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gobeta
텍스트 조절
arrow
arrow
집행유예
대법원 2000. 6. 23. 선고 2000도1660 판결
[사기][공2000.8.15.(112),1796]
판시사항

항소심 판결에서 제1심판결에 기재한 법령의 적용을 인용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형사소송법 제323조 제1항은 '형의 선고를 하는 때에는 판결이유에 범죄될 사실, 증거의 요지와 법령의 적용을 명시하여야 한다'고 하고, 같은 법 제369조는 '항소법원의 재판서에는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을 기재하여야 하며 원심판결에 기재한 사실과 증거를 인용할 수 있다'고 하고 있으므로, 항소심 판결에서 제1심판결에 기재한 범죄될 사실과 증거의 요지는 인용할 수 있으나 법령의 적용은 인용할 수 없다.

피고인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변호인

변호사 김선호

주문

원심판결과 제1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을 징역 10월에 처한다. 제1심판결 선고 전의 구금일수 1일을 위 형에 산입한다. 다만 이 재판 확정일로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이유

1.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변호인의 상고이유의 요지는, 피고인에게는 기망의 의사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에게 기망의 의사가 있었다고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채증법칙에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한 위법이 있다는 것이다.

살피건대, 피고인은 이 사건 제1심판결에 대하여 항소기록접수통지를 받고서도 적법한 기간 내에 항소이유를 제출하지 아니하고 항소장에도 항소이유를 기재하지 아니하였으나, 원심은 직권으로 제1심의 양형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인정하여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에게 징역 10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였는바, 피고인으로서는 항소를 하지 아니한 경우와 마찬가지로 사실오인 및 채증법칙 위반을 원심판결에 대한 상고이유로 삼을 수 없다.

상고이유는 받아들일 수 없다.

2. 직권으로 판단한다.

원심판결 이유의 기재에 의하면 원심은, 제1심판결을 파기하여 여전히 피고인을 유죄로 인정하면서 그 이유에서 집행유예에 관한 부분을 추가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제1심판결에 기재한 법령의 적용을 그대로 인용하고 있다. 그러나 형사소송법 제323조 제1항은 '형의 선고를 하는 때에는 판결이유에 범죄될 사실, 증거의 요지와 법령의 적용을 명시하여야 한다.'고 하고, 같은 법 제369조는 '항소법원의 재판서에는 항소이유에 대한 판단을 기재하여야 하며 원심판결에 기재한 사실과 증거를 인용할 수 있다.'고 하고 있으므로, 항소심 판결에서 제1심판결에 기재한 범죄될 사실과 증거의 요지는 인용할 수 있으나 법령의 적용은 인용할 수 없다 할 것이어서, 원심판결 이유 중 위와 같이 법령의 적용을 인용한 부분은 법률상 근거가 없는 것으로서 아무런 효력이 없고, 따라서 원심판결에는 형사소송법 제323조 제1항을 위반하여 집행유예에 관한 부분을 제외하고는 법령의 적용을 전혀 명시하지 아니한 위법이 있다 할 것이다.

그렇다면 원심판결은 이 점에서 유지될 수 없어 파기를 면하지 못할 것인바, 이 사건은 소송기록과 원심에 이르기까지 조사된 증거들에 의하여 판결하기에 충분하다고 인정되므로, 형사소송법 제396조에 의하여 당원이 직접 판결을 하기로 한다.

3. 피고인은 이 사건 제1심판결에 대하여 항소기록접수통지를 받고도 적법한 기간 내에 항소이유서를 제출하지 않았고 항소장에도 항소이유의 기재가 없으나, 피고인은 이 사건 이전에 별다른 전과가 없고 제1심판결 선고 후에 피해자와 합의하는 등 기록에 나타난 여러 가지 양형의 조건을 참작하면 제1심의 양형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인정되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 제6항에 의하여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가. 범죄사실 및 증거의 요지

피고인에 대한 범죄사실과 증거의 요지는 제1심판결의 이유 기재와 같으므로 이를 그대로 인용한다.

나. 법령의 적용

피고인의 판시 각 행위는 각 구 형법(1995. 12. 29. 법률 제505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47조 제1항에 해당하는바, 정해진 형 중 징역형을 각 선택하고, 위 각 죄는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이므로 형법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에 의하여 범정이 더 무거운 판시 제2의 사기죄에 정한 형에 경합범가중을 한 형기 범위 내에서 피고인을 징역 10월에 처하고, 형법 제57조에 의하여 제1심판결 선고 전의 구금일수 1일을 위 형에 산입하며, 피고인은 이 사건 이전에 별다른 전과가 없고 피해자와 합의하는 등 그 정상에 참작할 만한 사유가 있으므로 형법 제62조 제1항에 의하여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하기로, 관여 법관들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송진훈(재판장) 이돈희(주심) 이임수 윤재식

arrow