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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15.9.15.선고 2014다826 판결
손해배상
사건

2014다826 손해배상

원고상고인겸피상고인

별지 원고 명단 기제와 같다.

피고피상고인겸상고

케이비 자산운용 주식회사

원심판결

서울고등법원 2013. 11. 29. 선고 2012나97514 판결

판결선고

2015. 9. 15.

주문

원심판결 중 원고들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피고의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이 경과한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 등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피고의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가. 구 간접투자자산 운용업법(2007. 8. 3. 법률 제8635호로 제정되어 2009. 2. 4.부터 시행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부칙 제2조에 의하여 폐지되기 전의 것, 이하 '구 간접투자법'이라 한다)에서 규정하는 자산운용회사는 판매회사나 투자자에게, 투자신탁의 수익구조와 위험요인에 관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투자자가 그 정보를 바탕으로 합리적인 투자판단을 할 수 있도록 투자자를 보호하여야 할 주의의무와 그 위반에 따른 불법행위책임을 부담한다. 따라서 부동산투자신탁에서 당해 거래가 이루어진 구체적인 경위, 투자신탁재산의 특성 및 위험도 수준, 투자자의 투자 경험 및 능력 등 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볼 때 자산운용회사가 투자대상이나 투자금 회수를 위한 담보확보조치 등에 대하여 오해를 생기게 하는 표시 등을 하고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여 투자자가 당해 거래에 수반하는 위험성이나 투자내용에 관하여 정확한 인식을 형성하는 데 장애를 초래하도록 잘못된 정보를 제공한 경우에는 그로 인하여 투자자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대법원 2007. 9. 6. 선고 2004다53197 판결, 대법원 2011. 7. 28. 선고 2010다76368 판결 등 참조). 한편 자산운용회사가 투자신탁의 운용에 관한 구체적 기준이 담긴 운용제안서를 투자자에게 교부·제시한 경우 그 운용 제안서가 개별약정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더라도 그 내용은 자산운용회사의 운용 단계에서의 투자자보호의무 내지 선관주의의무 위반 여부를 판단하는 중요한 자료가 된다(대법원 2012. 11. 15. 선고 2011다10532, 10549 판결 참조).

나. 원심은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피고는 원고들에 대하여 투자권유단계에서의 투자자보호의무를 위반하였다고 판단하였다.

즉, 이 사건 각 펀드와 같이 부동산 개발 사업자(이하 '시행사'라 한다)에 대한 대출을 통하여 간접적으로 부동산 투자를 하는 경우 부동산 개발사업의 정상적 진행 가능성, 수익 및 위험성, 투자금의 회수 방법과 이를 위한 충분한 담보 확보는 투자자의 투자결정에 영향을 주는 주요 요소이다. 이른바 시공사 책임준공은 공사대금 지급과 무관하게 시공사가 관계 법령의 규정에 적합하게 사업 대상 건물 전체의 공사를 완료하는 것을 책임지는 것으로서 이는 부동산 개발사업의 진행에 있어 핵심적 요소가 될 뿐만 아니라 이를 기초로 하여 자산운용회사는 신탁수익권의 설정, 시행사의 대출금채무에 대한 시공사의 연대보증 등의 담보를 확보하여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시공사의 책임준공의무 유무는 투자자가 부동산 개발과 관련된 투자신탁에 대한 투자 여부를 결정함에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그런데 피고는 이 사건 각 펀드에 관한 운용제안서, 운용계획서, 투자설명서 등(이하 '이 사건 투자설명서 등'이라 한다)을 작성함에 있어 시공사인 한화건설 주식회사(이하 '한화건설'이라 한다)의 책임준공의무를 수차례 기재하는 등 강조하고, 한화건설의 부도 등의 사유 외에는 이 사건 쇼핑센터의 준공이 이루어지지 않거나 지연될 가능성[예컨 대 시행사인 보영건설 주식회사(이하 '보영건설'이라 한다)의 재정상태 등에 따른 이 사건 개발사업의 위험성, 시행사가 신축건물에 대한 인, 허가를 취득할 수 있는지 등의 문제] 등에 관하여는 아무런 정보를 제공하지 아니하여 원고들의 이 사건 각 편드에 관한 정확한 인식 형성을 방해하였다. 이 사건 대출약정 제8-2조 제1항 단서에서 '공사도급계약서에 명기된 본 공사 제외 업무(이 사건 도급계약에 따르면 인테리어 공사와 공연장 부분의 마감공사 등은 한화건설의 공사범위에서 제외되어 있다)로 인하여 사용승인을 득하지 못한 경우'를 한화건설의 책임준공의무에서 제외한 이 사건 예외규정이 한화건설의 이 사건 대출약정에 따른 책임준공의무를 완전히 면제한 것은 아니라고 하더라도, 그 규정으로 인하여 한화건설의 책임준공의무의 실질적인 내용이 달라져 한화건설의 부도가능성 외에 시행사의 신용 등이 이 사건 쇼핑센터의 준공 위험성 여부를 판단할 때 고려할 사항으로 추가되어야 함에도 피고는 이 사건 투자설명서 등에 그에 대한 내용은 전혀 언급하지 아니하였고, 이 사건 투자설명서 등에 기재된 내용만으로는 피고가 이 사건 쇼핑센터의 준공 위험성 등에 관하여 균형적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 그리고 피고가 이 사건 대출약정의 변경 내용을 판매회사들에게 통지하였다는 점만으로는 원고들이 한화건설의 구체적인 책임준 공의무의 내용을 알거나 알 수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이러한 사정들에 비추어 볼 때, 피고는 원고들에 대하여 이 사건 투자설명서 등을 작성함에 있어 투자자보호의무를 다하였다고 볼 수 없고, 그에 따라 원고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하였다. 앞에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피고의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시공사의 책임준공의무 설명과 관련된 자산운용회사의 투자자보호의무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한 위법이 없다.

2. 원고들의 상고이유 제1점, 제2점, 제3점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채택 증거들에 의하여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투자설명서 등의 문언 자체에 의하더라도, 부동산보장가액보상보험 (Assured Value Insurance, 이하 '자산가치하락보험'이라 한다)인 이 사건 보험계약은 이 사건 개발사업의 분양수입금과 전체 미분양자산처분 수익이 1.170억 원에 미달될 때를 보험사고가 발생하는 것으로 본다는 것일 뿐, 보험사고에 따라 보험금이 지급될 경우 원고들에 대하여 최소한 1,170억 원을 확보할 수 있도록 보장한다는 취지의 기재는 찾아볼 수 없는 점, 이 사건 투자설명서 등에 보험금의 지급조건이 되는 분양수입금에 관하여, 삼성화재와의 보험계약의 경우 중도금을 2회까지 납입한 경우에는 미납 금 전부를 분양수입으로, 동부화재와의 보험계약에서는 3회 납입한 경우에는 미납금 전부를 분양수입으로 간주한다(이하 '분양대금 납입간주 조건'이라 한다)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지 않지만, 이 사건 개발사업과 같이 집합건물을 신축하고, 그 집합건물의 분양대금 수입을 재원으로 추진하는 사업의 경우 그 사업을 통해 얻을 실질 수입액은 분양자들의 성실한 분양대금 납부 여부에 따라 변동될 수밖에 없고, 보험사의 입장에서 피보험자인 사업자의 분양수입금을 산정함에 있어 피보험자인 사업자의 분양대금청구 채권을 고려하지 않고 특정시점의 실질 분양대금을 기준으로 한다면 그 사업자의 분양 수입금을 왜곡하여 평가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보험금 지급을 위해 분양수입금을 평가하는 기준이 되는 분양대금 납입간주 조건은 이 사건 보험계약과 같은 자산가치하락보험에 일반적이고 통상적인 약관이라고 판단되는 점, 피고는 투자자들이 이 사건 보험계약의 개략적인 조건을 충분히 알 수 있도록 이 사건 투자설명서 등을 작성하였고, 보험금의 지급은 대출금 지급약정이나 연대보증약정과는 달라서, 구체적인 약관 내용에 따라 그 지급금액이 달라질 수 있음은 통상적인 지식수준의 거래 당사자로서도 충분히 예측할 수 있는 점 등의 사정들에 비추어 볼 때, 피고가 이 사건 투자설명서 등에 이 사건 보험계약의 개략적인 지급 구조 등에 관하여 기재하고, 나아가 이 사건 보험계약의 분양대금 납입간주 조건과 같은 세부적인 내용을 기재하지 않은 것만으로, 자산운용회사로서 투자자에 대한 설명의무나 투자자보호 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원고들의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고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자산가치하락보험의 설명과 관련된 자산운용회사의 투자자보호의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그리고 원심은 위와 같이 피고에게 자산가치하락보험의 분양대금 납입간주 조건에 대한 설명의무나 투자자보호의무 위반이 없음을 전제로, 설령 이와 관련된 판매회사의 과실이 인정된다 하더라도 여기에 피고의 과실 기타 귀책사유가 개입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서 원심판결에 판매회사와 자산운용회사의 공동불법행위책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는 취지의 상고이유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3. 원고들의 상고이유 제4점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원고들이 이 사건 각 펀드에 투자할 당시 이 사건 쇼핑센터의 위치나 현황을 파악하는 과정에서 집창촌의 존재를 쉽게 알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일 뿐만 아니라, 이 사건 투자설명서 등에 기재된 이 사건 개발사업 시행지역의 상권 등에 관한 내용이 허위이거나 과장된 것이어서 피고가 원고들로 하여금 이 사건 각 펀드에 수반하는 위험성이나 투자내용에 관하여 정확한 인식을 형성하지 못하게 하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원고들의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주변 상권 등의 설명과 관련된 자산운용회사의 투자자 보호의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없다.

4. 원고들의 상고이유 제5점에 대하여 판결서의 이유에는 주문이 정당하다는 것을 인정할 수 있을 정도로 당사자의 주장, 그 밖의 공격·방어방법에 관한 판단을 표시하면 되고 당사자의 모든 주장이나 공격 · 방어방법에 관하여 판단할 필요가 없다(민사소송법 제208조). 따라서 법원의 판결에 당사자가 주장한 사항에 대한 구체적 · 직접적인 판단이 표시되어 있지 않더라도 판결 이유의 전반적인 취지에 비추어 그 주장을 인용하거나 배척하였음을 알 수 있는 정도라면 판단누락이라고 할 수 없고, 설령 실제로 판단을 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주장이 배척될 경우임이 분명한 때에는 판결에 영향이 없어 판단누락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12. 4. 26. 선고 2011다87174 판결 등 참조).

원심은, 피고의 투자자보호의무 위반으로 인한 원고들의 손해액을 산정함에 있어 원고들이 피고에게 무상으로 양도한 이 사건 펀드의 수익증권 잔존가치를 고려할 것은 아니라고 전제한 뒤 원고들의 투자금에서 수익증권에 따른 환급금을 뺀 금액이 원고들의 손해액이라고 하면서도, 원고들이 이 사건 각 펀드에 투자하지 않았다면 투자원금을 예금하거나 국공채 등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다른 자산에 투자하였을 것이므로 그에 대한 정기예금 이자 상당의 일실수익이 손해로 인정되어야 한다는 원고들의 주장에 대하여는 명시적으로 판단하지 아니하였다.

그러나 원심판결 이유의 전반적인 취지 및 원심이 위와 같이 원고들의 손해액을 산정함에 있어 일실수익을 고려하지 아니한 점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판단에는 원고들에게 투자원금에 대하여 정기예금 이자 상당의 일실수익이 인정되지 아니한다는 취지가 포함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설령 원심이 그에 대한 판단을 누락하였더라도, 기록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이 새마을금고 또는 상호저축은행이라는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각 펀드에 투자하지 아니하였다면 투자금을 안정적인 다른 자산에 투자하는 등으로 정기예금 이자 상당의 수익을 얻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배척될 경우임이 분명하다고 할 것이므로, 원심의 판단누락이 판결에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도 없다.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없다.

5. 원고들의 상고이유 제6점에 대하여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가 현실적으로 발생하였는지 여부는 사회통념에 비추어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또한 불법행위에 있어 위법행위 시점과 손해발생 시점 사이에 시간적 간격이 있는 경우에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의 지연손해금은 손해발생 시점을 기산일로 하여 발생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2011. 7. 28. 선고 2010다69193 판결, 대법원 2011. 7. 28, 선고 2010다76368 판결 등 참조).

원심판결 이유 및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각 펀드는 투자자가 수익증권을 만기일인 2008. 11. 11.까지 보유하여야 하고 중도환매가 불가능한 사실, 이 사건 7호 편드는 6개월 단위로 배당금을 지급하지만, 이 사건 6호 펀드는 만기 시 일시에 배당금을 지급하도록 되어 있고, 이에 따라 피고는 판매회사들을 통하여 원고들에게 이 사건 7호 펀드 배당금 및 환매대금으로 원심 판시 별지 '환급금'란 기재와 같은 돈을 지급한 사실, 한편 이 사건 각 편드는 이 사건 대출약정에 따라 이 사건 쇼핑센터의 매각대금에 관한 우선수익권이 보장되어 있는데, 이 사건 쇼핑센터는 보영건설이 시공하기로 한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의 공사가 완료된 상태이고 피고가 제출한 자료(을가25호증)에 의 하더라도 2008. 10.경 시행된 감정평가에서 그 가치가 약 1,796억 원으로 평가된 사실, 제1심 변론과정에서 이 사건 수익증권의 가치를 감정하는 방법에 관하여 원고들과 피고의 의견이 달라 소송절차가 지연되었고, 이에 원고들은 2012. 8. 3. 피고가 이 사건 수익증권의 가치 상당액을 원고들의 손해액에서 공제하여야 한다는 주장을 철회하는 대신 피고에게 이 사건 수익증권을 무상으로 양도한 사실, 이 사건 쇼핑센터는 이 사건 펀드의 만기일로부터 4년이 넘게 지난 원심 변론종결일까지도 완공되지 아니하였고 그 결과 이 사건 대출약정에 의한 대출금 회수도 이루어지지 아니한 사실 등을 알 수 있다.

사실관계가 이러하다면,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는 투자원금에서 이 사건 수익증권의 가치 등을 공제하는 방법으로 손해액을 산정하여야 하지만 수익증권의 가치를 감정하는 것이 곤란하고, 그렇다고 이 사건 쇼핑센터가 조속히 준공되어 이 사건 대출약정에 따른 대출금이 회수되고 그에 따라 이 사건 각 펀드가 청산되는 것을 기대하기도 어려운 사정 등을 고려하여 원고들이 피고에게 이 사건 수익증권을 양도하는 대신 이 사건 수익증권의 가치를 공제하지 아니하고 손해액을 산정하기로 하는 합의가 있었다고 할 것이다. 이러한 사정으로 수익증권의 잔존가치를 공제할 필요가 없는 이 사건에서는 원고들의 손해는 이 사건 각 펀드의 만기일에 현실적 · 확정적으로 발생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이 사건 각 펀드의 만기일인 2008. 11. 11.이 피고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의 지연손해금 기산일이 된다.

그럼에도 원심이 원고들의 손해배상청구권의 지연손해금 기산일을 원고들이 피고에게 수익증권을 양도한 날이라고 판단한 것은 불법행위에서 지연손해금의 기산점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원고들의 이 부분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6. 원고들의 상고이유 제7점 및 피고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사건에서 피해자에게 손해의 발생이나 확대에 관하여 과실이 있거나 가해자의 책임을 제한할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배상책임의 범위를 정함에 있어서 당연히 이를 참작하여야 할 것이고, 가해행위가 사기, 횡령, 배임 등의 영득행위인 경우 등 과실상계를 인정하게 되면 가해자로 하여금 불법행위로 인한 이익을 최종적으로 보유하게 하여 공평의 이념이나 신의칙에 반하는 결과를 가져오는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과실상계나 책임제한이 허용되지 않는다. 이때 양자의 과실비율을 교량하거나 책임제한의 비율을 정함에 있어서는 손해의 공평 부담이라는 제도의 취지에 비추어 손해 발생과 관련된 모든 상황이 충분히 고려되어야 하며, 과실상계 또는 책임제한에 관한 사실인정이나 비율을 정하는 것이 사실심의 전권사항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형평의 원칙에 비추어 불합리하여서는 아니된다(대법원 2010. 10. 28. 선고 2010다. 52126 판결, 대법원 2013. 9. 26. 선고 2012다1146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원심은, 피고의 투자자보호의무 위반을 사기와 같은 고의에 의한 불법행위라고 할 수 없으므로 원고들의 과실을 참작하여 피고의 배상책임의 범위를 정하여야 한다고 판단한 후 그 판시와 같은 사정을 이유로 피고의 책임을 원고 주식회사 에이치케이저축 은행에 대하여는 손해액의 20%, 나머지 원고들에 대하여는 30%로 제한하면서, 피고의 배상책임 범위를 정함에 있어 원고들이 피고에게 양도한 이 사건 수익증권의 잔존가치를 고려하여야 한다는 원고들의 주장에 대하여는 원고들이 제1심 진행 중 피고에게 이 사건 수익증권을 무상으로 양도한 것은 피고가 이 사건 쇼핑센터의 실질가치와 그에 따른 이 사건 수익증권의 가치를 증명하려 하자 원고들이 이 사건 쇼평센터의 실질가치는 피고 주장과 달리 현저히 낮음에도 이를 이유로 감정 절차를 거치는 경우 손해회복이 지연된다고 주장하여 이루어진 것이라는 이유로 이를 배척하였다.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의 투자자보호의무 위반이 사기 등 영득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으므로 원심이 원고들의 과실을 참작하여 피고의 배상책임의 범위를 정하기로 한 것은 수긍할 수 있다. 그러나 앞서 본 사실관계에 의하면, 이 사건 쇼핑센터의 감정가격 등을 고려할 때 이 사건 수익증권의 가치가 상당하여 원고들이 단지 소송의 신속한 진행만을 위하여 이 사건 수익증권에 관한 권리를 포기하고 이를 피고에게 무상으로 양도하였다고 하기 어렵고, 오히려 원고들은 양도한 수익증권의 가치가 적절히 반영되어 피고의 책임제한 후의 손해배상액이 결정될 것을 전제로 위와 같은 결정을 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므로, 원심은 피고의 책임제한 비율을 정함에 있어서 이러한 사정도 함께 고려하였어야 하였다. 그렇지 아니할 경우 수익증권의 가치 중 종국적으로 원고들에게 귀속되어야 할 부분까지 피고에게 무상으로 양도되는 결과가 될 뿐만 아니라 자칫 피고의 손해배상액이 원고들이 무상으로 양도한 수익증권의 잔존가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경우에는 가해행위를 한 피고가 오히려 이익을 얻게 되는 부당한 결과가 초래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원심이 이와 달리 판단한 것은 책임제한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 할 것이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원고들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있다.

7. 결론

원심판결 중 원고들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피고의 상고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재판장대법관김용덕

대법관이인복

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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