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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사고
대구지방법원 2013.11.21.선고 2013가합5620 판결
손해배상(의)
사건

2013가합5620 손해배상 ( 의 )

원고

1. 백○애

2. 윤○언

3. 윤○연

피고

1. 김영

2. 김태

변론종결

2013. 11. 5 .

판결선고

2013. 11. 21 .

주문

1. 피고들은 각자 ( 부진정 연대하여 ), 원고 백○애에게 5, 857, 142원, 원고 윤○언, 원고 윤○연에게 각 3, 071, 429원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2013. 2. 23. 부터 2013. 11. 21. 까지는 연 5 %,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 % 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

2. 원고들의 나머지 청구를 각 기각한다 .

3. 소송비용 중 95 % 는 원고들이, 나머지 5 % 는 피고들이 각 부담한다 .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

청구취지

피고들은 연대하여 원고 백○애에게 129, 880, 499원, 원고 윤○언, 원고 윤○연에게 각

81, 253, 666원씩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2013. 2. 23. 부터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까지

는 연 5 %,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 % 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들의 지위1 ) 피고 김○영은 대구 달서구 상인동에서 피고 병원을 운영하는 자이고, 피고 김○태는 피고 병원에서 망인의 치료를 담당한 의사이다 . 2 ) 원고 백○애는 망인의 배우자이고, 원고 윤○언, 원고 윤○연은 망인의 자녀들이다 .

나. 망인이 피고 병원을 내원하게 된 경위

망인은 평소 당뇨를 겪고 있던 상태에서 2013. 2. 23. 01 : 54경 저녁에 폭탄주 몇 잔을 먹은 후 구토를 하였고, 배가 쓰리고 따갑다고 호소하면서 피고 병원 응급실에 내원하였다 .

다. 피고 병원의 치료경과 1 ) 피고 병원 당직의사 피고 김○태는 망인이 술을 많이 먹어서 복통을 호소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망인에게 위산분비억제제 [ 잔탁 ( ZANTAC ) 과 진경제 ( Tiram ) ] 를 주사하고, 구토억제제와 위장약인 ENSID ER, Patigel, 티피엠정, Macperan을 처방하였다 . 2 ) 망인은 2013. 2. 23. 02 : 02 경 피고 병원에서 퇴원하였다 .

라. 망인의 사망

1 ) 망인은 집에 도착하여서도 복통이 계속되었고, 망인의 배우자인 원고 백○애는 2013. 2. 23. 02 : 47 경 피고 병원에 전화를 하여 망인이 통증이 심하다고 호소하며, 피고 김○태와의 통화를 원하였으나, 피고 김○태가 부재중이어서 직접 통화를 하지 못하였다 .

2 ) 그 후 망인은 정신을 잃고 쓰러졌고, 원고 백○애는 2013. 2. 23. 03 : 23경 119 구급대에 연락하여 망인을 대구 가톨릭대학병원으로 이송하였다 . 3 ) 대구 가톨릭대학병원 의료진은 망인을 치료하였으나, 망인은 2013. 2. 23 .04 : 40경 사망 ( 이하 ' 이 사건 사고 ' 라 한다 ) 하였다 . 4 ) 대구 가톨릭대학병원 의료진은 망인의 정확한 사인을 규명하기 위해서는 부검이 필요하다고 설명하였으나, 망인의 가족들이 동의하지 않아 부검을 실시하지 못하였고, 망인의 사인은 급성심장사로 추정되고 있다 .

2. 의학지식

가. 급성 심장사 ( sudden cardiac death ) 1 ) 급성 심장사는 해부학적으로 증명되는 심장의 질병 유무와 관계없이 사망 시간이나 양상을 전혀 예상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급성 증상이 발생하여 짧은 시간 내에 의식소실과 함께 심장의 이상으로 사망하는 것으로 정의된다. 심혈관계 질환으로 인한 사망의 경우 약 50 % 정도가 급성 심장사의 형태로 나타나며, 이들 환자의 절반 정도에서 심장질환의 첫 증상이 급성 심장사로 나타난다. 급성 심장사의 원인질환 중 80 % 정도가 관상동맥질환이며, 심근비대, 심근질환 ( 심근염, 심근증 ), 심전도계 장애, 심장판막 질환, 선천성 심질환 등 거의 모든 심장질환이 원인이 될 수 있다 . 2 ) 급성심장사는 대한민국에서 연간 20, 000 ~ 25, 000건 정도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생존율은 2 ~ 4 % 에 그쳐 미국을 포함한 서구 국가 ( 평균 8 % 내외 ) 에 비해 매우 낮은 상황이다 .

3 ) 심정지 발생 직후의 경과 및 심폐소생술 심정지가 발생한 직후의 경과는 시간 경과에 따라 세단계로 구분할 수 있다. ① 첫 단계는 전기시기로 심정지가 발생한 후부터 약 4분까지의 시기이며, 이 시기는 심정지가 발생하였지만 아직 조직의 손상이 없는 시기로서 심박동이 회복되면 신체의 조직 손상 없이 회복될 수 있는 시기이다. 이 시기에는 심실세동에 대한 제세동술이 심폐소생술보다도 중요한 치료이다. ② 두 번째 단계는 순환 시기로서, 심정지가 발생한 후 4분부터 10분 정도까지의 시기이다. 이 시기에는 조직의 ATP가 급격히 고갈되고 , 허혈에 의한 조직 손상이 시작되는 시기이다. 따라서 심폐소생술 ( 특히 흉부 압박 ) 을 시행하여 조직으로의 산소 공급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치료이다. ③ 세 번째 단계는 대사시기로서 심정지로부터의 경과시간이 10분 이후의 시기이다. 이 시기에는 허혈에 의한 조직 존상, 심폐소생술에 의한 재관류 손상 등으로 다양한 대사성 요인이 발생한다. 이 시기의 치료로서 조직 관류압의 유지, 뇌 및 조직 손상을 줄이기 위한 다양한 약제의 투여 등이 시도되고 있으나, 아직 획기적인 치료 방법은 없다 .

나. 급성 복통 1 ) 급성 복통은 정확한 진단을 내리기 어려운 경우가 흔하고, 잘못된 진단을 내리게 되는 경우도 많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복통이 경미한 환자도 치명적인 질환으로 진행될 수 있고, 매우 심한 환자에서도 실제로는 상대적으로 질환의 중증도가 떨어질 수 있다. 일반적으로 급성 복통의 흔한 원인으로 비특이적 복통이 30 % 이상으로 가장 흔하다 .

2 ) 임상양상 급성 복통의 원인은 복강내 ( intra - abdominal ) 요인과 복강외 ( extra - abdominal ) 요인으로 분류할 수 있다. 응급실로 내원하는 환자들 중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 복통은 비특이적 복통이다. 이러한 경우 그 자체의 범주가 뚜렷하지 않으며 기저의 복강 내 또는 복강외의 문제가 향후 어떻게 진행할지 모르기 때문에 따로 분류된다. 따라서 응급의학과 의사는 환자의 질환 초기에 가능하면 빨리 병적인 통증인지 또는 병적인 상태로 이행할 가능성이 많은지 구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신속하게 진단하기 위해 추가해야 할 검사가 필요한지에 대해 결정을 내려야 한다 . 3 ) 검사

복통 환자 진료에 있어서 자세한 병력과 충분한 진찰은 필수적이다. 먼저 기본적인 복통의 특성으로 위치, 양상, 정도, 시작 시간, 지속시간, 악화 또는 완화 요인, 시간에 따른 변화 등을 파악한다 .

환자의 얼굴 표정, 발한, 창백함, 초조감 등의 겉모습은 통증의 정도를 알려주는 정보이지만, 질환의 중증도와는 관계가 없다. 정확한 생체징후 측정은 매우 중요하며 필요한 경우 중심부 체온을 측정해야 하는 경우도 있고, 미세한 빈호흡이나 과호흡이 간과되지 않도록 한다. 비록 저혈압이 없더라도 혈관내 용적의 감소가 의심되는 경우 맥박수와 혈압의 기립시 변화 ( orthostatic change ) 를 측정하도록 한다 . 4 ) 진단급성 복통 환자의 적절한 배치와 정확한 진단은 매우 중요하다. 단지 임상적인 소견과 기본 검사만을 가지고 적절한 진단을 내리는 것은 힘든 일이며, 진단적 정확도는 50 ~ 65 %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특히 복통을 호소하는 성인에서 연령이 많을수록 오진율이 증가하므로 주의를 요한다 .

구토 및 상복부 통증의 원인이 확실하지 않고 통증을 계속 호소하고 있다면 검사를 하고 처치 후 결과와 경과를 확인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 5 ) 복강 외적인 요인압통의 유무와 상관없이 우상복부나 좌상복부에 국한된 통증의 경우 폐실질이나 흉막 병변의 가능성이 있으므로 흉부 검사가 반드시 필요하다. 청진만으로는 정확하게 진단할 수 없으므로 흉부 방사선 사진이 필요하며, 측와위 또는 호기 사진은 임상적으로 삼출이나 기흉의 가능성이 있을 경우 필요하다. 심와부 통증이 있을 때에는 심장질환의 병력 청취와 심전도가 필요하다. 심와부로 방사되는 허혈성 심질환의 통증은 압통이 없으며, 피부 감각 이상의 형태로 나타나기도 한다 . 6 ) 비특이적 복통 다양한 검사에도 불구하고 응급실에 내원한 환자의 많은 부분에서 정확한 진단이 내려지지 않는 상태일 때, 비특이적 복통으로 진단되는 경우가 있다. 비특이적 복통 이 명확한 진단은 아니지만 이에 동반되는 임상적인 특징을 보면, 오심의 경우 약 50 %에서 동반되며 복통 후에 발생하는 가정 흔한 증상이다. 복통의 위치는 중심와부 또는 하복부가 흔하며, 약 1 / 3에서 압통이 나타나지만 심하지는 않다. 백혈구 상승이 나타날 수 있지만, 대부분의 검사 결과는 정상 소견을 보인다. 비특이적 복통을 진단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24기간 이내에 신중한 재검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

[ 1. 2. 의 인정근거 ] 갑 제1 내지 18호증의 각 기재 ( 가지번호 포함 ), 이 법원의 순천향대학교 병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3. 원고들의 주장

망인이 술을 먹고 피고 병원 응급실에 내원하였다는 이유로 피고 병원 의료진은 망인이 술을 많이 먹어 속이 쓰린 경우에 해당한다고 오진하여 이에 대한 처방을 하였을 뿐, 망인이 호소한 복통에 대하여 상세히 진찰하지 아니하고, 필요한 혈압, 맥박, 호흡 , 체온 등의 활력징후도 측정하지 아니하는 등으로 진단에 필요한 검사를 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 .

이러한 과실로 망인은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였고 그 결과 사망에 이르게 되었으므로, 피고 병원 당직의사 피고 김○태는 망인을 검진한 의사로서, 피고 김○영은 피고 김○태의 사용자로서 부진정 연대하여 원고들에게 위 의료사고로 인하여 입은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

4.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여부

다음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피고 병원 의료진이 망인에게 필요한 충분한 검사를 시행하지 아니한 과실을 인정할 수 있다 .

앞서 기초사실에서 인정한 망인에 대한 진료경과에다, ① 망인이 이 사건 사고 당시 53세이고 평소 당뇨를 겪고 있음에도 망인이 피고 병원에 머물러 있던 시간은 총 8분에 불과하고, 8분으로는 피고 병원 의료진이 환자의 병력은 청취할 수 있으나 검사를 시행하고 결과를 확인하기에는 시간이 충분하지 않은 점, ② 피고 병원 진료기록부에는 망인에 대한 혈압, 맥박, 호흡, 체온 등의 검사 기록이 존재하지 않는 점, ③ 급성 복통은 정확한 진단을 내리기 어려운 경우가 흔하고, 잘못된 진단을 내리게 되는 경우도 많아 주의를 기울여야 하며, 자세한 병력 청취와 충분한 진찰 및 정확한 생체징후 측정이 매우 중요한 점, ④ 구토 및 상복부 통증의 원인이 확실하지 않고 통증을 계속 호소하고 있다면 검사를 하고 처치 후 결과와 경과를 확인하는 것이 일반적인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피고 병원 의료진이 망인에 대하여 필요한 충분한 검사를 시행하지 아니한 과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러한 피고 병원 의료진의 과실로 인하여 망인에 대하여 적절한 응급치료를 하지 못하게 되어 망인의 사망의 원인이 되었다고 추정할 수 있으며, 달리 망인의 사망의 원인이 존재하였음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

따라서, 망인을 검진한 피고 병원 의사 피고 김○태와, 피고 병원 의료진의 사용자인 피고 김○영은 원고들에게 이러한 의료과실로 인하여 발생한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

5.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가. 재산상 손해 및 책임의 제한

다만, 손해배상의 액수를 참작함에 있어서 다음과 같은 사정이 고려되어야 한다 .

① 망인은 술을 마신 후 피고 병원에 내원하였고, 술을 마셔서 배가 아프다고 호소하였으며, 이러한 상황에서 통증부위나 통증의 양상을 진찰의사인 피고 김○태에게 정확하게 지적, 설명하지 못하였을 가능성이 있다 .

② 급성 복통은 다양한 원인이 존재하고, 정확한 진단을 내리기 어려운 경우 ( 진단적 정확도 50 ~ 65 % 정도로 추정 ) 가 많으며, 의료진에게 복통의 다양한 원인에 대비한 모든 검사를 하도록 요구되지는 않는다 .

③ 망인의 유족들의 부동의로 망인에 대한 부검을 실시하지 않았으며, 망인의 정확한 사인은 규명되지 않았다 .

④ 망인의 사인으로 추정되는 급성심장사의 경우 생존율은 2 ~ 4 % 에 불과하다 .

⑤ 망인이 2013. 2. 23. 01 : 54경 피고 병원을 내원하였는데, 망인이 그 후 2013. 2 .

23. 04 : 40경 사망에 이르렀다 .

⑥ 급성심장사의 경우 심장 정지를 발견한 즉시 응급처치가 필요하고, 심장정지 시로부터 4분이 경과하면 조직의 손상이 발생하고, 10분이 경과하면 조직 손상 및 다양한 대사성 문제가 발생하고 획기적인 치료법이 없다 .

⑦ 망인이 피고 병원 의료진을 방문한 것도 단순히 술을 먹어 복통이 생긴 것으로 오인하였기 때문이고, 피고 병원의 규모를 고려하였을 때 망인에게 심장 정지가 발생하였을 경우 규모가 더 큰 병원으로의 전원이 필요했으리라고 예상된다 .

위와 같은 사정에다, 망인의 일실수입 등 소극적인 손해액, 장례비 등 적극적인 손해액 등을 비롯하여 기타 손해의 공평, 타당한 분담을 그 지도 원리로 하는 손해배상제도의 이념 등을 고려하여 피고들의 망인의 재산상 손해에 대한 책임범위를 6, 000, 000원으로 제한한다 ( 이와 배치되는 범위에서 원고들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 .

나. 위자료

망인의 나이, 가족관계, 의료사고의 경위 및 결과, 피고들의 책임 범위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을 참작하여 아래와 같이 결정한다 ( 이와 배치되는 범위에서 원고들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 .

1 ) 망인 : 3, 000, 000원 2 ) 원고 백○애 : 2, 000, 000원 3 ) 원고 윤○언, 원고 윤○연 : 각 500, 000원다. 소결론

망인의 재산상 손해액에 위자료를 합한 금액을 상속 지분대로 안분하여, 원고들의 위자료와 합산한 금액은 아래와 같다 .

1 ) 원고 백○애 5, 857, 142원

[ 3, 857, 142원 ( 망인의 재산상 손해액 6, 000, 000원 + 망인의 위자료 3, 000, 000원 ) ×원고 백○애의 상속 지분 3 / 7 } + 원고 백○애의 위자료 2, 000, 000원 ] 2 ) 원고 윤○언, 원고 윤○연 : 각 3, 071, 429원

[ 2, 571, 429원 ( 망인의 재산상 손해액 6, 000, 000원 + 망인의 위자료 3, 000, 000원 ) ×위 원고들의 상속 지분 각 2 / 7 } + 위 원고들의 위자료 각 500, 000원 ] 6. 결 론

따라서 피고들은 공동불법행위자로서 부진정 연대하여, 원고 백○애에게 손해배상금 5, 857, 142원, 원고 윤○언, 원고 윤○연에게 각 3, 071, 429원씩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의료사고가 발생한 2013. 2. 23. 부터 피고들이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범위로서 이 판결 선고일인 2013. 11. 21. 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20 % 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

그렇다면, 원고들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원고들의 각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

판사

재판장 이영숙

김일수

박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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