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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2. 10. 11. 선고 2012도6848,2012전도143 판결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특수강간)[피고인1에대하여인정된죄명: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강간등)·피고인2에대하여일부인정된죄명: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강간등)방조]·위증·부착명령][미간행]
판시사항

소송절차가 분리된 공범인 공동피고인이 증언거부권을 고지받은 상태에서 자기의 범죄사실에 대하여 허위로 진술한 경우, 위증죄가 성립하는지 여부(적극)

피고인 겸 피부착명령청구자

피고인 1 외 2인

상 고 인

피고인 겸 피부착명령청구자들 및 검사( 피고인 2에 대하여)

변 호 인

변호사 권성원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인 2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피고인 1, 3의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에 대하여 판단한다.

1. 검사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위증의 점

(1) 헌법 제12조 제2항 은 ‘모든 국민은 형사상 자기에게 불리한 진술을 강요당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형사소송법 제283조의2 제1항 도 “피고인은 진술하지 아니하거나 개개의 질문에 대하여 진술을 거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공범인 공동피고인은 당해 소송절차에서는 피고인의 지위에 있어 다른 공동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에 관하여 증인이 될 수 없으나, 소송절차가 분리되어 피고인의 지위에서 벗어나게 되면 다른 공동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에 관하여 증인이 될 수 있다( 대법원 2008. 6. 26. 선고 2008도3300 판결 등 참조).

한편 형사소송법 제148조 는 피고인의 자기부죄거부특권을 보장하기 위하여 자기가 유죄판결을 받을 사실이 발로될 염려 있는 증언을 거부할 수 있는 권리를 인정하고 있고, 그와 같은 증언거부권 보장을 위하여 형사소송법 제160조 는 재판장이 신문 전에 증언거부권을 고지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소송절차가 분리된 공범인 공동피고인에 대하여 증인적격을 인정하고 그 자신의 범죄사실에 대하여 신문한다 하더라도 피고인으로서의 진술거부권 내지 자기부죄거부특권을 침해한다고 할 수 없다 .

따라서 증인신문절차에서 형사소송법 제160조 에 정해진 증언거부권이 고지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위 피고인이 자기의 범죄사실에 대하여 증언거부권을 행사하지 아니한 채 허위로 진술하였다면 위증죄가 성립된다고 할 것이다 .

(2)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들이 합동하여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특수강간)죄 등을 범하였다는 범죄사실로 공소가 제기된 이 사건 제1심( 인천지방법원 2011고합475, 2011전고99 )의 제2회 공판기일에서 검사가 피고인 2를 피고인 1, 3의 공소사실에 대한 증인으로 신청하여 재판부가 이를 채택한 사실, 위 법원은 제3회 공판기일에서 피고인 2에 대한 피고사건을 다른 공동피고인에 대한 피고사건으로부터 소송절차를 분리한다는 결정을 고지한 뒤 피고인 2를 증인으로 신문한 사실, 그 증인신문 전에 재판장은 피고인 2에 대하여 증언거부권이 있음을 고지하였음에도 피고인 2는 증인으로서 선서한 뒤 자기의 범죄사실에 관한 검사의 질문에 대하여 증언거부권을 행사하지 아니하고 허위의 내용을 진술한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비록 원심이 드는 판시 사정에서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피고인 2가 수사기관 이래 위 증인신문에 이르기까지 줄곧 자신의 범행을 부인하고 있어서 검사의 입증 취지에 부합하는 증언의 가능성은 거의 없었던 반면에 오히려 그 반대 취지의 증언만이 예상되는 상황이었고, 따라서 위 피고인의 증언이 피고인 1, 3에 대한 공소사실을 증명하는 데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은 채 단지 피고인 2에 대하여만 그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공소사실이 유죄로 인정될 경우 위증죄의 처벌이 가중되는 데 그칠 뿐이어서 위 피고인에 대한 증인채택 및 신문의 필요가 없거나 나아가 부적절하다고 볼 여지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일단 피고인 2에 대한 증인신청이 채택되어 피고사건이 나머지 공동피고인에 대한 피고사건으로부터 분리된 상태에서 적법하게 증언거부권이 고지된 다음 피고인 2에 대한 증인신문절차가 진행되었고 그 증인신문절차에서 피고인 2가 진술거부권을 행사하지 아니한 채 사실에 반하는 허위의 진술을 하였다면 위증죄를 구성한다고 볼 수밖에 없고, 이와 관련하여 위 피고인에게 적법행위에 대한 기대가능성이 없었다고 볼 수도 없다.

그럼에도 원심은, 공범인 공동피고인을 다른 피고인들의 공소사실에 대한 증인으로 신문하게 되면 피고인에게 자신에게 불리한 진술을 강요할 우려가 있으므로 위 피고인의 증인적격 자체를 부인하여야 한다고 전제한 다음, 피고인 2는 공범관계에 있는 피고인 1, 3에 대한 공소사실에 관하여 증인적격이 없고, 따라서 피고인 2가 이들에 대한 피고사건에서 증언하면서 허위의 진술을 하였더라도 위증죄가 성립되지 아니한다고 보아 피고인 2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위증의 점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는바,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공동피고인의 증인적격에 관한 법리 내지 위증죄의 주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이 점을 지적하는 검사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나. 나머지 무죄 부분에 대하여

검사는 원심판결 중 피고인 2의 나머지 무죄 부분에 대하여도 상고하였으나, 상고장에 이유의 기재가 없고 상고이유서에도 이에 대한 불복이유의 기재를 찾아볼 수 없다.

2. 피고인들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를 원심이 유지한 제1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 1의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간등)죄, 피고인 2, 3의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특수강간)죄와 피고인 2의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간등) 방조죄 부분의 공소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에 위배하거나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난 위법이 없다.

3. 파기의 범위

원심판결의 피고인 2에 대한 부분 중 원심이 무죄로 판단한 위증의 점은 앞서 본 바와 같이 파기되어야 할 것인데, 원심은 이와 각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는 피고인 3과의 합동에 의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특수강간)의 점 및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간등) 방조의 점을 유죄로 인정하여 하나의 형을 선고하였고, 피고인 1, 3과의 합동에 의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특수강간)의 점에 관한 공소사실 중 위와 같이 유죄로 인정한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간등) 방조의 점을 제외한 나머지 점에 대하여는 그 이유에서 무죄로 인정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고인 2가 상고하였고 검사도 원심판결 중 피고인 2의 무죄 부분에 대하여 상고한 이상 원심판결 중 피고인 2에 대한 부분은 전부 확정이 차단되어 상고심에 이심되는 것이고, 유죄 부분에 대한 피고인 2의 상고를 받아들이지 않더라도 무죄 부분 중 위증의 점에 대한 검사의 상고를 받아들일 때에는 피고인 2에게 하나의 형이 선고되어야 하는 관계로 무죄 부분뿐 아니라 유죄 부분도 함께 파기되어야 한다( 대법원 2002. 6. 20. 선고 2002도807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나아가 원심이 이유에서 무죄로 판단한 피고인 1, 3과의 합동에 의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특수강간) 부분도 유죄로 인정된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간등) 방조죄와 일죄의 관계에 있어 함께 파기되어야 하고, 주 사건인 피고사건을 파기하는 이상 그와 함께 심리되어 동시에 판결이 선고되어야 하는 부착명령사건 역시 파기될 수밖에 없으므로, 결국 원심판결 중 피고인 2에 대한 부분은 그 전부가 파기되어야 한다.

4.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인 2에 대한 부분을 파기하여 이 부분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고, 피고인 1, 3의 상고는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신(재판장) 민일영 이인복(주심) 박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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