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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94. 4. 29. 선고 94다1449 판결
[소유권이전등기][공1994.6.15.(970),1619]
판시사항

타주점유하는 토지 위에 건물을 건축하고 과수나무를 식재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자주점유로 전환되지 아니한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타인 소유의 토지를 소유의 의사 없이 점유하던 자가 그 지상에 단지 그 소유의 건물을 건축하여 건축물관리대장에 등재하였다거나 토지 위에 과수나무를 식재하고, 그 지상건물을 과수원의 농막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사정만으로는 소유자에 대하여 소유의 의사를 표시하였거나 새로운 권원으로 점유를 개시한 것으로 볼 수 없다.

원고, 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허노목

피고, 상고인

피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최재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고의 아버지인 망 소외 1이 1940.3.31. 피고로부터 이 사건 대지를 매수하였음을 청구원인으로 하여 위 망인의 상속인인 피고에게 원고 앞으로의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구하는 원고의 주위적 청구에 대하여 위 매수사실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이를 배척하고, 나아가 그 거시증거를 종합하여, 피고의 아버지인 망 소외 2가 1925.4.10.경 이 사건 대지를 매수하여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고 그 지상건물에서 동생인 위 망 소외 1의 가족과 함께 살다가 사망하자 위 망 소외 1이 그 이후부터 조카인 피고를 양육하면서 그 곳에 거주하여 오던 중 피고가 1936.경 백부인 소외 3의 집에 머슴살이를 하기 위하여 집을 나가게 된 사실, 위 망 소외 1은 위 기존건물에 거주하면서 1949.3.말경 이 사건 대지상의 기존건물 옆에 목조세와즙 주택을 신축하여 그 신축건물에 관하여 원고 소유로 건축물관리대장에 등재하고 거주해 오다가 1959.7.16. 사망하자 원고가 이 사건 대지를 점유해 오면서 인근에 있는 2필지의 토지상에 과수원을 경작한 사실, 원고는 1968.10.경 이사하면서 이 사건 대지상에 있는 건물들 중 아래채를 헐고 그 자리에 복숭아나무를 심고 본채를 과수원의 농막으로 사용하면서 이 사건 대지를 점유해 오고 있는 사실을 인정하고, 이에 터잡아 위 망 소외 1은 적어도 이 사건 대지위에 건물을 신축하여 원고 소유로 건축물관리대장에 등재한 1949.3.경부터는 이 사건 대지를 소유의 의사로 평온.공연하게 점유하고 있다고 추정되며, 원고도 위 망인의 점유를 그대로 승계하였다 할 것이므로, 위 건축물관리대장 등재시부터 20년이 경과한 1969.3.31.경에는 이 사건 대지에 관한 취득시효가 완성되었다 할 것이라고 판시하고, 나아가 피고가 머슴살이를 하기 위하여 분가하여 나가면서 위 망 소외 1에게 이 사건 대지를 무상으로 사용하게 한 것이어서 위 망인의 점유는 점유권원의 성질상 타주점유라는 피고의 항변을 배척한 다음 위 취득시효완성을 원인으로 한 원고의 예비적 청구를 인용하였다.

(2) 취득시효의 요건이 되는 자주점유의 내용인 소유의 의사는 점유권원의 성질에 의하여 결정되는 것이고, 그 점유권원이 밝혀지지 아니한 경우에는 점유자의 점유는 자주점유로 추정된다.

그리고 타주점유자는 소유자에 대하여 소유의 의사가 있음을 표시하거나 또는 새로운 권원에 의하여 다시 소유의 의사로서 점유를 시작한 경우에 한하여 그때부터 자주점유로 인정되고, 전 점유자의 점유가 타주점유인 경우 그 점유승계인의 점유 또한 승계전과 그 성질을 달리 하는 것이 아니어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점유가 자주점유로 될 수는 없다.

원심의 위와 같은 판시취지는 위 망 소외 1의 점유가 점유 당시부터 자주점유이나 다만 시효의 기산일을 이 사건 대지위에 건물을 신축하여 원고 소유로 건축물관리대장에 등재한 때인 1949.3.부터로 한다는 것인지 아니면 위 망인의 점유는 점유개시 당시에는 타주점유에 해당하나 이 사건 대지위에 건물을 신축하여 원고 소유로 건축물관리대장에 등재한 때 자주점유로 전환되었다는 것으로 본다는 것인지 명확하지는 않다.

그런데 원심판결 이유와 아울러 기록을 살펴보면, 피고의 부(부)인 위 망 소외 2는 이 사건 대지 및 그 지상건물을 매수하여 대지에 대하여 그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고 그곳으로 이사하여 그의 처, 자녀인 피고와 소외 4, 그 부모 및 미혼이던 동생 위 망 소외 1과 함께 살다가 1925.7.경 사망한 사실, 위 망 소외 1은 형인 위 망 소외 2 밑에서 더부살이를 하면서 그 곳에서 혼인을 하고, 원고를 출산하여 함께 살아 왔고, 한편 위 망 소외 2의 사망 후 그 부모가 사망하고 위 망 소외 2의 처도 개가한데다가 위 소외 4 마저 혼인하여 떠난 후 피고가 생활고 때문에 홀로 머슴살이를 가게 되어 원고들 식구만 남게 된 사실을 엿볼 수 있는바, 위와 같은 사실관계에 비추어 볼 때 위 망 소외 1이 당초부터 이 사건 대지를 자주점유하였다고는 도저히 볼 수 없다.

또한 타인 소유의 토지를 소유의 의사 없이 점유하던 자가 그 지상에 단지 그 소유의 건물을 건축하여 건축물관리대장에 등재하였다거나 토지 위에 과수나무를 식재하고, 그 지상건물을 과수원의 농막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사정만으로는 소유자에 대하여 소유의 의사를 표시하였거나 새로운 권원으로 점유를 개시한 것으로 볼 수도 없는 법리이므로 (당원 1985.3.26.선고 84다카 2317 판결, 1993.4.27.선고 92다 3520 판결 참조), 결국 원고의 시효취득주장을 받아 들인 원심판결에는 부동산의 취득시효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음이 명백하다 할 것이고, 따라서 이 점에 관한 지적이 포함된 것으로 보이는 논지는 그 이유가 있다.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여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준서(재판장) 김상원 윤영철(주심) 박만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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