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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2. 3. 10. 선고 91다12462 판결
[손해배상(자)][공1992.5.1.(919),1271]
판시사항

국내회사가 합작투자 형태로 외국에 설립한 현지법인 소속 직원이 그 소속의 자동차를 운행하다가 야기한 사고에 대하여 국내회사에게 자동차 운행자로서 그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원심판결을 법인의 손해배상책임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 하여 파기한 사례

판결요지

국내의 갑 회사가 80%를 출자하고 인도네시아의 을 회사가 20%를 출자하여 합작투자 형태로 설립된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인 병 회사 소속 직원이 그 회사 소속의 자동차를 운행하다가 사고를 낸 경우에 있어 병 회사의 사회적 실체가 모회사인 갑 회사의 자회사로서 갑 회사의 생산공장 형태에 불과하다 하여 갑 회사에게 자동차 운행자로서 그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원심판결에 대하여, 갑 회사가 병 회사의 운영을 주도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병 회사의 이익 분배와 비용 부담은 위 출자비율에 의하여 정하여지므로 그 회사의 실체를 부인하고 손해배상책임이 전적으로 갑 회사에 귀속된다고 하는 것은 법인의 손해배상책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 하여 이를 파기한 사례.

원고, 피상고인

원고 1 외 3인 원고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조상흠

피고, 상고인

주식회사 태화 소송대리인 변호사 임채홍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부분을 파기한다.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인도네시아국에 있는 소외 피.티(p.t, ‘주식 회사’라는 뜻임) 태화인도네시아 소유인 픽업트럭의 운전사이며 위 소외 회사소속 직원인 인도네시아인 소외 아밀함자가, 1988.6.12. 12:40경 위 회사의 업무를 위하여 위 차량을 운전하여 인도네시아국 자카르타와 땅거랑 간의 고속도로상을 운행중 판시 장소에서 운전부주의로 앞차와 충돌하는 사고를 일으켜, 그 충격으로 사고차량의 조수석에 앉아 있던 망 소외 1로 하여금 그 자리에서 사망하게 한 사실, 피고 회사는 신발제조, 판매 및 수출입업을 주업종으로 하는 국내법인으로서 근래 국내 근로자의 임금인상으로 노동집약산업인 신발산업의 대외경쟁력이 약화되자, 해외의 값싼 노동력을 이용하여 채산성을 향상시킬 목적으로 인도네시아국에 신발생산공장을 건립하고자 하였던바, 인도네시아국에서는 현지인과의 합작투자형태를 취하지 아니하면 외국기업의 현지법인설립을 인가하지 아니하고 있는 법령상의 제약이 있었으므로 적법요건을 갖추고자 합작투자형태의 현지법인을 설립하기로 하고, 피고 회사가 총 자본금 미화 1,000,000불 중 80퍼센트인 800,000불을 출자하고 인도네시아국 법인인 소외 피. 티 가루다 누사인도 푸리마가 20퍼센트인 200,000불을 출자하여 1987.11. 경 인도네시아국 자카르타에 본사를 두고 땅거란에 생산공장을 두는 위 소외 태화인도네시아(이하 소외 회사라고만 한다)를 설립하게 된 사실, 소외 회사의 경영진은 이사 4인과 감사 2인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 대표이사와 이사 중 1인 및 수석감사직을 피고 회사의 임직원이 겸직하고 있으며, 위 사고 당시 관리직 사원이 4명이였는데 그 중 부장으로 피고 회사의 해외사업부장으로 있던 소외 2이, 나머지 3인 중 2인은 피고 회사의 해외사업부 사원으로 근무해 온 소외 3와 이 사건 피해자인 위 망 소외 1이, 형식적으로는 피고 회사를 사직하고 소외 회사에 입사하는 식으로 하되 실질적으로는 파견근무와 같은 것으로서 파견근무를 종료하게 되는 경우에는 피고 회사로의 복귀를 조건으로 위 소외 회사에 근무를 하여 왔고, 소외 회사의 위 생산공장에는 현지근로자 약 3,500명을 고용하고 있었는데 그들을 기술지도하기 위하여 피고 회사에서 연간 약 50명 정도의 사원을 현지에 파견하여 순회근무시켜 오는 한편, 소외 회사의 신발제조업무에 있어서 중요한 내용을 이루는 신발모델을 피고 회사에서 제작하여 소외 회사에 공급하고 신발제조에 필요한 자재 및 부품을 피고 회사에서 조달해 주고 있으며, 소외 회사는 정관상 그 사업목적이 신발제조업으로 한정되어 있어 생산된 신발제품은 피고 회사를 통하여 수출하고 있는 사실, 소외 회사는 사고 즉시 이 사건 교통사고 소식을 피고 회사의 해외사업부장에게 서면으로 보고하고, 피고 회사는 피해자의 유족에게 장례비조로 금 3,000,000원을 전달하는 한편 소외 회사 명의로 위 사고에 따른 보상금을 지급하되 그 보상금액은 한국근로기준법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규정한 바에 따라 산정하여 미화 36,023불을 지급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위 인정사실에 비추어 보면 소외 회사는 그 설립목적이 피고 회사의 정관에 정한 업무내용 중 생산공장의 업무에 속하는 신발제조에 있고 그 소재지를 인도네시아국 자카르타에 두고 있는 외양을 갖추고는 있으나, 피고 회사가 소외 회사 주식의 80퍼센트를 소유하고 있는 사정, 그 임원과 직원의 구성 및 겸직현황, 업무연락과 보고의 체계, 현지근로자의 관리 및 기술지도의 실태 등에 비추어 중요한 의사결정과 업무지시 및 감독은 피고 회사의 본점 소재지인 국내에서 그 경영진에 의하여 이루어지고 있어, 외형상으로만 별개 독립의 법인격을 가지는데 불과할 뿐 그 사회적 실체는 모회사인 피고 회사의 일부분으로서의 자회사에 해당하고 사실상 피고 회사의 생산공장의 형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할 것이므로, 결국 피고 회사는 자기를 위하여 소외회사 소속인 위 가해자동차를 위 소외 회사와 더불어 공동운행하는 자로서 그 운행으로 일으킨 이 사건 사고로 말미암아 원고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하고 원고들의 손해배상 청구를 일부 인용하였다 .

그러나 인도네시아에 있는 피. 티. 태화인도네시아는 피고 회사가 총자본금 미화 100만 불 중 80퍼센트인 80만 불을 출자하고 인도네시아국법인 피. 티. 가루다누사인도 푸리마가 20퍼센트인 20만 불을 출자하여 설립한 법인이란 것이므로 그 회사의 경영진으로 피고 회사 임직원의 겸직이나 파견근무자가 많고 그 회사가 신발을 제조함에 있어서 피고 회사의 신발모델을 쓰고 자재와 부품도 피고 회사가 공급하며 생산된 신발제품은 피고 회사를 통하여 수출하고 있는 등 피고 회사가 그 회사의 운영을 주도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회사의 이익분배와 비용부담은 위 출자비율에 의하여 정하여진다고 할 것이므로 그 회사의 실체를 부인하고 손해배상책임이 전적으로 피고 회사에 귀속된다고 하는 것은 부당하고 그 공장을 피고 회사의 생산공장에 불과하다고 하는 것도 납득하기 어렵다 .

원심판결은 법인의 손해배상책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고 이점을 지적하는 상고논지는 이유 있다 .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 패소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석수(재판장) 이회창 이재성 배만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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