건설의 이익을 대변해야 할 입장에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매수 계열사들, 특히 피고인 김준기의 이익을 위해 동부월드 주식을 헐값에 매도하는 결정을 하였으며, 피고인 안상기는 동부건설의 부사장으로서 실무자들을 통하여 실질적인 범행진행 과정을 담당하였을 뿐만 아니라 동부월드 주식가격 및 매수자 결정에도 깊숙이 관여하였다.

위와 같은 범행의 동기, 과정, 내용 및 그로 인한 피해 등에 비추어 보면, 판시 피고인들의 업무상배임의 범행은 그 죄질이 결코 가볍다고 할 수 없다.

또한 피고인 백호익, 안상기는 동부건설이 동부월드의 금융기관대출채무에 대하여 458억 5,000만 원이라는 거액의 보증채무를 부담하고 있었음에도 이를 재무제표의 주석사항에 반영하지 않은 허위의 재무제표를 작성·공시하고, 위 허위재무제표를 포함한 사업보고서를 작성하였으며, 피고인 안상기는 473억 원의 가공매출거래를 발생시켜 매출 및 매입액을 부풀리고, 1,001억 원의 자산과 부채를 임의로 상계한 동부건설에 관한 허위의 재무제표를 작성·공시하고, 위 허위 재무제표를 포함한 사업보고서를 작성함으로써, 기업회계의 투명성 및 기업가치를 제대로 반영한 정보 공유를 통한 주식시장의 공정한 경쟁을 방해하고, 투자자의 보호 및 건실한 기업의 보호 육성을 저해하였다.

위와 같은 점들을 고려하면, 피고인들은 마땅히 그 행위에 상응하는 엄한 형으로 처벌받아야 할 것이다.

다만, 피고인 김준기가 2004. 2. 17. 판시 업무상배임의 범행으로 취득한 동부월드의 주식 255,000주를 동부건설에 무상양도하여 피해 중 일부가 회복된 점, 피고인 김준기는 1969. 1.경 동부건설을 설립하여 경영하여 오면서 현재의 동부그룹을 일구었고, 피고인 백호익은 1975. 4.경 동부건설에 입사하여 1997. 3.경부터 동부건설의 대표이사를 역임하고 있고, 피고인 안상기는 1982. 5.경 동부건설에 입사하여 2003. 3.경부터 부사장으로 근무하였는바, 피고인들이 그 동안 동부건설의 이익을 위해 상당한 기여를 해왔을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 백호익, 안상기는 판시 업무상배임 범행으로 인해 직접적인 이익을 취득하지는 않았고 각 벌금형을 1회 선고받은 외에는 형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을 피고인들에게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하고, 그 밖에 피고인들의 성행, 환경, 이 사건 범행의 동기, 수단, 결과 및 범행 후의 정황 등 공판에 나타난 형법 제51조 소정의 제반 양형의 요소를 참작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판사 이대경(재판장) 임은하 장성훈

arr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