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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등법원 2014. 10. 8. 선고 2013나2010367(본소), 2013나2010374(반소) 판결
[손해배상(기)·매매대금반환][미간행]
원고(반소피고), 피항소인 겸 항소인

파산채무자 주식회사 21세기조선의 소송수계인 파산채무자 주식회사 21세기조선의 파산관재인 소외 1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지평 담당변호사 김다희 외 1인)

피고, 피항소인

시윙 홀딩스 리미티드

피고(반소원고), 항소인 겸 피항소인

케이비캐피탈 주식회사(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광장 담당변호사 심준만 외 2인)

변론종결

2014. 6. 25.

주문

1. 원고(반소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당심에서 교환적으로 변경된 피고(반소원고)의 반소청구를 기각한다.

3. 항소제기 이후의 소송비용은 각자가 부담한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1. 청구취지

가. 본소

원고(반소피고, 이하 ‘원고’라고 한다)의 피고(반소원고) 케이비캐피탈 주식회사(이하 ‘피고 케이비캐피탈’이라고 한다)에 대한 별지 1 각 선박건조계약에 관한 선수금 반환채무는 존재하지 않음을 확인한다. 피고 시윙 홀딩스 리미티드(이하 ‘피고 시윙’이라고 한다)는 원고에게 1억 원과 이에 대하여 2010. 10. 8.부터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6%,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금원을 지급하라.

나. 반소

피고 케이비캐피탈의 원고에 대한 파산채권은 17,795,610,011원임을 확정한다(피고 케이비캐피탈은 계약의 해제에 따라 이미 지급한 매매대금의 반환을 청구하다 제1심판결 선고 후 원고가 파산하자 당심에서 소를 교환적으로 변경하였다).

2. 항소취지

가. 원고

제1심판결 중 피고 시윙에 대한 부분을 취소한다. 피고 시윙에 대한 청구취지와 같은 판결을 구한다.

나. 피고 케이비캐피탈

제1심판결 중 피고 케이비캐피탈 패소 부분을 취소한다. 원고의 피고 케이비캐피탈에 대한 본소청구를 기각한다. 원고에 대한 반소 청구취지와 같은 판결을 구한다.

이유

본소와 반소 청구를 함께 판단한다.

1. 기초사실

가. 당사자의 지위

파산 전 주식회사 21세기조선(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2013. 6. 17. 파산하여 파산관재인으로 원고가 선임되었다. 이하 달리 특정할 필요가 없을 때에는 주식회사 21세기조선과 원고를 구별하지 않고 ‘원고’라고 한다)은 선박 건조 등을 목적으로 하는 조선 회사이고, 피고 시윙은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서 설립된 특수목적법인으로서 조선 회사와 선박건조계약을 체결한 후 이를 실수요자에게 인계하는 선박건조계약의 중개인 역할 등을 수행하는 회사이다. 피고 시윙의 실선주사는 태국에 소재한 씨그린 마리타임 리미티드(Seagreen Maritime Limited, 이하 ‘씨그린’이라고 한다)이며, 그 대표자인 소외 3은 원고의 5대 주주인 사우스시티 홀딩스(Southcity Holdings, 지분 12.3%)의 이사이다.

나. 원고와 피고 시윙의 선박건조계약과 부속합의

1) 원고는 2007. 6. 14. 및 2007. 10. 22. 피고 시윙 및 시핀 엔터프라이즈 잉크(Seafin Enterprises Inc. 이하 ‘시핀’이라고 한다), 웨이브핀 엔터프라이즈 잉크(Wavefin Enterprises Inc. 이하 ‘웨이브핀’이라고 한다)와 13,000DWT(재화중량 톤수, Dead Weight)급 화학제품운반선(Chemical Tanker)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각 선박건조계약(Shipbuilding Contract)을 체결하였고, 그 분할금['분할금(Installment)'인지 ‘선수금(Advance)'인지 표현에 관하여 당사자의 입장에 따라 다른 의미를 강조하고 있으나, 이 사건 각 선박건조대금을 분할하여 지급하는 것으로서 아래 계약서 제10조 (f)항에서 보는 바와 같이 선박 인도전에 지급하는 선수금의 성격을 갖는다고 할 것이다.]에 대하여 한국산업은행의 선수금 환급보증서(Refund Guarantee. 이하 ‘R/G’라고 한다)를 발급받아 주었다. 피고 시윙은 2008. 5. 28. 시핀, 웨이브핀과 당사자변경계약을 체결하고, 아래와 같이 위 각 선박건조계약 매수인의 지위를 인수하였다.

본문내 포함된 표
매수자 계약일 선체번호 매매대금 인도일 R/G 발급일
(인수자) (인수일) (달러)*
피고 시윙 2007. 10. 22. CSN-264 25,000,000 2010. 11. 30. 2007. 11. 28.
시핀 2007. 6. 14. CSN-266 25,000,000 2010. 2. 28. 2007. 8. 28.
(피고 시윙) (2008. 5. 28.)
웨이브핀 2007. 6. 14. CSN-267 25,000,000 2010. 3. 31. 2007. 8. 28.
(피고 시윙) (2008. 5. 28.)
피고 시윙 2007. 10. 22. CSN-270 25,000,000 2010. 8. 31. 2007. 11. 28.
피고 시윙 2007. 10. 22. CSN-272 25,000,000 2010. 12. 31. 2007. 11. 28.
* 미합중국 통화를 가리킨다. 이하 ‘달러’라고만 한다.

2) 대금 지급, 선박 인도에 관한 위 각 선박건조계약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설계도면에 대한 승인 등의 내용을 제외하고 5건 모두 같은 내용으로 건조자는 원고, 매수인은 피고 시윙, 시핀 또는 웨이브핀을 가리킨다.

본문내 포함된 표
3. 계약금액의 조정(Adjustment of Contract Price)
매매대금은 아래와 같은 사정이 발생하는 경우 다음에서 명시하는 바와 같이 조정된다. 본 항목에 의하여 조정되는 매매대금은 위약벌(penalty)이 아니라 손해배상의 예정(liquidated damage)이다.
(a) 선박 인도 지연
(ⅲ) 이 계약에 따른 인도일로부터 180일이 넘는 기간 동안 인도 지연이 계속되는 경우, 선박 매수인(Buyer)은 위 180일 이후 선택에 따라 문서, 이메일, 팩스를 통하여 당시까지 발생한 손해배상 예정액에 대한 권리에 영향 없이 본 계약을 취소하거나 해제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취소 또는 해제는 건조자(Builder)가 그 통지를 수령한 날로부터 효력이 있다. 건조자는 위 통지를 받는 즉시 신속하게 매수인으로부터 지급받은 분할금에 제10조 (f)항에 따른 이자를 가산한 금액을 달러화로 송금해야 한다. 이와 같은 반환을 위한 송금 기타 은행 수수료는 건조자의 부담으로 한다.
8. 인도지연과 기간 연장(Delays and Extensions of Time) (불가항력)(Force Majeure)
(c) 현저한 인도지연을 이유로 한 계약 취소(Right to Cancel for Excessive Delay)
본 계약에 따라 허용되는 경우이든 그렇지 않은 경우이든, 총 180일을 초과하여 선박의 인도가 지연되는 경우 (ⅰ) 중재절차로 인하여 인도가 지연되거나, (ⅱ) 성질상 매수인의 채무불이행(Buyer's default of a nature)으로 인하여 본 약정에 따라 인도일이 연장되거나, (ⅲ) 제5조에 의하여 인도일이 변경되거나, (ⅳ) 매수인에 의하여 공급되어야 하는 물품의 인도가 지연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매수인은 그때로부터 언제든지 건조자에게 서면으로 취소 통지를 함으로써 본 계약을 취소할 수 있다.
10. 매매대금의 지불(Payment)
(a) 통화
본 계약에 따른 모든 지급은 달러화로 이루어진다.
(b) 지급일(Terms of Payment)
매매대금의 분할지급과 그 지급일은 다음과 같다.
(ⅰ) 1차 분할금
매매대금의 20%로서 500만 달러인 1차 분할금은 건조자가 매수인에게 한국수출입은행, 한국산업은행 또는 대한민국의 다른 제1금융권 은행이 별지 A에 따른 환급보증서(Refund Guarantee)를 발행하였고, 그 사본이 위 통지에 첨부되어 있다는 사실을 팩스로 통지한 날로부터 45 은행 영업일 이내에 지급되어야 한다.
(ⅱ) 2차 분할금
매매대금의 20%로서 500만 달러인 2차 분할금은 강재절단시(upon steel cutting of the vessel) 지급되어야 한다.
(ⅲ) 3차 분할금
매매대금의 20%로서 500만 달러인 3차 분할금은 용골거치시(upon keel laying) 지급되어야 한다.
(ⅳ) 4차 분할금
매매대금의 20%로서 500만 달러인 4차 분할금은 진수시(upon launching) 지급되어야 한다.
(ⅴ) 5차 분할금
매매대금의 20%로서 500만 달러인 5차 분할금은 인도시(upon delivery) 지급되어야 한다.
당사자 사이의 어떠한 분쟁에도 불구하고 매수인은 이를 이유로 분할금의 지급을 연기하거나 유보할 수 없다.
(c) 지급방법(Method of Payment)
(ⅱ) 2차 분할금
매수인이 건조자로부터 강재절단이 이루어졌다는 이메일 또는 팩스를 받은 날로부터 3영업일 이내에, 매수인은 선급협회(Classification Society)가 서명한 건조자의 강재절단 확인서를 제공받고 건조자의 은행 계좌로 2차 분할금을 송금하여야 한다.(주1)
(e) 지급 요청(Demand for Payment)
1차 분할금을 제외하고 건조자는 적어도 본 계약상 지급일 14일 전에 매수인에게 이메일 또는 팩스로 각 분할금의 지급일이 도래하였음을 알려야 한다.
(f) 인도 전의 지급(Payment prior to Delivery)
매수인이 건조자에게 선박의 인도일 이전에 지급하는 각 금액은 건조자에 대한 선수금(advance)이다. 매수인이 건조자의 채무불이행 기타 사유를 이유로 본 계약 조항에 따라 선박의 인수를 거절하거나 본 계약을 종료시키거나 취소 또는 해제하는 경우, 제11조에 따라 건조자가 본 계약을 해제 또는 취소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건조자는 매수인에게 달러로 매수인으로부터 받은 총 금액에 이자를 가산한 금액을 반환해야 한다. 다만, 건조자가 제13조에 따라 중재절차를 진행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11. 매수인과 건조자의 채무불이행(Default by the Buyer and the Builder)
1. 채무불이행의 정의
매수인은 다음의 경우 채무불이행에 빠진 것으로 간주된다.
(a) 1차부터 4차까지의 각 분할금이 각 지급일에 건조자에게 지급되지 않은 때
2. 선박 인도 전 또는 인도시 매수인의 채무불이행의 효과
매수인이 위 1항에 따른 채무불이행에 빠지는 경우,
(a) 그 채무불이행에 발생한 실제의 기간만큼 자동적으로 선박의 인도일이 연장된다. 이 때 건조자는 이로써 발생하는 선박 인도 지연으로 인한 어떠한 손해배상 예정액 지급 의무도 없다.
(e) 매수인이 구매자에게 위 채무불이행을 통지한 후 10 영업일 동안 매수인의 채무불이행 상황이 지속되는 경우 건조자는 그 선택에 따라 문서, 텔렉스, 케이블 또는 팩스에 의한 해제 통지로써 본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
(f) 매수인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건조자가 본 계약을 위와 같이 취소하는 경우, 건조자는 매수인이 이미 지급한 각 분할금을 보유하고, 이를 본 계약의 취소와 매수인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발생한 손실과 손해(합리적으로 예상되는 수익을 포함하고, 이에 한정되지 않는다)에 충당할 권리가 있다. 동시에 건조자는 건조자의 단독 소유로 되는 본 선박의 건조를 완성하거나 완성하지 않고 적절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이를 매도할 권리를 갖는다.
선박의 양도대금과 매수인이 지급한 분할금이 건조자의 손해와 손실에 충당되기에 부족한 경우, 매수인은 건조자의 청구에 따라 그 부족분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주2)
(c)(주3) 건조자의 채무불이행의 정의
건조자의 해산(dissolution) 또는 청산(winding up)에 관하여 법원의 명령(order) 또는 유효한 결의가 있는 경우(구조조정을 위한 인수, 합병의 경우를 제외한다), 또는 대한민국 법상 이에 상당한 사정이 발생하여 건조자가 본 계약에 따른 의무의 수행을 계속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인정되는 때 건조자는 채무불이행에 빠진 것으로 간주된다.(주4)
(d) 건조자의 채무불이행의 효과
위 (c)항과 같은 채무불이행 사유가 발생한 경우, 매수인은 건조자의 채무불이행 사유가 발생한 날로부터 2주가 지나기 전에 즉시 건조자에게 서면으로 통지함으로써 본 계약을 해제하거나 취소할 수 있다. 위와 같은 해제는 건조자가 그 통지를 받은 때로부터 효과를 발생하고, 이 경우 제10조 (f)항이 적용된다. 매수인이 본 계약을 해제하지 않는 경우에도, 매수인은 적용 가능한 관련 법리에 따라 그 권리를 행사하고 구제를 요구할 수 있다.

주1) 한다.

주2) 있다.

주4) 간주된다.

3) 원고와 피고 시윙은 2007. 10. 22. 선체번호 CSN-264, 270, 272 선박건조계약을 체결하면서, 위 각 선박의 설계와 도면에 대하여, ‘선체번호 CSN-238에 관한 원고의 설계와 도면을 아무런 변경이나 수정 없이 승인하고, 이에 관하여 변경이나 수정이 필요할 경우 원고가 위 각 선박건조계약 제4조 (c)(ⅳ)항에 따라 매수인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내용의 부속합의(이하 ‘이 사건 부속합의’라고 한다)를 체결하였다.

다. 피고 시윙과 피고 케이비캐피탈의 대출계약 및 담보이전계약

1) 피고 시윙은 2008. 6. 26. 우리파이낸셜 주식회사(피고 케이비캐피탈의 2014. 3. 28. 변경등기 전 상호이다. 이하 ‘피고 케이비캐피탈’이라고 한다)와 위 각 선박건조계약의 1차 분할금(각 250만 달러)에 관한 대출계약(Loan Agreement, 이하 ‘이 사건 대출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였다. 위 대출계약에 따르면, 대출금의 변제기는 대출일로부터 12개월 후이나, 피고 시윙은 피고 케이비캐피탈과 합의한 날까지 위 각 선박건조계약의 재매매를 주선할 의무가 있으며, 변제기 전에 위 각 선박이 양도되면 피고 시윙은 그 재매매계약의 완료일까지 대출금의 잔액을 변제하여야 한다(을 제7호증 대출계약서 6.1, 6.2항, 10.18항) 주5) .

2) 피고 시윙과 피고 케이비캐피탈은 같은 날 이 사건 대출계약과 함께, ‘이 사건 각 선박건조계약에 따른 모든 의무를 이행할 책임은 피고 시윙에 있으나, 피고 시윙은 위 대출금에 대한 담보로서 피고 케이비캐피탈에게 위 각 선박건조계약상 매수인의 지위에서 가지는 모든 권리나 이익을 양도하며[을 제1호증의 1(을 제8호증도 같다) 담보이전계약서, 2.2항], 피고 케이비캐피탈의 사전 동의 없이는 위 각 선박건조계약을 수정 또는 변경 등을 할 수 없다(위 담보이전계약서 4.4항)’는 내용 등을 골자로 하는 담보이전계약(Security Assignment Agreement, 이하 ‘이 사건 담보이전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이에 대해 원고의 동의를 받았다.

3) 피고 시윙은 이 사건 대출계약에 따라 피고 케이비캐피탈로부터 위 각 선박건조계약의 1차 분할금(각 250만 달러) 합계 1,250만 달러를 대출받아 원고에게 1차 분할금으로, 시핀, 웨이브핀에 계약인수대금으로 각 지급하였다.

라. 피고 시윙의 선박건조계약 인수자 물색 실패

1) 위 각 선박건조계약이 체결될 당시 해운업계는 활황을 맞고 있어 선박 공급량이 선박의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었다. 이에 피고 시윙은 원고와 위 각 선박건조계약을 체결하고 1차 분할금만을 지급한 후 인수자를 물색하여 위 각 선박건조계약을 양도할 계획이었고, 원고와 피고 케이비캐피탈 역시 이와 같은 피고 시윙의 계획을 잘 알고 있었다.

2) 그러나 2008년 하반기 이른바 리만 브라더스의 파산 사태로 촉발된 금융위기로 물류 이동량이 줄어 벌크선 운용에 따른 이익이 급격히 감소하게 되었고, 이에 피고 시윙이 중국 선사 시노쳄 그룹(Sinochem Group), 독일 선사 리겔(Rigel), 마린 서비스(Marine Service), 말레이시아 선사 시무아 쉬핑(Semua Shipping) 등 여러 나라의 선사와 접촉하였으나 인수자를 찾지 못하였다.

3) 인수자를 찾지 못한 상황에서 피고 시윙은 원고에게 2차 분할금 이후의 대금을 지급할 여력이 없었다.

마. 선박건조계약의 변경

1) 2009. 11. 10. 원고와 피고 시윙은 금융 위기로 인한 재정적인 곤란을 타개하기 위해 위 각 선박건조계약에 대하여 아래와 같이 매매대금과 인도일을 조정하는 내용으로 계약을 변경하였다(이하 특별히 구별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변경 전후의 각 선박건조계약을 모두 ‘이 사건 각 선박건조계약’이라고 통칭한다).

본문내 포함된 표
선체번호 매매대금(USD) 인도일
CSN-264 18,000,000 2011. 7. 8.
CSN-266 18,000,000 2011. 8. 22.
CSN-267 18,000,000 2011. 4. 11.
CSN-270 18,000,000 2011. 5. 24.
CSN-272 18,000,000 2011. 10. 10.

2) 위와 같은 선박건조계약의 변경에 대하여 원고와 피고 시윙은 피고 케이비캐피탈의 동의를 받거나 이를 알리지 않았다.

바. 원고에 대한 채권자 공동관리절차의 개시

선박 수주의 감소와 파생금융상품인 이른바 키코(KIKO)의 운용에 따른 손실로 자금사정이 악화된 원고는 2009. 12. 21. 구 기업구조조정 촉진법(2007. 8. 3. 법률 제8572호로 개정되었다가 몇 차례 개정을 거쳐 2010. 12. 31. 실효된 것이다, 이하 ‘구 구조조정촉진법’이라고 한다)에서 정한 채권금융기관에 공동관리를 신청하였고, 같은 해 12. 28. 원고에 대한 채권자 공동관리 절차가 개시되었다.

사. 선박 건조 일정의 확정

1) 원고는 2010. 5. 3. 이 사건 각 선박의 건조일정을 확정하였다.

2) 원고는 2010. 5. 24. 피고 시윙에게 이 사건 각 선박의 건조일정이 표시된 2010년 실행선표(안)(을 제3호증의 1, 선박의 건조계획표이다)를 이메일로 발송하였고, 2010. 7. 1. 진행 중인 이 사건 각 선박의 인수에 관한 협상에 필요하다는 피고 시윙의 요청에 따라 재차 피고 시윙에게 이메일로 2010년 실행선표(안)를 발송하였다. 위 실행선표(안)에 표시된 강재절단(steel cutting) 예정일은 다음과 같다.

본문내 포함된 표
선체번호 강재절단 예정일
CSN-264 2010. 12. 28.
CSN-266 2011. 4. 8.
CSN-267 2010. 9. 20.
CSN-270 2010. 11. 5.
CSN-272 2011. 2. 22.

아. 원고의 강재절단 실시 및 통지

1) 위와 같은 실행선표(안)의 일정에도 불구하고, 원고는 2010. 7. 15. 피고 시윙에게 선체번호 CSN-267 선박에 대한 강재절단을 2010. 7. 30. 실시할 예정이라고 통지하였다. 이에 대해 피고 시윙이 2010. 7. 19. 이 사건 각 선박건조계약의 인수를 위한 협상이 진행중에 있으므로 원고가 기존에 송부한 실행선표에 따라 강재절단 예정일을 2010. 9. 20.로 유지해 달라고 요청하였지만, 원고는 위 변경계약에 따른 인도일을 맞추기 위해서는 강재절단을 시작해야 한다는 이유로 이를 거절하였다.

2) 원고는 피고 시윙에게 통보한 위 2010. 7. 30. 피고 시윙의 참여 없이 선체번호 CSN-267 선박에 대한 강재절단을 실시한 후, 미국선급협회(American Bureau of Shipping, 이하 ‘ABS'라고 한다) 선박검사관의 서명이 기재된 확인서(Stage Report)를 첨부하여 강재절단 시행 사실을 피고 시윙에 통지하였다.

3) 원고는 선체번호 CSN-267 선박 외의 나머지 선박에 대하여도 위와 같은 절차를 거쳐 아래와 같이 강재절단을 실시한 후 피고 시윙에 이를 통지하였다.

본문내 포함된 표
선체번호 강재절단 및 통지일
CSN-264 2010. 9. 10.
CSN-266 2010. 9. 30.
CSN-267 2010. 7. 30.
CSN-270 2010. 8. 20.
CSN-272 2010. 10. 20.

자. 원고의 2차 분할금 지급 최고 및 계약 해제 통보

원고는 위와 같은 강재절단 사실을 통지한 후 아래 표 ‘지급요청일’란 기재 각 해당일에 피고 시윙에 대하여 ‘지급기일’란 기재 각 해당일까지 2차 분할금 각 3,875,000 달러의 지급을 요청하였다. 피고 시윙은 원고가 통보한 지급기일까지 위 2차 분할금을 지급하지 못하였고, 이에 원고는 아래 표 ‘독촉일’란 기재 각 해당일에 피고 시윙이 2차 분할금의 지급을 지체하고 있음을 통지한 후, ‘해지통보일’란 기재 각 해당일에 이를 이유로 이 사건 각 선박건조계약을 해제한다는 취지의 통지를 하였다. 위 해제통지는 그 무렵 피고 시윙에 도달하였다.

본문내 포함된 표
선체번호 지급요청일 지급기일 독촉일 해지통보일
CSN-264 2010. 9. 10. 2010. 9. 17. 2010. 9. 20. 2010. 10. 8.
CSN-266 2010. 9. 30. 2010. 10. 7. 2010. 10. 8. 2010. 10. 말
CSN-267 2010. 7. 30. 2010. 8. 6. 2010. 8. 9. 2010. 8. 23.
CSN-270 2010. 8. 20. 2010. 8. 27. 2010. 8. 30. 2010. 9. 14.
CSN-272 2010. 10. 20. 2010. 10. 27. 2010. 10. 28. 2010. 11. 11.

차. 피고 케이비캐피탈의 계약 해제 통보

1) 한편, 피고 케이비캐피탈은 원고가 선체번호 CSN-267 선박에 대한 강재절단을 실시하기 전인 2010. 7. 28. 원고에게 구 구조조정촉진법상 채권자 공동관리절차의 개시는 이 사건 각 선박건조계약 제11조 (c)항[이 사건 계약서(갑 제5호증) 제50면, 이하 같은 조항을 말한다]에서 정하는 채무불이행 사유, 'winding up(청산) 또는 dissolution(해산)에 유사한 대한민국의 절차가 개시된 때'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각 선박건조계약을 모두 해제하고, 이에 따라 피고 시윙으로부터 지급받은 1차 분할금을 반환해 달라는 내용의 통지를 하였다.

2) 또한 피고 케이비캐피탈은 2010. 8. 25. 원고에게 이 사건 각 선박건조계약에 따른 선박인도일이 지났거나 임박했음에도 선박건조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은 원고가 이 사건 각 선박건조계약상 의무를 이행할 의사가 없거나 이를 거절하는 것에 해당하고, 또 이러한 상황에서 의무가 적절하게 이행될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재차 이 사건 각 선박건조계약을 해제한다는 취지의 통지를 하였다.

3) 아울러 피고 케이비캐피탈은 2010. 8. 30. 이 사건 각 선박건조계약에 따른 선박인도일로부터 180일이 지나도록 선박의 인도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이유로 원고에게 선박건조계약 제3조 (a) (iii)항에 따라 선체번호 CSN-266 선박에 대한 선박건조계약을 해제한다는 취지의 통지를 발송한 이래, 2010. 10. 5. 및 2012. 10. 16. 원고에게 선박 인도 지연을 이유로 아래와 같이 이 사건 각 선박건조계약을 모두 해제한다는 취지의 통지를 하였다.

본문내 포함된 표
선체번호 선박인도일 해제통지일
CSN-264 2010. 11. 30. 2012. 10. 16.
CSN-266 2010. 2. 28. 2010. 8. 30.
CSN-267 2010. 3. 31. 2010. 10. 5.
CSN-270 2010. 8. 31. 2012. 10. 16.
CSN-272 2010. 12. 31. 2012. 10. 16.

카. 원고의 자재공급계약 등

원고는 2007. 3. 30. STX 엔진 주식회사와 CNS-264, 266 각 선박의 주기관(디젤 메인 엔진)에 관한 매매계약을 체결하는 등, 위 각 선박건조계약과 관련하여 별지 2(선박 자재공급계약 등) 목록 기재와 같이 각종 선박 부품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각 계약금을 지급하였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 시윙이 위 각 선박건조계약의 인수자를 찾지 못하여 2차 분할금 이후의 대금을 지급할 수 없는 상황이 지속되자 원고는 2010. 5. 7. 무렵 같은 목록 ‘계약취소’란 기재 각 해당 자재공급회사에 대하여 조수기(fresh water generator), 열교환기, 원심분리기 등 각 자재공급계약을 취소한다는 취지의 통지를 발송하였다.

타. 주식회사 21세기조선의 파산과 피고의 파산채권 신고 등

주식회사 21세기조선은 2013. 6. 17. 창원지방법원 2013하합8호 파산선고결정 을 받았고, 같은 날 파산관재인으로 선임된 원고가 이 사건 소송절차를 수계하였다. 한편 피고는 위 파산절차에서 이 사건 반소의 소송목적인 매매대금반환채권을 파산채권으로 신고하였으나 원고는 이를 부인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18, 28, 29, 31, 32, 34, 35, 41, 55~77호증, 을 제1, 3, 4, 7, 11, 15~17, 27, 28호증의 각 기재(가지 번호 있는 것은 가지 번호 포함. 이하 같다), 당심의 주식회사 코피코, 주식회사 화승 알앤에이, 하이에어코리아 주식회사, 훌루테크 주식회사, 한국알파라발 주식회사에 대한 각 사실조회 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 주장의 요지와 쟁점의 정리

가. 원고

1) 피고 시윙의 2차 분할금 지급 지체를 이유로 한 원고에 의한 계약 해제

원고가 적법하게 강재절단을 실시한 후 피고 시윙에 이 사건 각 선박건조계약에 따라 2차 분할금의 지급을 청구하였으나 피고 시윙이 이를 지급하지 않아 원고는 이를 이유로 이 사건 각 선박건조계약을 해제하였다. 따라서 피고 시윙은 원고에게 기지급된 선수금을 초과하는 원고의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고, 원고는 피고 케이비캐피탈에 1차 분할금을 반환할 의무가 없다.

2) 피고 케이비캐피탈에 의한 계약 해제에 관하여

피고 케이비캐피탈은 이 사건 각 선박건조계약의 당사자가 아니므로 해제권을 행사할 수 없을 뿐 아니라 피고 케이비캐피탈이 아래에서 주장하는 계약 해제 사유는 모두 부적법하여 무효이다. 따라서 원고가 피고 케이비캐피탈에 피고 시윙으로부터 지급 받은 1차 분할금을 반환할 의무가 없다.

나. 피고들

1) 피고 시윙의 2차 분할금 지급 지체를 이유로 한 원고의 계약 해제에 관하여

원고가 주장하는 강재절단은 실제로 이루어지지 않았거나, 이미 이 사건 각 선박의 건조를 포기하고 이를 이행할 능력이 없었던 상태에서 형식적으로 이루어진 것에 불과하고, 선체번호 CSN-267 선박을 제외한 나머지 선박에 대하여는 계약에서 정하고 있는 2차 분할금 지급기일에 대한 사전통지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피고 시윙은 사실상 원고가 설립하고 운영한 특수목적법인에 불과하고 원고가 이 사건 대출계약을 주도하였고 따라서 이 사건 각 선박건조자금을 마련할 의무가 있는 원고가 자신의 페이퍼 컴퍼니에 불과한 피고 시윙이 2차 분할금의 지급을 지체하였다는 이유로 이 사건 각 선박건조계약을 해제하는 것은 신의칙에 위반된 권리행사이다.

2) 피고 케이비캐피탈에 의한 계약의 해제에 따른 기지급 매매대금 반환 청구

따라서 원고에 의한 해제는 효력이 없고, 오히려 이 사건 각 선박건조계약은 원고에 대한 기업구조조정절차의 개시나 영국법상 이행거절사유의 발생 또는 선박인도 지체 등 원고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피고 시윙으로부터 이 사건 선박건조계약에 관한 모든 권리를 이전받은 피고 케이비캐피탈에 의하여 해제되었다. 원고는 피고 케이비캐피탈에 피고 시윙이 원고에게 지급한 1차 분할금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

다. 쟁점의 정리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피고 시윙의 2차 분할금 지급 지체를 이유로 한 원고의 이 사건 각 선박건조계약의 해제가 유효함을 전제로, 피고들의 항변 및 이 사건 반소청구는 원고에 대한 채권자 공동관리 절차의 개시, 원고의 이행거절 또는 인도지체 등을 이유로 한 피고 케이비캐피탈의 해제가 유효함을 전제로 하고 있다. 따라서 이 사건의 쟁점은 우선 이 사건 각 선박건조계약이 원고와 피고 케이비캐피탈 중 누구에 의하여 적법하게 해제되었는지, 둘째 이와 같은 각 계약 해제에 따른 피고 시윙의 손해배상 범위 또는 원고의 원상회복 범위가 된다.

아래에서 위 각 쟁점에 관하여 순차로 판단하되, 해제가 이루어진 시간적 순서에 따라 피고 케이비캐피탈의 해제에 관하여 먼저 살핀 다음, 원고가 주장하는 해제의 적법성과 그에 따르는 손해배상의 범위 등을 판단하기로 한다.

3. 준거법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각 선박건조계약은 원고와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서 설립되고 등록된 법인인 피고 시윙 사이에 체결된 계약인데, 이 사건 본소 및 반소 각 청구는 위 각 계약이 원고 또는 피고 케이비캐피탈에 의하여 해제되었음을 이유로 한 원고의 피고 시윙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 원고의 피고 케이비캐피탈에 대한 채무부존재 확인 청구, 또는 피고 케이비캐피탈의 원고에 대한 매매대금 반환 청구이므로, 이 사건에는 외국적 요소가 있어 국제사법에 따라 준거법을 정해야 한다.

국제사법 제25조 는 계약은 당사자가 명시적 또는 묵시적으로 선택한 법에 의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당초 이 사건 각 선박건조계약에서 준거법을 영국법(the laws of England)로 합의하였으므로(당심 제3차 변론기일에서 이를 확인한바 있다), 이 사건 계약의 해석이 문제될 경우 영국법이 준거법이 된다.

다만, 이 사건 담보이전계약의 해석에 관하여는 이 사건 담보이전계약(을 제1호증의 1) 8.3조가 그 준거법을 대한민국 법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위 담보이전계약에 따른 해제권 이전, 행사 등의 해석과 관련하여서는 대한민국 법이 준거법이 된다.

4. 판단

본문내 포함된 표
판단의 요지를 결론적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① 우선 피고 케이비캐피탈은 이 사건 담보이전계약에 따라 이 사건 각 선박건조계약의 해제권을 행사할 수 있다.
② 피고 케이비캐피탈의 원고에 대한 구 구조조정촉진법에서 정한 채권자 공동관리 절차개시를 이유로 한 2010. 7. 28.자 해제통지와 원고의 이행거절 등을 이유로 한 2010. 8. 25.자 해제통지는 모두 받아들이기 어렵다.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 케이비캐피탈의 반소청구는 이유 없다.
③ 그러나 원고의 강재절단에 따른 피고 시윙의 2차 분할금의 미지급을 이유로 한 이 사건 각 선박건조계약의 해제는 모두 적법하다. 강재절단이 어느 정도 형식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음은 이 사건 각 선박건조계약이 예정하고 있는 것이다. 더 나아가 강재절단이 실제로 이루어지지 않았고, 피고들을 기망할 목적으로 이루어졌다거나 계약해제 절차의 위법 또는 신의칙에 반한다는 피고들의 주장은 모두 받아들이기 어렵다.
④ 따라서 원고의 피고 케이비캐피탈에 대한 이 사건 각 선박건조계약에 관한 선수금반환채무는 존재하지 않으며 그 부존재를 구하는 확인의 이익도 인정된다. 원고의 이 부분 청구는 이유 있어 받아들인다.
⑤ 한편, 원고가 이 사건 각 선박건조계약의 해제로 인하여 이미 지급받은 분할금을 초과하는 손해가 있다고 인정할 아무런 근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의 피고 시윙에 대한 손해배상청구는 받아들이지 않는다.

가. 이 사건 각 선박건조계약의 해제에 관한 판단

1) 피고 케이비캐피탈이 해제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가) 원고의 주장

피고 케이비캐피탈은 피고 시윙으로부터 이 사건 각 선박건조계약상의 권리나 이익만을 양수하였을 뿐 계약당사자의 지위를 양수한 것은 아닌데, 해제권은 계약 당사자의 지위에 수반되는 권리이므로 계약 당사자의 지위를 승계하지 않은 피고 케이비캐피탈에 이 사건 각 선박건조계약상의 해제권이 이전되지 않는다. 따라서 피고 케이비캐피탈은 이 사건 선박건조계약상의 해제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것이다.

나) 판단

해제권은 계약상의 지위에 수반되는 것이므로 피고 케이비캐피탈이 피고 시윙으로부터 이 사건 각 선박건조계약의 매수인의 지위를 양수한 것이 아닌 한 피고 케이비캐피탈에 이 사건 각 선박건조계약상의 해제권이 이전되지 않는다는 점은 원고의 주장과 같다. 그러나 앞서 본 사실에 을 제8, 9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이 사건 담보이전계약은 원고와 피고들 모두의 합의로써 피고 케이비캐피탈에 계약 해제권 등 이 사건 각 선박건조계약으로부터 발생하는 피고 시윙의 권리를 독자적인 지위에서 행사할 수 있는 권한를 부여하는 계약이라고 해석함이 상당하므로, 피고 케이비캐피탈은 이와 같은 당사자들의 합의에 따라 이 사건 각 선박건조계약상의 해제권을 행사할 수 있다(아울러 피고 케이비캐피탈은 피고 시윙의 대출금 채권자로서 피고 시윙의 해제권을 대위 행사할 수 있는 지위에 있기도 하다). 따라서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① 이 사건 담보이전계약은 피고 케이비캐피탈의 피고 시윙에 대한 대출금채권을 담보하기 위한 것으로, 특히 이 사건 각 선박건조계약이 해제되어 피고 시윙이 선수금 반환채권이나 R/G에 의한 선수금 환급채권 등을 가지는 경우 이에 대하여 피고 케이비캐피탈이 위 대출금 채권의 범위 내에서 위 권리들을 적절하게 행사하기 위한 목적에서 체결되었다.

② 이 사건 담보이전계약 4.4조 및 4.5조는, ‘피고 시윙이 피고 케이비캐피탈의 사전 서면 동의 없이 이 사건 각 선박건조계약상의 해제권을 행사하거나 포기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고, 6.1조 (c)항은 ‘피고 시윙이 이 사건 대출계약상의 채무를 불이행할 경우 피고 케이비캐피탈이 이 사건 각 선박건조계약에 관한 모든 권리를 갖고 이를 행사할 수 있는데, 피고 시윙은 이를 위한 적절한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와 같은 규정은 피고 시윙에도 여전히 이 사건 각 선박건조계약상의 해제권 등이 남아있음을 전제로 하는 것이므로, 이 사건 각 선박건조계약상의 모든 권리를 피고 케이비캐피탈에 ‘양도한다’는 이 사건 담보이전계약의 문언은 양도인으로부터 양수인에게 해당 권리가 이전되어 양도인에게는 그 권리가 남아 있지 않게 되는 ‘양도’가 아니라, 다만 피고 케이비캐피탈이 일정한 경우 피고 시윙과 독자적인 지위에서 이 사건 각 선박건조계약상의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하는 것이 자연스럽고, 이것이 대출금 채권의 담보를 위하여 이 사건 담보이전계약을 체결한 당사자의 의사에도 부합하는 것으로 보인다.

2) 2010. 7. 28.자 피고 케이비캐피탈의 해제 통지의 적법성에 관하여

가) 피고들의 주장

구 구조조정촉진법상의 채권금융기관의 공동관리절차(이하 일반적으로 부르는 대로 ‘워크아웃’이라고 한다)는 경우에 따라 회사 소멸 절차인 해산이나 청산 또는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이하 ‘통합 도산법’이라 한다)에 의한 회생 내지는 파산 절차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이는 이 사건 각 선박건조계약 제11조 (c)항이 규정하는 ‘winding up’ 또는 ‘dissolution’과 유사한 상황이 발생한 경우에 해당하고, 이와 같은 사정으로 말미암아 원고는 이 사건 각 선박을 건조할 능력을 상실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 케이비캐피탈은 위 제11조 (c)항에 의하여 이 사건 각 선박건조계약을 모두 해제한다는 것이다.

나) 판단

앞서 본 사실과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고려하면, 원고에 대한 워크아웃을 이유로 한 피고 케이비캐피탈의 2010. 7. 28.자 해제는 이 사건 선박건조계약 제11조 (c)항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을 뿐만 아니라 동조 (d)항에서 규정하는 행사기간을 도과한 것이므로 어느 모로 보나 부적법하다.

(1) 워크아웃 절차가 ‘winding up’ 또는 ‘dissolution’과 유사한 절차인지

우선 구 구조조정촉진법상의 워크아웃 절차가 이 사건 각 선박건조계약 제11조 (c)항의 ‘winding up’ 또는 ‘dissolution’에 유사한 절차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아래와 같은 점들을 고려하면 워크아웃 절차가 ‘winding up’ 또는 ‘dissolution’에 유사한 절차라고 볼 수 없다.

① ‘winding up’ 또는 ‘dissolution’이란 기업의 자산을 모두 매각하고 채권자들에게 채무를 변제한 후 남은 자산을 주주 등 구성원에게 분배함으로써 기업을 소멸시키는 절차이다. 반면 워크아웃은 부실징후기업이 주채권은행에 신청하여 채권은행협의회 등의 의결을 거쳐 개시되는 것으로, 기업의 재무구조를 개선하여 기업의 경영을 정상화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즉, ‘winding up’, ‘dissolution’은 영업을 중단하는 것을 전제로 하지만, 워크아웃은 기업 활동을 중단하는 것이 아니라 채권금융기관의 도움을 받아 기업의 재건을 도모하는 절차이므로 그 목적에 있어 서로 반대된다.

② 또한, 구 구조조정촉진법 제7조 제2 , 3항 에 의하면, 해당 기업이 경영정상화 가능성이 없는 경우 주채권은행 등은 해당 기업에 대한 해산이나 청산의 요구, 통합 도산법에 따른 파산 신청이나 파산 신청을 요구하여야 하거나 회생절차를 신청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워크아웃 절차에서 기업 소멸 절차인 해산, 청산, 파산 또는 회생 등(이하 ‘해산 등’이라고 한다)의 절차로 진행되기 위하여는 주채권은행 등의 별도의 요구 또는 신청이 필요하므로 워크아웃 절차는 해산 등의 절차와 명백히 구분되는 서로 다른 절차로서, 해산 등을 위한 선행 절차가 아니다.

③ 피고들이 지적하는 것처럼 워크아웃 절차에서 해산 등의 절차로 진행될 가능성이 있을 수는 있다. 그러나 워크아웃 절차에서 반드시 해산 등의 절차로 진행되는 것은 아니며, 재무구조가 부실해져 경영정상화가 불가능해질 경우 어떤 기업에게나 해산 등의 절차가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워크아웃 절차가 ‘winding up’ 또는 ‘dissolution’에 유사한 절차에 해당한다고 볼 근거로 삼을 수는 없다.

(2) 해제권 행사 기간의 도과

뿐만 아니라,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각 선박건조계약 제11조 (d)항은 ‘winding up’ 또는 ‘dissolution’ 등을 이유로 한 해제의 경우 그 사유가 발생한 때로부터 2주 이내에 행사하지 않으면 그 권리가 소멸한다고 규정하고 주6) 있다. 그런데 피고 케이비캐피탈이 원고에 대한 워크아웃을 이유로 해제권을 행사한 2010. 7. 28.은 워크아웃 절차가 개시된 2009. 12. 28.로부터 2주가 경과된 시점임이 역수상 명백하다.

(3) 원고의 선박건조능력 상실 여부

또한, 아래 ‘3)의 (3) 판단’ 항목에서 보는 바와 같이 원고에 대하여 워크아웃 절차가 개시되었다고 하여 원고가 이 사건 각 선박을 건조할 능력을 상실하였다고 단정할 수 없다.

3) 2010. 8. 25.자 원고의 이행거절을 이유로 한 피고 케이비캐피탈의 해제 통지의 적법성에 관하여

가) 피고들의 주장

원고가 이 사건 각 선박의 건조를 포기하였고, 원고에게 이 사건 각 선박 건조능력이 없었다는 사실이 다음의 사정에 의하여 명백하게 드러난다. ① 원고는 이 사건 각 선박건조계약이 체결된 후 워크아웃 절차에 들어가기까지의 기간동안 선박 건조를 위한 어떠한 행위도 하지 않았다. ② 이 사건 각 강재절단은 실제로 이루어지지 않았거나, 오로지 원고가 인도지체 책임을 면하고 2차 분할금 지급기일을 도래시키기 위한 목적에서 형식적으로 이루어졌을 뿐이다. 이 사건 강재절단 당시, 선박의 건조 및 강재절단을 시행하기 위하여 사전에 필수적으로 이행되어야 하는 선체구조도면(기본도면, 상세도면, 생산도면)의 승인과 작성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선박건조의 핵심인 엔진은 발주조차 되지 않은 채, 기체결된 모든 자재공급계약은 취소된 상황이었다. ③ 원고에게는 이 사건 각 선박 건조 자금을 조달할 능력이 없었고, 이 사건 각 선박의 건조는 채권금융기관들의 동의를 얻지 못하여 워크아웃 절차에서 포기되었다.

나) 영국법상의 이행거절(Repudicatory Breach)을 이유로 한 해제권 행사

계약 당사자는 계약에 의하여 부여되는 약정 해제권 이외에도 계약 위반을 이유로 보통법(common law)상의 해제권을 가질 수 있다. 그 중 이행거절을 이유로 한 계약 해제권이란, 계약 상대방의 채무불이행 정도가 현저하여 이로써 계약상대방의 계약상 이익을 상당 부분 박탈하는 경우 이를 계약상 의무이행을 거절하는 것으로 간주하여 계약을 종료시킬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이러한 영국법상의 이행거절은 채무자가 이행을 거절하거나 이행이 불가능하다고 표명한 때에만 인정되는 것이 아니고, 정황을 객관적으로 살펴 채무자가 계약을 이행할 의도가 없다고 인정되는 경우, 채무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고의적으로 채무의 이행을 지체하는 경우, 또는 채무의 이행이 불가능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인정될 수 있다는 것이다.

다) 판단

앞서 본 사실, 갑 제6호증, 을 제12, 17, 18, 31호증의 각 기재, 당심 증인 소외 4의 증언과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고려하면, 원고가 이 사건 각 선박 건조를 위한 의사나 능력 없이 아무런 행위를 하지 않은 채 인도기일을 도과하였다거나 워크아웃 절차의 시행으로 인하여 이 사건 각 선박의 건조가 불가능하게 되어 이를 포기하고, 허위로 강재절단을 실시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 따라서 달리 영국 보통법상의 해제권이 발생하였다고 볼 근거가 없는 이 사건에서 영국법상 이행거절을 이유로 한 피고 케이비캐피탈의 해제는 더 나아가 살펴 볼 필요 없이 받아들일 수 없다.

(1) 원고가 선박건조를 위한 아무런 행위를 하지 않은 채 인도기일이 도과되었는지 여부

이 사건 각 선박건조계약이 2007년 6월 중순에서 같은 해 10월 말까지 체결되었음에도 그로부터 약 3년이 경과한 시점까지 강재절단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었던 사실, 피고 케이비캐피탈이 해제 통지를 한 2010. 8. 25. 무렵 선체번호 CSN-266, 267 각 선박에 대해서는 원 선박건조계약상 인도예정일을 상당히 경과한 시점이었고, 나머지 선박에 대해서도 인도예정일을 불과 3, 4개월 남겨놓은 상황이었던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원고가 2010. 5. 3. 이 사건 각 선박의 구체적인 건조일정을 잡아 피고에게 통지한 사실, 앞서 본 것처럼 이 사건 각 선박건조계약을 체결하고 그 직후부터 선박 건조에 필수적인 엔진을 포함한 수많은 자재공급계약을 체결하고 각 계약금을 지급한 사실 역시 인정되고, 원고의 위와 같은 선박 인도 지연은 피고 시윙이 이 사건 각 선박건조계약의 인수인을 찾지 못하여 매매대금을 적시에 지급하지 못하는 상황에 있었던 까닭에 원고가 원 선박건조계약의 인도기일에 맞추어 선박의 건조에 착수하지 못하였던 탓으로 보이므로, 원고가 이 사건 각 선박 건조를 위하여 아무런 행위를 하지 않은 채 정당한 사유 없이 원 선박건조계약상의 인도기일을 도과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

(2) 이 사건 강재절단의 실행

뿐만 아니라, 앞서 든 각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이 사건 각 강재절단이 실제로 이루어지지 않았거나, 진정한 선박건조 의사 없이 피고들을 기망할 목적으로 이루어졌다고 할 수 없고, 오히려 이 사건 각 선박건조계약을 경영정상화 과정에서 제외하라는 외부의 제안에도 불구하고 이를 유지하려고 노력하다가 최종적으로 원고가 이 사건 각 선박건조계약을 유지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하여야 하는 시점에 이르러 피고 시윙의 2차 분할금 지급을 기다려 이를 결정하고자 먼저 CSN-267 선박에 대한 강재절단을 실시한 것으로 보인다.

① ABS의 확인서가 허위로 작성되었다는 점 등에 관한 아무런 증거가 없는 이상, 피고들이 들고 있는 사정만을 들어 위 확인서에 의하여 증명되는 강재절단 실행사실을 쉽사리 부인할 수는 없다.

② 갑 제6호증의 영상에 의하면 강재절단 현장의 현수막에 선박의 사양이 다소 잘못 표기된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을 제12, 17, 18, 31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는 ○○회계법인으로부터 사건 각 선박건조계약을 제외하는 내용의 경영정상화 방안을 제시받았음에도 불구하고 2010. 3. 말 무렵 이 사건 각 선박의 사양을 13,000DWT에서 34,000DWT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까지 이 사건 각 선박건조계약을 최대한 유지하고자 노력하였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데, 위와 같은 현수막의 기재는 이러한 선박의 사양 변경 검토과정에서 비롯된 오기로 보인다.

③ 선박 매수인이 실수요자인 경우에는 피고들의 주장과 같이 매수인의 요구사항을 반영하여 각 선박마다 모두 다른 도면이 작성되고 이에 따라 선박의 건조가 진행된다고 하겠으나, 이 사건 각 선박건조계약과 같이 매수인이 실수요자가 아니라 단순히 선박 재매매를 목적으로 하는 중개인 또는 중간 매수인인 경우에는 선박에 대한 어떠한 특수한 요구사항이 있을 것이라고 보기 어려워 이와 같은 경우에까지 각 선박에 특정한 개별 도면이 작성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그러므로 이러한 경우 이 사건 부속합의와 같은 방식으로 종전에 건조한 선박의 설계 도면을 유용하기로 하는 협의가 이루어지면, 원고는 이에 따라 종전에 원고가 건조하였던 선박의 모든 도면을 그대로 이용하는 선박을 건조할 수 있다고 할 것이고, 이때 이용할 수 있는 도면의 범위를 기본도면으로 제한해야 할 아무런 근거도 없다. 또한 원고가 제출한 갑 제44호증의 기본도면, 갑 제45~49호증의 상세도면에는 건조 대상 선박이 이 사건 각 선박이라고 기재되어 있다. 따라서 이 사건 강재절단은 이 사건 부속합의에 기초한 위 설계 도면에 따라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므로, 이 사건 강재절단이 아무런 도면 없이 실시된 것도 아니라 할 것이다.

④ 원고와 피고 시윙의 의사는 이 사건 각 선박 5척 모두를 동일한 사양과 형태로 건조하려는 것이었다고 인정되므로, 선체번호 CSN-266, 267 각 선박에 관하여 이 사건 부속합의와 같은 명시적인 설계 도면의 활용에 관한 합의가 없더라도, 위 각 선박에도 이 사건 부속합의가 적용된다.

⑤ 원고가 2010. 5. 7. 무렵 이 사건 각 선박의 건조를 위하여 체결한 위 각 자재공급계약 중 일부 구매계약을 취소한 사실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2010. 3. 말 무렵까지 이 사건 각 선박건조계약을 유지하기 위하여 적극적으로 노력하였으나, 그 이후에는 이 사건 각 선박건조계약의 유지에 관하여 어느 정도 의욕을 상실한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앞서 본 사실에 갑 제42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 일부 자재구매계약을 취소하기 직전인 2010. 5. 3. 이 사건 각 선박의 건조 일정이 확정되었고, 이후 2010. 7. 1. 그 일정이 재통보될 때까지도 위 건조 일정이 유지되고 있었던 점, ㈁ 선박의 핵심기관인 엔진의 구매계약에 관하여는 이를 취소하였다고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는 점(피고들은 을 제22호증이 엔진공급계약을 취소하는 통지서라고 주장하나, 을 제22호증은 그 수신인이 전혀 특정되지 않으므로 그렇게 볼 수는 없다), ㈂ 이 사건 각 선박의 건조를 위하여 1,800여 쪽이 넘는 기본도면, 상세도면이 준비되어 있었던 점, ㈃ 일부 부품들은 이미 제작이 완료되어 원고가 해당 자재구매계약을 취소한다는 통지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통지대로 효력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고 원고의 요청에 의하여 언제든지 이 사건 각 선박의 건조를 위하여 인도될 수 있었던 상황으로 보이는 점, ㈄ 원고에게 이 사건 각 선박의 건조를 위한 강재가 준비되어 있었던 점(피고들은 강재검사증명서에 해당 강재가 사용될 선체번호가 수기로 기재되어 있으므로 이를 이 사건 각 선박 건조를 위한 강재로 보기 어렵다고 주장하나, 어떤 강재가 어떤 특정한 선박의 건조를 위하여 사용될 목적으로 입고되지 않은 이상 일반적으로 조선회사는 당시 조선소에 입고되어 있는 강재를 사용할 수 있다고 보이므로, 원고에게 입고된 강재검사증명서에 선체번호가 수기로 작성되었다는 등의 사정은 원고의 이 사건 각 선박 건조 능력 및 의사를 판단하는데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등을 종합하면, 위와 같은 자재공급계약의 일부 취소에도 불구하고 당시 원고에게는, 2010. 3. 말 이전과 비교하여서는 약화되기는 하였으나, 여전히 이 사건 각 선박건조계약을 지속하고자 하는 의사 및 선박 건조능력이 있었다고 보인다.

⑥ 다만 피고들의 주장과 같이, 원고가 일부 자재구매계약을 취소하고, 스스로 통보한 건조 예정일정보다 2달가량 앞서 CSN-267 선박에 대한 강재절단을 실행한 동기에 의문이 없지 않고, 위 선박에 대한 강재절단이 어느 정도 형식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앞서 본 사실과 변론 전체의 취지에 비추어 알 수 있는 전체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는 구체적인 선박 건조 일정을 확정하고 기본도면 등 설계도를 작성하는 등으로 그 건조를 위한 준비를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이 사건 각 선박건조계약의 인수 협상이 진행 중이라는 피고 시윙의 이야기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각 선박건조계약의 인수 및 계약의 진행 가능성에 관하여 어느 정도 의심을 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원고는 피고 시윙의 대금 지급을 기다려 이 사건 각 선박건조계약의 지속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할 목적에서 위와 같이 강재절단을 실행한 것으로 보이는바, 사정이 이와 같다면 원고가 선박을 건조하려는 진실한 의사 없이 허위로 또는 피고들을 기망할 목적으로 이 사건 각 강재절단을 실행하였다고 보기는 곤란하다(다만 이 사건 각 선박건조계약에서 정한 강재절단이 어느 정도 형식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는 점은 뒤에서 판단한다).

(3) 워크아웃 절차로 인하여 선박의 건조가 불가능하였거나 포기되었는지 여부

원고가 2009년 말 해운업 불황에 따른 선박 수주의 감소, 키코 등 파생상품 운용으로 인한 막대한 손실로 자금 유동성이 부족하게 되었고, 2009. 12. 28. 워크아웃 절차에 들어가게 된 사실, 이 사건 각 선박건조계약의 계속에 관한 채권금융기관들의 명시적인 동의가 있었다고 볼 증거가 없는 사실, 워크아웃 절차에서 작성된 ○○회계법인의 2010. 3. 26.자 실사보고서(을 제18호증)에 포함된 원고의 경영정상화 방안에 이 사건 각 선박건조계약이 제외되어 있는 사실은 피고들의 주장과 같다.

그러나 앞서 든 각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고려하면 워크아웃 절차로 인하여 원고가 이 사건 각 선박을 건조할 능력이 없었다거나 이 사건 각 선박의 건조를 포기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다만 2011년 작성된 회계법인의 검토보고서(을 제13호증)에 이 사건 각 선박건조계약이 포함되어 있지 않은 것은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원고가 이 사건 각 선박건조계약을 해제하였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① ○○회계법인이 작성한 보고서에 포함되어 있는 경영정상화 방안은 원고가 아니라 외부 기관인 ○○회계법인의 보고서에 불과하여 이를 그대로 원고의 의사표시로 보기 곤란하고, 위 방안은 문언 그대로 원고의 경영정상화를 위한 하나의 제안일 뿐이어서 확정된 경영정상화 계획이 아니다.

② 실제로 원고는 ○○회계법인이 작성한 위와 같은 경영정상화 방안에도 불구하고 2010. 3. 말 무렵 이 사건 각 선박의 사양을 13,000DWT에서 34,000DWT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까지 이 사건 각 선박건조계약을 유지하기 위하여 노력하였고, 2010. 5. 3. 이 사건 각 선박건조 일정이 포함된 실행선표를 확정하였고, 적어도 2010. 7. 1.까지 위 계획을 유지하면서, 이 사건 각 선박건조를 위한 기본도면 등 설계도를 작성하였다.

③ ○○회계법인이 이 사건 각 선박건조계약을 경영정상화 방안에서 제외하였던 이유는 매수인인 피고 시윙이 자금 마련에 곤란을 겪고 있었기 때문이었지 원고가 위 각 선박을 건조할 수 없는 상황에 있었기 때문이 아니다.

④ 이 사건 각 선박건조계약에 관하여는 이미 R/G가 발급되어 있어 이 사건 각 선박건조계약의 계속을 위하여 채권금융기관의 사전 승인을 받을 필요가 없었으므로, 원고는 원고가 채권금융기관으로부터 지원받은 1,000억 원을 원고의 결정에 따라 이 사건 각 선박의 건조를 위하여 사용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⑤ 원고는 2009년 13척, 2010년 6척, 2011년 6척의 선박을 건조하여 인도를 완료하였다.

4) 선박 인도 지체를 이유로 한 피고 케이비캐피탈의 해제의 적법성

앞서 든 각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통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가 피고 케이비캐피탈에게 연장된 이행기로써 대항할 수는 없으나, 피고 시윙의 책임 있는 사유로 이 사건 각 선박건조계약의 대금이 지급되지 않고 있었던 이상 선박건조계약 제11.2.조 (a)항에 따라 선박 인도기일이 자동적으로 연장된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들에게 선박건조계약 제8조 (c)항에서 정하는 선박 인도 지체로 인한 해제권이 발생하였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이를 이유로 한 피고 케이비캐피탈의 해제권 행사는 부적법하다.

가) 피고 케이비캐피탈에게 연장된 인도일로써 대항할 수 있는지 여부

이 사건 담보이전계약을 통하여 원고와 피고들은 피고 케이비캐피탈의 사전 서면 동의 없이 이 사건 선박건조계약을 변경하거나 보충하지 않기로 한 사실, 원고와 피고 시윙이 피고 케이비캐피탈의 사전 서면 동의 없이 이 사건 각 선박건조계약의 매매대금 및 인도일을 변경하는 합의를 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따라서 원고와 피고 시윙의 위와 같은 선박 인도일 변경 합의는 이 사건 담보이전계약을 위반한 것이므로 원고는 이와 같이 연장된 인도일로써 피고 케이비캐피탈에게 대항할 수 없다.

나) 원고의 인도 지체 여부

이 사건 각 선박건조계약 제8조 (c)항은 인도일로부터 180일을 초과한 인도 지체가 있는 경우 매수인은 해제권을 행사할 수 있지만, 성질상 매수인의 채무불이행(Buyer's default of a nature)으로 인하여 인도일이 연장되는 경우에는 이와 같은 인도지체를 이유로 해제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취지로 규정하고 있고, 제11.1조 및 제11.2.조 (a)항은 매수인이 분할금 지급기일에 그 대금을 지급하지 않는 경우 채무불이행에 빠지고, 이 경우 선박 인도기일은 매수인이 지급을 지체한 날만큼 자동적으로 연장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이 사건 각 분할금의 성격과 지급기일에 관한 당사자의 의사에 비추어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매수인 피고 시윙의 자금 사정이 어려워 위와 같은 절차 착수가 지연되는 경우라면 이는 성질상 매수인의 채무불이행 사유라고 볼 것이고 따라서 선박 인도기일은 제11.2.조 (a)항에 따라 자동적으로 연장되고 있었다고 할 것이다. 그러므로 피고들에게 원고의 인도지체를 이유로 한 해제권이 발생하였다고 볼 수 없다.

5) 원고 해제의 적법성에 관하여

가) 2차 분할금 지급기일의 도래 여부 - 강재절단의 실행 여부

(1) 피고들 주장의 요지

① 이 사건 강재절단 현장을 촬영한 현수막에 이 사건 각 선박의 사양인 13,000DWT급 화학제품 운반선이 아니라 34,000DWT급 벌크선(bulk carrier)이라고 표시되어 있는 점, ② 강재절단을 위해서는 그 전에 기본도면, 상세도면이 갖추어져야 하는데 이 사건 각 선박에 대하여 이와 같은 도면들이 존재하지 않는 점, ③ 이 사건 부속합의가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CSN-264, 270, 272 각 선박의 기본도면에 관한 합의에 불과한 점, ④ 이 사건 각 선박의 건조에 필수적인 부품인 엔진에 관하여는 발주조차 되지 않았고 기타의 자재공급계약은 강재절단 전에 모두 원고에 의하여 취소된 점, ⑤ ABS의 확인서는 원고의 기망행위에 협력하는 것이므로 신빙성이 없는 점 등의 사정이 존재하므로, 이 사건 강재절단은 실제로 이루어지지 않았거나, 진정한 선박 건조의 의사 없이 단순히 원고의 인도 지체 책임을 면하고 2차 분할금 지급기일을 도래시키기 위한 목적에서 형식적으로 이루어진 것이므로 이로써 2차 분할금 지급기일이 도래하였다고 할 수 없다는 것이다.

(2) 판단

피고들의 위와 같은 주장은 결국, 이 사건 강재절단은 원고의 선박 건조 의사에 의하여 진정하게 이루어지지 않았으므로 허위이거나 형식적인 것이라는 취지로서, 2차 분할금의 지급기일이 되는 강재절단은 진정하게 이루어져야한다는 점을 전제로 하고 있다.

그런데 이 사건 각 강재절단이 실제로 이루어지지 않았거나 진정한 선박건조 의사 없이 피고들을 기망할 목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점은 앞서 판단한 바와 같다. 더 나아가 강재절단이 어느 정도 형식적으로 이루어졌다고 하더라도 피고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이 사건 각 선박건조계약에서 정한 2차 분할금의 지급기일이 도래하지 않는다고 볼 수는 없다.

즉 선박 매수인은 건조자가 선박매매계약에 따른 선박인도를 지체하는 경우 지체기간에 따라 대금을 감액 받거나 계약을 해제할 수 있는 등으로 그 권리를 보호받을 수 있고(이 사건 각 선박건조계약 제8조 이하), 선박 매수인이 선박건조의 초기단계에서 건조자의 선박 건조의사의 진정성에 의심을 품어 그 분할금의 지급하지 않을 수 있다면 이와 관련된 수많은 분쟁이 야기될 가능성이 많다. 이러한 의미에서 ‘당사자 사이의 어떠한 분쟁에도 불구하고 매수인은 분할금의 지급을 지체하거나 유보할 수 주7) 없다’ 는 이 사건 각 선박건조계약 제10조 (b)항 마지막 문장은 각 분할금 지급단계에서 각 해당 절차의 구체적이고 실질적으로 이루어졌는지 여부를 문제 삼지 않겠다는 당사자의 의사를 명시한 것이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 강재절단이 이루어졌다는 건조자의 통지와, ⓑ 이를 증명하는 선급의 확인이 있으면 2차 분할금 지급기일이 도래한다고 보아야 하는 것이다. 이렇게 보는 것이 영국법 해석에 부합한다[영국 중재판정부의 2차 분할금 지급기일 도래와 관련된 강재절단의 의미와 그 요건에 관한 판단(갑 제78호증) 참조. 피고들이 제시하는 영국 대법원의 판단(을 제36호증)은 특정 선박의 대금지급조건을 다른 선박에 차용한 것으로, 매수인을 기망할 목적으로 연출된 가짜이거나 허울뿐인 작업이라고 볼 수 없는 이 사건과는 사안을 달리한다].

원고가 이 사건 강재절단을 실시한 후 ABS의 확인서를 첨부하여 피고 시윙에게 이를 통지를 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따라서 이 사건 각 강재절단이 실제로 이루어지지 않았거나 진정한 선박건조의 의사 없이 기망할 목적으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볼 수 없는 이 사건에서 이 사건 각 강재절단이 어느 정도 형식적으로 이루어졌다는 점만으로 이 사건 각 선박건조계약에서 정한 2차 분할금의 지급기일이 도래하지 않았다고 볼 수는 없다. 피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음이 분명하다.

나) 계약해제 절차의 준수 여부

피고들은, 원고가 선체번호 CSN-267 선박을 제외한 다른 선박의 2차 분할금에 관하여는 이 사건 각 선박건조계약 제10조 (e)항이 규정하는 14일 이전의 사전 통지를 하지 않았으므로 원고의 해제는 이 사건 각 선박건조계약이 요구하는 절차를 준수하지 못하여 부적법하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살피건대, 기록상 원고가 선체번호 CSN-267 선박을 제외한 나머지 선박의 2차 분할금 지급기일에 관한 사전 통지를 하였다는 점을 인정할 직접적인 증거가 나타나 있지 않음은 피고들의 주장과 같다. 그러나 을 제3, 15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가 선체번호 CSN-267 선박을 제외한 나머지 선박에 관하여도 원고가 종전에 피고 시윙에 송부한 실행선표상의 일정보다 강재절단이 앞당겨졌음을 알리고, 피고 시윙이 참여하는지 여부를 문의하였을 것이라는 사실을 넉넉히 추단할 수 있고, 원고와 피고 시윙 모두 강재절단으로 인하여 2차 분할금 지급기일이 도래한다는 사실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으므로, 원고가 피고 시윙에 강재절단일을 통보한 이상 비록 이때 2차 분할금 지급기일이라는 명시적인 표시를 하지 않았더라도 2차 분할금 지급기일에 관한 사전통지가 있었다고 볼 것이다.

설사 원고가 위와 같은 사전 통지 절차를 누락하였다고 하더라도, 위 규정이 이와 같은 통지를 요구하는 취지는 분할금 지급 의무자인 피고 시윙에게 지급기일의 도래를 알려 그 자금을 마련할 시간을 주기 위함이라 할 것인데, 원고는 강재절단 이후 지급기일을 반복적으로 통지하였고, 최초의 지급 통지일로부터 원고의 해제일까지 약 1달 정도의 기간이 짧지 않은 기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원고가 지급기일에 관한 사전통지를 누락하였다는 사정만으로 그 해제가 부적법하다고 할 것은 아니다.

다) 신의칙 위반 여부에 관하여

(1) 피고 케이비캐피탈의 주장

① 원고의 실질적인 경영자 소외 5가 피고 시윙의 대표이사 소외 6으로부터 이름을 빌려 원고가 피고 시윙을 설립하였거나, 피고 시윙의 실질적인 소유자는 원고의 주주인 씨그린의 이사 소외 3이므로 원고가 사실상 피고 시윙의 의사결정을 하였고, ② 피고 케이비캐피탈의 피고 시윙에 대한 대출은 소외 5 등의 적극적인 요청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이며, ③ 원고는 피고 시윙의 피고 케이비캐피탈에 대한 이 사건 대출금 채무를 연대보증 하였으므로, 결국 이 사건 각 선박건조계약은 원고 스스로 진행한 것이다. 따라서 원고에게 이 사건 선박건조자금을 마련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인데, 이와 같이 선박건조자금을 마련할 의무가 있는 원고가 원고의 페이퍼 컴퍼니에 불과한 피고 시윙이 인수자를 찾지 못하여 자금 조달에 실패하고 이에 따라 2차 분할금의 지급을 지체하였다는 이유로 이 사건 각 선박건조계약을 해제하는 것은 신의칙에 위 권리행사이므로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2) 판단

원고의 실질적 경영자가 소외 5라는 사실, 피고 시윙의 실질적인 소유자가 소외 3이라는 사실, 소외 3이 원고의 5대 주주인 사우스시티 홀딩스의 이사라는 사실 및 원고가 이 사건 대출계약을 연대 보증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그러한 사정만으로 원고가 사실상 피고 시윙을 설립하였다거나, 소외 5가 소외 3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위에 있어 결국 원고가 이 사건 각 선박건조계약을 스스로 진행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따라서 원고가 이 사건 각 선박건조를 진행하였음을 전제로 한 피고 케이비캐피탈의 이 부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6) 이 사건 각 선박건조계약의 해제

그러므로 이 사건 각 선박건조계약은 피고 시윙의 각 2차 분할금 지급 지체를 이유로 한 원고의 해제 의사표시에 의하여 모두 해제되었다.

나. 원고의 피고 시윙에 대한 손해배상청구에 관한 판단

1) 원고 주장의 요지

원고는 피고 시윙의 이 사건 각 선박건조계약 불이행에 따라 다음과 같은 손해, 즉 ㈀ 2차 분할금을 지급 받지 못하게 된 손해 19,375,000 달러(선박 1척당 2차 분할금 3,875,000 달러×5척), ㈁ 일실수익으로서 이 사건 각 선박건조계약이 정상적으로 얻을 수 있었던 영업이익에 해당하는 손해를 입게 되었는데, 선박 1척당 영업이익은 매매대금의 8.52%이므로 총 5척에 해당하는 7,652,330 달러(= 선박 1척당 18,000,000달러×8.52%×5척), ㈂ 이 사건 각 선박건조계약과 관련하여 지출한 중개수수료 112,500달러, 선박건조를 위한 자재 및 설비 구입 등으로 3,087,636,000원(1달러=1,150원으로 계산) 상당의 손해를 입었다. 따라서 피고 시윙은 원고에게, 이미 지급된 선수금을 초과하는 위 손해 중 일부인 각 선박 당 2,000만 원씩 총 1억 원의 손해배상금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판단

가) 손해배상에 관한 이 사건 각 선박건조계약의 내용

이 사건 각 선박건조계약 제11.2조 (f)항에서 매수인의 채무불이행으로 선박건조계약이 해제된 경우 건조자는 합리적으로 예상되는 수익(reasonable estimated profit)을 포함한 손해와 손실의 위하여 이미 지급받은 분할금으로 이에 충당할 권한이 있고, 그 분할금이 손해를 배상하기에 부족한 경우 매수인은 건조자에게 부족분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규정하고 있음은 앞서 본 바와 같다.

나) 2차 분할금 손해에 관하여

만약 원고가 이 사건 각 선박건조계약이 유지되고 있음을 전제로 이 부분 손해배상을 구하는 것이라면(원고는 2014. 5. 20.자 준비서면을 통하여 ‘피고 시윙은 여전히 2차 분할금 지급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이 사건 각 선박건조계약이 앞서 본 바와 같이 해제된 이상 원고의 위 주장은 그 자체로서 이유 없다. 그리고 이 사건 각 선박건조계약의 해제로 인하여 2차 분할금 상당을 지급받지 받지 못하게 된 손해를 구하는 취지라면, 원고가 영국법상 별다른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이 사건에서 달리 위 2차 분할금 상당의 손해를 입게 되었다고 인정할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다. 원고의 이 부분 주장 역시 받아들이기 어렵다.

다) 영업이익 손해에 관하여

선박 1척당 영업이익이 매매대금의 8.52%라고 기재되어 있는 갑 제39호증(수주원가내역서)은 누구에 의한 결재도 이루어지지 않은 문서로서 ‘계약선가’를 18,000,000달러로 표시하고 있는데, 각 선박의 매매대금이 25,000,000달러에서 18,000,000달러로 변경된 시점은 위 문서의 작성일로 표시된 2008. 6. 1.보다 1년 5개월여 후인 2009. 11. 10.이므로 영업이익에 관한 위 문서의 기재 내용을 그대로 믿기 어렵고, 갑 제40호증은 신문기사에 불과하여 이로써 원고의 영업이익이 1척당 8.5%에 이른다고 보기에 부족하며, 달리 이 사건 각 선박건조계약에서의 합리적으로 예상되는 수익(reasonable estimated profit)으로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라) 중개수수료와 자재설비 등의 지출로 인한 손해에 관하여

갑 제29, 37, 44호증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가 2007. 10. 5. 선체번호 CSN-266, 267 선박에 대한 선박건조계약 체결의 중개수수료로 합계 112,500달러를 지급한 사실, 이 사건 각 선박에 필요한 자재, 설비 구입계약을 체결하고 합계 3,087,636,000원 상당의 계약금을 지급하였다가 계약의 해제로 계약금을 돌려받지 못한 사실은 인정된다.

마) 손해액의 계산

따라서, 피고 시윙의 채무불이행으로 원고가 입은 손해는 중개수수료 112,500달러 및 계약금 3,087,636,000원(= 2,684,900달러, 달러 미만 버림, 원고의 계산에 따라 1달러=1,150원의 환율로 계산하였다)으로, 그 합계액을 달러로 환산할 경우 2,797,400달러(= 112,500달러+2,684,900달러)로서 원고가 지급받은 1차 분할금 합계 12,500,000 달러를 초과하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위 2차 분할금 상당액을 손해로 평가할 아무런 근거가 없는 이 사건에서 설사 원고가 주장하는 선박 1척당 8.52%의 영업이익 5척 합계 7,652,330달러의 손해를 모두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입은 손해의 합계액은 10,449,730달러(= 2,797,400달러 + 7,652,330달러)로서 원고가 지급 받은 1차 분할금 합계 12,500,000달러를 초과하지 않음이 계산상 명백하다.

3) 따라서 피고 시윙이 추가적으로 배상하여야 할 손해배상책임은 인정되지 않는다.

사. 이 사건 각 선박건조계약의 해제 및 이에 따른 법률관계

이와 같이 이 사건 각 선박건조계약은 피고 시윙의 채무불이행을 이유로 원고에 의해 해제되었으므로 원고는 이미 지급 받은 1차 분할금 합계 12,500,000달러를 피고 케이비캐피탈에 반환할 의무가 없고, 피고 케이비캐피탈이 위 채무의 존부를 다투고 있는 이상 피고 케이비캐피탈이 원고에 대하여 그 이행을 청구하는 반소를 제기하였다고 하더라도 원고는 위 채무의 부존재 확인을 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다( 대법원 2010. 7. 15. 선고 2010다2428 판결 참조).

5.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 케이비캐피탈에 대한 본소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원고의 피고 시윙에 대한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할 것이다.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본소청구에 관한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고, 당심에서 교환적으로 변경된 피고 케이비캐피탈의 원고에 대한 반소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별지 생략]

판사 노태악(재판장) 문정일 구자헌

주1) Within three (3) business days after the Buyer's receipt of e-mail or telefax advice from Builder that the steel cutting of the Vessel has been completed, the Buyer shall remit by bank transfer by telex or cable the second instalment to the Bank in favour of the Builder payable against the Builder's written statement endorsed by the Classification Society that the steel cutting of the Vessel has been completed.

주2) In the event of the proceeds from the sale together with installment(s) retained by the Builder being insufficient to pay the Builder, the Buyer shall be liable for the deficiency and shall pay the same to the Builder upon its demand.

주3) 계약서상 (c)항으로 기재되어 있으나, 항목 전체의 체계와 번호순서에 비추어 오기로 보인다. 아래 (d)항도 같다.

주4) The Builder shall be deemed 새 be in default of its obligations under this Contract if order is made against the Builder or an effective resolution for winding up or dissolution of the Builder is passed (except in all cases for the purpose of reorganization merger and amalgamation) or anything in Korea analogous thereto occurs and it is deemed the Builder is unable to continue to perform its obligations under this Contract thereafter.

주5) 6.1 [Repayment of Loans] Subject to Sections 6.2, 6.3, 6.4, 8, 10.16 and 11, the Borrower shall repay the principal amount of the Loans outstanding to the Agent for the pro rata account of the Lenders in one lump sum payment on the date falling twelve (12) months from the relevant Drawdown Date ("Repayment date"). 6.2 [Mandatory Prepayment] Without prejudice to the Lender's rights under Section 11, the Borrower shall be obliged to cancel the undrawn portion of the Commitments and prepay (without prepayment fee or premium unless otherwise provided herein below) the whole of the Loans then outstanding if any Vessel is sold, on or beofre the date on which the sale is complete. 10.18 [Sale of the Shipping Contracts] The Borrower shall procure that the rights and obligations under the Shipping Contracts is sold on or before the date (and on terms and conditions) to be agreed with the Lenders.

주6) If any such default as referred to in paragraph (c) above occurs then the Buyer may recind/cancel this Contract by promptly notifying the Builder in writing but not later than two weeks from the date of the Builder's default takes place or after the period to remedy it has expired.

주7) Any and all payment due under this Contract shall not be delayed or withheld by the Buyer on account of any dispute or disagreement of whatsoever nature arising between the parties here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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