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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977. 5. 24. 선고 77도1034 판결
[업무상과실치사등][공1977.7.1.(563),10114]
판시사항

차량충돌 상황에 관한 증거의 취사선택이 그릇된 사례

판결요지

원심은 후행하던 고속버스의 우측전면으로 앞트럭 좌측모서리를 대각선방향으로 충돌한 것임을 전제로 하여 입론하고 있는바 일건기록에 나타난 본건 충돌 당시의 버스와 트럭의 스키트마크, 충돌직후 트럭의 프로펠라샤르트가 노면을 찍으면서 끌려간 흔적 및 트럭의 파손부위와 상태를 종합하여 보면 위 버스가 트럭을 대각선방향에서 충돌한 것이라고는 보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위 버스와 트럭이 대각선방향으로 충돌한 것임을 전제로 한 이정석의 감정서의 기재와 진술을 받아드리고 위 대각선방향의 충돌을 인정할 자료가 못되는 이창배의 감정서의 기재와 진술을 배척한 것은 증거의 취사선택을 잘못하여 채증법칙을 어긴 잘못이 있다 할 것이고, 사법경찰관 사무취급작성의 김광웅에 대한 진술조서에 의하면 주행중 고장으로 정차하는 경우에는 보통의 운전자라면 기어를 넣어둔다고 진술하고 있으므로 기어를 넣어둔 점이 위 트럭이 주행중이었다고 인정할 결정적 증거가 될 수 없다.

피고인, 상고인

(1) 피고인 1

피 고 인

(2) 피고인 2

상 고 인

검사(피고인(2)에 대한)

변 호 인

변호사 허규(피고인(1)에 대한)

주문

원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구지방법원 합의부로 환송한다.

이유

검사의 상고이유, 피고인 1 및 그 변호인의 상고이유를 함께 판단한다.

1. 원판결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제1심이 피고인 2가 그 운전트럭을 이건 고속도로 주행선상에 정차해 두었다는 사실을 인정한 자로서 동 피고인에 대한 유죄의 증거로 채용한 각 증거를 다음과 같은 이유로 배척하고 있다.

(1) 우선 감정인 이창배, 이병욱, 박동언의 수사기관 및 법원에서의 각 진술과 동인들 작성의 각 감정서의 기재 중 첫째 운동에너지 공식과 재료역학적 계산에 의하여 트럭에 가하여진 충격의 정도(차대의 굽은 정도) 및 트럭이 밀려간 거리 (22.5m로 보아 사고당시 피고인 2의 트럭은 정차중인 것으로 본다는 점에 관하여는 위와 같은 사실은 트럭과 버스가 충돌한 각도에 따라 달라질 것이므로 이것만으로는 사고당시에 트럭이 정차하고 있었던 것으로 단정하기에 미흡하다하고, 둘째 트럭의 프로펠라샤르트(추진축), 요오크가 마후라(소음기)의 좌측면을 때린 흔적이 없고 프로펠라샤르트 스프라인과 지면에도 서로 충격된 흔적이 없으므로 위 트럭은 정차하고 있었다고 본다는 점에 관하여는 원심감정인 이정석의 법원에서의 진술 및 동인작성의 감정서와 검사 작성의 정학숙에 대한 진술조서의 각 기재에 의하면 이 사고는 버스의 우측 전면으로 트럭의 좌측 모서리를 대각선 방향으로 충돌한 것이고 그순간 트럭의 총중량이 좌측 뒷바퀴에만 집중됨으로써 노면과의 마찰에 의한 제동력으로 인하여 동 바퀴는 회전을 하지 못하게 되므로 프로펠라샤르트가 회전하지 못함과 동시에 엔진도 정지되어 위와같은 현상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니 따라서 프로펠라샤르트, 마후라 및 지면에 회전이나 충격의 흔적이 없다고 하여도 이로써 위 트럭이 정차중이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설시하고 있다. 이와같이 원심은 후행하던 고속버스의 우측전면으로 앞트럭 좌측 모서리를 대각선 방향으로 충돌한 것임을 전제로 하여 입론하고 있는바 일건 기록에 나타나 있는 본건 충돌 당시의 버스와 트럭의 스키트마크(수사기록 292면 351면, 352면) 충돌직후 트럭의 프로펠라샤르트가 노면을 찍으면서 끌려간 흔적(동191면) 및 트럭의 파손부위와 상태를 종합하여 보면 위 버스가 트럭을 원판시와 같은 바로 대각선 방향에서 충돌한 것이라고 보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위 버스와 트럭이 위와 같은 대각선 방향으로 충돌한 것임을 전제로 한 위 이정석의 감정서의 기재와 진술을 받아들이고 또 위 대각선 방향의 충돌을 인정할 자료가 못되는 검사작성의 정학숙에 대한 진술조서의 기재에 의하여 감정인 이창배의 감정서와 동인의 진술을 배척한 것을 증거의 취사선택을 잘못하여 채증법칙을 어긴 잘못 있다 할것이다.

원심은 감정인 이창배의 감정서등을 배척하는 세째의 이유로서 위 감정서에는 트럭의 배선장치에 고장이 있었던 것처럼 기재되어 있으나 이는 확실한 근거가 없는 추측을 기재한 것에 불과하고, 트럭의 계기판이 사고직후에 튀어나와 있었던 것은 급격한 충돌의 결과에 의한 것으로 보이고 오히려 사법경찰관사무취급작성의 채석규에 대한 진술조서에 의하면 위 트럭의 계기판의 배선장치에 아무런 이상이 없었던 점을 들고 있다.

그러나 위 채석규에 대한 진술조서의 기재내용은 위 트럭의 계기판을 고정하는 나사 3개 중 좌우의 2개는 오래전부터 사용하지 아니한 것이고 가운데 나사 하나만 사용하고 있었으며 위 계기판을 안전나사로 고정하지 않고 그대로 차를 운행한다면 차의 요동으로 계기판 내의 전선이 합선되어 자동차를 운전할 수가 없다는 취지로서 원심설시와 같이 위 계기판 배선장치에 아무런 이상이 없다는 취지가 아님이 명백하며, 위 트럭 운전수인 상피고인 2에대한 사법경찰관사무취급작성의 진술조서(2회)의 기재에 의하면 이 계기판의 나사 3개 중 좌우 2개는 사용하지 아니하였고 가운데 나사조차도 구멍이 맞지않는 나사를 사용하여 계기판이 고정되지 아니하므로 테이프와 고무줄을 사용하였던 사실이 인정되는 바이므로 위 계기판이 사고직후 충격에 의하여 튀어 나왔다고 하는 피고인 김동균의 변소 등을 받아들여 위 이창배의 감정서의 기재를 배척한 것은 증거의 취사를 잘못한 것이 된다 할것이다.

(2) 다음에 1심 증인 박상인, 오세운, 조유심 및 피고인 1과 김일덕, 이건호의 수사기관 및 법원에서의 각 진술은 앞 트럭이 정차중이었다는 취지인바 원심은 그가운데 사법경찰관사무취급작성의 김일덕, 이건호에 대한 각 진술조서에 대하여 피고인 2가 이를 증거로함에 동의하지 아니하였고 공판정에서 그 진실성이 인정되지도 아니하여 증거능력이 없다는 이유로 이를 배척하고 있다.

그러나 제1심 제1차 공판조서의 기재에 의하면 피고인 2는 위 진술조서를 증거로 함에 동의하였음이 명백하여 그 증거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그 증거능력이 없다고 판시하였음은 잘못이라 할 것이고 그 나머지 증거들을 원심이 믿기 어렵다 함이 대조한 증거설시부분을 살펴보면 첫째로 일건기록에 의하면 버스의 승객중 앞트럭이 주행중이었다고 말하고 있음은 뒷좌석인 36번에 타고있던 공소외 정재형 뿐이고 맨 앞줄인 1번좌석에 타고있던 오세운, 3번좌석에 타고있던 조유성 그리고 중간에 타고있던 25번 좌석의 이건호 등은 모두 한결같이 위 트럭이 정차하고 있었다고 말하고 있고, 사고직전 사고지점은 운행한 고속버스 운전수인 황상인, 김일덕 등은 위 트럭이 정차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고 진술하고 있으며, 둘째로 피고인 2의 상해정도는 본건 사고시 위 트럭이 진행중이었느냐 아니냐는 결정할만한 증거는 되지 못하며(예컨대 위 이건호, 오세운의 진술과 같이 피고인 2 트럭밖에 내려와 있었다고 가정하여 보면) 셋째로 위 트럭이 사고 당시 5단기아를 넣고 있었다는 것에 관한 검사작성의 정하숙에 대한 진술기재를 보면 위 트럭이 사고당시 상태 그대로 있었는지는 알 수 없고 또 이건 트럭은 사고 후에도 기어의 조작이 가능하였다고 진술하고 있음을 알 수 있고, 경찰관 이진호와 박문식은 위 정학숙의 진술을 듣고 말하는 것에 불과하여 과연 이건 사고당시 위 트럭이 5단 기어를 넣고 있었는가의 점에 관하여 의문이 없지않고, 뿐만아니라 사법경찰관사무취급작성의 김광우에 대한 진술조서에 의하면 주행중 고장으로 정차하는 경우에는 보통의 운전사라면 기어를 넣어둔다고 진술하고 있으므로 기어를 넣어둔 점이 이건 사고당시 위 트럭이 주행중이었다고 인정할 결정적 증거는 될 수 없는 것이고 그밖의 사유 또한 충분한 근거가 되지 못한다 할 것이다.

2. 그리고 원심이 증거로 채택하고 있는 박문식작성의 현장검증조서의 기재 및 기록에 편철된 사고현장시간의 내용에 의하면 앞에 있는 트럭을 뒤에서 오던 고속버스가 충격한 이건 사고로 말미암아 위트럭은 22.5m 밀려가서 정차하고 고속버스는 그보다 12m 더나아가 정차되었다 함을 알 수 있는 바 원심이 인정한바 사실과 같이 사고당시 위 트럭은 시속 50㎞의 속도로 운전주행하고 있었고 그뒤를 고속버스가 시속 50㎞ 내지 100㎞의 속도로 운행하여 따라가다가 약 30m 거리에 근접하여서야 비로소 위 트럭을 발견하고 급정차조치를 취한 것이라면 급제동 후 미끄러져나가는 고속버스의 마력속도로 과연 위 트럭을 따라잡을 수 있는 것인지 따라잡아 충격하는 경우 위트럭이 밀려나가는 거리가 22.5m에 그치고 말것인지에 대하여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할 수 없는 것인데 원심은 이점에 관하여 아무런 살펴본 흔적이 나타나 있지 않다.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이건 사고당시 위 트럭을 정차중인 것이 아니고 시속 50㎞의 속도로 운전 주행중이었다고 인정하였음은 필경 증거의 취사판단을 그릇한 채증법칙의 위배였거나 심리미진의 잘못있어 피고인 2에 대한 판결부분에 영향을 미쳤음은 물론 피고인 1에 대한 부분에도 영향을 미친다 할 것이고 논지들은 이유있다.

그러므로 형사소송법 제371조 , 제397조 에 의하여 원판결을 파기환송하기로 하여 관여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임항준(재판장) 주재황 양병호 라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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