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1] 임차인이 임대인과의 약정에 따라 임대목적물의 용도 변경을 위한 공사를 시행할 의무를 부담하는 경우, 임차인이 임차목적물의 수선 및 유지의무를 부담하는지 여부(원칙적 적극)
[2] 임차인이 임차건물에 대하여 대대적인 인테리어 공사를 한 뒤 가구점으로 사용하던 중 건물 내 심각한 결로현상이 발생하여 가구 등이 손상되었음을 이유로 임대인을 상대로 건물의 하자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안에서, 임대차계약 당시 건물의 수선 및 유지의무는 임차인이 부담하는 것으로 약정하였고 위 결로현상은 임차인이 건물을 가구점으로 사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이고 달리 건물의 하자로 인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임차인의 청구를 기각한 사례
판결요지
[1] 임대인이 임대목적물의 용도를 변경하여 임차인에게 인도하고 임차인은 임대인과의 약정에 따라 전기·전등공사와 방수시설보완공사를 완료한 경우에는 그 후 임차인이 공사한 부분에 관련하여 다소의 누수 등의 장해가 발생하였다 하더라도 이로 인하여 임대인에게 임대차 목적물의 사용·수익할 상태를 유지할 의무 위반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이와 달리 임차인이 임대인과의 약정에 따라 임대목적물의 용도 변경을 위한 공사를 시행할 의무도 부담하는 경우에는 임대인이 사용용도에 맞게 임차목적물을 수선해 줄 의무를 부담하는 경우에 비해 임차인의 유지관리의무가 가중되어, 임대목적물에 건물의 주요 구성부분 또는 기본적 설비부분에 구조적 하자가 있다거나 임대차계약 당시 일반적 용도로 사용함에도 지장이 있을 정도의 하자가 있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임차인이 임차목적물의 수선 및 유지의무를 부담한다. 또한 임대목적물에 발생한 사용상 장애가 임차인의 임대인과의 약정에 따라 임차목적에 맞도록 용도 변경을 하는 과정에 발생하였다면, 그와 같은 장애를 제거하여 임대목적물을 정상적으로 사용·수익할 수 있는 상태를 회복할 의무는 임차인에게 있다.
[2] 임차인이 임차건물에 대하여 대대적인 인테리어 공사를 한 뒤 가구점으로 사용하던 중 건물 내 심각한 결로현상이 발생하여 가구 등이 손상되었음을 이유로 임대인을 상대로 건물의 하자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안에서, 위 건물은 일반적 용도로 사용함에는 하자가 없는 상태로 임대되었고, 임대차계약 당시 향후 임대목적물에 관한 모든 책임은 임차인이 부담하기로 약정함으로써 위 건물의 수선 및 유지의무는 임차인이 부담하게 되었는데, 임차인이 대대적인 인테리어 공사를 하면서도 별다른 공조설비 및 환기시설을 설치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그 건물을 실내외 공기의 순환에 심각한 장애를 초래하는 가구점으로 사용하면서도 환기 및 제습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아 결로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보이고 달리 건물의 하자로 인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임차인의 청구를 기각한 사례.
참조판례
[1] 대법원 1987. 11. 24. 선고 87다카1575 판결 (공1988, 163) 대법원 1989. 6. 13. 선고 88다카13332, 13349 판결 (공1989, 1061) 대법원 2006. 1. 13. 선고 2005다51013, 51020 판결 (공2006상, 235)
원고(반소피고), 항소인 겸 피항소인
원고(반소피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세종 담당변호사 이영구외 1인)
피고(반소원고), 피항소인 겸 항소인
피고(반소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모란외 1인)
변론종결
2010. 8. 20.
주문
1. 제1심판결 중 본소에 관하여 피고(반소원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반소피고)의 본소청구를 기각한다.
2. 제1심판결 중 반소에 관하여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금원에 해당하는 피고(반소원고) 패소 부분을 취소한다.
원고(반소피고)는 피고(반소원고)에게 16,587,630원 및 이에 대하여 2009. 4. 21.부터 2010. 9. 17.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3. 원고(반소피고)의 항소 및 피고(반소원고)의 나머지 항소를 각 기각한다.
4. 소송총비용의 6/7은 원고(반소피고)가, 나머지는 피고(반소원고)가 각 부담한다.
5. 제2항 중 금원 지급 부분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본소: 피고(반소원고, 이하 ‘피고’라 한다)는 원고(반소피고, 이하 ‘원고’라 한다)에게 금 180,304,731원 및 이에 대한 이 사건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변경 신청서 송달일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반소: 원고는 피고에게 금 35,132,390원 및 이에 대한 이 사건 반소청구취지변경 신청서 송달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항소취지
원고: 제1심판결 중 원고 패소 부분을 취소한다. 피고는 원고에게 141,431,118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변경신청서 부본 송달일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피고의 반소청구를 기각한다.
피고: 제1심판결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한다. 원고의 본소청구를 기각한다. 원고는 피고에게 20,547,63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이유
1. 기초 사실
본소와 반소를 함께 본다.
다음과 같은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2호증, 갑 제3호증의 1, 2, 갑 제4호증의 1 내지 8, 갑 제5호증의 1 내지 95, 갑 제6호증, 갑 제12호증의 1 내지 4, 을 제1호증의 1, 2, 을 제2호증의 1 내지 5, 을 제3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 원심증인 소외 2의 증언, 제1심법원의 각 현장검증 결과, 감정인 소외 1(대법원 판결의 소외인), 소외 3의 각 감정 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다.
가. 가구 도·소매업자인 원고는 2007. 7. 26. 피고와 사이에, 피고 소유의 용인시 처인구 모현면 오산리 (지번 생략) 지상 2층 건물(이하 ‘이 사건 건물’이라 한다)을 가구매장으로 이용하기 위하여 이 사건 건물에 관하여 임차보증금은 30,000,000원, 차임은 월 3,000,000원, 임대차기간은 2007. 8. 15.부터 2년으로 정한 임대차계약(이하 ‘이 사건 임대차계약’라 한다)을 체결한 후, 2007. 8. 15.경 위 임대차보증금을 피고에게 지급하고 이 사건 건물을 인도받았다.
나. 원고는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이 사건 건물을 확인한 결과 바닥에 물이 고여 있는 것을 보았으나, 이것이 누수가 아닌 장마철에 흔히 일어날 수 있는 결로현상임을 확인하고 계약서에 ‘현 상태의 임대이며 임차인은 모든 사항을 인지한 후의 계약이다’라고 명시하였다.
다. 원고는 이 사건 건물을 인도받은 후 이를 가구점으로 사용하기 위하여 매장으로 사용할 1층의 바닥에는 기존에 설치되어 있던 에폭시 위에 데코타일을 깔고 창문의 일부를 합판으로 가렸으며, 벽면에 합판을 대고 파벽돌을 붙이는 한편 중간에 몇 개의 가벽을 설치하는 등의 대대적인 인테리어 공사를 한 뒤 ‘ ○○○○’이라는 상호로 가구매장을 열어 위 건물 1층은 가구 전시장으로, 2층은 사무실로 사용하였다.
라. 그런데 2008. 6. 말경부터 이 사건 건물 바닥에 물이 고이기 시작하였고, 이로 인하여 이 사건 건물 1층에 전시되어 있던 가구들과 벽지 등이 곰팡이로 손상되어, 원고는 이러한 하자로 인하여 더 이상 이 사건 건물을 가구매장으로 사용할 수 없다는 이유로 2008. 8. 26. 피고에게 이 사건 임대차계약을 해지한다고 통보하였다.
마. 이에 피고도 이 사건 임대차계약의 종료에 동의하여 2008. 9. 3. 이 사건 임대차계약상의 보증금에서 그 전날까지 발생한 차임과 2008. 8. 17.까지의 미납 전기요금 등을 공제한 나머지 금 22,719,475원을 원고 앞으로 변제공탁하는 한편, 2008. 9. 5. 이 사건 임대차계약의 종료에 동의한다는 취지의 통지를 하였다.
2. 원고의 본소청구에 관한 판단
가. 당사자들의 주장
(1) 원고는, 피고가 임대인으로서 이 사건 건물을 가구매장 용도로 사용·수익함에 지장이 없는 상태로 유지하여 줄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건물에는 위와 같이 여름철이면 심각한 결로현상(결로현상)이 발생하는 구조적 하자가 있어 이로 인하여 전시 가구 등이 손상되고 원고가 더 이상 가구 전시장으로 이용하지 못하게 되는 손해가 발생하였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손상된 가구의 교환가치 55,533,734원, 원고가 투자한 가구매장 인테리어 공사비 44,069,467원, 광고물 제작 및 발송비 73,571,530원, 이사비용 6,900,000원, 폐가구 처리비용 230,000원 합계 180,304,731원을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원고는 당초 건물의 누수로 인한 손해라고 주장하다가, 원심법원의 감정 결과 위 물기의 원인이 결로현상으로 인한 것으로 밝혀지자 누수에 관한 손해 주장을 철회하였다).
(2)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가 가구 도·소매업자로서 이 사건 건물을 이용함에 있어 실내 온·습도가 일정하게 유지되도록 설비, 관리를 하고, 결로현상이 발생할 수 있는 여름철에는 적극적으로 환기를 시키고 제습하는 등의 주의를 다하여야 함에도 오히려 인테리어 공사를 하면서 창문을 통유리와 합판으로 막는 등으로 환기에 장애를 초래하도록 수선하고 환기를 위한 기구 사용 등의 노력도 게을리 하여 위와 같은 결로현상이 발생한 것이므로, 이는 원고의 과실에 기한 것이어서 피고에게는 손해배상책임이 없다는 취지로 다툰다.
나.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여부
(1) 임대차계약관계에서의 당사자의 의무
임대차계약에 있어서 임대인은 목적물을 계약 존속 중 그 사용·수익에 필요한 상태를 유지하게 할 의무를 부담하는 것이므로, 목적물에 파손 또는 장해가 생긴 경우 그것이 임차인이 별 비용을 들이지 아니하고도 손쉽게 고칠 수 있을 정도의 사소한 것이어서 임차인의 사용·수익을 방해할 정도의 것이 아니라면 임대인은 수선의무를 부담하지 않지만, 그것을 수선하지 아니하면 임차인이 계약에 의하여 소외 2 목적에 따라 사용·수익할 수 없는 상태로 될 정도의 것이라면 임대인은 그 수선의무를 부담하며, 이와 같은 임대인의 수선의무는 특약에 의하여 이를 면제하거나 임차인의 부담으로 돌릴 수 있다( 대법원 2004. 6. 10. 선고 2004다2151, 2168 판결 참조).
그리고 임대인이 임대목적물의 용도를 변경하여 임차인에게 인도하고 임차인은 임대인과의 약정에 따라 전기·전등공사와 방수시설보완공사를 완료한 경우에는 그 후 임차인이 공사한 부분에 관련하여 다소의 누수 등의 장해가 발생하였다 하더라도 이로 인하여 임대인에게 임대차 목적물의 사용·수익할 상태를 유지할 의무 위반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대법원 1989. 6. 13. 선고 88다카13332, 13349 판결 참조). 이와 달리 임차인이 임대인과의 약정에 따라 임대목적물의 용도 변경을 위한 공사를 시행할 의무도 부담하는 경우에는 앞서 본 임대인이 사용용도에 맞게 임차목적물을 수선해 줄 의무를 부담하는 경우에 비해 임차인의 유지관리의무가 가중되어, 임대목적물에 건물의 주요 구성부분 또는 기본적 설비부분에 구조적 하자가 있다거나 임대차계약 당시 일반적 용도로 사용함에도 지장이 있을 정도의 하자가 있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임차인이 임차목적물의 수선 및 유지의무를 부담한다( 대법원 1987. 11. 24. 선고 87다카1575 판결 참조). 또한 임대목적물에 발생한 사용상 장애가 임차인의 임대인과의 약정에 따라 임차목적에 맞도록 용도 변경을 하는 과정에 발생하였다면, 그와 같은 장애를 제거하여 임대목적물을 정상적으로 사용·수익할 수 있는 상태를 회복할 의무는 임차인에게 있다( 대법원 2006. 1. 13. 선고 2005다51013, 51020 판결 참조).
(2) 이 사건의 경우
이 사건 건물에 물이 고인 것이 누수가 아닌 결로현상으로 인한 것인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고, 위 기초 사실 및 감정인 소외 1의 감정 결과, 원심법원의 현장검증 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 사건 건물은 줄기초 방식의 건물임에도 바닥 밑 환기구멍이 설치되어 있지 않았고 바닥단열과 기초단열 설비가 되어 있지 아니한 사실, 이 사건 건물에는 앞서 본 바와 같이 여름철에 이 사건 건물 1층 바닥과 일부 벽에 심각한 결로현상이 발생하였는데, 위 환기구멍이나 단열설비 미비가 위와 같은 결로현상의 발생에 다소 기여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을 제1호증의 기재, 감정인 소외 1의 감정 결과, 원심법원의 현장검증 결과, 당심법원의 감정인 소외 1에 대한 각 사실조회 결과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① 이 사건 건물의 경우 앞서 본 것처럼 바닥단열 등이 되어 있지 않지만, 그렇더라도 이 사건 건물을 일반적인 사무실로 사용할 경우에는 이와 같은 결로현상이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 원고는 이 사건 건물을 가구점으로 사용하기 위해 인테리어 공사를 하고 실내에 가구 등을 배치함으로 인해 공기정체 현상이 발생하였고, 이로 인해 이 사건 건물에 심각한 결로현상이 발생하게 된 사실, ② 건물에 결로현상이 발생하는 경우 적절한 환기를 통해 이를 상당 부분 방지할 수 있으므로 공조설비 또는 배기형 환기조치 등을 취하였더라면 결로현상을 막을 수 있었던 사실, ③ 그런데 이 사건 건물은 애초에 창호를 통한 자연환기 방법 외에 특별한 환기 설비가 되어 있지 않았는데, 이와 같은 상황에서 원고는 이 사건 건물 1층에 가벽을 세우고 창문의 일부를 합판으로 가리는 대대적인 인테리어 공사를 하면서도 환기를 위한 설비를 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기후 여건상 습기가 많아지는 6월, 7월경에도 에어컨 가동을 늘리는 등의 추가적인 제습조치를 취하지도 아니한 사실, ④ 이에 더하여 원고는 창문에 선팅을 하고 두꺼운 커튼을 설치했을 뿐 아니라, 가구를 창문에 붙여서 전시하고, 바닥면의 에폭시 위에 데코타일을 설치하여 습기의 증발 및 배출에 지장을 초래하여 이와 같은 결과에 이른 사실 등을 인정할 수 있다.
나아가 위와 같은 결로가 발생하게 된 원인에 관하여 보건대, 이 사건 건물은 일반적인 사무실 등의 용도로 사용함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는 건물이었으나(을 제13호증의 1, 2의 각 기재에 의하면 전 임차인인 소외 4도 이 사건 건물을 임차하여 이를 의류창고 등의 용도로 사용하였으나 그 임차기간 동안 결로현상이 발생하지 않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원고가 이를 임차하여 대대적인 수선을 마치고 많은 양의 가구를 전시하여 가구점으로 사용하는 과정에서 환기 등의 제습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음으로써 위와 같은 결로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보이고, 이는 당초 누수를 원인으로 지목하였던 원고의 주장과는 배치된다. 그리고 건물의 주요 구성부분 또는 기본적 설비부분 등 변경을 가져오는 대규모 수선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공조설비 또는 배기형 환기조치를 통해 결로현상을 막을 수 있었음은 앞서 본 바와 같은데, 이러한 설비 미비가 임차인이 계약에 의하여 소외 2 목적에 따라 사용·수익할 수 없는 상태로 될 정도로 파손 또는 장해가 생긴 경우라거나 기타 이 사건 건물의 구조적 하자라고는 보기 어렵다.
다음으로 이 사건 건물의 수선 및 유지의무가 누구에게 있는지에 관하여 본다. 비록 원고는 이 사건 건물을 가구점으로 사용할 목적으로 임차하였고 피고도 이러한 사정을 알고 있었기는 하나, 이 사건 건물을 임차하는 원고는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임대차계약 당시 현 상태대로의 임대차임을 명시함으로써 이 사건 건물에 관하여 가구점의 특성에 맞는 인테리어 공사 등의 수선 및 유지의무는 임차인인 원고에게 있는 것으로 약정하였다. 따라서 원고와 피고 사이에서는 이 사건 건물을 가구점으로 사용함에 필요한 환기시설 설치 등의 의무도 임차인인 원고가 부담하기로 하는 특약이 이루어졌고, 임대인인 피고로서는 일반적 용도에 사용함에 별다른 지장이 없는 이 사건 건물을 종전의 상태 그대로 원고에게 제공하면 충분하며, 그 이후의 이 사건 건물의 수선 및 유지의무는 임차인인 원고에게 있다.
이러한 점을 종합해 볼 때, 이 사건 건물은 일반적 용도로 사용함에는 하자가 없는 상태로 임대되었고, 이 사건 임대차계약 당시 향후 임대목적물에 관한 모든 책임은 임차인인 원고가 부담하기로 약정함으로써 이 사건 건물의 수선 및 유지의무는 원고가 부담하게 되었는데, 원고는 위와 같은 대대적인 인테리어 공사를 하면서도 별다른 공조설비 및 환기시설을 설치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이 사건 건물을 실내외 공기의 순환에 심각한 장애를 초래하는 가구점으로 사용하면서도 환기 및 제습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아 앞서 본 바와 같은 결로현상을 막지 못하였다. 따라서 위와 같은 결로현상이 이 사건 건물의 하자로 인한 것이라 보기 어렵다(감정인 소외 1의 감정 결과 및 각 사실조회 결과 중 각 일부 기재는 이 사건 건물에 바닥단열 시공 등이 되어 있지 않은 하자가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여지가 있으나, 같은 감정인의 2010. 5. 11.자 사실조회추가보완서의 기재에 비추어 볼 때, 그 전체적인 취지는 앞서 본 바와 같이 가구점이 아닌 일반건축물로 사용할 때에는 건물의 하자로 보기 어렵다는 취지로 이해된다. 가사 다르게 보더라도, 위 사실조회추가보완서의 ‘일반건축물 사용시 건물의 하자로 보기에는 미흡하다’는 취지의 기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의류창고 등의 용도로 사용한 전 임차인은 이 사건 건물을 아무 문제 없이 사용한 점에 비추어 위 감정 결과와 각 사실조회 결과 중 이 사건 건물에 일반 건축물로서의 하자가 있다는 취지의 기재는 믿기 어렵다). 그 밖에 위 결로현상이 이 사건 건물의 하자로 인한 것이라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다. 소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건물의 하자를 전제로 하는 원고의 위 본소청구는 모두 이유 없다.
3. 피고의 반소청구에 관한 판단
가. 주장
피고는 이 사건 반소로, 원고의 불법점유로 인한 손해배상 및 피고가 대납한 위 기간 동안의 전기요금과 이 사건 건물에 대한 원상회복 공사비의 지급을 구한다.
나. 판단
살피건대 이 사건 임대차계약이 2008. 9. 3.경 종료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피고는 이 사건 건물을 2009. 3. 4. 인도받았음을 자인하고 있으며(원고는 2008. 11. 23. 이 사건 건물을 인도하였다고 주장하나, 갑 제11호증의 1, 2, 3의 각 기재만으로 이를 인정하기 부족하고, 그 밖에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 오히려 을 제3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2009. 2. 16.경에도 원고가 피고에게 이 사건 건물의 열쇠를 반환하는 등 이 사건 건물의 인도를 하지 않은 상태에 있었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 사건 건물에 대한 보증금 없는 차임이 월 3,300,000원임은 원고가 항소심에서 명백히 다투지 않으므로, 원고는 피고에게, ① 피고의 위 임대차보증금 공탁 다음날인 2008. 9. 4.부터 원고가 이 사건 건물을 불법 점유한 2009. 3. 4.까지 원고가 위 건물을 불법 점유함으로써 피고가 입은 차임 상당 손해액인 19,800,000원(= 3,300,000원 × 위 기간 중 원고가 구하는 6개월)을 배상하고, ② 피고가 대납한 2008. 9.분부터 위 건물 인도일까지의 전기요금 금 1,252,390원(= 9월분 232,170원 + 10월분 215,580원 + 11월분 217,840원 + 12월분 182,000원 + 1월분 175,990원 + 2월분 228,81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또한 갑 제2호증, 을 제4, 5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임대차계약상 임차인은 임대차 종료시 임대차목적물을 원상회복하여 반환할 의무가 있는 사실, 피고가 원고로부터 이 사건 건물을 인도받은 후 이 사건 건물을 이 사건 임대차계약 당시의 상태로 원상회복하는 데 소요된 공사비는 10,120,000원인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원고는 피고에게 위 10,120,000원을 배상할 의무가 있다.
다. 소결론
따라서 원고는 피고에게 위 31,172,390원(=19,800,000원 + 1,252,390원 + 10,120,000원) 및 이에 대한 이자와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본소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데,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제1심판결의 본소청구 중 피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이 부분 원고의 본소청구를 기각하기로 한다. 그리고 피고의 반소청구에 관하여는, 원고는 피고에게 위 31,172,390원 및 그 중 제1심판결에서 인용한 부분인 14,584,760원에 관하여는 위 손해발생일 이후로 피고가 구하는 이 사건 반소 청구취지변경 신청서 송달 다음날임이 기록상 명백한 2009. 4. 21.부터 원고가 항쟁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제1심판결 선고일인 2009. 10. 15.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그 나머지 당심에서 추가로 지급을 명하는 부분인 16,587,630원(= 31,172,390원 - 14,584,760원)에 대하여는 위 2009. 4. 21.부터 원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10. 9. 17.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지연손해금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 따라서 피고의 이 사건 반소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할 것인바, 제1심판결의 피고 패소 부분 중 이와 결론을 달리한 부분은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이를 취소하고 원고에 대하여 당심에서 추가로 인정한 위 금원의 지급을 명한다. 그리고 제1심판결 중 나머지 부분은 정당하고 이에 대한 원고의 항소와 피고의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