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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지법 1988. 1. 8. 선고 87가단416 판결 : 항소
[약속어음금][하집1988(1),266]
판시사항

약속어음상에 발행인이나 배서인으로 기재된 바 없는 자로부터 어음액면에 훨씬 못미치는 가격으로 어음을 매수한 자가 악의의 어음 취득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판결요지

갑은 그가 소지하고 있는 액면 500만원의 약속어음을 할인받아 오겠다는 을의 말을 믿고 위 어음에 백지식배서를 한 후 이를 을에게 교부하였는데 을이 약속과는 달리 병에게 30만원을 받고 교부한 경우, 병은 어음문면상 발행인이나 배서인으로 전혀 기재된 바 없는 자로부터 어음액면에 훨씬 못미치는 가격으로 이를 매수한 이상 병은 위 어음을 취득함에 있어 위 어음에 배서한 갑을 해함을 알고 있었다고 볼 것이다.

원고

김장환

피고

임도순

주문

1. 피고는 원고에게 금 300,000원 및 이에 대한 1987.5.30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6푼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금 5,000,000원 및 이에 대한 1987.5.30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6푼의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소송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라는 판결 및 가집행의 선고

이유

각 성립에 다툼이 없는 갑 제1호증의 1(약속어음전면), 갑 제2호증의 7, 8(각 피의자신문조서), 피고가 그 이름 옆에 찍힌 인영의 성립을 인정하므로 피고의 배서부분 문서전체의 진정성립이 추정되는 갑 제1호증의 2(약속어음후면)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소외 이 근택이 1987.2.경 만기 1987.5.29., 지급지 청주시, 지급장소 충북은행 서문동지점, 액면 금 5,000,000원으로 기재된 약속어음 1매를 소외 박인영에게 발행·교부하고, 위 박인영은 1987.2.3. 이를 피고에게 양도한 후, 같은 달 7. 피고로부터 이를 할인받아 달라는 부탁과 함께 피고의 백지식 배서가 기재된 위 어음을 다시 교부받아 그 무렵 이를 원고에게 교부한 사실, 원고는 위 어음을 만기 이전인 1987.5.23. 지급장소에서 지급제시하였으나 지급정지로 인하여 지급거절된 사실들을 인정할 수 있고 달리 반증이 없다.

그렇다면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위 어음의 배서인으로서 소구권을 행사하는 위 어음소지인인 원고에게 위 어음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인 바, 이에 대하여 피고는, 피고에게 금 3,000,000원의 채무가 있는 소외 박인영이 그 채무담보조로 위 어음을 피고에게 양도한 후 이를 흥업상호신용금고에서 할인받아 위 채무를 변제하여 주겠다고 제의하기에 피고가 그 말을 믿고 위 어음에 백지식으로 배서하여 위 박인영에게 교부하였던 것인데, 동인이 위 약속과 달리 원고에게 위 어음을 교부하고 그 대가로 금 300,000원을 받아 도피한 것이므로 피고로서는 원고를 피배서인으로 하여 배서한 바 없고 나아가 피고에게 위 어음을 교부한 바는 더욱 없는 것이기에 원고에게 위 어음배서인으로서의 책임을 지지 아니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어음상 배서행위는 백지식으로 할 수 있는 것이고 백지식으로 배서된 어음의 소지인은 백지를 보충하지 아니하고 배서도 하지 아니한 채 이를 다시 제 3자에게 양도할 수 있는 것이므로 원고가 일단 위 어음에 백지식으로 배서하여 위 박인영에게 이를 할인받아 오도록 교부함으로써 위 어음을 유통상태에 놓이게 한 이상 비록 위 주장과 같이 위 어음이 피고의 의사에 반하여 유통되었다 하더라도 위 박인영을 통해 백지식으로 배서가 된 상태로 위 어음을 양도받은 원고에 대하여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어음상 책임을 면할 수 없는 법리이므로 위 주장은 이유없다.

다음 피고는, 원고는 액면이 금 5,000,000원인 위 어음을 어음상 발행인이나 배서인으로 기재된 바 없는 위 박인영으로부터 금 300,000원에 교부받아 소지하게 된 것이니 어음상 채무자를 해할 것을 알고 위 어음을 취득하였다 할 것이어서 피고에게 배서인으로서의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위에서 본 갑 제2호증의 7, 8, 성립에 다툼이 없는 갑 제2호증의 5(진술조서)의 각 기재에 증인 서동준의 증언 및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피고에게 금 3,000,000원의 채무가 있었던 소외 박인영이 1987.2.3. 위 어음을 피고에게 양도하면서 이를 피고가 할인받아 그 할인금 중 금 3,000,000원을 위 채무변제조로 공제하고 나머지를 자신에게 돌려 달라고 제의하였는 바, 피고가 위 어음을 할인받을 길이 없다는 이유로 이를 거절하자 같은 달 7. 위 박인영이 이번에는 자신이 위 어음을 흥업상호신용금고에서 할인받아 오겠다 하므로 피고가 그 말을 믿고 위 어음에 백지식으로 배서한 후 이를 위 박인영에게 교부한 사실, 그런데 위 박인영은 위 약속과는 달리 위 어음을 피고의 백지식 배서가 기재되어 있는 상태로 원고에게 교부하고 그 대가로 금 300,000원을 받아 도피한 사실들을 인정할 수 있고 달리 반증이 없는 바,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액면 금 5,000,000원의 위 어음을 그 어음문면상 발행인이나 배서인으로 전혀 기재된 바 없는 위 박인영으로부터 불과 금 300,000원에 매수한 것이므로 이를 취득함에 있어서 위 어음상에 백지식으로 배서한 피고를 해할 것을 알고 있었다 할 것이다.

그렇다면 피고는, 그가 위 어음을 박인영에게 할인받아 오라는 취지로 교부한 것이라는 사정을 위 어음소지인인 원고에게 대항할 수 있다 할 것이므로 위 박인영이 위 어음을 할인받지 아니하고 피고에게 매도한 대금 300,000원의 한도에서 원고에 대해 책임을 진다 할 것이니 피고의 위 주장은 위 인정범위내에서 이유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위 금 300,000원 및 이에 대한 위 어음 만기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1987.5.30.부터 다 갚는 날까지 어음법에서 정한 연 6푼의 비율에 의한 이자를 지급할 의무가 있으므로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내에서 이유있어 이를 인용하고 원고의 나머지 청구는 이유없어 이를 기각하며 소송비용의 부담에 관하여는 민사소송법 제89조 , 제92조 단서를 적용하고 가집행선고를 붙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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