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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4. 3. 22. 선고 93누18969 판결
[주택조합설립인가취소처분취소][공1994.5.15.(968),1348]
판시사항

가. 법령상에 청문절차에 관한 규정이 없는 경우 청문절차 미실시가 위법이 되는지 여부

나. 사위 신청에 기한 수익적 행정처분의 취소와 재량권남용 여부

판결요지

가. 청문절차 없이 어떤 행정처분을 한 경우에도 관계 법령에서 청문절차를 시행하도록 규정하지 않고 있는 경우에는 그 행정처분이 위법하게 되는 것이 아니라고 할 것인바, 구 주택건설촉진법(1992.12.8. 법률 제4530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및 같은법시행령에 의하면 주택조합설립인가처분의 취소처분을 하고자 하는 경우에 청문절차를 거치도록 규정하고 있지 아니하므로 청문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것이 위법하지 아니하다.

나. 행정청이 수익적 행정처분을 취소하는 경우에는 처분을 취소하여야 할 공익상의 필요가 취소로 인하여 당사자가 입게 될 기득권과 신뢰보호 및 법률생활안정의 침해 등 불이익을 정당화할 만큼 강한 경우에 한하여 취소할 수 있으나, 수익적 행정처분의 하자가 당사자의 사실은폐나 기타 사위의 방법에 의한 신청행위에 기인한 것이라면 당사자는 처분에 의한 이익이 위법하게 취득되었음을 알아 취소가능성도 예상하고 있었다고 할 것이므로, 그 자신이 처분에 관한 신뢰이익을 원용할 수 없음은 물론 처분청이 이를 고려하지 않았다고 하여도 재량권의 남용이 아니다.

원고, 상고인

미성종합엔지니어링 주식회사 직장주택조합 소송대리인 변호사 고인배 외 1인

피고, 피상고인

서울특별시 은평구청장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종오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원고 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를 본다.

1. 제1점에 관하여

청문절차 없이 어떤 행정처분을 한 경우에도 관계 법령에서 청문절차를 시행하도록 규정하지 않고 있는 경우에는 그 행정처분이 위법하게 되는 것이 아니라고 할 것인바 주택건설촉진법 및 그 시행령에 의하면 주택조합설립인가처분의 취소처분을 하고자 하는 경우에 청문절차를 거치도록 규정하고 있지 아니하므로 피고가 이 사건 주택조합설립인가취소처분을 함에 있어서 청문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것이 위법하다고 할 수 없고, 따라서 같은 취지의 원심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소론 주장의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다. 이 점에 관한 논지는 이유 없다.

2. 제2, 3점에 관하여

행정청이 수익적 행정처분을 취소하는 경우에는 그 처분을 취소하여야 할 공익상의 필요가 그 취소로 인하여 당사자가 입게 될 기득권과 신뢰보호 및 법률생활안정의 침해 등 불이익을 정당화할 만큼 강한 경우에 한하여 취소할 수 있으나 그 수익적 행정처분의 하자가 당사자의 사실은폐나 기타 사위의 방법에 의한 신청행위에 기인한 것이라면 당사자는 그 처분에 의한 이익이 위법하게 취득되었음을 알아 그 취소가능성도 예상하고 있었다고 할 것이므로 그 자신이 위 처분에 관한 신뢰이익을 원용할 수 없음은 물론 처분청이 이를 고려하지 않았다고 하여도 재량권의 남용이 되지 않는다 고 할 것이다(당원 1991.8.23. 선고 90누7760판결; 1990.2.27. 선고 89누2189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거시증거에 의하여, 소외 장안개발 주식회사는 1988. 5. 9. 소외 한국토지개발공사로부터 서울 구로구 (주소 1 생략) 잡종지 등 4필지 토지를 매수하기로 그 판시와 같이 계약을 체결한 다음 그 지상에 408세대분의 조합아파트를 건설하기로 계획을 하고 직장주택조합을 모집하였으나 소외 해태제과 주택조합 169세대 등 합계 210세대분 밖에 모집하지 못하여 목표에 크게 미달하게 되자 위 장안개발의 대표이사인 소외 1 등은 조합아파트를 분양받기를 희망하는 사람들을 아무나 모집하여 그들이 직장에 근무하는 것처럼 허위의 재직증명서를 작성, 설립이 용이한 직장주택조합을 만들어 위 해태제과 직장주택조합 등 정상적인 직장주택조합과 연합하여 조합주택을 건설하기로 모의한 다음, 단지 1년 이상의 무주택세대주라는 증명만 갖추면 이 사건 조합아파트를 분양받을 수 있다고 광고를 하여 조합가입을 희망한 150여 명을 모집한 후 소외 2 등 46명이 소외 미성종합엔지니어링주식회사의 회사원인 것처럼 가장하여 그들을 조합원으로 한 원고 조합을 설립한 것을 비롯하여 소외 3 등 49명은 소외 산호기업 주식회사의 회사원인 것처럼, 소외 4 등 43명은 소외 주식회사 인화종합개발의 회사원인 것처럼 소외 5 등 40명은 소외 주식회사 무구토건의 회사원인 것처럼 각 가장하여 그들을 조합원으로 하는 위 각 회사 직장주택조합을 설립하여 1988. 12. 8.부터 1989. 7. 8.까지 사이에 각 그 인가를 받은 사실, 그런데 원고 조합의 조합원 등 위 각 조합원들은 가입 당시 자신들이 위 각 소외 회사에 근무하지 않는데도 근무하는 것처럼 허위의 재직증명서가 작성되어 직장주택조합이 설립된다는 사정을 미리 알고 조합가입신청을 한 사실, 한편 위 장안개발은 1990. 8. 23. 소외 구로구청장으로부터 그 판시와 같은 조합아파트의 건축을 목적으로 하는 사업계획의 승인을 받고 공사를 시작하여 1992. 6.경 그 건축공사를 완료한 사실, 그리하여 원고 조합원을 포함한 대부분의 주택조합원이 이 사건 조합아파트에 입주하고 있는 사실, 그런데 서울지방검찰청 남부지청에서 위 소외 1 등에 대한 주택건설촉진법위반 피의사건을 수사하던중 원고 조합을 비롯한 위 4개의 직장주택조합이 모두 허위의 재직증명서를 제출하여 사위의 방법으로 직장주택조합의 설립인가를 받았다고 통보해 옴에 따라 피고는 원고 조합의 조합원 전원이 무자격자임을 확인하고 판시와 같이 원고 조합에 대한 직장주택조합설립인가를 취소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원고 조합은 조합원들이 허위의 재직증명서를 제출, 사위의 방법으로 주택조합의 설립인가를 받은 것으로서 그 인가처분에 의한 이익이 위법하게 취득되었음을 알아 그 취소가능성도 예상하고 있었다고 할 것이므로 위 처분에 관한 신뢰이익을 원용할 수 없으며 또한 직장주택조합인 원고 조합을 설립요건이 다른 별개의 조합인 지역주택조합으로 전환할 수는 없다 할 것이고, 나아가 이 사건 처분으로 인하여 원고가 입을 그 주장의 모든 불이익을 참작하더라도 원고 조합과 같이 허위의 재직증명서를 작성 제출하는 등 사위의 방법으로 설립인가 받은 직장주택조합을 취소하지 아니하고 그대로 방치한다면 주택이 없는 국민의 주거생활의 안정을 도모하고 모든 국민의 주거수준의 향상을 목적으로 제정된 주택건설촉진법의 입법취지가 몰각되고, 다른 무주택자들에 대하여 원고 조합과 같은 위법행위를 조장하거나 국가의 주택공급질서를 문란하게 할 우려가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법에 의한 주택조합설립절차와 그 공급질서를 문란하게 하는 행위를 사전에 예방한다는 더 큰 공익을 심히 해할 것으로 인정된다 할 것이므로 피고의 이 사건 처분은 재량권을 남용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는바 기록에 의하여 관계 증거를 검토하여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은 수긍이 가며 또 관계 법령 및 위에서 설시한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원심판결에는 소론과 같은 증거없이 사실을 인정하거나 채증법칙 위배, 심리미진의 위법 또는 재량권남용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위법이 없으므로 이에 배치되는 소론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소론이 주장하는 당원판례는 이 사건과 사안을 달리하여 이 사건에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아니하다. 논지도 이유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안우만(재판장) 김용준 천경송(주심) 안용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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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고등법원 1993.7.21.선고 92구308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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