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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방법원 2015.12.11. 선고 2015고합386 판결
살인,살인미수
사건

2015고합386 살인, 살인미수

피고인

A

검사

문재웅(기소), 신영식, 정명원, 손명지, 문재웅, 이수환(공판)

변호인

법무법인 B 담당변호사 C, D, E, F, G

판결선고

2015. 12. 11.

주문

피고인을 무기징역에 처한다.

압수된 박카스 병(마개 없음) 1개(증 제1호), 동부메소밀 농약병(검은 비닐봉지) 1개(증 제6호)를 각 몰수한다.

이유

범죄사실

[모두사실]

피고인은 H 태어나 1950년경 남편 I과 결혼 후, 술과 도박에 빠져 지내는 남편과 잦은 갈등을 빚었고, 남편의 폭력성향으로 인해 극심한 가정폭력에 시달려 자주 남편을 피해 이웃집으로 피해 가는 등 순탄치 않은 40년의 결혼생활을 해왔다. 그러던 중 1994년경 남편이 사망하였으나, 피고인은 오랜 기간 누적되어 온 강압적 환경에 대한 스트레스 및 폭력에 의한 억압, 자존감 저하로 인하여 타인과의 원만한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겪고 감정표현이나 분노표출에 소극적이어서 급기야 사소한 감정 문제에도 심한 분노를 느끼는 지경에 이르게 되었다.

피고인과 피해자 J(여, 86세), K(여, 89세), L(여, 87세), M(여, 83세), N(여, 77세), 이(여, 65세)은 상주시 P에서 약 30년 이상을 함께 지내온 사이로서, 평상시 14:00경 마을회관에 모여 어울리다 17:00경 각자 귀가하는 생활을 해오고 있었다.

피고인과 피해자들은 마을회관에 있는 대부분 시간에 화투놀이를 즐겼는데, 피고인이 자주 속임수를 써 주로 피해자 M이 그때마다 이를 지적하면 서로 시비가 되어 다투는 일이 잦았고 피고인의 속임수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다른 피해자들과도 관계가 좋지 않아, 마을회관에 '싸우지 마세요'라는 문구가 붙을 정도로 피해자들과 자주 다툼이 있어 감정이 악화되어 있었다.

그러던 중, 피고인과 피해자들은 2015. 7. 13. 상주시 Q에 있는 마을회관에서 초복날을 맞이하여 함께 식사를 한 후, 평소와 마찬가지로 화투놀이를 하였는데 피고인이 또다시 속임수를 쓰자, 피해자 M은 화투패를 집어 던지고 나와 버리는 등 화를 내며 피고인과 크게 다투었다.

위와 같이 분노표출에 어려움을 겪는 등의 성향인 피고인으로서는, 다툼이 끊이지 않는 피해자 M에게 지속적으로 분노를 느끼던 중 위와 같은 심한 다툼으로 그 분노가 극에 달하여 피해자 M 및 평소 피고인을 못마땅하게 여기던 다른 피해자들까지 살해하기로 마음먹었다.

[범죄사실]

피고인은, 피해자들이 평소 마을회관에 모여 사이다 등 음료수를 즐겨 마시는 것을 알고, 초복 날 잔치를 마치고 모두 귀가한 시각인 2015. 7. 13. 19:00경부터 2015. 7, 14. 14:00경 사이에 위 마을회관에서, 미리 준비한 박카스 1병(100ml)에 담긴 메소밀1) 성분의 농약을 그곳 냉장고 안에 있는 마시다 남은 1.5L 사이다 페트병에 몰래 부어 혼입하였다.

피고인은 2015. 7. 14. 13:09경 평소에는 찾아간 적이 없는 피해자 M의 집에 들러 피해자 M이 마을회관에 갈 것을 확인하고, 같은 날 14:20경 위 마을회관에서 그 정을 모르는 피해자들로 하여금 위 사이다를 밥그릇에 따라 1잔씩 마시도록 하였고, 그로 인하여 피해자 0이 마을회관 밖으로 기어 나가고, 피해자 J은 틀니까지 빠지고 자신의 분비물에 얼굴을 파묻고 쓰러져 있었고, 나머지 피해자들도 입에 거품을 내뿜으며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었음에도, 15:43경 마을이장 R이 피해자들을 발견하고 구조신고를 할 때까지 피고인은 피해자들과 함께 마을회관 안에 있으면서도 아무런 구조요청을 하지 아니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피해자 J(2015. 7. 15. 07:10경 사망), K(2015. 7. 18. 01:41경 사망)으로 하여금 급성 약물중독(카바메이트) 등의 원인으로 치료 도중 사망에 이르게 하고, 피해자 L, M, N, O은 마을주민의 신고로 119 구급대원에 구조되는 바람에 그 뜻을 이루지 못하고 미수에 그쳤다.

증거의 요지

1. 피고인의 일부 법정 진술

1. 증인 R, S, T, U, V, M, W, X, O, Y, Z, AA, AB, AC의 각 법정 진술

1. AD, AE, AF, AG, AH, AI, AJ에 대한 각 검찰 진술조서

1. 각 압수조서, 압수목록

1. 내사보고(현장에서 수거한 사이다 음료수병 내용물 긴급 감정 결과), 수사보고(A 박카스병 임의제출 관련), 수사보고(현장사진 첨부, 첨부사진 포함), 수사보고('킨사이다 PET병'과 '박카스병'에 대한 '메소밀' 검출 관련 자료 첨부, 첨부자료 포함), 수사보고[압수물 사진 첨부(피의자가 범행 시 착용한 바지), 첨부사진 포함], 수사보고(압수수색 과정에서 농약병을 발견하게 된 경위), 수사보고(박카스 수량 확인), 수사보고(현장 출동한 구급대원 및 119 구급차에 대한 수사), 수사보고(피의자 A의 통신내역 분석), 수사보고(2015. 7. 14. 피해자 0이 구급차로 후송될 당시 자전거를 타고 인근을 지나갔던 이장 자녀 AK 및 AL의 진술 청취보고), 수사보고(회신서 첨부 등에 대한, 첨부된 통화내역 포함), 수사보고(압수한 농약병 2개 등, 메소밀병 등에 대한 수사), 수사보고(피의자 A 휴대전화 단축번호 확인 등에 대한, 첨부사진 포함), 수사보고[국과수 감정의뢰 회보서 첨부(7. 26. 기준)], 수사보고서 (참고인 AK, AL 전화녹음), 수사보고(마을주민 AM에 대한 탐문수사), 수사보고(피해자 0 후송 당시 상황), 수사보고서(메소밀 유통과정 및 치사량에 관한 확인), 수사보고(부검담당 법의 관 진술 및 부검감정서 첨부, 첨부서류 포함), 수사보고(P 박카스 병 등 확인 수사 결과)

1. 상황보고서 등, 구급활동일지 사본, 출동지령서, 구급활동일지, 112신고 사건 처리 내역서

1. 현장사진, 피의자 주거지 내부에 있던 박카스 병 사진, 2차 구조 당시 현장사진, 체포 및 압수 당시 사진, 피의자 주거지 압수수색 당시 사진, 압수현장 도면, 구급차 블랙박스 CD, 피의자 촬영된 CCTV 화면, 압수사진, 블랙박스 영상화면, 약도(증거목록 순번 325번), 상주시 P 마을회관 도면, 다음지도, 압수현장 사진

1. 약독물감정 의뢰 및 회보, 사망진단서(J), 사망진단서 (K), 진단서(0), 진단서(L), 진단서(M), 진단서(N), 국과수 질의회보서, 현장감식 결과 보고서(채증물 현황, 감식사항, 현장사진 포함), 감정물목록(증거기록 순번 213번), 각 감정의뢰회보(증거목록 순번 94, 217, 219, 223 내지 228, 407 내지 409, 530, 554, 563), 감정의뢰회보(부검감정서 J), 감정의뢰회보(부검감정서 K), 법화학 감정결과 통보, 감정서, 대검 감정서, 피해자들 유전자 분석서류, 피해자 6명에 대한 디엔에이형 분석결과 자료, 각 질의회보서(증거목록 순번 514, 516), 감정결과 정리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1. 주장의 요지

피고인이 피해자들과 30년 이상 한 마을에 살면서 마을회관에서 화투를 치며 지내 온 것은 사실이지만, 피고인이 마을회관 내 냉장고에 있는 사이다에 농약인 '메소밀'을 혼입한 사실이 없고, 피해자들에게 '메소밀'이 혼입된 사이다를 마시게 한 사실도 없다.

2.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피고인이 범죄사실과 같이 사이다에 농약을 혼입하여 피해자들을 살해하거나,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쳤음을 인정할 수 있다.

1) 피해자들은 카바마이트계 살충제인 '메소밀'의 독작용으로 인하여 사망하거나, 사경을 헤매다 겨우 생명을 구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 사건 범행 현장에서 박카스 뚜껑으로 닫혀 있는 사이다 페트병이 발견되었고, 위 사이다병에서는 '메소밀' 성분이 검출되었다.

2) 피고인의 주거지에서 뚜껑이 없는 박카스 병(압수된 증 제1호)과 동부메소밀 농약병(압수된 증 제6호)이 발견되었는데, 위 박카스 병과 동부메소밀 농약병에서는 '메소밀'이 검출되었고(수사기록 593면, 1,762면), 위 박카스 병은 피고인의 주거지에서 발견된 나머지 9병의 박카스 병과 제조번호, 유효기간이 동일하다. 수사기관에서는 상주시P에 있는 피고인의 주거지 이외의 40세대에 대하여 수색하였으나 제조번호와 제조일자가 동일한 박카스 병은 발견하지 못하였다(수사기록 3,411면).

3) 피해자들이 '메소밀'에 중독될 당시 피고인이 입고 있던 상의와 7부 바지(사타구니 부분, 왼쪽 주머니 내부, 바지단 부분 등 광범위한 부분), 피고인이 타고 마을회관으로 온 전동차(손잡이 부분, 몸체 부분, 바구니 부분), 피고인이 주거에서 개인적으로 사용하는 지팡이에서는 모두 '메소밀'이 검출되었는데(수사기록 1,762, 1,781면), 이는 피해자들이 마신 사이다 속에 있던 '메소밀'에 의한 것으로 인정된다.

4) 피고인은, 입고 있던 옷 등에서 '메소밀'이 검출된 것에 대하여 마을회관 안에서 사이다를 마시고 농약에 중독된 피해자들의 입 등을 닦아 주는 과정에서 옷과 손에 묻게 된 것이고, 전동차와 지팡이에도 묻게 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① 피해자들이 마을회관 안에 쓰러져 있으면서 남긴 분비물에서는 '메소밀'이 검출되지 않았고(수사기록 585면), 국립과학수사원의 질의 회보에 의하면, 피해자들이 마을회관 내에 남긴 분비물은 구토물이 아닌 '메소밀'의 섭취로 인한 과도한 침 분비에 의하여 형성된 것일 가능성이 높은데 경구로 생체 내 흡수된 '메소밀'이 혈액 또는 위 내용물에서는 검출될 수 있으나, '메소밀' 급성중독에 의하여 분비가 증가된 타액에서는 '메소밀'이 검출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회신하고 있는 점(수사기록 1,674면), ② 피고인이 피해자들의 분비물 등을 닦아 주어 그때 묻은 '메소밀'이 피고인에게 옮겨진 것이라면 피고인의 옷, 전동차, 걸레 등에 피해자들의 유전자가 검출되어야 함에도 검출되지 않은 점(수사기록 1,791면, 1,797면, 특히 피고인의 주장대로 피고인이 0의 분비물을 닦아준 휴지를 피고인의 7부 바지 주머니에 넣었다면,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피고인의 7부 바지에서 0의 유전자가 검출되어야 함에도 피고인의 7부 바지에는 메소밀, 피고인의 유전자 외에 다른 사람의 유전자는 검출되지 아니하였다), ③ 이 사건 범행 현장을 감식한 AB은 이 사건 범행 현장에 있던 액체류는 모두 채취하여 검사를 의뢰하였다고 진술하였는데, 위 액체류에서 모두 '메소밀'이 검출되지 않은 점(수사기록 585면) 등에 비추어, 피고인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5) 피고인은 이 법정에서 0의 분비물을 휴지로 닦아주었고 흠뻑 젖은 그 휴지를 그 상태로 피고인의 7부 바지 주머니에 넣었으며, 그 상태로 경찰 조사를 받은 후 피고인의 주거지에 돌아와 버렸다는 취지로 진술하여 그러한 과정에서 피고인의 옷(특히 7부 바지의 주머니 부분 등)과 전동차, 지팡이에 '메소밀'이 묻었을 가능성을 주장하고 있으나, ①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는 언급이 없다가 이 법정에서 처음으로 0을 닦아 준 휴지를 7부 바지 주머니에 넣은 후 집에까지 가져와 버렸는데, 구체적으로 어디에 버렸는지는 모르나 변기에 넣고 물을 내렸을 것 같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② 다른 사람의 입에서 나온 분비물을 닦아 휴지가 흠뻑 젖었음에도 이를 버리지 않고 자신의 바지 주머니에 넣어 둔 채로 있다가 상당한 시간이 흐른 뒤 집에 돌아와서야 이를 버렸다는 것은 이례적으로 보이는 점(피고인은 0이 구호된 후 마을회관 안으로 들어갔으므로, 마을회관 안에서 충분히 휴지를 버릴 수 있었다), ③ 0의 분비물을 닦아 주었다면 피고인의 7부 바지 주머니 안에서 메소밀과 0의 유전자가 함께 검출되어야 함에도 이의 유전자는 검출되지 않은 점(수사기록 1,797면), ④ 피고인은 0이 119 구급차에 실려갈 때까지 계속 0을 닦아주었고, 0이 119 구급차에 실려가는 것을 보고 마을회관 안에 들어갔다고 주장하나(피고인의 법정 진술, 수사기록 3,168면), 이는 당시 119 구급차가 마을회관에 도착하여 0을 구조하던 객관적 상황과 일치하지 않는 점 등에 비추어, 피고인의 이 부분 진술도 수긍하기 어렵다.

6) 피해자들이 '메소밀'에 중독될 당시 마을회관을 들렀다가 0의 위중한 상태를 보고 119에 신고한 X은, 0이 마을회관 출입문 앞 계단 난간에서 몸을 떨고 있다가 겨우 계단을 내려가 마을회관 앞 마당을 엉금엄금 기어다니는 것을 발견하고 예전에 있었던 식중독사고가 생각나 그 옆에 서 있던 피고인에게 "또 뭐 먹었어요?"라고 그 경위를 물었으나, 피고인이 '0이 아무것도 안 먹었다'는 취지로 말하고, 마을회관 안의 상황에 대하여 아무런 말이 없어 0 혼자 갑자기 중풍이 온 것으로 알았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한편, 피고인은 119 구급대원들이 도착해 0을 구조하고 떠날 때 마을회관 양쪽이 모두 열려 있던 현관 한쪽 문을 닫고 그 앞에 앉아(블랙박스 사진), 0이 실려 갔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온 AK, AL과 일상적인 대화(수사기록 2,290면)를 하는 등으로 오히려 마을회관 안에 아무 일도 발생하지 않았다는 듯한 인상을 줌으로써 마을회관 안에 0외에 다른 피해자들이 없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키게 하였다.

더구나 피고인은 0이 구조된 후 약 50분 동안 나머지 피해자들을 구조하기 위하여 119에 신고하거나, 다른 사람들에게 마을회관 안의 위급한 상황에 대하여 알리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피고인은 휴대폰을 이용하여 119 신고를 할 줄 모른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으나, 피고인의 휴대폰에는 많지는 않으나 전화번호 모두를 이용하여 발신한 흔적을 발견할 수 있고, 피고인이 이 법정에서 집 전화를 이용할 때 전화번호 전체를 눌러 이용한다고 진술한 점 등에 비추어, 이를 그대로 믿기 힘들다).

7) 피고인은 0이 구조될 당시 및 그 후의 상황에서 마을회관 안에 있던 피해자들에 대한 구조요청을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하여, 0의 위급상황에 대하여 119 신고를 한 X이 마을회관 안에 있던 나머지 피해자들에 대하여도 구조요청 내지 신고하는 것으로 알아 자신이 구조요청을 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마을회관 안의 상황을 모르는 X이(피고인은 당시 X에게 마을회관 안의 상황에 대해 아무런 이야기를 한 바 없다) 마을회관 안의 피해자들에 대한 구조요청을 할 것으로 기대하였다는 피고인의 주장은 수긍하기 어렵다.

또한 피고인은 마을회관 안에 있던 피해자들이 자는 것으로 알고 있어 추가적인 구조요청을 할 수 없었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으나, ①0 0은 K 다음으로 '메소밀'이 함유된 사이다를 마셨다고 진술하고 있고, 다른 피해자들도 비슷한 시기에 사이다를 마섰을 것으로 추측할 수 있으므로, 0이 '메소밀'이 함유된 사이다를 마신 후 증상이 발현된 시점에는 다른 피해자들도 입에서 거품이 나오고 땀이 흠뻑 젖어 있는 등의 같은 증상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이는 점, ② 0은 당시 피해자 J, K 등과 함께 감자를 깎은 후 감자를 삶는 동안 화투를 치려고 하였고 자신이 부엌으로 가 깎은 감자를 물에 씻고 있던 상황이라 그동안 다른 피해자들이 모두 누워 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③ 마을회관 안의 피해자들이 발견될 당시 입 주위에 거품이 있는 채로 베게도 없이, 다른 피해자의 발 부위에 머리를 두고 누워 있거나, 틀니까지 빠진 상황이었던 점 등에 비추어, 자는 줄 알았다는 피고인의 주장은 당시의 객관적 상황과는 일치하지 않는 것으로 수긍하기 어렵다.

더구나 피고인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피고인이 마을회관 안에 다시 들어갔을 때에는 마을회관에 있던 피해자들의 입에서 거품이 나와 정상이 아니라고 생각했고, 많이 아픈 줄 알았으며 자신이 벌벌 떨릴 정도였다는 것인 만큼(피고인의 법정 진술, 수사기록 2,524면) 그러한 상황에서도 마을이장 R이 마을회관 안으로 들어와 피해자들의 상황을 발견하고 신고할 때까지 피고인이 아무런 구조요청 없이 있었던 점에 비추어, 피고인의 주장은 수긍하기 어렵다.

8) 피고인은 0이 실려 갔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와 처음으로 마을회관 안의 현장을 확인한 마을이장 R에게 피해자들이 쓰러진 원인에 대하여 '사이다 먹고 그래요'라는 취지로 말하여 마을회관 안에 피해자들이 쓰러져 있는 원인을 정확히 지목하였고(피고인은 검찰에서 조사받을 당시 R에게 피해자들이 사이다 먹고 쓰러졌다는 취지의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부인하면서 R이 거짓말 하는 것이라고 주장하였으나, 이 법정에서는 이를 인정하였다), R이 이를 듣고 음료수를 먹고 피해자들이 쓰러졌다는 취지로 신고하여 수사기관에서는 신속하게 이 사건 범행 현장에 있던 사이다병을 확보할 수 있었다.

9) 피고인은 모든 피해자들의 분비물 등을 닦아주는 등 피해자들을 구호하기 위하여 노력하였다고 진술하였으나, 119 구급차의 CCTV 사진에는 피고인이 오히려 쓰러져 있는 0으로부터 멀어지거나 가만히 앉아 있는 모습이 발견되고, 이 구조된 후 마을회관에 온 X, R, AN 등 목격자들은 모두 피고인이 구호활동을 하는 것을 보지 못하였다.

고 진술하고 있다.

10) 피고인의 상의와 7부 바지, 전동차에서 피해자들에 대한 직접적인 피해 원인으로 밝혀진 '메소밀'이 검출되었는데, 피해자들의 유전자는 검출되지 않아 피고인의 옷 등에서의 메소밀의 검출에 관한 피고인의 주장을 합리적 의심없이 배제할 수 있는 점, 피고인의 주거지에서 '메소밀'이 검출된 박카스 병과 메소밀 병이 발견된 점, 이 사건 범행 현장에 박카스 병뚜껑으로 닫힌 사이다병이 있었고, 그 안에서 '메소밀'이 검출된 점, 메소밀의 검출이나 피해자들에 대한 구호, 구조요청 등에 관한 피고인의 주장이 객관적인 상황에 부합하지 않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범죄사실과 같이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음을 인정할 수 있다.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형법 제250조(살인의 점), 각 형법 제254조, 제250조(살인미수의 점)

1. 상상적 경합

형법 제40조, 제50조(죄질 및 범정이 가장 무거운 K에 대한 살인죄에 정한 형으로 처벌)

1. 형의 선택

무기징역형을 선택

1. 몰수

양형의 이유

1.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무기징역

2. 선고형의 결정2): 무기징역 살인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만큼 소중하고 어떠한 경우에도 보호받아야 할 절대적인 가치인 인간의 생명을 빼앗는 행위로 그 결과가 매우 중하고 피해를 회복할 방법이 전혀 없는 중대한 범죄이다.

피고인의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과 오랜 시간 마을에서 지내던 피해자들 2명을 살해하고, 4명을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친 사건으로 그 죄가 매우 무겁다. 피고인은 미리 범행도구인 농약을 준비하여 사이다에 넣고, 이를 모르는 피해자들이 위 사이다를 마시게 하였다. 피해자 0이 119에 구조되는 동안 다른 피해자들을 구조할 기회가 있었음에도, 오히려 피고인은 피해자 0이 119에 구조되는 과정에서 마을회관 현관 앞에 앉아 아무런 일이 없는 것처럼 보이게 하였다. 결과적으로 0이 119에 구조된 후 상당한 시간이 지난 시점에서야 구조가 이루어져 피해자들 중 2명이 사망하였고 나머지 피해자들도 사경을 헤매다가 겨우 회복되었으나, 현재까지 그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피고인은 119에 신고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구호를 요청하지도 않았고 오히려 마을회관의 문을 닫아 놓아 구조가 지연되게 하였다. 결국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 후 피해자들을 구호할 기회가 있었음에도 이를 방치하였다.

이 사건 범행으로 고귀한 생명이 희생되는 중대한 결과가 초래되었고, 이는 그 자체로 결코 회복될 수 없는 피해일 뿐만 아니라 피해자들의 유족들 또한 이 사건으로 인하여 평생동안 치유될 수 없는 엄청난 정신적 고통을 겪을 것으로 보이고, 그럼에도 피고인은 그들의 정신적 피해회복을 위한 아무런 조치를 취한 바도 없다.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하여 피고인과 피해자들이 함께 살고 있던 마을은 서로를 의심하여 믿지 못하게 되는 공동체의 붕괴 현상도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 후 수사기관에서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자신의 주장을 임기응변식으로 수시로 변경해 왔고, 이 사건 범행에 대해 전혀 반성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와 같은 정상과 그 밖에 이 사건 범행 동기 및 경위, 범행 후의 정황, 피고인의 태도, 배심원들의 양형 의견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을 우리 사회로부터 영구히 격리시킬 필요성이 있다고 할 것이므로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배심원 평결 및 양형 의견

1. 유·무죄에 대한 평결

배심원 7인 만장일치 유죄

2. 양형에 대한 의견

배심원 7인: 무기징역

이상의 이유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재판장판사손봉기

판사김일수

판사남민영

주석

1) (카바메이트계 고독성 살충제) 박카스 1병(100ml) 용량에는 24g 이상의 메소밀이 함유될 수 있는바, 체중 50kg 성인 10명 중 5명을 사망에 이르게 할 분량이다.

2) 상상적 경합범에 관하여는 별도로 양형기준이 설정되어 있지 아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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