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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5. 1. 20. 선고 94누6529 판결
[행정처분취소][공1995.2.15.(986),919]
판시사항

가. 어업권면허처분에 선행하는 우선순위결정의 성질

나. 수산업법 제35조 제1호 소정의 “허위 기타 부정한 방법으로 어업의 면허를 받은 경우”의 의미

다. 수익적 처분이 상대방의 허위 기타 부정한 방법으로 행하여진 경우에도 그 상대방의 신뢰를 보호하여야 하는지 여부

판결요지

가. 어업권면허에 선행하는 우선순위결정은 행정청이 우선권자로 결정된 자의 신청이 있으면 어업권면허처분을 하겠다는 것을 약속하는 행위로서 강학상 확약에 불과하고 행정처분은 아니므로, 우선순위결정에 공정력이나 불가쟁력과 같은 효력은 인정되지 아니하며, 따라서 우선순위결정이 잘못되었다는 이유로 종전의 어업권면허처분이 취소되면 행정청은 종전의 우선순위결정을 무시하고 다시 우선순위를 결정한 다음 새로운 우선순위결정에 기하여 새로운 어업권면허를 할 수 있다.

나. 수산업법 제35조 제1호의 규정에서 말하는 "허위 기타 부정한 방법으로 어업의 면허를 받은 경우"라고 함은 정상적인 절차에 의하여는 어업의 면허를 받을 수 없는 경우임에도 불구하고 위계 기타 사회통념상 부정이라고 인정되는 모든 행위를 사용하여 면허를 받은 경우를 뜻하는 것으로서 적극적 및 소극적 행위를 사용한 경우를 모두 포함한다.

다. 수익적 처분이 있으면 상대방은 그것을 기초로 하여 새로운 법률관계 등을 형성하게 되는 것이므로, 이러한 상대방의 신뢰를 보호하기 위하여 수익적 처분의 취소에는 일정한 제한이 따르는 것이나, 수익적 처분이 상대방의 허위 기타 부정한 방법으로 인하여 행하여졌다면 상대방은 그 처분이 그와 같은 사유로 인하여 취소될 것임을 예상할 수 없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이러한 경우에까지 상대방의 신뢰를 보호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

원고, 피상고인

대천시 수산업협동조합 외연도 어촌계 소송대리인 변호사 지익표

피고, 상고인

충청남도지사

피고보조참가인, 상고인

피고보조참가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종기 외 1인

원심판결

대전고등법원 1994.4.15. 선고 93구614 판결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와 피고보조참가인 각자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소의 적법 여부에 대한 판단

가. 제소기간의 준수 여부에 관하여

기록에 의하면, 피고가 1993. 1. 12. 원심판결 별지 제1어업권란 기재 6개의 어업권(면허번호 제○○○○호에서 제△△△△호까지 6개의 어업권 이하 “신어업권"이라고 한다)의 대상어장에 대하여 피고보조참가인 및 소외 1, 소외 2, 소외 3, 소외 4 등(이하 "피고보조참가인등”이라고 한다)을 제1순위자로, 원고를 제2순위자로 하는 우선순위결정을 하고, 같은 해 4. 30. 위 우선순위결정에 따라 피고보조참가인등에게 6개의 신어업권면허처분을 한 사실, 이에 원고는 같은 해 5. 6. 위 우선순위결정의 취소 및 원고가 제1순위자임의 확인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가, 같은 해 6. 18. 위 우선순위결정의 취소를 구하는 부분을 위 6개의 신어업권면허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로 변경하고, 이어서 1994. 1. 31. 병합되어 있던 확인청구의 소만을 취하한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으므로, 위 6개의 신어업권면허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는 행정소송법 소정의 제소기간 내에 제기된 적법한 소라고 할 것이다. 소론은 위 신어업권면허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가 1994. 1. 31.에 제기되었음을 전제로 한 것이어서 나아가 판단할 필요도 없이 이유 없다고 할 것이다.

나. 소의 이익의 존부에 관하여

(1) 어업권면허에 선행하는 우선순위결정은 행정청이 우선권자로 결정된 자의 신청이 있으면 어업권면허처분을 하겠다는 것을 약속하는 행위로서 강학상 확약에 불과하고 행정처분은 아니므로, 우선순위결정에 공정력이나 불가쟁력과 같은 효력은 인정되지 아니하며, 따라서 우선순위결정이 잘못되었다는 이유로 종전의 어업권면허처분이 취소되면 행정청은 종전의 우선순위결정을 무시하고 다시 우선순위를 결정한 다음 새로운 우선순위결정에 기하여 새로운 어업권면허를 할 수 있다 고 할 것이다.

(2) 그리고 기록에 의하면, 원고는 피고보조참가인등보다 후순위자로 결정되었다는 사유 이외에는 어업권면허의 결격사유가 없음을 알 수 있으므로, 피고보조참가인등이 허위 기타 부정한 방법을 사용함으로 말미암아 제1순위자로 결정되었다는 이유로 피고보조참가인등에게 한 신어업권면허처분이 취소되면 그러한 위법사유가 있는 부분에 대하여 원고가 제1순위자로 되어 어업권면허를 받을 수 있는 관계에 있다고 할 것이다.

(3) 따라서, 원고는 위 6개의 신어업권면허처분의 취소를 구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도 정당한 이익이 있는 자라고 할 것이므로, 논지는 어느 것이나 받아들일 것이 못된다.

2. 허위 기타 부정한 방법에 관한 판단

가. 허위 기타 부정한 방법의 사용 여부에 관하여

(1) 수산업법(이하 “법"이라 한다) 제35조 제1호는 허위 기타 부정한 방법으로 어업의 면허를 받은 경우에는 반드시 그 면허를 취소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위 규정에서 말하는 "허위 기타 부정한 방법으로 어업의 면허를 받은 경우"라고 함은 정상적인 절차에 의하여는 어업의 면허를 받을 수 없는 경우임에도 불구하고 위계 기타 사회통념상 부정이라고 인정되는 모든 행위를 사용하여 면허를 받은 경우를 뜻하는 것으로서 적극적 및 소극적 행위를 사용한 경우를 모두 포함한다 할 것이다.

(2)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보조참가인이 종전부터 원심판결 별지 기재 6개의 구어업권(면허번호 제□호 내지 제◇호) 합계 55ha를 보유하여 오던 중 법이 전면개정되어 보유어장의 면적이 30ha를 초과하게 되는 경우에는 면허를 받을 수 없도록 규정하자, 위 구어업권의 유효기간 만료 후의 어업권을 재신청함에 있어서 개인보유상한면적을 규정하고 있는 법 제10조 제3항, 시행령 제12조 제1항 제2호의 규정을 잠탈하기 위하여 1992. 4. 1. 자신과 친인척관계 내지 친분관계가 있는 소외 1, 소외 2, 소외 3, 소외 4에게 위 6개 구어업권 중의 각 일부지분을 양도하는 형식으로 어업권변경등록을 한 사실, 그 후 피고보조참가인은 구어업권의 유효기간 만료일이 다가오자 1992. 10. 19. 위와 같은 경위로 변경등록된 어업권 등록원부 등을 자료로 첨부하여 자신 및 위 소외인들의 공동명의로 새로운 어업권면허를 신청하고 우선순위결정에서 제1순위자로 결정되자 이에 터잡아 어업권면허를 신청하여 소외인들과 공동명의로 이 사건 6개의 신어업권면허(총어장면적 55ha)를 받은 사실, 피고보조참가인은 소외인들에게 구어업권의 각 일부지분을 양도하는 형식으로 구어업권변경등록을 하기 전에는 물론 그 후에도 단독으로 구어업권 전부를 행사하여 온 사실을 각 인정한 다음, 피고보조참가인 및 소외인들 공동명의로 받은 6개의 신어업권면허는 법 제10조 제3호, 시행령 제12조 제1항 제2호의 각 규정을 잠탈하기 위하여 허위 기타 부정한 방법을 사용하여 받은 면허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는바, 기록 및 당원이 앞서 설시한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위 인정과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소론과 같은 채증법칙 위배 및 심리미진의 위법이나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나. 면허취소의 범위에 관하여

위 6개의 각 신어업권의 대상어장마다 앞서 본 바와 같은 허위의 자료가 첨부된 신청서가 제출되고 그 결과 피고보조참가인 및 소외인들의 공동명의로 된 그 6개의 신어업권면허가 부여되었으므로, 허위 기타 부정한 방법으로 말미암아 부여된 것은 피고보조참가인 및 소외인들 공동명의로 부여된 위 6개의 신어업권면허 전부라고 할 것이고, 6개의 신어업권면허 중 소외인들의 지분에 한정된다거나 또는 위 6개 신어업권의 대상어장의 면적 중 30ha를 초과하는 부분에 한정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며, 위 소외인들의 지분만이 실체관계에 부합하지 않는 것이고 또 허위 기타 부정한 방법을 사용한 목적이 30ha를 초과하는 어장의 어업권면허를 받기 위하여 행하여진 것이라고 하여 달리 볼 것은 아니다. 따라서, 위 6개의 어업권면허 전부에 취소사유가 있는 것으로 보고 그 전부의 취소를 명한 원심판결은 정당하고 거기에 소론과 같이 면허취소의 범위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구어업권의 포기 여부에 대한 판단

가. 포기대상인 구어업권에 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피고보조참가인이 원심판결 별지 구어업권 표시 3번 및 6번 기재 구어업권을 포기하여야 함에도 이를 포기하지 아니하였다고 인정하였는바, 같은 별지 구어업권 표시 3번 및 6번 기재 구어업권은 소론이 주장하는 구어업권 중 보령(면허번호) 제☆호 및 제◇호임이 명백하므로, 소론은 원심의 판시를 오해한 주장에 불과하여 받아들일 것이 못된다.

나. 구어업권을 포기하여야 하는지에 관하여

위 6개의 신어업권면허 전체가 허위 기타 부정한 방법으로 받은 면허라는 이유로 취소되어야 하는 것임은 앞서 본 바와 같으므로, 가사 유효기간 만료 전의 구어업권인 보령(면허번호) 제☆호 및 제◇호의 포기 여부에 관한 원심의 판단이 위법하다 하더라도, 원심의 위와 같은 잘못은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할 수 없다. 이 점에 관한 논지도 이유 없다.

4. 신뢰보호원칙 등에 관한 판단

수익적 처분이 있으면 상대방은 그것을 기초로 하여 새로운 법률관계 등을 형성하게 되는 것이므로, 이러한 상대방의 신뢰를 보호하기 위하여 수익적 처분의 취소에는 일정한 제한이 따르는 것은 소론과 같다 할 것이나, 이 사건의 경우와 같이 수익적 처분이 상대방의 허위 기타 부정한 방법으로 인하여 행하여졌다면 상대방은 그 처분이 위와 같은 사유로 인하여 취소될 것임을 예상할 수 없었다고 할 수 없으므로, 이러한 경우에까지 상대방의 신뢰를 보호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

5.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 각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관여 법관들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만호(재판장) 박준서 김형선(주심) 이용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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