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2006고단2875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나 개발제한구역의자정및관리에관한톡별조치법위반
피고인
황일봉(57년생,남자), 광주남구청장
주거 광주 남구 봉선동(이하생략)
본적 (생략)
검사
김일권
변호인
법무법인 로컴 담당 변호사용응규,김상우, 이상현
변호사 김양균
판결선고
2007.8.31.
주문
피고인을 징역 6월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이유
범죄사실
피고인은 2002. 7. 1.부터 현재까지 광주광역시 남구청장으로 재직하면서 광주 남구청 소속 직원들에 대한 인사, 구청 예산, 남구 관내의 건축 인허가 및 개발 제한구역 내의 건축 행위 허가 등 구청 업무 전반을 총괄하고 있는 자인바,
2004.3.경 광주 남구 봉선동에 있는 광주남구청에서 , 드라마 제작사인 (주)팬엔 터테인먼트 대표 박00과 2004. 7.경부터 KBS 방송국에서 방송 예정인 드라마 '구미호외전' 의 실내 촬영을 위한 촬영세트장( 이하 '이 사건 세트장'이라 한다 ) 을 광주남구청 관내에 유치하기로 협약하고, 세트장 건립 부지를 광주 남구 양 과동 893-2 등 4필지에 있는 구 대촌동초등학교 폐교시설 부지(이하 '이 사건 학교부지' 라 한다 ) 로 결정한 후 , 광주남구청을 건축주로 하는 대신, 드라마 촬영 일정에 맞추기 위하여 공사공고나 입찰 없이 공사업체와의 수의 계약이 가능하도 록 관내 지역문화원인 광주 남구문화원을 이 사건 세트장(공식 명칭 : 광주 드라 마 · 영상센터) 의 건축주로 하여 관람, 전시용 가설건축물 건축허가신청을 하도록 하였으나,
이 사건 학교부지는 그 당시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된 상태로서, 개발제한구역 의 지정 및 관리에 관한 특별조치법( 이하 '개발제한구역법' 이라 한다) 등에 의하면 건물의 신, 증축이 불가능하였고, '대지화된 토지'가 아니라서 전시 · 관람용 가설건 축물의 건축도 불가능하였으므로, 위 세트장 건축행위 허가 주무 부서인 도시국 소속 공무원인 도시국장 서OO, 도시개발과장 윤00 , 담당자 박O, 성00 등으 로부터 위 법률 등에 의하여 건축 허가(이하 ' 이 사건 건축허가' 라 한다 )가 불가능 하다는 취지의 불허가 통지 공문과 함께 검토 보고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1. 이OO(광주 남구문화원장) 과 공모하여,
2004. 5. 8. 위 광주 남구청장 사무실에서, 위와 같은 불허가 취지의 검토 보
고를 무시하고 위 불허가 통지 공문을 직접 허가 취지로 고치는 한편, 위 담당공
무원들로 하여금 허가 취지의 공문을 재작성하게 하고 이를 결재하는 등의 부정
한 방법으로 광주 남구문화원으로 하여금 위 드라마 세트장에 대한 광주 남구청
장 명의의 개발제한구역 내의 건축 행위 허가를 받게 하고 ,
2. 같은 일시 , 장소에서, 위와 같은 방법으로 구청장으로서의 직권을 남용하여 위
담당공무원들로 하여금 위 드라마 세트장에 대한 건축 행위 허가 공문을 작성하
고 결재하도록 함으로써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였다.
증거의 요지
1. 피고인의 법정진술 중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부분
1. 피고인에 대한 검찰 피의자신문조서 중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부분
1. 증인 박OO , 윤00 , 성00의 각 법정진술 중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부분
1. 100, 권00, 박OO, 김OO, 김OO, 김OO, 윤00, 성00에 대한 검찰 진술조
서 중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부분
1. 가설건축물 축조신고서 등(증거목록 순번 7번, 이하 증거목록 순번임), 증빙
서류(9), 추가답변 및 관련자료(10), 각 사진(11, 12), 수사보고(회신 공문 첨
부, 20)
법령의 적용
1.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 개발제한구역의 지정 및 관리에 관한 특별조치법
제30조 제2호, 제11조 제1항 단서, 형법 제123조 (각 징역형 선택), 제30조
1. 경합범가중 :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
1. 집행유예 : 형법 제62조 제1항, 소년법 제60조 제3항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 중 쟁점부분에 대한 판단
1. 이 사건 학교부지에 드라마 세트장을 건축할 수 있는지 여부
피고인 및 변호인은, 이 사건 학교부지는 개발제한구역으로 지정된 상태였으 나, 이 사건 세트장은 관람, 전시용 가설건축물이었으므로 이 사건 건축허가는 적법하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개발제한구역법 제11조 제1항 단서 제1호 바목, 같은 법 시행령 제13조 제1항 <별표 1>, 제14조 제14호 등에 의하면, 개발제한 구역 내에서의 건축물의 건축, 용도변경, 공작물의 설치 등은 금지되지만, 예외 적으로 도시민의 여가활용을 위한 시설로서 관람, 전시용 가설건축물의 건축은 구청장의 허가를 받아 가능하다. 다만 이 경우에도 관람, 전시용 가설건축물은 대지화되어 있는 토지 ( 토지의 지목이... 학교용지 ... 로서, 건축물이나 공작물 이 설치되어 있지 아니한 임목이 없는 토지' 를 의미한다) 에 60일 이내의 기간 동안 설치하는 시설에 한정되어야 한다. 그러나 위 '증거의 요지'에서 적시한 각 증거 및 변호인이 이 법정에 제출한 각 참고자료에 의하면, 이 사건 건축허 가 당시 이 사건 학교부지에는 폐교건물이 존치하고 있었던 사실이 인정되므 로, 위 학교부지를 '대지화되어 있는 토지' 로 인정할 수 없다. 더욱이 위 각 증 거 및 참고자료에 의하면, 이 사건 세트장의 투자금액이 16억 5천만원 상당에 달하는 사실, 이 사건 건축허가 당시 이미 위 세트장을 영구적으로 사용할 계 획이었던 사실, 실제로 공사착공일(계약서상 2004. 5. 17.) 또는 공사준공일(계약 서상 2004. 6.30.)로부터 60일을 초과한 기간은 물론 현재까지도 이 사건 세트 장이 존치되어 있는 사실 등이 인정되므로, 위 세트장을 '60일 이내의 기간 동 안 설치하는 시설' 로 인정할 수도 없다. 따라서 이 사건 세트장이 관람, 전시용 가설건축물' 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는 살펴볼 필요없이, 이 사건 건축허가 는 위법하다고 판단되고, 이후 이 사건 학교부지에 대한 개발제한구역 지정이 해제되었다고 해서 달리 볼 것은 아니다 .
2. 피고인이 허가를 받은 자' 에 해당하는지 여부
피고인 및 변호인은 , 개발제한구역법 제30조 제2호에서 '부정한 방법으로... 허가를 받은 자' 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피고인은 '허가를 하는 자' 일 뿐 ‘허가를 받은 자는 아니므로 처벌대상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위 제30조 제2호의 경우, 허가를 하는 자' 의 존재를 당연히 예정할 수 있음에 도 불구하고 ‘부정한 방법으로 허가를 한 자' 에 대한 별도의 처벌규정을 두고 있지 아니하므로, 허가권자에 대하여는 위 법률과 형법상 공범 규정에 의한 처 벌을 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입법의지를 나타내고 있다고 해석될 여지가 있다. 그러나, 행정의 특성상 광주남구청이 건축주가 되어 피고인으로부터 건축허가 를 받을 수 있고, 이 경우 피고인은 허가권자인 동시에 허가를 받은 자( 의 대표 자 ) 가 될 수 있는데, 피고인의 법정진술 및 변호인이 이 법정에 제출한 각 참고 자료에 의하면, 이 사건 세트장의 실제 건축주는 광주남구청이고 광주 남구문 화원은 명목상 건축주에 지나지 않는 사실이 인정되므로, 결국 이 사건에서는 피고인이 '허가를 받은 자' 의 지위에서 광주 남구문화원장과 형법상 공동정범으 로 처벌되는 것이 가능하다고 할 것이다.
3.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는지 여부
피고인 및 변호인은, 피고인이 허가권자로서의 허가권을 행사하였을 뿐이고, 이로 인하여 공무원들이 심리적으로 외포된 사실도 없으므로, 직권남용권리행 사방해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주장을 한다. 살피건대, 직권 남용죄는 공무원이 그 일반적 직무권한에 속하는 사항에 관하여 직권의 행사에 가탁하여 실질적, 구체적으로 위법 · 부당한 행위를 한 경우에 성립하고, 그 일 반적 직무권한은 반드시 법률상의 강제력을 수반하는 것임을 요하지 아니하며 , 그것이 남용될 경우 직권행사의 상대방으로 하여금 법률상 의무 없는 일을 하 게 함으로써 성립하는 것으로(대법원 2004. 5. 27. 선고 2002도6251 판결), 직권 행사에 수반하여 상대방에게 불이익을 고지할 것 또는 이로 인하여 상대방이 외포감을 가지고 의무없는 일을 행할 것을 그 요건으로 하는 것은 아니다. 한 편 위 각 증거 및 참고자료에 의하면, 피고인은 이 사건 허가가 위법, 부당한 것임을 알면서도 건축행위 허가권 행사라는 직권을 행사함에 假託하여 담당공 무원들로 하여금 허가 취지의 공문을 작성하여 결재하도록 한 사실이 인정되는 데 , 그 허가가 위법, 부당한 것인 이상 위 담당공무원들의 위 허가 취지 공문 작성 및 결재 행위는 법령상 의무없는 행위를 한 것이라고 보아야 하며, 그것 이 피고인의 허가권 행사라는 일반적 직무권한에 가탁한 지시에 의하여 이루어 진 이상, 당시 담당공무원들이 외포심을 가졌는지 여부에 상관없이, 직권남용권 리행사방해죄가 성립한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위 주장 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양형이유
○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 : 피고인이 광주광역시 남구청장으로 근무하면서
지역발전을 위해 기여한 점, 이 사건 세트장 유치를 통하여 지역 홍보 및
지역민 소득 창출 효과를 도모하였고 실제로 어느 정도의 성과를 이룬 점,
이 사건 허가 이후 위법상태 제거를 위한 행정적 후속조치로서 개발제한구
역 해제를 위한 노력을 하였고 그 결과 2006. 1.경 이 사건 학교부지에 대한
개발제한구역 지정이 해제된 점 등.
○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 : 이 사건 허가 당시 이미 담당공무원들의 보고 등
에 의하여 그 위법, 부당성을 인지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감수하면서 본
건 범행에 이른 점 ,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법정에 이르러서도 범행 일부를
부인하면서 범행동기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등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지 아니
하는 점, 피고인은 건축행위 관련 인허가권자로서 위법, 부당한 건축행위를
엄금하여야 할 지위에 있는 자이면서도 스스로 위법, 부당한 건축행위를 주
도한 점, 그 과정에서 허가에 반대하는 의견을 가진 담당공무원들로 하여금
위법, 부당한 허가행위에 관여하도록 함으로써 결국 그들로 하여금 이 사건
허가와 관련하여 징계를 받도록 한 점 (2007. 5. 16. 접수 '2005. 종합감사결과
성실의무 위반공무원에 대한 조치’ 등), 선출직 공무원들의 경우 그 선출 및
임명 과정의 특성상, 可視的 행정성과를 추구하고자 하는 유혹을 받기 쉬운
데, 이 때 그 성과물에만 주목하여 적법절차를 무시하는 행위를 방치할 경
우 결국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는 점 등 .
판사
문준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