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시사항
화환신용장 거래에 있어서 허위의 선하증권 중량증명서 및 허위 송장등을 첨부한 하환어음을 매입한 은행의 손해배상책임
판결요지
은행이 하환어음을 매입할 때에는 그 부대선적 서류가 정규성과 상태성을 갖추고 또 그것이 신용장의 조건에 일치하는 여부를 확인하여야 할 거래상 의무를 신용장 개설은행 및 그 개설의뢰인에게 부담하고 있는 바 그 확인의무를 제대로 이행한 것으로 볼 수 없는 경우에 그로 인하여 신용장 개설의뢰인에게 손해를 발생하였다면 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원고, 상고인
신화산업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임갑인
피고, 피상고인
주식회사조흥은행 소송대리인 변호사 장대영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판결은 그 이유에서 원고는 일본국에서 상품수출입 업무 등을 목적으로 성립된 회사로서 1967년경부터 한국으로부터 규석 등을 수입하여 오던 중 1970년 11경 원고는 한국의 수출상인 복수상공주식회사 (이하 복수상공이라고 약칭한다)와 사이에 그 회사가 수출하는 규석 2,550톤을 일본으로 수입하기로 계약을 하고 일본의 소외 후지은행에 이를 위한 신용장 개설을 의뢰하여 1970.11.24 위 은행으로 하여금 신용장 수익자는 복수상공으로 하고 위 신용장 개설은행이 환어음의 인수 지불을 약속하는 금액 한도는 미화 25,000불로 하되 위 수익자가 최초 발행할 수 있는 환어음 액면금은 송장에 의한 물품대금의 90%로 하며 (잔여 10%는 수입상의 최종 송장이 첨부된 수입자의 어음에 의하여 결제함) 규석 1톤당 단가는 운임 및 보험료를 수입상이 부담하는 조건으로 한(이른바 FOB) 미화10불로 하며 위 어음 제시기한 (신용장 유효기일)은 1971.2.9로 매수를 위한 어음 제시에 필수적으로 첨부되어야 할 부대증권서류는 (1) 서명된 상업송장 (2) 발행일자가 1971.1.31 이전으로 된 선하증권 (3) 중량증명서이고 이와같은 신용장 조건과 일치하는 경우에는 개설은행이 어음의 발행인 배서인 및 선의의 소지인에 대하여도 그 지급책임을 담당하기로 하는 취소불능 상업신용장을 발행하도록 하여 이를 복수상공에 송부하였던 사실, 그후 1970.12.31 위 신용장 내용 일부가 변경되어 (가) 신용장 액면금이 미화 31,500불로 되고 (나) 규석 1톤당 단가가 수출항인 한국 장항 항에서 수입항인 일본국 오나하마항까지 운임과 보험료를 수출상이 담당하는 조건으로 한(이른바 CIF방식) 미화 15불로 되고 (다) 이에 따라 위 부대 증권서류도 (1)선화증권은 운임지급필로 표시될 것이 요구되고 (2) 보험증권 (부보액 송장금액의 110%)이 새로 추가 되었고 (라) 선적기한은 1971.2.28로 신용장 유효기한은 1971.3.9로 각각 연장되었고 위 신용장 발행은행인 일본 후지은행은 신용장 통지 은행이었던 피고 조흥은행에 그 당일 전보로 위 신용장 변경을 통지하였고 피고은행은 1971.1.4 이를 위 복수상공에 서면통지를 하였던 사실 그런데 위 복수상공의 전무이사인 소외 1과 상무이사인 소외 2는 위 신용장 기재 규석을 전혀 선적한 사실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 대금을 편취하기로 상호 공모하여 1971.1.4 소외 새양해운주식회사의 선박대리점인 소외 동아흥업주식회사의 서울사무소 소장인 소외 3에게 청탁하여 1970.12.31자로 위 회사 선박인 제2삼경호에 규석 14,000톤을 선적하였다는 허위 내용이 기재된 위 선박 소유자 명의의 선하증권 및 중량증명서를 각 작성받은 다음 발행인 소외 복수상공의 명의로 위 규석 1,400톤 대금미화 21,000불의 90퍼센트 해당금액인 미화 18,900불로 액면으로 하고 위 신용장을 개설한 후지은행 (뉴욕지점)을 지급인으로 한 환어음을 발행하고 이에 위 허위작성한 선하증권 중량증명서 및 복수상공 대표명의 허위 송장 등을 부대서류로 첨부한 이른바 하환어음을 같은날 피고은행에 제출하여 매수를 의뢰하였고 피고은행은 위 서류가 일응외형상 진정한 문서와 같은 요건을 갖추었을뿐 아니라 위 신용장 조건과도 일치되는 것이였으므로 이를 진정한 문서로 오인하여 위 하환어음을 위 어음액면금을 한화로 환산한 금 5,956,713원에 매수한 사실, 그후 위 하환어음이 소외 외환은행을 거쳐 지급인인 위 소외 후지은행에 송부제시되어 1971.1경 위 후지은행이 피고은행에게 위 어음금 지급을 마쳤고 다시 원고도 후지은행에게 위 어음금 상당액의 보충지급을 마침으로서 위 어음의 결제가 완료된 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고는 확인의무 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는 원고주장에 대하여 ......위 신용장은 앞서 본대로 원래 개설은행이 어음의 발행인 배서인 및 선의의 소지인에 대하여는 어음의 인수지급을 약속하는 성질의 것인 관계로 피고은행은 위 개설은행의 확약을 신뢰하고 독자적으로 위 환어음을 매수한 선의의 환어음 소지인에 불과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와 같은 자가 신용장에 의한 하환어음 매입시에 확인하는 것은 후일의 지급 은행측의 지급 거절을 우려하여 단순히 자기 자신의 이익을 옹호하기 위한 것에 불과한 것이라 단정하고 또 위에 본 갑 제3호증의 1 본건 신용장의 기재를 보면 그 말미에 위 원고 주장과 같은 매입은행에 대한 지시사항 (주……하환어음 및 그 부대서류가 모든 신용장 조건과 일치한다는 매수은행의 확인서를 어음 기타의 서류와 함께 지급은행에 송부할것)이 기재되어 있는 것은 분명하나 이는 위 신용장에 의한 환어음 매입은행이 지급은행으로부터 어음금의 지급결재를 받기 위한 절차에 관한 지급은행의 사전지시에 불과한 것이고 피고은행의 원고에 대한 하환어음 및 그 부대서류의 확인의무를 인정할 수 있는 자료는 될 수 없다하여 원고의 청구를 배척하였다.
(1) 피고은행은 일본 후지은행으로부터 전보 통지받은 신용장 변경사항을 원문으로 보내거나 번역을 하여 위 복수상공에 통지하고 (2) 위 복수상공은 피고은행에 대하여 신용장 조건변경에 따른 수출허가 승인사항 변경허가 승인신청을 하여 이에 대한 허가 승인을 받은 후 (3) 관할 군산세관에 이 수출신고서와 신용장 상품송장등을 제출하고 (4) 한편 규석을 군산세관 보세지역내에 반입하여 검사를 받고 수출 면허를 받은후 (5) 규석을 선적하여 선하증권을 발행받아 (6) 선적화물을 담보로 하물환어음을 발행하고 선하증권 상업송장 중량증명 보험증권등 선적서류를 첨부 제출하여 피고은행에서 매입케 되는데 이와같은 절차를 취하는데는 수일이 소요된다 하여 환어음매입 은행은 환어음에 첨부된 선적서류가 신용장조건과 일치하는지의 여부를 확인할 의무가 있고 이것이 외견상 또는 형식상 일치하는 경우에 한하여 매입한다고 증언하고 있다. 한편 위 신용장변경통지인 갑 제11호증의 3에 의하면 1971.1.4자로 피고은행에서 위 복수상공에 보내진 것으로 그 내용은 위 원판시 변경사항 외에 본 통지서는 신용장 조건상의 불가결한 부분이므로 신용장 원본이나 또는 전문통지서에 첨부할 것임이 부기되어 있는 바, 이런 변경 통지가 위 복수상공에 도달되기도 전인1970.12.30 또는 31자로 선하증권 등 관계선적 서류가 작성된다 함은 이례에 속할뿐 아니라 위 증언에 비추어 볼때 위 복수상공이 신용장변경통지를 받은 1971.1.4 수출승인을 받어 군산세관에 내왕하면서 규석을 동 세관 보세지역에 반입하여 수출면허를 받은 다음 이를 선적한후 선적서류를 완비할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고는 도저히 상상도 할수없이 그것이 정상적으로 작성되었다 볼수 없으며 더욱이 이사건 규석의 수출에 관하여 수출 승인기관이기도 한 피고은행이 이런 문서들이 외관상 변경된 신용장 조건에 일치된다는 그것만으로 소위 문서의 상태성이 있다고 보았다는 원심의 위와같은 단정은 그 이유에 엇갈림이 있다는 허물을 면할수 없다.
3. 국제무역에 있어서의 신용장 거래는 수입업자의 의뢰에 의하여 그 거래은행이 신용장을 개설발행하여 수출품에 대한 대금지급이 보장되고 또 수출업자의 거래은행이 신용장 통지은행이고 또 하환어음매입은행으로서 수출업자로부터 하환어음을 매입할 때는 그에 첨부된 선적서류가 신용장 조건과 일치하는 여부를 조사확인하여 매수하므로서 수입업자에 대한 신용장 조건과 일치되는 거래를 보장하여 신용장 개설은행을 통하여 대금결제가 이루어지는것이 통례라 할 것이며 그렇기 때문에 모든 하환신용장에 적용되고 당사자를 구속하는 신용장통일규칙이 하환신용장거래를 하는 경우는 모든 관계당사자는 서류의 거래를 하는 것이지 상품의 거래를 하는 것이 아니라 규정하고 있으며, 이 사건에 있어서 갑 제3호증의 1 (을 제1호증의 1도 같다)인 신용장에도 이 통일규칙에 따른다 하고 이 신용장 조건에 합치되는 어음이 지급은행에 정시되면 어음발행인, 이선인 선의의 소지인에게 지급할 것을 승인함과 동시에 매입은행은 선적사유가 신용장 조건과 합치한다는 확인서를 어음지급은행에 송부토록 기재하고 있다. 이런점을 미루어 볼때 매입은행은 하환어음을 매입할 때는 그 부대선적 서류가 정규성과 상태성을 갖추고 또 그것이 신용장의 조건에 일치하는 여부를 확인하여야 할 거래상의 외무를 신용장 개설은행 및 그 개설의뢰인에게 부담하고 있다고 할 것인바, 본건 선적서류의 상태성을 도저히 인정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피고은행이 본건 하환어음을 매수하여 그 어음의 부대선적 사유가 신용장 조건에 일치된다는 확인서를 지급은행에 송부한 점은 앞에서 본 바와 같으므로 피고는 그 확인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아니하였다고 할 것이니 그로 인하여 신용장 개설의뢰인인 원고에게 손해가 발생하였다면 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고 할 것임에 불구하고 이 확인 내지 확인지시는 단순히 매입은행자신의 이익을 위한 것에 불과하다거나 지급결제를 받기 위한 절차에 관한 지급은행의 사전 지시에 불과하다고 판시하였음은 하환사용장 거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데서 비롯된 위법을 저질렀다고 아니할 수 없다.
그러므로 상고논지 이점에서 이유있어 원심판결을 파기 환송하기로 관여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