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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2006. 12. 8. 선고 2002다19018 판결
[투자예탁금반환][공2007.1.15.(266),126]
판시사항

[1] 구 증권투자신탁업법에 따른 판매회사의 법적 지위

[2] 구 증권투자신탁업법 등에 따른 판매회사의 수익증권 환매의무가 투자신탁의 기본원리인 실적배당주의와 유한책임의 원칙에 위반되는지 여부(소극)

[3] 구 증권투자신탁업법하에서 위탁회사 또는 판매회사의 고유재산에 의한 환매의무가 수정·변경될 수 있는 경우

[4] 구 증권투자신탁업법하에서 판매회사가 수익증권 전부의 환매를 청구받고서 위탁회사에 신탁의 해지를 요구하지 아니하고 고유재산으로 환매하여 당해 투자신탁을 유지한 경우, 그 투자신탁이 해지되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1] 구 증권투자신탁업법령의 연혁과 그 변천과정 등에 의하면 수익증권 판매업무를 허가받지 못한 위탁회사는 반드시 판매회사와의 수익증권 판매위탁계약이 필요한바, 구 증권투자신탁업법(1998. 9. 16. 법률 제555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에 의하면 판매회사의 자격을 대규모 자산을 보유한 증권회사로 제한하고 있고( 제2조 제5항 , 제9조 제1항 ), 판매회사를 위탁회사와 구분되는 ‘환매에 응하여야 할 자’로 예정하고 있는 점( 제7조 제2항 ), 증권투자신탁의 현실에서도 수익증권의 판매 및 환매업무를 수행하는 판매회사는 수익자와 위탁회사를 연결하여 주는 매개체로서 수익자와 직접적인 접촉을 하며, 신탁재산 또는 수익자로부터 판매보수와 환매수수료를 직접 지급받고 있는 점, 수익증권 위탁판매계약상 위탁회사와 판매회사의 책임을 독립된 것으로 보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판매회사는 증권투자신탁에 있어서 단순히 위탁회사의 대리인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책임으로 수익증권 판매업무 등을 수행하는 독립된 당사자로 보아야 한다.

[2] 구 증권투자신탁업법(1998. 9. 16. 법률 제555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은 증권투자신탁의 위탁회사뿐만 아니라 판매회사에도 수익증권 환매의무를 부과하면서 위탁회사에 신탁의 일부해지를 요구할 수 있을 뿐인 판매회사에게 신탁의 일부해지를 요청할 수 없는 통상의 환매청구에 있어서는 고유재산으로 환매할 것을 예정하고 있는바, 이와 같은 판매회사의 환매의무는 투자신탁 운용업무와 수익증권 판매업무를 분리하는 정책을 시행하는 상황에서 판매회사로부터 수익증권을 매수하는 수익자들의 입장을 고려하여 이들을 두텁게 보호함으로써 증권투자신탁을 활성화하기 위하여 같은 법이 정책적으로 판매회사에게 수익증권시장을 조성하는 시장조성자로서의 역할을 기대하면서 부담시킨 것이고, 수익증권의 대량환매청구 등 부득이한 사유가 있을 경우에는 그 의무를 수정·변경하고 있으므로 반드시 실적배당주의와 유한책임의 원칙이라는 투자신탁의 기본원리에 반한다고 할 수 없다.

[3] 구 증권투자신탁업법(1998. 9. 16. 법률 제555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하에서 위탁회사 또는 판매회사의 고유재산에 의한 환매의무가 수정·변경될 수 있는 사유는 ‘수익증권의 환매청구가 대량으로 발생하여 위탁회사 또는 판매회사의 고유재산으로 환매를 하는 것이 불가능한 경우, 천재·지변·유가증권시장의 폐쇄·정지 또는 휴장 기타 부득이한 사유로 수익증권의 시가가 형성될 수 없거나 그 시가를 알 수 없거나 시가에 준하는 것으로 취급되는 장부가와 시가 사이에 현저한 괴리가 생겨 장부가에 의한 환매 등을 하는 것이 증권투자신탁의 본질인 실적배당주의 내지 수익자평등대우주의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결과로 될 우려가 있는 경우’에 한정된다.

[4] 구 증권투자신탁업법(1998. 9. 16. 법률 제555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상 판매회사의 환매에는 고유재산에 의한 환매 및 신탁의 일부해지에 의한 환매라는 두 가지 환매방법이 있는바, 고유재산에 의한 환매는 판매회사가 환매청구분에 상응하는 수익증권을 매수하여 소유함으로써 수익자의 지위를 가지게 되므로 환매대상이 된 수익권은 소멸하지 않고 신탁재산의 규모도 축소되지 않는 반면, 신탁의 일부해지에 의한 환매의 경우에는 판매회사가 위탁회사에 요청하여 당해 투자신탁계약의 수익권의 일부를 소멸시켜 조성한 현금으로 환매대금을 지급하는 것이므로 이에 의하여 환매된 수익증권에 표창된 수익권은 소멸하고 신탁재산의 규모도 환매분만큼 줄어들게 된다. 따라서 당해 투자신탁의 수익증권 전부에 대하여 환매가 청구된 경우라도 판매회사가 위탁회사에 신탁의 해지를 요구하지 아니하고 고유재산으로 환매하여 그 수익증권을 소유하면서 이를 재매각하는 등으로 당해 투자신탁을 유지하였다면 이를 신탁의 해지로 볼 수는 없다.

참조조문

[1] 구 증권투자신탁업법(1998. 9. 16. 법률 제555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조 제5항 (현행 간접투자자산 운용업법 제26조 참조), 제7조 제2항 (현행 간접투자자산 운용업법 제62조 제2항 참조), 제9조 제1항 (현행 간접투자자산 운용업법 제4조 참조) [2] 구 증권투자신탁업법(1998. 9. 16. 법률 제555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7조 (현행 간접투자자산 운용업법 제62조 참조), 제23조 제2항 (현행 간접투자자산 운용업법 제105조 제7항 참조), 제30조 제1항 (현행 삭제), 구 증권투자신탁업법 시행령(1998. 9. 22. 대통령령 제1589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2조 (현행 간접투자자산 운용업법 시행령 제95조 참조) [3] 구 증권투자신탁업법(1998. 9. 16. 법률 제555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7조 제4항 (현행 간접투자자산 운용업법 제65조 참조), 제23조 제2항 (현행 간접투자자산 운용업법 제105조 제7항 참조), 제30조 제1항 (현행 삭제), 구 증권투자신탁업법 시행령(1998. 9. 22. 대통령령 제1589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2조 (현행 간접투자자산 운용업법 시행령 제95조 참조) [4] 구 증권투자신탁업법(1998. 9. 16. 법률 제555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7조 (현행 간접투자자산 운용업법 제62조 참조), 제23조 제2항 (현행 간접투자자산 운용업법 제105조 제7항 참조), 제30조 제1항 (현행 삭제), 구 증권투자신탁업법 시행령(1998. 9. 22. 대통령령 제1589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2조 (현행 간접투자자산 운용업법 시행령 제95조 참조)

원고, 피상고인

주식회사 신한은행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광장 담당변호사 이은재외 7인)

피고, 상고인

동원증권 주식회사의 소송수계인 한국투자증권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세종 담당변호사 황상현외 3인)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상고이유서 제출기간 경과 후에 제출된 상고이유보충서의 기재는 상고이유를 보충하는 범위 내에서)를 판단한다.

1.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구 증권투자신탁업법과 그 시행령(법률은 최종적으로 2003. 10. 4. 법률 제6987호로 제정된 간접투자자산 운용업법에 의하여 폐지)의 연혁과 그 변천과정 및 원심이 적법하게 확정한 사실과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증권투자신탁의 운용자로서의 위탁회사의 업무에는 원래 투자신탁의 설정 및 해지, 신탁재산의 투자 및 운용지시 등의 투자신탁 운용업무와 수익증권의 모집 및 매출, 수익증권의 매각 및 환매 등의 수익증권 판매업무가 모두 포함되어 있었는데, 1995. 8. 11. 실시된 ‘증권산업개편방안’으로 위탁회사의 업무가 투자신탁 운용업무와 수익증권 판매업무로 이원화되면서, 1996년 이후 신설된 위탁회사에 대하여는 투자신탁 운용업만이 허가되고, 기존 3대 위탁회사도 증권사 전환 및 투자신탁운용을 위한 자회사 설립의 과정을 거침으로써, 현재 활동중인 위탁회사는 모두 투자신탁 운용업만을 허가받은 투자신탁 운용회사들뿐인 점, 따라서 수익증권 판매업무를 허가받지 못한 위탁회사는 반드시 판매회사와의 수익증권 판매위탁계약이 필요한데 이 사건 수익증권들의 환매에 대하여 적용되는 구 증권투자신탁업법(1998. 9. 16. 법률 제555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법’이라고 함)에 의하면 증권거래법 제2조 제9항 의 규정에 의한 증권회사만이 판매회사가 될 수 있도록 하여 판매회사의 자격을 대규모 자산을 보유한 증권회사로 제한하고 있고( 제2조 제5항 , 제9조 제1항 ), 수익자는 수익증권을 발행한 위탁회사에 이를 현금으로 환매할 것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면서도( 제7조 제1항 ), 수익자가 판매회사로부터 매입한 수익증권에 대하여는 그 판매회사에 대하여 당해 수익증권의 환매를 청구하여야 하도록 하여( 제7조 제2항 ) 위탁회사와 구분되는 ‘환매에 응하여야 할 자’로 예정되어 있는 점, 증권투자신탁의 현실에서도 수익증권의 판매 및 환매업무를 수행하는 판매회사는 수익자와 위탁회사를 연결하여 주는 매개체로서 수익자와 가장 직접적인 접촉을 하며, 신탁재산 혹은 수익자로부터 판매보수와 환매수수료를 직접 지급받고 있는 점, 이 사건 삼성수익증권의 판매업무에 관하여 삼성생명투자신탁운용 주식회사(이하 ‘삼성투자신탁운용’이라 한다)와 피고 사이에 체결된 투자신탁 수익증권 위탁판매 계약서 및 수익증권 위탁판매 세부협약서에 의하더라도, 피고는 판매업무를 자기의 책임으로 수행하고 수익자에 대하여는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를 다하여야 하고(위 계약서 제4조 제1항), 삼성투자신탁운용과 피고는 상대방의 업무에 대하여 참여 또는 지시할 권한이 없고 상대방의 성실한 업무이행에 대한 확인 및 검토 등의 의무가 없으며, 상대방이 불성실한 업무이행으로 발생하는 손해에 대하여는 상대방과 제3자에 대하여 어떠한 배상책임도 없으며(위 세부협약서 제2조), 수익증권의 환매대금은 피고의 책임으로 지급하고, 이 경우 투자신탁약관에 따라 수익자로부터 징구하는 환매수수료는 피고에게 귀속하는 것(위 세부협약서 제7조)으로 약정하여 위탁회사와 판매회사의 책임을 독립된 것으로 보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판매회사는 증권투자신탁에 있어서 단순히 위탁회사의 대리인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책임으로 수익증권 판매업무 등을 수행하는 독립된 당사자로 보아야 할 것이다.

같은 취지의 원심의 판단은 옳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판매회사의 법적 지위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2.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구법은, 증권투자신탁의 위탁회사뿐만 아니라 판매회사에도 수익증권 환매의무를 부과하면서( 제7조 제1항 내지 제4항 ), 수익증권의 판매업무까지 허가받은 위탁회사는 고유재산으로써 수익증권을 환매할 수 있고( 제30조 제1항 ), 위탁회사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신탁의 일부를 해지할 수 있다고( 제23조 제2항 ) 규정하여 고유재산에 의한 환매 및 신탁의 일부해지에 의한 환매라는 두 가지 환매방법의 근거를 마련하였는데, 위탁회사에 의한 신탁의 일부해지는 발행한 수익증권이 매각되지 아니한 경우, 위탁회사 또는 판매회사가 그 고유재산으로 환매한 수익증권이 매각되지 아니한 경우, 수익증권의 환매청구가 대량으로 발생하여 위탁회사·수탁회사 또는 판매회사의 고유재산으로 이를 환매할 수 없는 경우에 한하여 이를 허용하고 신탁의 일부해지사유로 수익자의 환매청구를 규정하지 아니하여{ 구 증권투자신탁업법 시행령(1998. 9. 22. 대통령령 제1589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시행령’이라고 함) 제12조 } 위탁회사에 신탁의 일부해지를 요구할 수 있을 뿐인 판매회사로서도 신탁의 일부해지를 요청할 수 없는 통상의 환매청구에 있어서는 고유재산으로 환매할 것이 예정되어 있다 (반면 1998. 9. 16. 법률 제5558호로 개정된 증권투자신탁업법은 위탁회사의 고유재산에 의한 환매를 규정한 제30조 를 삭제하고, 제7조 제4항 제5항 의 내용을 수익자로부터 환매청구를 받은 판매회사는 지체 없이 위탁회사에 대하여 환매에 응할 것을 요구하여야 하고, 환매에 응하여야 할 위탁회사 또는 수탁회사는 신탁의 일부해지에 의하여 조성한 현금으로만 환매에 응하여야 하도록 개정하였다).

한편, 구법 시행 당시 제정된 이 사건 트윈스단기공사채투자신탁(이하 ‘트윈스투자신탁’이라 한다) 약관 제2조 제8항, 제16조 제1항 및 제2항, 제25조, 이 사건 삼성신단기 공사채투자신탁 (A)-23(이하 ‘삼성투자신탁’이라 한다. 약관에는 ‘위탁인 또는 대리인’이라고 기재되어 있으나 위 ‘위탁인 또는 대리인’이 ‘위탁회사 또는 판매회사’를 의미한다는 점에 대하여는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 편의상 ‘위탁인’ 대신에 ‘위탁회사’로, ‘대리인’ 대신에 ‘판매회사’로 바꾸어 기재한다.) 약관 제2조 제7항, 제16조 제1항 및 제2항, 제23조에 의하면, ‘환매’를 위탁회사 또는 판매회사가 매각한 수익증권을 수익자의 청구에 의하여 재매입하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수익증권의 환매를 청구받은 위탁회사나 판매회사는 환매청구가 있는 날 이를 환매하고 그 대금을 지급하며, 다만 수익증권의 환매청구가 대량으로 발생하여 ‘판매회사의 재산’으로 환매청구일에 대금을 지급할 수 없는 때에는 환매청구일로부터 15일 이내에 환매대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하고, 판매회사가 환매청구와 관련하여 위탁회사에 투자신탁의 일부해지를 요청할 수 있는 경우를 ‘발행한 수익증권이 매각되지 아니한 때, 판매회사나 위탁회사가 환매한 수익증권이 매각되지 아니한 때, 수익증권의 환매청구가 대량으로 발생하여 판매회사가 고유재산으로 환매대금을 지급할 수 없는 때’로 제한함으로써 구 법령의 취지를 더욱 명확히 하여 수익자로부터 환매청구를 받은 판매회사는 위탁회사에 신탁의 일부해지를 요청할 수 있는 사유가 없는 한 고유재산에 의한 환매의무를 부담하게 하고 있는바, 이러한 구법령 및 약관의 규정들에 의한 판매회사의 환매의무는 투자신탁 운용업무와 수익증권 판매업무를 분리하는 정책을 시행하는 상황에서 판매회사로부터 수익증권을 매수하는 수익자들의 입장을 고려하여 이들을 두텁게 보호함으로써 증권투자신탁을 활성화하기 위하여 구법이 정책적으로 판매회사에게 수익증권시장을 조성하는 시장조성자로서의 역할을 기대하면서 부담시킨 것이라 할 것이고, 수익증권의 대량환매청구 등 부득이한 사유가 있을 경우에는 그 의무를 수정·변경하고 있으므로 반드시 실적배당주의와 유한책임의 원칙이라는 투자신탁의 기본원리에 반하는 것이라고 할 수 없다.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판매회사는 위탁회사로부터 투자신탁을 일부해지하여 조성한 환매대금을 지급하는 창구로서의 역할을 담당할 뿐, 고유재산에 의한 직접적인 환매대금지급의무를 부담하지 아니한다는 피고의 주장을 배척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수익증권 환매와 관련한 판매회사의 의무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3. 상고이유 제3점에 대하여

구법은 위와 같이 위탁회사 또는 판매회사의 고유재산에 의한 환매를 통상의 환매방식으로 예정하고 있으면서 제7조 제4항 에서 “ 제1항 내지 제3항 의 규정에 의하여 환매에 응하여야 할 자는 환매의 청구를 받은 날부터 늦어도 15일 내에 환매하여야 한다. 다만, 천재·지변·유가증권시장의 폐쇄·정지 또는 휴장 기타 부득이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금융감독위원회의 승인을 얻어 그 사유가 해소될 때까지 환매를 연기할 수 있다.”고 규정하여 부득이한 사유가 있는 경우 환매연기를 인정하고 있으며, 제23조 제2항 , 구시행령 제12조 에서 수익증권의 환매청구가 대량으로 발생하여 위탁회사 또는 판매회사의 고유재산으로 이를 환매할 수 없는 경우에는 신탁의 일부해지에 의하여 수익자의 환매에 응하도록 규정함으로써 위탁회사 또는 판매회사의 고유재산에 의한 환매의무의 변경을 인정하고 있는바, 위 규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구법하에서 위탁회사 또는 판매회사의 고유재산에 의한 환매의무가 수정·변경될 수 있는 사유는 ‘수익증권의 환매청구가 대량으로 발생하여 위탁회사 또는 판매회사의 고유재산으로 환매를 하는 것이 불가능한 경우, 천재·지변·유가증권시장의 폐쇄·정지 또는 휴장 기타 부득이한 사유로 수익증권의 시가가 형성될 수 없거나 그 시가를 알 수 없거나 시가에 준하는 것으로 취급되는 장부가와 시가 사이에 현저한 괴리가 생겨 장부가에 의한 환매 등을 하는 것이 증권투자신탁의 본질인 실적배당주의 내지 수익자평등대우주의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결과로 될 우려가 있는 경우’에 한정된다고 할 것이다.

같은 취지의 원심의 판단은 옳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환매의무 수정사유의 인정 범위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4. 상고이유 제4점에 대하여

구법 및 구시행령은 위탁회사 및 판매회사의 고유재산에 의한 환매의무의 내용을 수정·변경하는 제도로서 구법 제7조 제4항 의 환매연기제도와 구법 제23조 제2항 , 구시행령 제12조 의 신탁의 일부해지제도를 두고 있고, 이 사건 트윈스투자신탁 약관 제16조 제3항 및 제25조 제1항, 이 사건 삼성투자신탁 약관 제16조 제3항 및 제23조 제1항도 같은 취지의 규정을 마련하고 있는바, 구 법령 및 이 사건 약관들의 규정을 종합해보면, 위탁회사나 판매회사는 환매의 청구를 받은 날로부터 늦어도 15일 이내에 환매하여야 하지만, 천재·지변·유가증권시장의 폐쇄·정지 또는 휴장 기타 부득이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금융감독위원회의 승인을 얻어 그 사유가 해소될 때까지 환매를 연기할 수 있고, 판매회사인 피고로서는 수익증권의 환매청구가 대량으로 발생하여 판매회사의 고유재산으로 이를 환매할 수 없는 경우에 한하여 위탁회사에 신탁의 일부해지를 요청함으로써 고유재산에 의한 환매의무를 면할 수 있다.

원심판결 이유를 위와 같은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판매회사가 구법과 위 약관상의 환매의무를 그대로 이행할 수 없는 예외적인 상황이 발생할 경우 환매연기와 신탁의 일부해지라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다. 다만, 원심이 구법 제7조 제4항 단서에 따른 환매연기는 신탁의 일부해지만으로는 투자신탁 자체를 더 이상 정상적으로 유지·운용하기 어려운 극히 예외적인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에 허용되는 것으로 표현한 것은 적절하지 아니하나, 그 취지가 환매연기와 신탁의 해지의 절차적 우선순위를 가리는 데 있는 것이 아닐 뿐만 아니라, 가사 위 표현을 환매연기와 신탁의 해지의 절차적 우선순위를 판단한 것으로 본다 하더라도 원심은 피고가 신탁의 일부해지를 하지 아니한 것을 이유로 환매의무가 연기된 것으로 수정되었다는 피고의 주장을 배척한 것이 아니라 원고의 환매청구 당시 판매회사인 피고의 환매의무의 내용을 수정·변경할 위와 같은 예외사유가 발생하였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피고의 위 주장을 배척한 것이고, 그러한 원심의 판단은 아래에서 보듯이 정당하므로 그 잘못은 판결 결과에 영향이 없다.

5. 상고이유 제5점에 대하여

기록과 원심판결 이유에 나타난 이 사건 투자신탁들의 규모, 이 사건 삼성투자신탁에 편입된 부실채권의 내용 및 규모, 환매대금의 일부지급 경위 및 과정, 이에 대한 당사자의 의사, 일반 수익자와의 형평성 등 제반 사정을 참작할 때 원심이 원고의 환매청구 당시 판매회사인 피고의 고유재산에 의한 환매의무를 수정·변경할 비정상적인 예외사유가 발생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심리미진 또는 채증법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 내지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이 정당한 이상, 원심의 가정적·부가적 판단에 관한 설시의 타당 여부는 판결의 결과에 영향이 없다 할 것이므로, 원심이 한 가정적·부가적 판단 가운데 환매연기의 의사표시의 방식에 관하여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는 상고이유의 나머지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받아들일 수 없다.

6. 상고이유 제6점에 대하여

구법상 판매회사의 환매에는 고유재산에 의한 환매 및 신탁의 일부해지에 의한 환매라는 두 가지 환매방법이 마련되어 있음은 앞서 본 바와 같은바, 고유재산에 의한 환매는 판매회사가 환매청구분에 상응하는 수익증권을 매수하여 소유함으로써 수익자의 지위를 가지게 되므로 환매대상이 된 수익권은 소멸하지 않고 신탁재산의 규모도 축소되지 않는 반면에, 신탁의 일부해지에 의한 환매의 경우에는 판매회사가 위탁회사에 요청하여 당해 투자신탁계약의 수익권의 일부를 소멸시켜 조성한 현금으로 환매대금을 지급하는 것이므로, 이에 의하여 환매된 수익증권에 표창된 수익권은 소멸하고, 신탁재산의 규모도 환매분만큼 줄어들게 된다. 따라서 당해 투자신탁의 수익증권 전부에 대하여 환매가 청구된 경우라도 판매회사가 위탁회사에 신탁의 해지를 요구하지 아니하고 고유재산으로 환매하여 그 수익증권을 소유하면서 이를 재매각하는 등으로 당해 투자신탁을 유지하였다면 이를 신탁의 해지로 볼 수는 없다.

같은 취지의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수익증권 전부의 환매청구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7. 지연손해금 부분에 대한 직권판단

직권으로 살피건대, 원심은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미지급 환매대금에 대한 일부 지연손해금에 대하여 개정 전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2003. 5. 10. 법률 제686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제1항 에 의한 이율이 적용됨을 전제로 피고가 원고에게 이미 지급한 환매대금을 변제충당함과 동시에 미지급 환매대금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명하였는바, 위 개정 전 법률 제3조 제1항 본문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이율’ 부분에 대하여는 2003. 4. 24.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으로 인하여 무효가 됨으로써 원심판결 중 위 변제충당 부분 및 지급을 명한 지연손해금 부분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게 되었다.

8. 결 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위 지연손해금 및 그 충당 부분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일환(재판장) 김용담(주심) 김능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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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급 사건
-서울지방법원 2001.4.20.선고 2000가합655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