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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방법원 2019.3.29. 선고 2018고합1237 판결
현존건조물방화
사건

2018고합1237 현존건조물방화

피고인

A

검사

채양희(기소), 조성윤(공판)

변호인

변호사 박현진(국선)

판결선고

2019. 3. 29.

주문

피고인을 징역 1년 6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3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에게 40시간의 알코올치료강의 수강을 명한다.

이유

범 죄 사 실

피고인은 2018. 10. 22. 06:07 경 서울 강남구 B빌라 C호 피고인의 주거지에서 연인인 D이 피고인과 다투고 나가버리자 화가 나, 불상의 도구로 그곳 작은 방 옷걸이에 걸려 있는 의류에 불을 붙여 그 불길이 방 천장 등에 옮겨 붙게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불을 놓아 E, F 등이 현존하는 건조물인 위 빌라 건물 등을 소훼하였다.

증거의 요지

1. 제2회 공판조서 중 증인 G의 진술기재

1. 피고인에 대한 각 경찰 피의자신문조서 중 각 일부 진술기재

1. D, H에 대한 각 경찰 진술조서

1. I, E, F이 작성한 각 진술서

1. 현장감식결과보고서, 강남구 B 다세대주택 화재현장 조사서

1. 각 현장 사진, 각 112신고사건처리표, 문자메시지 사진(순번 27)

1. 수사보고(피의자 A 주거지 입구 CCTV 확인 관련)와 이에 첨부된 CCTV 사진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형법 제164조 제1항, 유기징역형 선택

1. 작량감경

형법 제53조, 제55조 제1항 제3호(아래 양형의 이유 중 유리한 정상 참작)

1. 집행유예

형법 제62조 제1항(아래 양형의 이유 중 유리한 정상 거듭 참작)

1. 수강명령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1. 주장 요지

피고인은 방화의 고의로 판시와 같이 불을 붙인 사실이 없다. 오히려 담배꽁초에 의한 실화의 가능성 등이 존재한다.

2. 판단

앞서 든 각 증거 및 이를 토대로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방화의 고의로 판시와 같이 불을 붙인 사실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되었다고 할 것이므로, 앞서 본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가. 방화가 아닌 다른 원인으로 화재가 났을 개연성을 배제하는 사정

1) 화재 진압 직후 출동 소방관 및 경찰관들이 위 방 내부를 확인한 결과, 위 중앙부 벽면에서부터 천장에 이르기까지 'V'자 모양으로 벽지가 소실되어 있었고, 위 중앙부 하단의 벽면 및 방바닥에서는 소실이 발견되지 않았으며, 행거 상단에 위치한 선반 목재의 아랫부분은 광범위하게 탄화된 반면 윗부분은 소실되지 않은 상태였다.

이러한 소실 및 탄화 상태를 보면, 판시 화재의 발화지점은 판시 방 내부, 그중에서도 방문 뒤편의 행거(옷걸이) 중앙부이다.

2) 사건 당시 위 행거 중앙부에서는 전기, 가스, 기계 등 발화원이 될 만한 설비가 없었다. 그리고 판시 방 내부에서 전열기구나 유기용매 기타 인화성 물질은 발견되지 않았고, 위 방 안에 보관되어 있던 TV 등 가전기기도 전원코드가 분리된 상태였으며, 형광등 배선 등에도 별다른 이상은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판시 주거지 곳곳에서 담배와 라이터가 발견되었다. 위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① 담배꽁초로 인한 실화와 ②라이터 등을 이용한 방화 외에는 달리 합리적인 화재발생의 원인을 생각할 수가 없다.

3) 주변에 훈소(탄화면을 넓혀가면서 원형으로 빨갛게 타는 것)시킬 수 있는 동류의 물질이 없다면 담배꽁초만으로는 발화가 어려우며, 담배꽁초로 발화가 되더라도 착화 이전에 훈소의 과정을 거친다(화재조사관 G은 법정증언 과정에서 '훈소의 흔적이 없다면 담배꽁초에 의하여 발화되었을 가능성은 없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그리고 발화가 되기 위해서는 축열 조건, 산소 조건 등이 맞아야 하고, 무풍상태에서 담배꽁초로 의류에 발화가 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런데 화재 진압 직후 출동 소방관들이 현장을 확인한 결과, 판시 방의 방문이 닫힌 상태에서 그 문틈으로 그을음이 분출되었던 흔적이 확인되었고, 위 방 창문틀에는 그을음이 묻어 있지 않은 상태였다. 이에 비추어 보면 화재 당시 위 방 내부는 방문 및 창문이 모두 닫혀 있는 무풍상태였던 것으로 판단된다. 그리고 위 행거에 걸려 있던 의류 등에서 훈소의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그렇다면 이 사건과 관련하여 담배꽁초로 인한 실화의 가능성 역시 배제함이 타당하다.

나. 피고인이 아닌 제3자가 방화하였을 개연성을 배제하는 사정 및 피고인의 방화동기를 뒷받침하는 사정

1) 판시 거주지에는 피고인과 D 2명이 동거 중이었는데, D은 피고인과 다투고서 2018. 10, 21. 22:30경 위 거주지 밖으로 나갔다. 피고인은 같은 날 22:50경부터 다음날(사건 당일) 04:48경까지 사이에, '남자친구(D)에게 폭행당했다'는 취지의 112신고를 반복하고, 같은 내용으로 판시 빌라 건물 소유주인 과 어머니인 J 등에게 전화하였는데, 이 과정에서 화재에 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위 112신고로 경찰이 몇 차례 판시 주거지에 출동하였는데, 관련 112신고사건처리 표상으로도 화재 정황에 관한 내용을 찾아볼 수가 없다. H은 동생인 K과 함께 같은 날 04:48~05:14경 위 주거지를 방문하였는데, 이때에도 주거지 내에서 타는 냄새가 난다는 등의 사정은 확인되지 않았다.

2) D은 앞서 본 바와 같이 판시 주거지 밖으로 나간 뒤 판시 일시까지 위 주거지로 돌아오지 않았으며, 피고인은 그 동안 위 주거지에 혼자 있었다. 만약 D이 판시 방 내부에 방화한 것이라면 위 주거지 밖으로 나가기 전인 2018. 10. 21, 22:30경 이전에 불을 놓았을 것이나, 이와 같이 본다면 앞서 1)항에서 본 사정들이 납득가게 설명되지가 않는다. 앞서 본 바와 같이 H 등이 위 주거지를 잠깐 방문하기도 하였으나, 이들에게는 판시와 같이 방화할 만한 아무런 동기가 없다.

3) 반면 피고인의 방화 동기를 뒷받침하는 객관적 정황은 확인이 된다. 피고인은 앞서 본 바와 같이 동거인 D과 다툰 후 'D에게 폭행당했다'는 내용으로 수차례 112 신고 등을 하였고, 이후 휴대전화로 J에게 05:14경 "그만삽시다", 05:53경 "엄마 미안해, 나 그냥 갈래"라는 내용으로, D에게 05:40경 "넌 날 죽인거야", "죽어서두 복수할 게....잘가라"라는 내용으로 각각 문자를 전송하였다. 위와 같은 문자내용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자신과 다투고서 판시 거주지를 나가버린 D에 대해 화가 난 나머지, 순간적으로 자살해버리겠다는 등의 생각을 가지고서 판시와 같이 방화한 것으로 판단된다.

양형의 이유

1.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 징역 1년 6월 ~ 15년

2.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유형의 결정] 방화범죄 > 01. 일반적 기준 > [제1유형] 현주건조물 등 방화, 공용건 조물 등 방화

[특별양형인자] 감경요소 : 처벌불원 또는 상당 부분 피해 회복된 경우

[권고영역 및 권고형의 범위] 감경영역, 징역 1년 6월 ~ 3년

3. 선고형의 결정 : 징역 1년 6월, 집행유예 3년

○ 불리한 정상 : 이 사건 범행은, 사람들이 통상 잠들어 있을 새벽 시간대에 다가 구 주택에 방화한 것이어서, 그 범정이 상당히 무겁다.

○ 유리한 정상 : 피고인이 우발적으로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 이 사건 화재가 비교적 이른 시점에 진화되어 그 불길이 판시 방 내부를 넘어 다른 곳으로까지 번지지는 않았으며, 인적 피해도 발생하지 않았다. 피고인이 판시 빌라 건물의 소유주인 [과 합의하여 그가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바라지 않고 있을 뿐만 아니라, 피고인이 위 합의 내용대로 피해변상을 해나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은 초범이다.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가정환경, 범행의 동기, 수단과 방법,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 요소들을 고려하여 권고형의 범위 내에서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판사

재판장판사정계선

판사김종근

판사여동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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