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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등법원 2005. 7. 22. 선고 2005나17336 판결
[물품대금등][미간행]
원고, 피항소인

주식회사 타임마케팅(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세명 담당변호사 김응문)

피고, 항소인

옥두리

변론종결

2005.6.24.

주문

1.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3. 제1심 판결 주문 제2의 가.항은 당심에서 원고의 청구 감축에 의하여 다음과 같이 변경되었다.

제1심 공동피고 이병섭과 피고 사이에 별지 목록 기재 부동산에 관하여 2003. 7. 5. 체결된 매매계약은 금 30,004,560원의 한도 내에서 이를 취소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1. 청구취지

제1심 공동피고 이병섭과 피고 사이에 별지 목록 기재 부동산에 관하여 2003. 7. 5. 체결된 매매계약은 금 30,004,560원의 한도 내에서 이를 취소하고, 피고는 원고에게 금 30,004,56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판결 확정일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원고는 당심에서 청구취지를 감축하였다).

2. 항소취지

제1심 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는 판결

이유

1. 기초사실

아래의 각 사실은 갑1호증의 1, 갑2호증, 갑3호증의 1 내지 3, 갑4, 5, 7호증, 을나9호증의 1, 2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고 반증이 없다.

가. 원고는 손목시계 제조 및 판매업을 영위하는 회사로서 2001. 6. 22. 제1심 공동피고 이병섭(이하 ‘이병섭’이라고 한다)이 대표이사로 있는 소외 주식회사 한얼시계(이하 ‘한얼시계’라고 한다)와 사이에 거래기간을 1년으로 하되 계약 만료일 1개월 전까지 별도의 해지 통보가 없으면 동일한 조건으로 거래기간이 연장되는 것으로 정하여 손목시계 등을 공급하는 대리점계약을 체결하였다.

나. 그 후 원고는 한얼시계와 2001. 11.경 대리점계약서를 새로 작성하였는데, 당시 이병섭과 제1심 공동피고 이인순(이하 ‘이인순’이라고 한다)은 한얼시계의 원고에 대한 위 대리점 계약에 기한 물품대금채무를 연대보증하고, 원고에게 액면 5,000만 원 권 약속어음 1장을 공증하여 발행·교부하였다.

다. 한얼시계는 위 대리점계약에 따라 원고로부터 손목시계 등을 공급받아 오던 중, 자금사정의 악화로 2003. 8. 8. 당좌거래가 정지되었는데, 2003. 9. 현재 외상물품대금이 합계 금 30,004,560원에 이르게 되었다.

라. 한편, 이병섭은 한얼시계가 당좌거래정지처분을 받기 약 10여 일 전인 2003. 7. 26. 자신의 유일한 재산인 별지 목록 기재 아파트(이하 ‘이 사건 아파트’라고 한다)에 관하여 사돈관계에 있는 피고(이병섭은 피고의 딸인 소외 김은정의 시누이인 김순용의 남편이다) 앞으로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광주등기소 접수 제43281호로 2003. 7. 5.자 매매계약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였는데, 당시 위 아파트에는 채무자를 이병섭으로 하여 채권최고액이 1억 1,480만 원인 소외 국민은행 명의의 근저당권이 설정되어 있었다.

마. 또한, 이병섭은 원고에 대한 연대보증채무를 부담하는 것과는 별도로 한얼시계의 소외 신용보증기금에 대한 구상금채무를 연대보증한 관계로 위 아파트를 처분할 무렵 신용보증기금에 대하여도 금 256,110,040원 상당의 구상금채무를 부담하는 상황에 놓여 있었다.

2. 채권자취소권에 기한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채권자취소권의 발생 여부

(1) 살피건대, 채권자취소권의 주관적 요건인 채무자가 채권자를 해함을 안다는 사해의사는 채무자의 재산처분 행위에 의하여 그 재산이 감소되어 채권의 공동담보에 부족이 생기거나 이미 부족상태에 있는 공동담보가 한층 더 부족하게 됨으로써 채권자의 채권을 완전하게 만족시킬 수 없게 된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을 의미하고, 만약 주채무의 연대보증인이 자신의 자산상태가 채권자에 대한 연대보증채무를 담보하는데 부족이 생기게 되리라는 것을 인식하면서도 자신의 유일한 재산인 부동산을 타인에게 처분하였다면 그러한 행위는 채권자에 대한 사해행위가 된다고 할 것이며, 나아가 그 사해행위 당시에 이미 채권 성립의 기초가 되는 법률관계가 형성되어 있고 가까운 장래에 그 법률관계에 기하여 채권이 성립될 고도의 개연성이 있으며 실제로 가까운 장래에 그 개연성이 현실화되어 채권이 성립된 경우에는 그 채권도 예외적으로 채권자취소권의 피보전채권이 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2) 그런데 앞서 본 바와 같이 이병섭이 피고와 이 사건 아파트 매매계약을 체결할 당시 이미 원고에게는 이병섭에 대한 물품대금채권이 발생할 대리점계약이 체결되어 있었고, 또한 한얼시계의 자금사정이 매우 악화되어 조만간 추가 물품대금채권이 발생할 고도의 개연성도 있었으며, 실제로 얼마 후 그 대금채권이 현실적으로 발생한 점, 이병섭이 한얼시계의 거래정지처분 약 10여 일 전에 위 아파트를 긴급하게 처분함으로써 무자력 상태에 놓이게 된 점, 이병섭이 신용보증기금에 금 256,110,040원 상당의 구상금채무를 부담하고 있었던 점, 이병섭과 피고와의 인적 관계 등을 종합하면, 이병섭이 위 아파트를 사돈관계에 있는 피고에게 매도한 것은 원고를 해하는 사해행위가 된다고 봄이 상당하고, 따라서 원고로서는 물품대금채무의 연대보증인인 이병섭에 대한 채권의 보전을 위하여 이병섭 및 피고에게 위 매매계약에 관하여 채권자취소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나. 피고의 주장 및 그에 대한 판단

(1) 이에 대하여 피고는, 이병섭에게 월 2%의 이자를 지급받기로 하고 2001. 3. 29.부터 2002. 10. 30.까지 합계 9,000만 원을 대여하였으나 이자를 전혀 지급받지 못하여 2003. 7.경 채무변제를 독촉하였는데, 이병섭이 추가로 금원을 더 대여해주면 이 사건 아파트를 대물로 넘겨주겠다고 제의하였고, 피고로서는 이병섭의 원고에 대한 채무관계 등을 알지 못한 채 그 제의에 응하여 2003. 7. 14. 640만 원을 추가 대여하면서 그때까지의 대여금 합계액 9,640만 원을 매매대금에 충당하고 나머지 매매대금은 이병섭의 국민은행에 대한 채무를 피고가 인수하는 조건으로 위 아파트를 대물변제받았으며, 이후 피고는 위 아파트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받은 후 2003. 9. 23. 피고 명의로 농업협동조합중앙회(이하 ‘농협’이라고 한다)로부터 8,830만 원을 대출받아 위 근저당권 채무를 변제하였으므로 위 대물변제행위는 사해행위가 아니거나 사해행위에 대하여 선의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2) 살피건대, 을나1호증의 1 내지 3, 을나2, 3, 5, 6호증의 각 1 내지 5, 을나7호증의 1 내지 4, 을나8호증의 1 내지 3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 명의의 농협 계좌에서 2001. 3. 29. 5,870만 원, 2002. 2. 15. 200만 원, 2002. 10. 30. 2,000만 원, 2003. 7. 14. 640만 원이 각 인출되었고, 640만 원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금원에 대하여는 각 그 대여일자에 이병섭 명의의 영수증이 작성되었으며, 그 주장의 대여금 합계는 이 사건 아파트의 당시 시가인 1억 8,000만 원에서 이병섭의 국민은행에 대한 채무원금 8,830만 원 등을 공제한 액수에 상당한 사실, 피고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된 후 국민은행 명의의 근저당권 채무자가 피고로 변경되었고(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광주등기소 2003. 8. 6. 접수 제45409호), 그 후 피고는 농협에서 대출받은 금원으로 금 89,104,326원의 근저당권 피담보채무(쌍방 간에 다툼이 없다)를 변제하여 2003. 9. 23. 국민은행의 근저당권을 말소시키고, 당일 피고를 채무자로 한 농협 명의의 근저당권설정등기를 새로 경료한 사실(같은 등기소 2003. 9. 23. 접수 제54240호)을 인정할 수 있고 반증이 없다.

그러나 이미 채무초과의 상태에 빠져 있는 채무자가 그의 유일한 재산인 부동산을 채권자들 가운데 어느 한 사람에게 대물변제로 제공하는 행위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다른 채권자들에 대한 관계에서 사해행위가 된다고 할 것이므로( 대법원 1996. 10. 29. 선고 96다23207 판결 참조) 피고가 이병섭에게 실제로 그 주장 일시에 돈을 각대여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병섭의 그와 같은 대물변제행위가 사해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할 수는 없고, 한편 피고 명의의 계좌에서 그 주장 일시에 돈이 인출되었다는 사실만으로는 피고가 이병섭에게 실제로 돈을 대여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이병섭 명의의 각 영수증은 이 사건 소송이 제기되자 한꺼번에 작성된 것이다(을10호증)}, 딸의 시누이 남편에게 5,000만 원의 돈을 대여하고서 그 대여금에 대한 약정이자를 전혀 지급받지도 못한 상태에서 또 다시 3회에 걸쳐 추가 금원을 더 대여하였다는 것은 선뜻 납득하기 어려운 점, 이병섭이 대물변제를 제안하면서 추가 금원의 대여를 요청하였다는 피고의 주장에 비추어 볼 때 당시 피고로서도 이병섭이나 한얼시계의 자금사정이 좋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한얼시계에 대한 거래정지 처분일로부터 불과 10여 일 전에 피고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된 점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위 인정사실만으로는 피고가 위 사해행위에 대하여 선의이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병섭과 피고 사이의 대물변제 약정이 사해행위가 아니라거나 피고가 사해행위에 대하여 선의이었다는 주장은 모두 받아들일 수 없다.

다. 사해행위 취소 및 원상회복의 방법

저당권이 설정되어 있는 부동산에 관하여 사해행위가 이루어진 경우에 그 사해행위는 부동산의 가액에서 저당권의 피담보채무액을 공제한 잔액의 범위 내에서만 성립한다고 보아야 하고, 사해행위 후 변제 등에 의하여 저당권설정등기가 말소된 경우 그 부동산의 가액에서 저당권의 피담보채무액을 공제한 잔액의 한도에서 사해행위를 취소하고 그 가액의 배상을 구할 수 있을 뿐이고, 그와 같은 가액의 산정은 사실심 변론종결시를 기준으로 하여야 할 것인바( 대법원 2001. 12. 27. 선고 2001다33734 판결 참조), 앞서 본 바와 같이 이병섭과 피고 사이의 이 사건 아파트 매매계약이 체결된 후 위 아파트에 설정되어 있던 국민은행 명의의 근저당권이 말소된 이 사건에 있어서도 원고는 이 사건 아파트의 당심 변론종결시에 가까운 시점의 시가인 1억 7,500만 원(제1심 감정인 박용수의 시가감정 결과)에서 말소된 국민은행 명의의 근저당권 피담보채무액인 89,104,326원을 공제한 잔액인 금 85,895,674원(175,000,000원 - 89,104,326원) 중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원고의 이병섭에 대한 물품대금채권(30,004,560원)의 한도 내에서 사해행위를 취소하고, 그 가액의 배상을 구할 수 있다고 할 것이며, 또한 채권자가 채무자를 상대로 그 채무의 이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여 승소판결이 확정되면 채권자취소소송의 상대방인 수익자나 전득자는 그와 같이 확정된 채권자의 채권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다툴 수 없으므로( 대법원 2003.7.11. 선고 2003다19572 판결 참조), 피고는 원상회복의 방법으로 원고에게 위 금 30,004,56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결론

그렇다면 이병섭과 피고 사이에 이 사건 아파트에 관하여 2003. 7. 5. 체결된 매매계약은 금 30,004,560원의 한도 내에서 이를 취소하고, 원상회복의 방법으로 피고는 원고에게 금 30,004,56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판결 확정일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민법에서 정한 연 5%의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기각하기로 하여(다만, 제1심 판결 주문 제2의 가.항은 당심에서 원고의 청구 감축에 의하여 주문 제3항과 같이 변경되었다.)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노영보(재판장) 유상재 김명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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