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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동부지방법원 2016.10.27. 선고 2016고합226 판결
준강간미수
사건

2016고합226 준강간미수

피고인

A

검사

유현정(기소), 김기룡(공판)

변호인

법무법인 B

담당변호사 C

판결선고

2016. 10. 27.

주문

피고인을 징역 1년 6월에 처한다.

피고인에게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한다.

이유

범죄사실

피고인은 2016. 1. 23. 02:30경 서울 강남구 D에 있는 'E'에서 일행들과 술을 마시던 중 옆 테이블에서 혼자 술을 마시던 피해자 F(가명, 여, 32세)을 지켜보다가, 일행들과 헤어진 후 술에 취해 귀가하는 피해자를 뒤따라가 위 피해자에게 집에 데려다 주겠다며 피해자를 택시에 태워 서울 송파구 G에 있는 'H모텔' 206호실로 데리고 들어갔다.

피고인은 2016. 1. 23. 03:00경 위 모텔 206호실에서 술에 만취하여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피해자를 부축하여 침대에 눕힌 다음 술에 취해 항거불능 상태인 피해자의 바지와 속옷을 벗긴 후 피고인 자신도 바지와 속옷을 벗고 피해자의 몸 위에 올라탔다.

피고인은 피해자의 몸 위에 올라타 입으로 피해자의 귓불과 가슴을 빨고 손으로 피해자의 가슴, 엉덩이, 음부를 만지면서 피해자를 간음하려고 하였으나, 이에 잠시 정신이 든 피해자가 '나, 에이즈에 걸렸다. 그만 둬라. 안 그러면 신고하겠다'라고 말하며 저항하는 바람에 그 뜻을 이루지 못하고 미수에 그쳤다.

증거의 요지

1.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1. 증인 F(피해자의 가명)의 법정진술

1. I(모텔 종업원), J(남자친구)의 각 진술서

1. H모텔 CCTV 영상

1. 유전자감정서, 법화학감정서

1. 수사보고(E 주점 종업원 K 상대), 수사보고[참고인 L(택시기사) 전화통화]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1. 주장의 요지

피해자는 범행 당시 술에 만취하여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에 있지 않았고, 피해자와 합의 내지 양해 하에 스킨십을 하다가 피해자가 원하지 않아 범행을 중단하였으므로 준강간의 고의가 없었다.

2. 관련 법리

형법상 준강간죄는 사람의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의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을 함으로써 성립하는 범죄로서 정신적·신체적 사정으로 인해 성적인 자기방어를 할 수 없는 사람에 대해 성적 자기결정권을 보호해주는 것을 보호법익으로 하고 있다. 그와 같은 보호법익에 비추어 볼 때 준강간죄에서 말하는 '심신상실'이란 정신장애 또는 의식장애 때문에 성적 행위에 관하여 정상적인 판단을 할 수 없는 상태, 즉 상대방이 깊은 잠(대법원 1976. 12. 14. 선고 76도3673 판결)에 빠져 있다거나 술∙약물 등에 의해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은 상태 또는 음주 등으로 완전히 의식을 잃지는 않았더라도 주취 등의 사유로 자신의 성적 행위에 대해 정상적인 대응·조절능력과 판단능력을 제대로 행사할 수 없는 상태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리고 여기서 '항거불능의 상태'라 함은 형법 제297조, 제298조와의 균형상 심신상실 이외의 원인 때문에 심리적 또는 물리적으로 반항이 절대적으로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한 경우를 의미한다(대법원 2009. 4. 23. 선고 2009도2001 판결 참조).

3. 판단

위 법리를 토대로 위 주장에 관하여 살피건대,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 즉 ① 이 사건 직전까지 피해자는 남자친구와 함께 3차에 걸쳐 술자리를 가지면서 평소 주량 이상의 술을 마셔 범행 무렵 혈중알콜농도가 0.222%에 이를 정도로 술에 만취한 상태였고, 피해자도 남자친구와의 2차 술자리 중간 시점부터 모텔방에서 누군가 몸을 더듬는 느낌과 무게감에 의식을 회복한 시점까지 전혀 기억을 못하고 있는 점, ② 피고인은 사건 당일 주점에서 옆옆 테이블에 앉아서 혼자 술을 마시던 피해자를 처음 보았는데, 술에 만취한 피해자를 집에 데려다주겠다며 택시에 태워 피해자의 집과는 전혀 다른 방향에 있는 모텔로 데려간 후 입실한지 3분 만에 콘돔을 주문한 점, ③ 피해자는 3차 주점에서 혼자서 몸을 잘 가누지 못하여 화장실 갈 때도 종업원의 부축을 받았고, 피고인의 테이블 옆으로 지나가다가 피고인 쪽으로 넘어지기도 하였으며, 택시에 탄 후 곧 잠이 들어 피고인이 흔들어 깨워도 일어나지 않을 정도로 의식이 현저히 저하되어 있었고, 택시에서 내려 모텔방에 이르기까지 혼잣말을 중얼거리고, 비틀거렸으며, 피고인에게 완전히 의지하여 부축을 받은 점(피고인, 주점 종업원, 택시 기사 및 모텔 종업원의 각 진술, 모텔 CCTV 영상), ④ 피고인의 주장에 의하면 모텔방에 들어가자마자 피해자가 스스로 옷을 벗고, 피고인에게 "콘돔은?"이라고 말하며 성관계를 원하는 취지의 언행을 하였다는 것인데, 그러한 언행을 한 피해자가 갑자기 '나 에이즈에 걸렸다'는 말로 피고인의 범행을 중단시켰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주장인 점, ⑤ 피해자는 자신이 의식을 회복한 시점에 옷이 모두 벗겨져 있었고, 피고인이 몸 위에 겹쳐 누워 자신의 팔을 잡고 삽입을 하려고 하여 몸을 비틀어 피하면서 성병에 걸렸다고 말하는 등 저항하였지만 피고인이 계속 간음을 시도하여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거듭 말하자 피고인이 범행을 포기하였고 진술하고 있는바, 그 진술내용이 구체적이고 일관성이 있으며, 신빙성을 의심할만한 사정을 찾아볼 수 없는 점 등을 고려할 때, 피해자는 범행 당시 술에 만취하여 자신의 성적 행위에 대해 정상적인 대응과 판단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심신상실 또는 항거불능 상태에 있었고, 피고인도 피해자의 이러한 상태를 충분히 인식하고 범행하였다고 보이므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1. 미수감경

1. 이수명령

1. 공개명령 및 고지명령의 면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7조 제1항, 제49조 제1항,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49조 제1항 단서, 제50조 제1항 단서(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 이전에 성폭력범죄로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고, 직업, 주거 및 가족관계를 고려할 때 사회적 유대관계가 분명하며, 징역형의 집행, 신상정보 등록,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만으로도 피고인의 재범위험성이 상당 부분 저감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피고인에 대한 공개명령 또는 고지명령으로 인하여 기대되는 예방효과와 부작용을 비교형량 할 때 피고인의 신상정보를 공개하거나 고지하여서는 아니 될 특별한 사정이 인정된다.)

신상정보 등록 및 제출의무

판시 범죄사실에 대하여 유죄판결이 확정되는 경우 피고인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42조 제1항에 의한 신상정보 등록대상자가 되므로, 같은 법 제43조에 따라 관할기관에 신상정보를 제출할 의무가 있다.

양형의 이유

1.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징역 1년 6월 ~ 15년

2. 미수범이므로 양형기준이 적용되지 아니함

3. 선고형의 결정: 징역 1년 6월

피고인은 술에 만취한 처음 보는 여성을 모텔로 데려가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하여 강간하려 하였고, 그로 인하여 피해자에게 극심한 성적수치심과 정신적 고통을 안겨주었으므로 피고인에 대한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

다만 범행이 미수에 그친 점, 피고인에게 동종 또는 집행유예 이상의 범죄전력이 없는 점,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환경, 성행, 가족관계, 범행의 동기와 수단, 범행 후 정황 등 이 사건 기록 및 공판과정에서 나타난 제반 양형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판사

재판장 판사 이동욱

판사 김상규

판사 김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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