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2017다278163 건물명도등청구의 소
원고상고인
A
피고피상고인
B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메리트
담당변호사 조현수
원심판결
서울동부지방법원 2017. 9. 22. 선고 2016나28776 판결
판결선고
2018. 11, 29.
주문
원심판결 중 예비적 청구에 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동부지방법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나머지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판결 중 주위적 청구에 관하여
원심은, 임의경매절차에서 이 사건 부동산을 낙찰받아 그 소유권을 취득한 원고가 '피고는 가장임차인이다'고 주장하면서 피고를 상대로 부동산의 인도와 부당이득금의 지급을 구하는 데 대하여,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가 가장임차인이라고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고 보아 원고의 청구를 배척하였다. 기록을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다. 거기에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판단을 누락하거나, 판결의 이유를 밝히지 아니하고 이유에 모순이 있거나, 부동산 임대차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2. 원심판결 중 예비적 청구에 관하여
가. 임대차계약의 해지 여부
기록에 의하면, 원고가 2017, 7. 27.자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신청서에 '피고가 이 사건 부동산의 진정한 임차인이라고 하더라도 피고의 차임연체액이 2기의 차임액에 달하므로 임대차계약상의 해지사유가 발생하여 이 사건 임대차계약이 해지되었다'는 취지를 기재한 사실, 위 변경신청서가 2017. 7. 28. 피고에게 송달된 사실, 이 사건 임대차계약상 임차인의 차임연체액이 2기의 차임액에 달하는 경우 임대인이 임대차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사실, 차임연체액이 2기의 차임액에 달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피고가 다투지 않은 사실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설령 임의경매절차에서 피고가 배당요구를 한 사실이 임대인에게 통지된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는데도 원심이 배당요구 사실이 통지되었다고 보아 그에 따라 이 사건 임대차계약이 해지되었다고 판단한 부분은 잘못되었다고 보더라도, 원고가 주장하는 대로 원고의 위 해지의 의사표시에 따라 임대차계약이 적법하게 해지되었다고 볼 수 있으므로, 원심의 위와 같은 잘못은 임대차계약의 해지를 전제로 한 원심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아니한다.
나. 동시이행의 항변권 원용 여부
기록에 의하면, 원고가 임대차계약의 해지를 이유로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부동산의 인도 등을 구하였고, 이에 대해 피고는 2016. 5. 2.자 준비서면에 '임대차보증금이 지급되지 않았으므로 원고의 청구에 응할 수 없다'는 취지를 기재하였으며, 위 준비서면이 제1심 제1회 변론기일에서 진술된 사실을 알 수 있는데, 피고가 위와 같이 주장 함으로써 동시이행의 항변권을 원용하였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원심이 주택임대차보호법상의 대항력을 갖춘 피고가 임대차보증금을 반환받을 때까지 이 사건 인도 청구에 응할 수 없다고 동시이행의 항변을 한 것으로 보아 그 항변을 받아들인 것은 정당하다. 거기에 동시이행의 항변권의 원용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
다. 임대차보증금에서 공제할 연체차임 또는 부당이득금의 범위
(1) 원심은, 앞에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임대차계약의 해지를 이유로 부동산의 인도 등을 구하는 데 대하여 피고의 동시이행의 항변을 받아들이면서도, 피고는 원고로부터 임대차보증금에서 '원고가 임의경매절차에서 이 사건 부동산의 소유권을 취득한 2015, 11. 3.부터 인도일까지 월 20만 원의 비율로 계산한 연체차임'을 공제한 나머지 돈을 지급받음과 동시에 원고에게 이 사건 부동산을 인도하여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원심은, 임대차건물의 임대인 지위가 그 건물의 양수인에게 승계된 경우 그 승계 당시 이미 발생한 연체차임채권은 따로 채권양도의 요건을 갖추지 않는 한 양수인에게 승계되지 않는다는 법리에 근거하여, 원고가 소유권을 취득하기 전에 발생한 연체차임은 임대차보증금에서 공제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2) 그러나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임대차계약에서 임대차보증금은 임대차계약 종료 후 목적물을 임대인에게 명도할 때까지 발생하는, 임대차에 따른 임차인의 모든 채무를 담보한다. 따라서 이러한 채무는 임대차관계 종료 후 목적물이 반환될 때에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별도의 의사표시 없이 보증금에서 당연히 공제된다. 임차건물의 양수인이 건물 소유권을 취득한 후 임대차관계가 종료되어 임차인에게 임대차보증금을 반환해야 하는 경우에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하기 전까지 발생한 연체차임이나 관리비 등이 있으면 이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임대차보증금에서 당연히 공제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7. 3. 22. 선고 2016다218874 판결 참조).
위 법리에 따르면, 원고가 임의경매절차에서 이 사건 부동산의 소유권을 취득하기 전에 이미 발생한 연체차임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임대차계약상 임대인의 지위를 승계한 원고가 피고에게 임대차 종료 시 반환하여야 하는 임대차보증금에서 당연히 공제된다고 보아야 한다.
(3) 그런데도 원심이 이와 달리 원고가 이 사건 부동산의 소유권을 취득한 후 발생한 연체차임 또는 차임 상당 부당이득금만이 임대차보증금에서 공제된다고 판단한 데에는, 임대차보증금의 공제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
3. 결론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예비적 청구에 관한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 · 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나머지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재판장대법관민유숙
주심대법관조희대
대법관김재형
대법관이동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