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전소송사건번호
서울고등법원-2016-누-42359(2017.02.14)
제목
명의신탁에는 같은 항 단서 제1호가 정한 '조세회피 목적'이 있었다고 볼 수 없음
요지
명의신탁은 절차상 번거로움을 피하기 위함이지 조세회피 목적이 있었다고 보기 어려으므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함
관련법령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 000세무서장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에 관한 제1심 판결을
취소하며, 이 부분 소를 각하한다.
원심판결 중 피고 000세무서장의 원고 AAA에 대한 증여세 000원 부과처
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원고 BBB과 피고 000세무서장 사이에 생긴 소송총비용은 위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피고 000세무서장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행정처분이 취소되면 그 처분은 효력을 상실하여 더 이상 존재하지 않으며, 존재하
지 않은 행정처분을 대상으로 한 취소소송은 소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대법원
2011. 10. 13. 선고 2011두15343 판결 참조).
기록에 의하면, 피고 000세무서장은 이 사건 상고를 제기한 후에 원심판결의 취지
에 따라 원심판결 중 위 피고 패소 부분에 해당하는 부과처분을 직권으로 취소하는 내
용의 경정결정을 한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이 사건 소 중 위와 같이 취소된 부분에 관한 것은 이미 그 효력이 소멸하
여 없는 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것으로서 소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게 되었다.
2. 원고 AAA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1) 명의신탁제도를 이용한 조세회피행위를 효과적으로 방지하여 조세정의를 실현
조의2 제1항의 입법 취지에 비추어 볼 때, 명의신탁이 조세회피 목적이 아닌 다른 이
유에서 이루어졌음이 인정되고 그 명의신탁에 부수하여 사소한 조세경감이 생기는 것
에 불과하다면 그와 같은 명의신탁에는 같은 항 단서 제1호가 정한 '조세회피 목적'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06. 5. 25. 선고 2004두13936 판결, 대법원 2014. 5.
16. 선고 2014두786 판결 참조).
(2)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에 의하면 아래와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① 주식회사 0000(이하 '0000'이라 한다)은 2002. 2. 26. 미국 상장법인인
000(이하 '000'이라 한다), 국내법인인 주식회사 000, 주식회사 000,
주식회사 0000 등의 합작투자로 설립되었다.
② 원고 AAA은 2005. 9. 15.경 0000(000) 백신 등 개발에 실패하여
보유주식을 매각하려던 000으로부터 000 발행주식 총 000주 중
0000주를 1주당 000원에 그 명의로 인수하였다.
③ 원고 AAA은 위와 같이 취득한 주식 중000주(이하 '이 사건 주식'이라
한다)를 YYY에게 투자를 권유하여 그로부터 받은 자금으로 인수하였다. 당시 원고
AAA과 YYY은 모두 000 이사의 배우자들이었다. 한편 원고 AAA은 2006.
2. 2.부터 2006. 12. 20.까지 이 사건 주식을 매각하여 그 매각대금 중 상당 부분을
YYY의 배우자인 XXX에게 송금하였다.
④ 000은 원고가 이 사건 주식을 보유한 2005년부터 2006년까지 기간 동안
주주들에게 배당한 적이 없었고, 2005 사업연도 말의 이월결손금은 000원,
2006 사업연도 말의 이월결손금은 000원에 달하였다.
(3) 이러한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따라 살펴보면, 원고 AAA이 YYY에게
투자를 권유한 다음 이 사건 주식까지 포함하여 자신의 명의로 주식을 한꺼번에 취득
하게 된 것은 YYY 명의로 인수할 경우 발생하는 절차상의 번거로움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보일 뿐이다. 나아가 이 사건 주식은 000 총 발행주식의 약 0.2%에 불과
하여 YYY이 자신 명의로 이 사건 주식을 취득한다고 하더라도 국세기본법이나 지방
세법상의 제2차 납세의무 또는 간주취득세의 부담을 지게 되는 과점주주에는 해당하지
않으므로 이 사건 주식의 취득 당시YYY에게 과점주주로서의 제2차 납세의무나 간
주취득세를 회피할 목적이 있었다고 볼 수도 없다. 또한 000은 원고 AAA이 이
사건 주식을 보유한 기간 동안 이익배당을 실시한 적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위 기간
동안 000에게 배당가능한 이익잉여금이 있었던 것도 아니므로 이 사건 주식의 명
의신탁으로 인하여 회피된 종합소득세도 없다. 설령 000이 이후 이익배당을 실시
하였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주식은 그 취득 시점부터 약 5개월부터 1년 3개월 사이에
모두 양도된 점에 비추어 볼 때, 이 사건 주식의 취득 당시YYY에게 이 사건 주식
과 관련된 배당소득의 종합소득합산과세에 따른 누진세율 적용을 회피할 목적이 있었
다고 보기도 어렵다.
그런데도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만으로, YYY이 원고에게 이 사건 주식을 명
의신탁하게 된 경위 등에 관한 합리적인 이유 설시도 없이, 이 사건 주식의 명의신탁
에 대하여 조세회피 목적이 있다고 섣불리 단정하고 말았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조세회피 목적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잘못이 있다.
3.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 000세무서장 패소 부분을 파기하되, 이 부분 사건
은 이 법원이 직접 재판하기에 충분하므로 자판하기로 하여, 이에 해당하는 제1심 판결
을 취소하고 이 부분 소를 각하한다. 원심판결 중 피고 000세무서장의 원고 AAA
에 대한 증여세 000원(가산세 포함) 부과처분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
을 다시 심리 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한다. 그리고 원고BBB과 피고 000세
무서장 사이에 생긴 소송총비용은 위 피고가 부담하도록 한다. 이에 관여 대법관의 일
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