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beta
텍스트 조절
arrow
arrow
대구고법 1986. 6. 1. 선고 85노1059 제1형사부판결 : 상고
[강간치상피고사건][하집1986(2),381]
판시사항

강간사건 피해자의 진술이 전후모순되어 믿을 수 없다고 배척한 예

판결요지

강간사건의 피해자가 강간당한 후 즉시 피고인을 유인하여 자신의 거주지 관할파출소까지 함께 오게 하여 피해신고를 하였다는 경우, 그런 정도의 재치가 있는 여자라면 범행현장에 이르기까지의 여러 가지 정황등에 비추어 충분히 강간을 모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므로 피고인의 폭행, 협박으로 항거불능의 상태에서 강간을 당하였다는 피해자의 진술은 전후가 모순되어 믿기 어렵다.

피 고 인

피고인

항 소 인

검사

주문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검사의 항소이유의 요지는, 이 사건 피해자 공소외 1이 경찰이래 원심법정에 이르기까지 피고인으로부터 강간을 당하고 상해를 입었다고 진술하고 있으며, 이는 또한 기록에 나타난 이 사건 범행 전후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위 피해자의 진술은 그 신빙성이 충분함에도 원심법원이 이를 믿지 아니하고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 것은 결국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살피건대, 피고인은 경찰이래 당심법정에 이르기까지 위 피해자의 승낙하에 그와 간음한 사실은 있으나 폭행, 협박을 하여 그녀를 항거불능케 한 후 강간한 사실은 없다고 극구 부인하는 바,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증거로서 피해자 공소외 1의 경찰이래 원심법원에 이르기까지의 진술과 (명칭 생략)여관 종업원 공소외 2, 3의 검찰에서의 각 진술, 사법경찰리작성의 검증조서의 기재, 의사 공소외 4 작성의 상해진단서 및 의사 공소외 5 작성의 감정서의 각 기재등이 있으나, 위 여관 종업원들의 진술은 피고인과 피해자가 범행직전 위 여관에 함께 왔다가 자기들이 방을 주지 아니하여 그냥 돌아갔다는 것 뿐이고, 위 상해진단서의 기재는 범행후 피해자의 얼굴과 목 부위에 약간의 좌상이 있었다는 것이고, 위 감정서도 피해자의 질내에 정충이 발견되었다는 것으로서, 피고인과 피해자가 간음한 사실과 그 전후에 피해자가 약간의 상처를 입은 사실은 인정할 수 있으나, 그것이 피고인의 폭행 또는 협박에 의한 간음이라거나 그 폭행에 의한 상해라고 인정하기에는 역시 부족하고, 위 검증조서의 기재는 사법경찰리가 위 피해자의 진술을 듣고 그에 기초하여 작성한 것으로서 결국 이 사건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직접 증거로서는 피해자 공소외 1의 경찰 이래 원심법정에 이르기까지의 진술만이 있을 뿐이므로 이를 검토하여 보기로 한다.

위 피해자의 진술을 요약하면, "자기는 이 사건 당일 21:00경 나와 쇼핑을 하고 차를 한잔 마신 후 평소 잘 알고 지내는 보살집에 가려고 00:30경 범어동 로타리 부근 장미아파트 앞에서 택시를 내렸다가 시간이 늦어 바로 귀가하기 위하여 다시 택시를 기다리고 있는데 피고인이 그가 운전하는 승용차를 멈추어 손짓을 하면서 문을 열어 주기에 택시인 줄 알고 피고인 옆좌석에 동승하게 되었는데, 그후 택시가 아닌 줄 알고 하차시켜 달라고 해도 피고인이 응하지 않고 (명칭 생략) 여관까지 갔다가 거기서 동침을 완강히 거부하니 피고인이 자기의 입을 틀어막는등 폭행과 협박으로 위 치에 다시 강제로 승차시킨 후 이 사건 범행 장소인 망우공원의 한적한 곳에까지 와서 차를 멈춘 후 그 차안에서 피고인이 자기의 목을 조르고 얼굴을 때려 겁에 질려 항거불능케 되어 2회 간음당하게 되었던 것이고, 그후 즉시 피고인을 신고하기 위하여 자기는 혼자 사는 여자이니 집까지 데려달라고 유인하여 피고인과 함께 위 차를 타고 자기집 부근 파출소근처에 와서 차를 세워 달라고 하자 피고인이 피해자의 집에 다 왔는 줄 알고 차를 세우기에 곧 파출소로 뛰어가 강간당한 사실을 신고하였다"고 하는 것인 바, 위 진술내용을 기록에 대조하여 보면, 젊은 여자가 밤늦게 집을 나와 술을 먹고(피해자는 술을 마신 적이 없다고 주장하나, 피고인은 피해자가 자기 차를 타기 이전에 술기운이 있었다고 진술하고 있으며, 피해자로부터 신고받은 파출소 순경 공소외 6도 당심법정에서 이 신고시에 피해자에게서 술냄새가 났을 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술집에 잘 다니는 여자라고 증언하고 있다), 거리를 배회하다가 택시와 자가용을 구별하지 못하고 그것도 피고인이 앉은 운전석 바로 옆좌석에 나란히 앉아 여관까지 간 점등 피해자의 진술은 석연치 못한 점이 있고, 이 진술과 같이 파출소까지 피고인을 유인하여 피해사실을 신고까지 할 수 있는 재치가 있는 여자가 어쩔 수 없이 여관까지는 갔다하더라도, 여관 종업원들에게 구원을 요청하는등 하여 이를 모면하지 못하고 다시 승차하여 범행 현장까지 끌려가 강간을 당하였다는 것은 전후가 모순되고, 여기에 피해자의 평소 품행과 피해자의 상처가 가벼운 점 및 피해자가 비교적 순순히 응해 주었다는 피고인의 변소 등을 보태어 보면, 위 피해자의 진술중 피고인의 폭행, 협박으로 그 의사가 억압된 상태에서 간음을 당하였다는 취지의 진술부분은 믿기 어렵고, 달리 이 점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결국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니, 같은 취지에서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은 정당하고, 여기에 논지가 지적하는 바와 같은 잘못이 없으므로, 검사의 항소논지는 받아들일 수 없다.

따라서 검사의 항소는 이유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 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송진훈(재판장) 정창환 김문수

arr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