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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죄
서울남부지방법원 2006. 9. 29. 선고 2005노1714 판결
[근로기준법위반·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위반][미간행]
피 고 인

피고인

항 소 인

피고인

검사

이원규

변 호 인

변호사 하창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사실오인

피고인이 공소외 1을 해고한 것은 공소외 1이 회사제품을 무단반출하였기 때문이지 노조활동을 하였기 때문이 아니고(원심판시 제1항 관련), 피고인이 2003. 10. 23. 회사 홈페이지에 올린 글은 파업자제를 요청하는 내용이었으며, 피고인 2003. 10. 30. 한 폭언은 노조측에서 대화를 거부한 데 대하여 감정이 격해져서 한 말이고, 노조원들의 노조탈퇴는 그들의 자발적인 의사에 의한 것이며(원심판시 제2항 관련), 공소외 2, 3, 4, 5에 대한 2003. 11. 1.자 배치전환과 공소외 4, 5에 대한 2003. 11. 15.자 해고는 피고인이 그 필요에 따라 사용자로서의 권한에 기하여 정당하게 한 것임에도 불구하고(원심판시 제3항 관련), 원심은 피고인이 노조활동을 이유로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를 하고 노조활동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였다는 이유로 피고인에게 근로기준법위반 및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위반의 유죄를 인정하였으니, 이러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나. 양형부당

원심의 형량(징역8월, 집행유예 2년)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2.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가. 원심판시 제1항에 대하여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이 2003. 9. 1. 노조부분회장으로 일하던 공소외 1을 회사제품 무단반출 및 임의처분을 이유로 해고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나, 위 증거들만으로는 나아가 위 해고에 정당한 이유가 없다거나 공소외 1의 노조활동을 이유로 해고를 하였음을 인정하기는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 오히려 증인 공소외 6의 당심법정에서의 진술 등 변호인이 제출한 증거들에 의하면, 공소외 1은 2000.경 구매부에서 원자재구매를 담당하면서 모자라는 재고를 외부거래처로부터 공짜로 얻어 채워 넣고 그 과정에서 많이 얻어 남는 자재를 임의로 처분한 사실이 발각되었으나 용서를 받아 징계를 받지는 아니한 사실, 공소외 1은 2003. 7.경 동료직원으로부터 전산상재고와 실제재고 사이의 차이를 해소하기 위하여 컴퓨터 1대를 처분해 달라는 부탁을 받고 이를 보고하지 아니한 채 임의로 실제재고가 전산상재고를 초과하는 모델의 컴퓨터 1대를 평소 잘 아는 대리점에 판매하고 그 대금을 자기의 개인통장으로 송금받아 이를 보관하였다가 다른 대리점으로부터 실제재고가 전산상재고에 미달되는 모델의 컴퓨터 1대를 구입하고 그 대금을 지급하면서 그 차액 40만 원 상당을 횡령한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는바, 공소외 1이 2000.경의 부정행위를 용서받았음에도 불구하고 2003. 7.경 또다시 위와 같이 회사제품을 무단반출하고 그 과정에서 일부 금액을 횡령하는 부정행위를 한 것은 정당한 해고사유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고, 공소외 1에 대한 정당한 해고사유가 있는 이상 노조활동을 구실로 삼아 공소외 1을 해고하였다고 볼 수도 없다.

나. 원심판시 제2항 관련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이 2003. 10. 23. 회사 홈페이지를 통하여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글을 게재한 사실, 피고인이 2003. 10. 30. 노조분회장 공소외 2가 근무하는 사업부 사무실에서 컴퓨터 등을 집어 던지면서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폭언을 한 사실, 2003. 11. 3.부터 같은 달 8.까지 노조원들이 인사총무팀을 팩스를 이용하여 노조에 노조탈퇴서를 제출한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으나, 이러한 사정들만으로는 피고인이 노조활동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였다고 보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 오히려 변호인이 제출한 증거들에 의하면, 2003. 10. 23.자 홈페이지에 게시된 글의 경우 공소사실에 기재되지 아니한 나머지 부분(“그러나 현재 회사가 어떤 현실에 처해 있습니까? 직원 모두가 고학력자들이고 이성적 판단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이므로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PC 시장은 신규수요보다는 대체수요만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외국계 회사까지 한국시장에 가담하여 죽기 살기로 경쟁하고 있습니다. … 제발 부탁입니다만 불만과 요구사항을 주장하기에 앞서 대안과 지혜를 주십시오! 여러분이 제시한 방법과 대안을 검토하여 회사를 살리는 데 반영하겠습니다. 노조가 진정으로 회사와 직원들을 위한다면 산소호흡기에 연명하고 있는 것과 같은 회사를 상대로 파업을 단행하고 정시 출퇴근 투쟁을 하는 것이 과연 정당할까요?”)을 포함한 위 글의 전체적인 맥락을 볼 때 위 글은 노조활동에 개입한다기 보다는 회사의 어려운 실정을 토로하면서 파업을 자제해 주도록 요청한 내용임을 알 수 있고, 2003. 10. 30. 폭언의 경우 피고인이 연차휴가를 집단으로 제출한 영업부 직원들과 대화하기 위하여 간담회를 소집하였는데 노조원들이 상급단체인 서울지부의 지시에 의하여 간담회에 불참하기로 하자 대화 자체를 거부한 데 대하여 화가나 한 행동일 뿐임을 알 수 있다.

다. 원심판시 제3항 관련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이 2003. 11. 1. 노조분회장 공소외 2, 노조대의원 공소외 3, 노조부대의원 공소외 4, 노조부분회장 공소외 5를 각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전환배치하고 2003. 11. 15. 그 중 공소외 4와 공소외 5를 각 해고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나, 위 증거들만으로는 나아가 위 전환배치 및 해고에 정당한 이유가 없다거나 위 노조원들의 노조활동을 이유로 전환배치 및 해고를 하였다고 인정하기는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 오히려 증인 공소외 6의 당심법정에서의 진술을 비롯하여 변호인이 제출한 증거들에 의하면, 위 노조원들이 노조활동에 전념하면서 본래의 업무를 태만히 하여 부서장들의 전직요청이 있었고 공소외 4, 5의 경우 전직 후에도 계속하여 근무를 태만히 하였던 사실, 다른 노조원 및 비노조원에 대하여도 유사한 형태의 전환배치가 있었고, 위 노조원들이 전환배치 후 맡게 된 업무가 이전의 업무에 비하여 특별히 불이익하지 아니한 사실을 각 인정할 수 있어, 위 전환배치와 해고는 피고인이 그 권한 내에서 정당하게 한 것으로 볼 것이고, 따라서 위 전환배치와 해고가 위 노조원들의 노조활동을 구실로 하여 노조활동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기 위하여 한 것이라고는 볼 수 없다.

라. 소결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여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무죄를 선고하여야 할 것이므로 이와 결론을 달리한 원심의 판단은 부당하고 이를 지적하는 피고인의 위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론

따라서 피고인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하여 살필 필요 없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 에 따라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피고인은 1992. 2.경부터 2004. 2. 20.까지 공소외 7 주식회사의 대표이사로 근무하던 자로서, 위 회사의 서울본사 소속 근로자 150명 중 72명이 2003. 6. 2. 전국금속노동조합 서울남부지역지회 공소외 7 주식회사 분회를 설립하고 같은 해 9.경까지 사측과 수차례에 걸쳐 노사협상을 전개하다가 같은 해 10. 1. 관할 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하는 등 노조활동을 본격화하자 노조활동을 약화시킬 것을 마음먹고, ① 2003. 9. 1. 위 사업장에서 위 노조 부분회장으로 활동하던 근로자 공소외 1을 회사제품의 무단반출 및 임의처분이라는 구실을 들어 해고함으로써 정당한 이유없이 근로자를 해고함과 동시에 노동조합에 가입하여 그 업무를 위한 정당한 행위를 한 것을 이유로 동인을 해고하고, ② 2003. 10. 23. 회사 홈페이지를 통하여 “파업과 관련하여”라는 제목 하에 “급박한 상황에서 파업을 실시하는 노조의 진정한 의도가 무엇입니까? 이참에 빨리 망하자는 것이라면 더욱 가열차고 신속하며 강도있게 파업을 진행해 주세요.(중략) 파업을 하면서 본업에 충실하는 조합원에게 파업동참을 강요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으며 불참하는 노조원들에게 왕따시키겠다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정당한 행위입니까.(이하 생략)”라는 내용의 글을 게재하고, 같은 달 30. 17:10경 분회장 공소외 2의 근무부서인 사업부 사무실 내에서 컴퓨터 및 모니터 집기 등을 집어 던지며 근로자들에게 “민주노총이 밥 먹여 주냐, 병신들 조합비 2만원씩 낸 거 어디다 쓰는지 아느냐”는 등의 폭언을 하고, 같은 해 11. 3.부터 같은 달 8. 사이에 인사총무팀을 통하여 노조원들의 탈퇴서를 받아 노조에 제출하는 등으로 근로자가 노동조합을 조직 또는 운영하는 것을 지배하거나 이에 개입하는 행위를 하고, ③ 2003. 11. 1. 위 사업장에서 구조조정이라는 구실을 들어 위 노조 분회장 공소외 2를 사업5부에서 CS지원 1팀으로, 위 노조 분회 대의원 공소외 3을 사업1부에서 노트북품질관리팀으로, 위 노조 분회 부대의원 공소외 4를 사업4부 행전산망팀에서 생산관리팀으로, 위 노조 분회 부분회장 공소외 5를 게임방사업부에서 품질관리팀으로 각 전보하였다가 같은 달 15. 그 중 위 공소외 4와 공소외 5를 각 해고하는 등 정당한 이유없이 근로자를 전직, 해고함과 동시에 노동조합에 가입하여 그 업무를 위한 정당한 행위를 한 것을 이유로 근로자를 해고하거나 근로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행위를 하였다.」는 것인바, 위 제2항에서 본 바와 같은 위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김동하(재판장) 이원석 이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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