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2016나81057 손해배상(기)
원고피항소인
삼성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
피고항소인
I
제1심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4. 9. 18. 선고 2012가단5045958 판결
환송전판결
서울중앙지방법원 2016. 7. 1. 선고 2014나52673 판결
변론종결
2017. 3. 14.
판결선고
2017. 3. 30.
주문
1. 제1심 판결 중 피고 패소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주위적 청구를 기각한다.
2. 환송 전 당심에서 추가된 예비적 청구에 기하여, 피고는 원고에게 1,635,302원과 이에 대하여 2012. 5. 18.부터 2017. 3. 30.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3. 원고의 나머지 예비적 청구를 기각한다.
4. 소송총비용 중 8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5.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및항소취지
1. 청구취지
피고는 원고에게 7,337,549원과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원고는 당초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를 하다가, 환송 전 당심에서 예비적으로 채권자대위권에 기한 부당이득반환청구를 추가하였다).
2. 항소취지
제1심 판결 중 피고 패소부분을 취소하고, 위 취소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별지10 표 기재 피보험자들(이하 '이 사건 피보험자들'이라 한다)과 입원의료비를 담보하는 내용의 보험계약을 체결한 보험자이고, 피고는 척추·관절 전문 치료병원인 Z병원(이하 '이 사건 병원'이라 한다) 소속 의사이자 위 병원 운영자이다. 나. 이 사건 피보험자들은 무릎관절 및 인대의 손상 등으로 이 사건 병원에 내원하여 자가공명영상진단(Magnetic Resonance Imaging, 이하 'MRI'라 한다) 촬영을 한 후 반달연골의 열상 또는 반월상연골 파열(질병분류번호 : S83.2) 진단 등을 받았다.다. 피고는 이 사건 피보험자들에게 위 MRI 진단과 관련하여 비급여 진료비를 청구하여 피보험자들로부터 별지 10 표 중 MRI 비급여금액 기재와 같이 합계 11,160,000원을 지급받았고, 원고는 이 사건 피보험자들에게 위 MRI 진단료 상당 금액을 보험금으로 지급하였다.
라. 한편, 보건복지부 고시인 MRI 요양급여 산정기준에 의하면, MRI는 질환별 급여 대상 및 산정 기준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에는 요양급여에 해당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나, 2010. 10. 1. 보건복지부 고시 제2010-75호로 위 고시가 변경되어 외상으로 인한 급성 혈관절증, 골수염, 화농성 관절염, 무릎관절 및 인대의 손상(반달연골의 열상 등)에 따른 MRI 진료가 요양급여로 전환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갑 제70 내지 97호증의 각 기재, 제1심 법원
의 보건복지부에 대한 사실조회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요지
가. 원고의 주장 요지
1) 피고는 국민건강보험법상 요양기관인 이 사건 병원을 운영하면서, 좌측 슬관절 내측 반월상 연골판 파열을 치료하기 위해 입원한 AA에게 2010. 10. 4. MRI 진단을 한 후 그 진단료로 비급여 진단비인 400,000원을 청구하여 지급받는 등 별지10 표 기재와 같이 무릎 관절질환으로 입원한 이 사건 피보험자들에게 30회에 걸쳐 MRI 진단을 한 후 그 진단료로 위 표 기재 비급여금액을 각 청구하여 합계 11,160,000원을 지급받았다. 그런데 피고가 무릎 관절질환에 대한 MRI 진료비로 비급여금액을 청구한 것은 강행규정인 요양급여기준에 위배되는 행위로서 위법하고, 원고는 피고의 위 불법행위로 인하여 이 사건 피보험자들에게 비급여금액과 MRI 요양급여의 환자부담분과의 차액 상당에 해당하는 돈을 추가로 지급하는 손해를 입었으며, 그 손해의 합계액은 7,337,549원이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으로서 7,337,549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설령 피고가 MRI를 시행한 이 사건 피보험자들의 무릎관절 또는 인대 손상의 원인이 퇴행성 또는 만성질환에 의한 것이어서 요양급여에 해당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피고는 고의 또는 과실로 이 사건 피보험자들에게 비급여 MRI를 시행하고도 상해에 의한 무릎 반월상연골 파열 또는 인대 파열을 의미하는 질병분류코드 'S83.2'를 기재한 허위의 진단서 또는 소견서를 발행함으로써, 원고로 하여금 이 사건 피보험자들에게 위 질병분류코드를 근거로 비급여 진료비 상당의 보험금을 지급하도록 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으로서 위 비급여 진료비 상당의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3) 만일 피고가 원고에게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면, 예비적으로 원고의 피보험자들에 대한 보험금반환청구권을 피보전채권으로 하여 피보험자들의 피고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채권 내지 손해배상채권을 대위하여 행사한다.
나. 피고의 주장 요지
1) 피고가 이 사건 피보험자들에 대하여 직접 MRI 진료를 하지 아니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전제하에서 피고의 불법행위책임을 주장하는 것은 잘못이다.
2) 설령 피고의 불법행위책임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그 피해자는 원고가 아니라 환자들인 이 사건 피보험자들이므로,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직접 손해배상을 구하는 것은 부당하다.
3)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실질적으로 보험자 대위에 의한 것인데, 원고와 이 사건 피보험자 사이에 체결된 실손의료보험계약은 인보험에 해당하므로, 보험자대위권을 주장하려면 상법 제729조 단서에 의해 원고와 피보험자들 사이에 보험자 대위에 관한 특별한 약정이 있었음이 입증되어야 할 것인데, 그러한 입증이 없이 피고를 상대로 직접 대위권을 행사하는 것은 부당하다.
3. 주위적 청구에 관한 판단
가. MRI 요양급여 기준 위반으로 인한 불법행위 책임 인정 여부
1) 관련 판례
국민건강보험을 규율하는 법령은 ① 원칙적으로 모든 진료행위를 요양급여 대상으로 삼고, 요양급여의 구체적인 적용기준과 방법은 구 요양급여기준규칙과 보건복지부장관의 고시에 의하도록 하며, ② 거기에 규정되지 아니한 새로운 형태의 진료행위가 이루어지거나 기존 요양급여기준에 불합리한 점이 있으면 구 요양급여기준규칙이 정하는 여러 신청절차를 통하여 이를 요양급여대상으로 포섭하게 하고, ③ 구 요양급여기 준규칙 제9조 [별표 2]에 규정된 이른바 법정 비급여 진료행위는 이를 건강보험 적용대상에서 제외하여 그 부분에 한하여 비용 부담을 요양기관과 가입자 등 사이의 사적 자치에 맡기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따라서 요양기관은 법정 비급여 진료행위가 아닌 한 원칙적으로 요양급여의 인정기준에 관한 법령에서 정한 기준과 절차에 따라 요양급여를 제공하고, 보험자와 가입자 등으로부터 요양급여비용을 지급받을 때에도 그 산정기준에 관한 법령에서 정한 기준과 절차에 따라야 한다. 그러므로 요양기관이 그러한 기준과 절차를 위반하거나 초과하여 가입자 등으로부터 요양급여비용을 받은 경우뿐 아니라, 그 기준과 절차에 따르지 아니하고 임의로 비급여 진료행위를 하고 가입자 등과 사이에 요양 비급여로 하기로 상호 합의하여 그 진료비용 등을 가입자 등으로부터 지급받은 경우도 위 기준에 위반되는 것으로서 원칙적으로 구 국민건강보험법 제52조 제1항, 제4항과 제85조 제1항 제1호, 제2항에서 규정한 '사위 기타 부당한 방법으로 가입자 등으로부터 요양급여비용을 받거나 가입자 등에게 이를 부담하게 한 때'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요양기관이 국민건강보험의 틀 밖에서 임의로 비급여 진료행위를 하고 그 비용을 가입자 등으로부터 지급받은 경우라도 ① 그 진료행위 당시 시행되는 관계 법령상 이를 국민건강보험 틀 내의 요양급여대상 또는 비급여대상으로 편입시키거나 관련 요양급여비용을 합리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등의 절차가 마련되어 있지 아니한 상황에서, 또는 그 절차가 마련되어 있다 하더라도 비급여 진료행위의 내용 및 시급성과 함께 그 절차의 내용과 이에 소요되는 기간, 그 절차의 진행 과정 등 구체적 사정을 고려해 볼 때 이를 회피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에서, ② 그 진료행위가 의학적 안전성과 유효성뿐 아니라 요양급여 인정기준 등을 벗어나 진료하여야 할 의학적 필요성을 갖추었고, ③ 가입자 등에게 미리 그 내용과 비용을 충분히 설명하여 본인 부담으로 진료받는 데 대하여 동의를 받았다면, 이러한 경우까지 '사위 기타 부당한 방법으로 가입자 등으로부터 요양급여비용을 받거나 가입자 등에게 이를 부담하게 한 때'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 다만 요양기관이 임의로 비급여 진료행위를 하고 그 비용을 가입자 등으로부터 지급받더라도 그것을 부당하다고 볼 수 없는 사정은 이를 주장하는 측인 요양기관이 증명하여야 한다(대법원 2012. 6. 18. 선고 2010두27639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2) 불법행위 책임의 성부
가) 피고 행위의 위법성에 관한 판단
앞서 본 바와 같이 보건복지부 고시인 MRI 요양급여 산정기준에 의하면 MRI는 질환별 급여 대상 및 산정 기준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에는 요양급여에 해당하지 않음 (비급여)이 원칙이고, 다만, 2010. 10. 1.자 위 고시의 변경에 의하여 질환별 급여 대상에 관절질환, 즉 외상으로 인한 급성 혈관절증, 골수염, 화농성 관절염, 무릎관절 및 인대의 손상(반달연골의 열상 등)을 추가하였다. 즉, 요양기관이 환자들의 관절질환을 진료하기 위해 시행한 상해로 인한 MRI는 종래 비급여 대상이었으나, 2010. 10. 1.부터는 국민건강보험법상 요양급여로 전환된 것이다. 이렇듯 요양급여와 법정 비급여는 요양급여기준규칙 및 보건복지부 고시에 명시되어 있고, 의료기관 개설자는 비급여 진료비용을 환자 또는 보호자가 쉽게 알 수 있도록 고지해야 하며 이를 초과하여 진료비를 징수할 수 없도록 되어 있다(의료법 제45조 제1항 및 제3항 참조). 그런데 관절전문병원의 운영자인 피고가 이 사건 피보험자들로부터 위 보건복지부 고시에 의하여 요양급여로 전환된, 외상으로 인한 무릎관절 및 인대의 손상(반달연골의 열상 등)을 진료하기 위한 MRI를 시행하면서 이에 대한 진료비를 비급여금액으로 지급받았으므로, 피고의 이러한 행위는 국민건강보험 관련 법령, 요양급여기준규칙 및 MRI 요양급여 산정기준에 위반하는 위법한 행위라 할 것이다.
한편 피고는, 피고가 직접 이 사건 피보험자들에 대한 MRI 진료를 한 것이 아니므로 그로 인한 불법행위책임을 피고에게 주장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하나, MRI 요양급여 기준을 위반한 불법행위의 내용은 MRI 진료 자체가 아니라 요양급여에 해당하는 MRI 진료를 실시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비급여 청구를 하였다는 것, 즉 요양급여에 대하여 법정 비급여에 해당하는 허위의 진료비영수증을 발행하고 그에 해당하는 의료비를 지급받았다는 것이고, 이 사건 피보험자들에 대한 MRI 진료를 다른 의사가 하였다고 하더라도 비급여 청구자는 피고임이 명백하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피고의 위법행위와 원고의 손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는지 여부 원고는 이 사건 피보험자들에게 비급여 진료비를 모두 지급하였고, 그로 인하여 원래는 지급하지 않아도 될 MRI 요양급여 환자부담분과 비급여금액 간 차액 상당의 보험금을 추가로 지급하는 손해를 입었다.
그런데 국민건강보험법에서 정한 요양기관이 과실로 국민건강보험법에서 요양급여 대상으로 정한 진료를 비급여 대상으로 잘못 기재한 진료비 청구서를 작성하였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진료비 청구서의 내용을 믿고 거래한 제3자에 대하여 언제나 손해배상책임을 져야 한다고 볼 수 없고,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요양기관인 피고의 주의의무 위반과 제3자인 원고의 손해발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 그리고 상당인과관계의 유무를 판단할 때는 일반적인 결과발생의 개연성은 물론 주의의무를 부과하는 법령 기타 행동규범의 목적과 보호법익, 가해행위의 태양, 피침해이익의 성질, 피해의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2007. 7. 13. 선고 2005다21821 판결 등 참조).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는 이 사건 피보험자들에게 요양급여 대상 진료를 비급여항목에 해당하는 것으로 기재한 진료비 청구서를 작성하여 교부하고 그 진료비를 지급받은 것이고, 이는 이 사건 피보험자들에 대하여 진료계약과 국민건강보험법 관련 법령에 따른 의무를 위반한 경우에 해당한다. 그러나 피고는 피보험자들과 진료계약을 체결하였을 뿐, 피보험자들과 보험계약을 체결한 원고에 대하여 진료계약에 따른 어떠한 의무를 부담한다거나 그 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다. 나아가 국민건강보험법 관련 법령에서 요양급여기관이 환자 또는 그 보호자에게 요양급여에 해당하는 진료비를 청구할 수 없도록 한 규정이 그 환자와 보험계약을 체결한 원고와 같은 보험사를 보호하기 위한 규정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이러한 사정을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이 사건 피보험자들에게 진료비를 청구하면서 주의의무를 다하지 아니한 잘못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잘못과 원고에게 발생한 손해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할 수 없다.
3) 소결
따라서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직접 요양급여기준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을 구하는 위 주위적 청구는 이유 없다.
나. 허위의 진단서 또는 소견서 발행으로 인한 불법행위 책임 인정 여부 다음으로 원고는, 피고 또는 이 사건 병원 소속 의사들이 허위의 진단서 또는 소견서를 발행하여 원고가 손해를 입었다는 주장을 하므로 살피건대, 원고가 상해로 인한 실손의료보험계약을 체결한 사람들이나 진단서 또는 소견서에 질병분류코드 'S83.2'가 기재되어 보험금을 지급하게 된 사람들을 특정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만성질환이더라도 그 원인이 상해에 의한 관절 또는 인대 파열일 수 있어(원고는 파열 지속 기간이 3주 내지 1개월 이상 상태에서의 MRI 촬영을 비급여 대상인 만성 손상 시의 MRI 촬영으로 보는 듯하다) 질병분류코드 'S83.2'를 기재한 것이 허위의 기재라고 단정할 수 없으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 역시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예비적 청구(원고의 대위 청구)에 관한 판단
가. 부당이득금반환채무의 성립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는 진료계약과 국민건강보험법 관련 법령에 따른 의무를 위반하여 이 사건 피보험자들로부터 위 보건복지부 고시에 의하여 요양급여로 전환된, 외상으로 인한 무릎관절 및 인대의 손상(반달연골의 열상 등)을 진료하기 위한 MRI를 시행하면서 이에 대한 진료비를 비급여금액으로 지급받았고, 이 사건 피보험자들 역시. 원고로부터 위 MRI 진단료 상당 금액을 보험금으로 지급받았다. 따라서 피고는 법률상 원인 없이 비급여금액과 MRI 요양급여의 환자부담분과의 차액 상당 이익을 얻었다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피보험자들에 대하여 위 차액 상당의 부당이득금을 반환할 위무가 있고, 이 사건 피보험자들 역시 법률상 원인 없이 위 차액 상당의 이익을 얻었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에 대하여 위 차액 상당의 부당이득금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
나. 채권자대위권의 행사요건 위와 같이 각 부당이득금반환채무가 성립함을 전제로 원고는 예비적으로 이 사건 피보험자들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채권을 피보전채권으로 하여 피보험자들의 피고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채권을 대위행사한다고 하는바,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가 피보험자들의 피고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채권을 대위행사함에 있어 피보험자들의 무자력 요건을 입증하지 못하였으므로 원고의 예비적 청구도 이유 없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채권자는 채무자에 대한 채권을 보전하기 위하여 채무자를 대위하여 채무자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데, 채권자가 보전하려는 권리와 대위하여 행사하려는 채무자의 권리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고, 채권자가 채무자의 권리를 대위하여 행사하지 않으면 자기 채권의 완전한 만족을 얻을 수 없게 될 위험이 있어 채무자의 권리를 대위하여 행사하는 것이 자기 채권의 현실적 이행을 유효·적절하게 확보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채권자대위권의 행사가 채무자의 자유로운 재산관리 행위에 대한 부당한 간섭이 된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채권자는 채무자의 권리를 대위하여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고 할 것인바(대법원 2001. 5. 8. 선고 99다38699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서 원고가 채권자 대위에 의하여 보전하려는 이 사건 피보험자들에 대한 위 부당이득반환채권은 이 사건 피보험자들이 피고에 대하여 가지는 위 부당이득반환채권과 서로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고, 원고가 수십 명의 이 사건 피보험자들을 상대로 일 일이 반환청구를 한다면 그 보험금의 회수가 제대로 이루지지지 않을 수 있으므로, 원고가 이 사건 피보험자들을 대위하여 피고가 부당하게 수취한 위 부당이득금 반환을 구하는 것이 원고 채권의 현실적 이행을 유효, 적절하게 확보하기 위하여 필요하다고 보이며, 위와 같은 원고의 채권행사가 이 사건 피보험자들의 자유로운 재산관리행위에, 부당한 간섭으로 보이지도 않는 등의 사정까지 감안하면, 채무자인 이 사건 피보험자들이 무자력이어야 한다는 요건을 엄격하게 적용할 수는 없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따라서 피고는 이 사건 피보험자들의 위 부당이득반환채권을 대위 행사하는 원고에게 부당이득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다. 부당이득반환범위에 관한 판단
나아가 부당이득반환범위에 관하여 보건대, 피고가 운영하는 이 사건 병원에서 이 사건 피보험자들 중 AK, AL, AM, AN, AQ, AO, AP에 대하여 요양급여 대상인 MRI 진단을 하였음에도 위 환자들에게 MRI 진단에 관하여 비급여 대상으로 진료비를 청구하여 지급받았음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위 인정된 피보험자들을 제외한 나머지 피보험자들에 대한 MRI 진단이 요양급여대상임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위에서 인정된 피보험자들을 제외한 나머지. 피보험자들에 대한 MRI 진단이 요양급여 대상임을 전제로 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위 인정된 피보험자들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을 대위 행사하는 원고에게 MRI 비급여금액과 MRI 요양급여 환자부담분과의 차액분인 별지10 표 중 MRI 편취금액란 기재 합계금 1,635,302원(AK, AL 각 271,859원, AM, AN, AO, AP 각 272,896원)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 등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라. 피고의 주장에 관한 판단
한편 피고는, 환송 전 당심에 이르러 예비적으로 추가한 원고의 위 주장이 실기한 공격방어방법에 해당하여 허용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법원은 당사자가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로 공격 또는 방어방법을 뒤늦게 제출함으로써 소송의 완결을 지연시키게 하는 것으로 인정할 때에는 이를 각하할 수 있으나, 어차피 기일의 속행을 필요로 하고 그 속행기일의 범위 내에서 공격방어방법의 심리도 마칠 수 있거나 공격방어방법의 내용이 이미 심리를 마친 소송자료의 범위 안에 포함되어 있는 때에는 소송의 완결을 지연시키는 것으로 볼 수 없으므로, 이와 같은 경우에는 실기한 공격방어방법이라고 하여 각하할 수 없다고 할 것인바(대법원 1996. 3. 22. 선고 95누5509 판결 참조), 이 사건에서 원고가 예비적으로 추가한 위 주장과 관련하여 환송 전 당심에서 추가적인 증거조사도 없었고, 위 예비적 주장을 진술한 환송 전 당심 제3차 변론기일에 변론이 종결되었으므로, 원고가 위 예비적 주장을 추가한 것으로 인하여 소송의 완결이 지연되었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1)
마. 소결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1,635,302원과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 다음날인 2012. 5, 18.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환송 후 당심 판결 선고일인 2017. 3. 30.까지는 민법에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정한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주위적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고, 환송 전 당심에서 추가한 예비적 청구는 위 인정범위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바, 제1심 판결 중 주위적 청구를 일부 인용한 피고 패소부분은 부당하므로 이를 취소하고, 그 취소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주위적 청구를 기각하며, 원고가 환송 전 당심에서 추가한 예비적 청구에 따라 피고에 대하여 위에서 인정한 돈의 지급을 명하고, 원고의 나머지 예비적 청구는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재판장판사박병태
판사황성광
판사송유림
주석
1) 또한 피고는, 원고의 이 사건 청구가 실질적으로는 상법상 보험자대위권 행사에 해당한다는 전제 아래 그 당부를 다투기도
하나, 원고가 이 사건에서 구하는 청구가 위 보험자대위권에 기한 것이 아님은 원고의 주장 등에 의하여 명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