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beta
텍스트 조절
arrow
arrow
대법원 2015. 5. 28. 선고 2015두36256 판결
[시정명령및과징금납부명령취소][공2015하,883]
판시사항

[1]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정명령 및 과징금 납부명령이 재량권 일탈·남용으로 위법한지 판단하는 기준 시점

[2]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61조 제1항 [별표 2] 제2호 (라)목 1)에 규정된 ‘임의적 조정과징금이 위반사업자의 현실적 부담능력 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여 과중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해당하는지 판단하는 방법

판결요지

[1] 행정소송에서 행정처분의 위법 여부는 행정처분이 행하여졌을 때의 법령과 사실상태를 기준으로 하여 판단해야 하고, 이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 기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시정명령 및 과징금 납부명령(이하 ‘과징금 납부명령 등’이라 한다)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공정거래위원회의 과징금 납부명령 등이 재량권 일탈·남용으로 위법한지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과징금 납부명령 등이 행하여진 ‘의결일’ 당시의 사실상태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2]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령이 위반사업자의 현실적 부담능력을 임의적 감경사유로 규정한 취지 등에 비추어,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시행령(2012. 6. 19. 대통령령 제2386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61조 제1항 [별표 2] 제2호 (라)목 1)에 규정된 ‘임의적 조정과징금이 위반사업자의 현실적 부담능력 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여 과중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해당하는지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자산·자본·부채 상황, 당기순이익 등 손익내용 및 이익잉여금의 규모 등 위반사업자의 전체적인 재정상태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참조판례
원고, 피상고인 겸 상고인

지에스건설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태평양 담당변호사 신사도 외 3인)

피고, 상고인 겸 피상고인

공정거래위원회 (소송대리인 변호사 최수희 외 1인)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각자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고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상고이유 제1점에 관하여

원심은 채택증거에 의하여 그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입찰담합이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공정거래법’이라 한다) 제19조 제1항 제8호 에서 금지하는 부당한 공동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부당한 공동행위의 성립요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위법이 없다.

나. 상고이유 제2점에 관하여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시정명령이 명확성의 원칙이나 비례의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시정명령에 있어서 명확성의 원칙과 비례의 원칙 위반 여부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거나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는 등의 위법이 없다.

2. 피고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상고이유 제1점에 관하여

(1) 공정거래법 제22조 , 제55조의3 에 근거하여 규정된 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시행령(2012. 6. 19. 대통령령 제23864호로 개정되기 이전의 것, 이하 ‘구 공정거래법 시행령’이라 한다) 제61조 제1항 [별표 2] 2의 라. 1)항에 따르면, 위반사업자의 현실적 부담능력이나 그 위반행위가 시장에 미치는 효과, 그 밖에 시장 또는 경제여건 및 위반행위로 인해 취득한 이익의 규모 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여 과중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2차 조정된 산정기준의 100분의 50의 범위에서 감액하여 부과과징금으로 정할 수 있고(본문), 다만 위반사업자의 과징금 납부능력의 현저한 부족, 위반사업자가 속한 시장·산업 여건의 현저한 변동 또는 지속적 악화, 경제위기, 그 밖에 이에 준하는 사유로 불가피하게 100분의 50을 초과하여 감액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100분의 50을 초과하여 감액할 수 있다(단서).

위 관련 법령의 규정 내용 및 취지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공정거래법 위반행위에 대해 과징금을 부과할 것인지 여부와 만일 과징금을 부과할 경우 공정거래법령이 정하고 있는 일정한 범위 안에서 과징금의 액수를 구체적으로 얼마로 정할 것인지에 관하여 재량을 가지고 있고, 다만 이러한 재량을 행사할 때 과징금 부과의 기초가 되는 사실을 오인하였거나 비례·평등의 원칙에 위배되는 등의 사유가 있다면 이는 재량권의 일탈·남용으로서 위법하게 된다( 대법원 2011. 7. 14. 선고 2011두6387 판결 등 참조).

또한 행정소송에서 행정처분의 위법 여부는 행정처분이 행하여졌을 때의 법령과 사실상태를 기준으로 하여 판단해야 하고 ( 대법원 2007. 5. 11. 선고 2007두1811 판결 등 참조), 이는 공정거래법에 기한 피고의 시정명령 및 과징금 납부명령(이하 ‘과징금 납부명령 등’이라 한다)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피고의 과징금 납부명령 등이 재량권 일탈·남용으로 위법한지 여부는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과징금 납부명령 등이 행하여진 ‘의결일’ 당시의 사실상태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나아가 공정거래법령이 위반사업자의 현실적 부담능력을 임의적 감경사유로 규정한 취지 등에 비추어, 구 공정거래법 시행령 제61조 제1항 [별표 2] 2의 라. 1)항에 규정된 ‘임의적 조정과징금이 위반사업자의 현실적 부담능력 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여 과중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자산·자본·부채 상황, 당기순이익 등 손익내용 및 이익잉여금의 규모 등 위반사업자의 전체적인 재정상태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2)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① 구 ‘과징금 부과 세부기준 등에 관한 고시’(2012. 3. 28. 공정거래위원회 고시 제2012-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Ⅳ.4.가.(1)(가)항(이하 ‘이 사건 고시조항’이라 한다)에서는 “재무제표상 심의일 기준 직전 사업연도, 전전 사업연도 및 전전전 사업연도의 당기순이익을 각각 3:2:1로 가중평균한 금액(중략)이 적자인 경우 또는 심의일 기준 직전 사업연도의 재무제표상 자본금의 잠식이 있는 경우”에는 과징금 감액을 고려할 수 있다는 취지로 규정하고 있는데, ② 피고가 이 사건 입찰담합에 가담한 일부 사업자들에 대하여 이 사건 심의일인 ‘2013. 12. 27.’을 기준으로 직전 3개 사업연도인 2012, 2011, 2010년의 당기순이익을 각각 3:2:1로 가중 평균한 금액이 적자여서 이 사건 고시조항의 요건을 충족한다는 이유로 현실적 부담능력을 고려해 과징금을 감경한 반면, 원고에 대하여는 이 사건 고시조항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현실적 부담능력을 사유로 과징금을 감경하지 않았으나, ③ 이 사건 고시조항은 과징금 산정에 관한 피고 내부의 사무처리준칙이므로, 거기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현실적 부담능력을 감안한 감경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볼 수 없고, ④ 원고는 당기순이익이 2011 사업연도 약 4,125억 원에서 2012 사업연도 약 1,191억 원으로 크게 감소하였으며 2013 사업연도에 약 9,260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입었으므로, 120억 3,900만 원에 이르는 이 사건 과징금은 원고의 현실적 부담능력을 반영하지 못해 과중하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는 이유로, 피고가 원고의 현실적 부담능력을 과징금 감경사유로 고려하지 않은 것은 과징금 부과의 기초가 되는 사실을 오인함으로써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다고 판단하여 이 사건 과징금 납부명령을 취소하였다.

(3)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기록을 살펴보면, 원심이 원고의 현실적 부담능력에 관하여 판단하면서 이 사건 고시조항에 기초한 2010년 내지 2012년의 재정상태만이 아니라 이 사건 의결일인 ‘2014. 2. 25.’에 가까운 2013년 원고의 재정상태를 함께 고려한 것은 옳으나, 다만 이 사건 고시조항에서 정한 당기순이익만을 주된 고려요소로 삼은 것은 적절하지 않은 면이 있다.

그러나 한편, 행정소송에서도 당사자주의나 변론주의의 기본 구도는 여전히 유지된다( 대법원 2013. 8. 22. 선고 2011두26589 판결 등 참조).

기록에 의하면, 원고는 원심에서 피고가 2013년 위와 같이 다액의 당기순손실을 입은 원고에 대하여 현실적 부담능력을 사유로 한 감경을 하지 않은 것은 재량권 일탈·남용으로 위법하다고 주장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심에서 원고가 이 사건 고시조항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고 그와 다른 기준을 적용하여 과징금의 감경 여부를 결정할 수도 없으므로, 이 사건 과징금 납부명령은 정당하다는 취지로만 주장하였을 뿐, 이 부분 상고이유와 같이 위반사업자의 현실적 부담능력은 당기순이익뿐만 아니라 자산, 자본, 부채 및 이익잉여금의 규모 등 전체적인 재정상태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하지 않았으며, 사실심인 원심 변론종결시까지 원고의 이익잉여금의 액수·규모 등을 확정할 자료도 제출하지 아니하였다. 이에 따라 원심은, 원고가 이 사건 고시조항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이상 감경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피고 주장을 배척한 후, 원고가 2013년 다액의 당기순손실을 입은 점 등을 고려할 때 이 사건 과징금은 원고의 현실적 부담능력에 비하여 과중하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보아 이 사건 과징금 납부명령에 재량권 일탈·남용의 위법이 있다고 판단하였는데, 원심이 그 변론종결시까지 피고가 이 부분 상고이유와 같은 취지로 주장하지 않음에 따라 위와 같이 당기순이익을 중심으로 원고의 현실적 부담능력에 관하여 판단한 것이 변론주의의 원칙상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

그렇다면 피고가 당심에 이르러 비로소 현실적 부담능력 판단의 고려요소로 이익잉여금 등 새로운 사실을 주장하면서, 원심이 이를 고려하지 않음으로써 피고의 재량권 범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거나 심리를 다하지 않은 위법이 있다고 다투는 것은 허용되지 않으므로,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나. 상고이유 제2, 3점에 관하여

피고의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의 요지는, 이 사건 과징금 납부명령이 평등의 원칙 등을 위반하여 재량권 일탈·남용의 위법이 있다는 내용의 원심 판단이 잘못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앞서 판단한 바와 같이 이 사건 과징금 납부명령은 원고의 현실적 부담능력에 관한 사실오인에 기초한 것으로서 재량권 일탈·남용의 위법이 있어 취소를 면할 수 없으므로, 결국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은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없는 사유를 주장하는 것에 불과하므로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 각자가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상옥(재판장) 이상훈 김창석(주심) 조희대

arr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